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하우스에서 연습을 끝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도중이었다.

이제 내가 미셸이라는건 모두한테 받아들여진지 오래였기에 태연하게 인형탈을 벗고, 카논 씨가 가져다준 물을 꿀꺽꿀꺽 마시고 있자니 하구미의 입에서 그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코코롱은 못 먹는 음식이 뭐야?"

"응?"

너무나도 맥락없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것을 받아들이는데는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 네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제서야 앞 뒤 사정이 좀 빠진걸 안건지, 하구미가 고개를 저은 다음 하나씩 천천히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요는 그랬다.

어제 오랜만에 아카리랑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조금 질긴걸 전반적으로 먹지 못햇다고, 본래 편식같은 걸 하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나이도 먹었고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하려했지만-

"그렇지만 편식은 나쁜거잖아? 하구미,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아카리의 버릇을 고쳐주고 싶어서..."

"그래서 못 먹는 음식을 물어본거구나?"

"응! 코코로는 나랑 똑같이 뭐든 잘 먹으니까, 전에 못 먹었던 음식이 있으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어보려 했어! 그리고 다른 모두의 의견도 들려줬으면 해!"

하구미 다운 이유라고 생각하며 다 마신 물병을 휙 던졌다. 포물선을 그리더니 그대로 쓰레기통에 골인-

은 무슨, 벽에 한 번 튕기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나뒹굴어졌기에 한숨을 내쉬며 털래털래 걸어 병을 주우러 가는 도중에도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으음~어떨까! 난 음식을 못 먹었던 적이 없어서!...아, 그렇지만 딱 하나 못먹었던 건 있어!"

"진짜? 뭔데?"

코코로가 못 먹었던 음식이라, 그건 나도 좀 궁금한걸, 귀를 쫑긋 새우면서 그대로 병을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으려던 그 순간이었다.

"미사키!"

"응?"

"난 미사키를 아직 못 먹어봤어!"

손에 들린 병이 또르륵 소리를 내면서 쓰레기통을 한참이나 벗어나 바닥을 뒹굴었지만 지금은 그런것에 신경을 쓸 여지는 없었다. 멍한 표정으로 뒤를 쳐다보자, 하구미는 이해하지 못한 듯 미사키는 먹는게 아니라고 하고 있었고, 카논 씨와 카오루 씨는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뜻이야? 입 모양이 그렇게 말하는 듯 싶었다.

고개를 저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 안됬기에 어떻게 해서든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지 않으면 안됫다.

물론 내가 코코로랑 사귀는 사이는 맞았고, 코코로의 말마따나 둘이 선을 넘었을 떄도 내가 올라탄건 맞았지만, 그러니까 엄밀하게 따지면 내가 코코로를 먹어본 적은 있어도 코코로는 아직 날 못 먹어본게 맞긴 한데...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건 다른 이유때문이였다. 카논 씨와 카오루 씨 때문이였다.

코코로와 사귀고 그 사실을 발표하면서, 난 다른 두 사람과 약조한것이 있었다. 코코로는 몸은 성인이여도 정신은 때묻지 않은 어린아이 같으니까 하다못해 성인이 되기 전 까지는 손을 대지 말자는것이 그것 이였다.

그런데 그 약조를 한지 일주일도 안되서 코코로랑 잔 것이 드러난다?

상상하니 겁에 질려 몸이 살짝 떨렸다. 그런 연유로 들키면 안되는데 그 사실을 큰 소리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면 어떻게 해! 소리없는 비명을 속으로 지르고 있었지만 다행인 점은 코코로가 그것을 직접적으로 말한 건 아니였다. 그러니까 아직 되돌릴 가능성은 있었기에 물병을 조심스럽게 주워서 쓰레기통에 다시 넣고, 그대로 코코로에게 다가갔다.

"아하하, 하구미 말이 맞아 코코로, 난 먹는게 아니라고?"

"어머? 그렇지만 미사키는 날 그렇게나 물어 뜯었으면서?"

보렴! 그렇게 말하면서 목덜미를 드러내는 코코로의 행동에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예쁜 코코로의 목덜미...아니, 지금은 그걸 볼 때가 아니지.

코코로의 목에 있는건 무수히 많은 이빨 자국들-전부 다 내가 어젯밤에 낸 것들이었다.

"저기 미사키짱, 잠깐 좀 볼 수 있을까?"

어느새인가 등 뒤로 카논 씨가 오더니 평소처럼 순박한 웃음을 지으면서-그렇지만 그 너머에서는 그 어느때 보다도 무서운 웃음을 띈 채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 아하하, 아하하하하...아니 카논 씨,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요...

그렇지만 변명할 틈은 없었다. 카오루 씨와 카논 씨가 내 양 팔을 붙잡고는 그대로 문 바깥으로 끌고나갔다. 어딜 가는거냐는 코코로의 말에 내가 살아서 보자는 의미로 손을 살며시 흔들어주었다.

응, 코코로. 짧은 시간이나마 즐거웠어, 입모양으로 슬쩍 말해준 다음 눈 앞에서 쾅 소리를 내며 닫히는 문을 쳐다봤다.

이걸로 코코로가 못먹는 음식은 없어질 것 같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

음

똥-손이에요

글이 안써져서 한 1000~2000자짜리 짧은 회로만 써봤어요!

해서 오늘의 회로는 이것

코코로가 못먹는 음식은 뭐야? -> 미사키!

그런 식의 두 줄 짜리 회로에서 살짝 살을 붙여서 돌려본 회로랍니다

재미는 늘 없었고 뭐...

음

역시 오늘도 너무 막 나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