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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악역영애, 와타오시] 불가사의한 책과 은빛 방울 - 5앱에서 작성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09 20:19:51
조회 647 추천 16 댓글 3
														


 1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1750

 2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2114

 3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2564

 4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2887



"…으응."

잠결에 취한 목소리로 아레아가 눈을 비빈다.
주위가 아직 어둡고 창 밖에선 해가 뜨지 않은 것을 보아 아직 밤인 듯하다.
아레아가 눈을 비비며 옆을 보니 자신과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는 메이가 보였다.

"추워…."

자는 사이 이불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아레아는 메이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온기를 나눈다.
메이는 간지러운 듯이 숨을 흘렸고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아레아는 여느때처럼 메이의 입에 키스를 한다.

"…음, 하음…."

메이도 잠결에 취한채로 아레아에게 입술을 겹친다.
작게 부딫히는 두 입술이 미끄러진다. 메이는 본능적으로 아레아의 허리춤을 잡으며 입술을 붙든다.
그리고 아레아의 입 안으로 들어오는 작은 혀.
아레아는 그 순간 잠이 깨며 메이의 팔을 뿌리쳤다.

"…에…에?"

이상한 소리를 흘리며 자신의 입술을 감싸는 아레아.
이전까지 해오던 키스와는 명백히 달랐다.
아레아와 달리 메이는 여전히 잠들어있는 듯 움직이지 않는다.
아레아의 얼굴이 점점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어, 엄마…레이 엄마!! 클레어 엄마!!"

결국 도망치듯 침실을 빠져나오는 아레아는 문을 열고 거실 로 나간다.

"……."

거기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거실의 소파에 누운 릴리를 향한채 번쩍이는 나이프.
바로 어제, 릴리를 찌른 그 남자처럼 암살자임이 틀림없다.

"아……꺄아아악!!!"

아레아가 한발 늦게 비명을 지른다.
그러자 쩌적, 순식간에 온몸이 얼어붙는 암살자.
저항할 새도 없었다.

"아레아!?"
"무슨 일이죠!?"

레이와 클레어가 각기 주방과 침실에서 따로 뛰쳐나온다.
레이가 앞치마를 두른걸로 보아 아침을 준비중이였던 모양이다.

"으…으으…죄송해요…또 얼려버렸어요…."

훌쩍이며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는 아레아.
클레어와 레이는 얼어붙은 암살자를 보며 안심한듯 숨을 내뱉는다.

"잘했어요 아레아. 울지말고 뚝."

아레아를 안으며 눈물을 닦아주는 클레어.
레이는 주머니 안에 넣어놓았던 마도구를 꺼낸다.

"설마 세인님이 주신 감지 마도구에도 걸리지 않을 줄은…밖에 경비병도 있는데 말이죠."
"분명 어제처럼 모습을 감추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거겠죠."

클레어의 말에 동의한 레이. 이후 아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상냥히 말한다.

"그보다 아레아. 이 새벽에 무슨일로 깬거니?"
"아…."

방금전 침실에 있던 일을 떠올린 아레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손을 꼼지락댄다.

"그, 그게 아레아가 자고 있었는데 이불이 없어서 추웠어요. 그래서 막, 메이랑 이렇게 붙어있는데 메이가 막 입으로 이렇게 이렇게 해서…."
"………?"
"…………!"

클레어는 알아듣지 못한 듯 했지만 단숨에 알아차린 레이는 눈을 번쩍뜬다.

"……조금…음…복잡한……기분…이네요."
"응? 레이는 알아들은 건가요?"
"………나중에 얘기해드릴게요."

레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클레어. 괜찮으면 메이와 아레아랑 같이 주무시겠어요? 암살자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고. 릴리님은 제가 보고 있을게요."
"그러는 편이 좋겠네요. 아레아, 갈까요?"
"네에ㅡ."

클레어의 손을 잡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 아레아.
레이는 꽁꽁 얼은 암살자를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고 이내 얼음을 의자를 하나 가지고 와 릴리의 앞에 앉았다.
새근 새근 숨을 쉬며 잠에 들어있는 릴리.
독과 상처는 모두 치료했지만 깨어나지 않은 이유는 하나.
몸의 피로가 상당한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이야.
레이는 예전과 달리 길어진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혁명 사건 이후 난 모두의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속죄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나는 릴리 리리움. 아버지인 사라스 리리움의 딸이자 실험체.
그의 암시로 인해 내 내면에는 다른 인격이 존재한다. 그 사실을 안 것도 최근의 일.
자신도 모르는 새 내뱉는 독설은 아마 그 편린 탓이랴.

