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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악역영애, 와타오시] 비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23 18:56:10
조회 1202 추천 35 댓글 18
														

쏴아아.

"비가 오네요."
"네. 슬슬 장마철이죠."

클레어님과 나는 창문 밖에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말을 주고 받았다. 어제부터 먹구름이 낀건 비가 온다는 징조였으랴.
클레어님은 책상에 앉은채 커피를 홀짝이며 창 밖을 바라본다. 옆모습마저 아름다운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건 나만의 특권이다.

"이런 날엔...뭘 하면 좋을까요?"

책상 위의 책을 덮으며 클레어님은 의자에 등을 기댄다. 난 글쎄요, 라며 잠시 고민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한가하네요."
"네. 정말요."

결국 답은 나오지 않는다. 비가 내려서일까. 몸의 온도가 내려간 느낌이 든다. 나는 침대 위로 올라와, 베게를 안아들어 눕는다. 베게는 내것이 아닌 클레어님 것이다. 클레어님의 향기는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쏴아아. 빗줄기가 방금 전보다 강해져 투둑 투둑, 유리창을 때린다. 그 소리가 기분좋게 들려 눈을 감았다. 잠시동안 방 안은 비오는 소리만이 들렸다. 이런 한가함은 오랜만이라 비가 피로를 씻겨내려주는 것만 같다.
드륵,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곧 터벅터벅, 발걸음 소리가 들렸고 침대 앞에 멈춰선다. 그리고 화악, 하고 클레어님의 향기가 내게 가득 뿌려진다. 약간의 무거움과 따뜻한 온기. 끼익, 하는 나무로 된 침대의 흔들거린 소리.
살며시 눈을 뜨자 클레어님은 내가 끌어안은 베게에 얼굴을 빼꼼 내민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저보다 베게가 더 좋으실까요?"

설마요. 마음속으로만 대답을 하며 베게를 옆에 둔다. 그리곤 클레어님을 향해 양팔을 벌리자, 클레어님은 주저없이 내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이전과 달리 둘만의 생활이 이어지자, 클레어님은 내게 곧잘 어리광을 부린다. 데레한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응석을 받고 만다. 나도 클레어님께 꽤나 응석을 부리고 있으니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형태의 사랑이다.
사락. 클레어님의 아름다운 금발을 쓸어넘긴다. 부드럽고 기분좋은 감촉이 손의 끝마디까지 전해진다. 새액거리는 작은 숨소리가 가슴 언저리에서 들린다.

"레이의 심장소리. 무척 듣기 좋네요."
"그래요? 어떤 식으로요?"
"두근두근 거리는 소리가 확실히 느껴져요. 일정한 리듬이 꼭 자장가 같네요."

그렇군요. 난 클레어님의 머리를 끌어안는다. 클레어님 또한 내 가슴에 얼굴을 비빈다. 와이셔츠 위로 클레어님의 코와 입술이 윗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간지러워요."

쿡쿡, 내가 작게 웃는다. 클레어님 또한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저절로 가슴속 깊은 곳에서 행복감이 전해진다.

"아, 지금 심장이 크게 뛰었어요."

놀리듯이 클레어님이 말한다. 난 곧바로 반격을 개시한다.

"사랑해요 클레어님."
"......."

클레어님은 대답없이 내 가슴에 얼굴을 묻어 표정을 숨긴다. 다만 귀가 빨개진건 숨기진 못했다.

"레이."
"네."
"사랑해요."

두근. 이번엔 자신도 알 정도로 크게 심장이 뛰었다. 반격에 반격이라니. 너무하시지 않은가.
풋, 클레어님이 작게 웃는다. 나 또한 작게 웃었다.

"좋네요. 한가해서."
"그러네요."

우리의 질문에 대답하듯 유리창이 덜컹거리며 흔들린다. 빗줄기만이 아니라 바람 또한 강해진 모양이다.

"클레어님."
"네."
"저랑 결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레어님은 얼굴을 내밀어 날 바라본다. 그리곤 언제나 아름다운 미소를 띈다.

"레이. 제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클레어님은 내게 입을 맞춰온다. 나도 거부하지 않고 그 입술에 입술을 겹친다. 짧은 입맞춤 후, 클레어님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더 입술을 갈망하는 그 눈빛. 유혹을 떨쳐내기는 힘들다. 애초에 떨쳐낼 생각도 없다.

"응, 음...."

입을 맞추며 조심스레 혀를 넣는다. 입술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혀가 다른 혀를 찾아낸다. 혀와 혀는 서로를 탐하며 천천히 애무한다. 부드러운 입술과 기분좋은 혀의 움직임. 클레어님의 타액이 내게 전해질 때마다 입안에는 행복감이 가득 채워진다.

"읏, 잠깐...레이."

클레어님이 작게 원망스럽게 날 부른다. 아차, 나도 모르게 클레어님의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다.

"죄송해요. 싫었나요?"
"아뇨, 그게 아니라...옷입은채로 하면...주름이 생기니까...."

클레어님은 머뭇거리면서도 끝까지 대답한다.

"하는...거죠? 제대로 옷을 벗고나서 하는게...좋지 않을까 해서요...."

두근, 다시 한 번 크게 심장이 울린다. 클레어님의 부끄러워하는 그 표정. 이 상황에서 그런 색향이 넘치는 표정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괜찮아요. 제가...하면서 벗겨드릴테니까."
"레, 레이...."

여러번 몸을 맞댄 사이인데도 클레어님은 아직 서투른 편이시다. 그래선지 이런 묘한 분위기가 되면 클레어님은 조금 위축된 모습이 되버린다. 그런 모습또한 참을 수 없이 귀여우시지만.

"어제는."

작게 귓가에 속삭인다. 클레어님의 작은 어깨가 들썩인다.

"중지, 첫마디밖에 안넣었죠."
"으...으응."
"오늘은, 끝까지 넣어볼까요?"

힉, 클레어님이 겁에 질린듯 내 팔을 꼭 쥔다. 그 갸냘픈 모습은 작은 초식동물처럼 귀엽다.

"...싫어요. 아프잖아요."
"금새 기분 좋아질걸요?"
"그치만...."
"클레어님."

클레어님을 부르며 입을 맞춘다. 혀를 움직여 클레어님의 혀를 내 입안으로 끌어들인 후 가볍게 깨문다. 아플정도는 아니지만 클레어님의 눈망울이 흔들린다. 역시, 쉽게 느끼신다.

"그럼 두번째 마디까지는...어떠세요?"

클레어님은 조금 숨이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빗소리가 조금 약해진 소리가 들렸다. 바람 또한 약해졌는지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들리는건 오직 클레어님의 교성과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이따금 찰박이는 소리 또한 들렸지만 비의 소리와는 다른 소리였을 것이다.








밖에서 비가 오길래 플라토닉하게 썼어.완성하고 보니까 그쳤네.

주말도 다 끝나가네... 다들 담주도 같이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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