"릴리를…도와주세요."

내 모든 이야기를 들은 세인님은 슬픈눈으로 날 바라보셨다.
나와 같은 은발이지만 저토록 고괴한 듯 빛나고 있다.
저런 모습이 될 수 있는건 자신에겐 영원히 불가능이겠지.
세인님은 곧 왕이 되신다. 왕국의 왕권은 로드님이나 유님이 아닌 세인님이 거머쥐게 되셨다.

"…남쪽의 먼 나라. 바벨이란 작은 왕국이 마법으로 정신을 치료한다고 들은적은 있어."

그 말은 나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신이시여. 저를 도와주세요.
매일 그렇게 기도하며 세인님의 하인의 인도에 따라 바벨에 도착했다.
마차로도 열흘이나 걸렸으니, 아마 돌아가는 건 먼 훗날이겠지.

"레이씨…."

문득 떠오른 얼굴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이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는게 우선이였다.
다행히도 세인님의 편지에 바벨의 교회는 날 환영해 주었고 내 신앙심을 인정해 수녀가 되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교회의 수녀로서 봉사하는 한편, 교회의 마법으로 자신의 암시를 풀기 위해 힘을 썼다.
하지만, 그 어떤 마법으로도 내 암시는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격을 죽인다는건 영혼을 죽이는 일과 마찬가지지 않을까.
난 발상을 전환하여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어달라 요청하였다.
관리인은 곤란한 듯 했지만 내 요청에 따라 암시를 걸어주었다.
그리고 난 자신의 내면에서 만나게 되었다. 또다른 자신을.

"………."

그녀는 날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난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에게 몸을 돌려달라며 소리치던 그녀였지만 내 필사적인 노력에 조금씩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나와 같은 꼭두각시였다.
내가 아직, 하나의 인격이였을 때 아버지는 내게 수많은 실험을 강행했다.
내겐 그런 기억은 없다. 하지만 그녀에겐 있다.
끔찍한 고통또한 내겐 없다. 허나 그녀에겐 있었다.
아버지에게 복종한 건 그 고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하나 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니까."

그 이유만으로도 그녀는 아버지를 따랐던 것이다.
난 그녀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역시 나와 그녀는 같은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릴리는 바뀌고 싶어요. 레이씨와 다시 만났을 때 릴리는 더이상 약한 릴리로 있고 싶지 않아요."

내 말에 그녀는 놀랐다.

"날 받아들이겠다고?"
"네. 당신도 릴리니까."
"애써 잊은 고통을 떠올리겠다고?"
"그게 제가 속죄할 길이에요."

내 말에 그녀는 작게 웃었다.


"좋아. 릴리 리리움."

그렇게 나는 그녀를 받아들였다.
난 더이상 이중의 인격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녀의 인격이 내 인격과 하나가 되었다고 봐야겠지.
내 성격이 변하자 교회 사람들은 놀란 표정이였지만 날 받아들여주었다.
나도 여전히 그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와 하나가 된 덕분일까.
이전까지 그 어느 마법도 사용하지 못했으나, 풍속성의 마법과 시간 마법.
난 이 두가지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마을 안에서 난 꽤나 유명해졌다. 오만해질 생각은 없었다.

그저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그런 내게 다른 나라의 교황이 찾아왔다.
교황이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종교 국가의 교황이였다.
그는 자신들의 교회가 여러 나라의 교회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들에게 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을 내려달라 부탁하였다.
나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기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그 말이 자신의 죄를 용서받은 기분이였다.

허나, 달콤함은 언제나 경계해야하는 법.
이곳에 도착한지 한 달 정도 지나자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교회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상인이였다.
종교 국가인 만큼 상인이 교회를 찾는건 이상하지 않다.
허나, 대부분 무엇을 판매하는지 알 수 없는 상인들이였다.
이에 대해 물어보아도 누구 하나 확실히 대답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 우연히 교황과 한 상인의 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자세히 들리지 않았지만 전쟁과 무기 두 단어를 들었을 때 무언가 잘못됬음을 알았다.
난 그 날 밤, 기척을 지우는 풍속성 마법 사일런트를 사용하여 교황의 거처에 잠입했다.
이전의 경험 덕분인지 경비병들의 눈을 속이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교황의 장부는 금고 안에 있었다.
시간 마법 덕분에 금고의 비밀번호를 역순으로 알아내어 잠금을 풀 수 있었다.
그리고 진실은 잔혹했다.

이들은 나 제국과 거래중이였다.
바우어 왕국이 침략을 미연에 방지했을 때, 나 제국은 침략을 포기한 것이 아니였다.
그들은 때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전쟁을 위해서.
겉으로는 신성한 교회인척 한 이 교회는 뒤에서 전쟁을 위해 무기와 마도구를 수입하여 나 제국에 밀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점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인물이 있었다.
난 이 자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 자는 다시금 나를 이용하려는 계략으로 날 이 곳에 끌어들인 것이였다.
구역질이 치솟을 정도로 분노한 난 암살을 강행했다.
하지만 교황의 호위와 달리 그의 주변의 경계는 삼엄했고 암살은 실패했다.
언제 침략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것만은 막아야했다.
난 그가 숨겨두었던 마물을 소환하는 마도서와 그 마물들을 조종하는 방울을 훔쳐 달아났다.

마음같아서는 이 마도서를 바닷속에 던져버리거나 불로 태워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책 안의 모든 마물들이 튀어나오고 말 것이다.
마도서를 없애려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난 세인님이 내게 붙여준 하인에게 세인님과 연락체계를 잡아달라 요청했으나, 그것이 체크메이트였다.
내가 모든 사실을 알아차렸다는 것을 이 자는 교황에게 말했다.
그 하인은 처음부터 이미 돈으로 매수당한 뒤였던 것이다.
하인만이 아니다. 바우어 왕국의 내부에는 이미 배신자들이 여럿 있다.
왕국에 도움을 청했다간 세인이 암살당할지도 모른다.
그랬다간 정말로 모든 것이 끝장이다.

난 수중에 있는 돈을 모두 털어 불법 마법상인을 통해 머리를 검게 물들였다.
마나를 사용하면 염색이 풀리고 만다는 주의도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정체를 어떻게 안 것인지 그들은 날 습격했다.
다행히 그들은 내 힘으로 어떻게든 격퇴하거나 도망칠 수 있었다.
그렇게 정체를 숨기며 몇 년에 걸쳐 국경을 넘었으나, 왕국에 들어갈 순 없었다.
배신자가 언제 어떻게 숨어있을지 모르는 노릇이였으니까.
세인님과 접촉할 기회를 찾던 중 암살자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졌다.
몇일 밤날동안 그들의 공격을 받던 중 난 책과 방울을 분실한 사실을 알게됬다.
큰일이다. 난 다급히 책과 방울의 행방을 찾았고.
두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

릴리가 눈을 천천히 뜨자, ​검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가는 턱선. 상냥한 눈매와 눈동자. 마치 레이같다고 생각한 릴리.

"……!!"
​ 아니. 레이가 맞았다.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릴리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떡해…자고있는 모습 보인거야…? 부끄러…!!'
죽고싶을 정도로 수치심에 찬 릴리를 보고 있던 레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인다.
"메이. 아레아. 릴리가 눈을 떴어."
""언니!!""

그 말에 메이와 아레아가 부리나케 달려온다.
둘은 릴리의 품에 뛰어들었고 릴리는 양 팔로 어찌어찌 받아낸다.
"으아아앙~! 다시는 못일어나는줄 알았어!"
"다행이다~!"
"꼬맹이들…다친덴 없어?"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둘.
레이는 살포시 미소지었다.
"릴리님, 성격이 많이 바뀌셨네요."
"…벼, 별론가요?"
"아뇨. 옛날엔 귀여웠는데 지금은 멋진걸요."
"머, 멋지다뇨…! 그, 그러는 레이님도 한층 아름다워지신걸요. 머리도 기르셨고…."
"후후. 고마워요."
둘의 사이에서 미묘한 공기가 흐르고 있으려니 뒤따라나온 클레어가 어흠, 헛기침을 한다.
"레이…설마 바람기가 생긴건 아니겠죠?"
"그럴리가요."
"저, 전 후처도 괜찮은데…."
"아앙?"
"히익. 죄송합니다!"
푸훗. 셋은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마치 옛날로 돌아온 느낌에 릴리는 작게 행복감을 느꼈다.
"바람이야ㅡ?"
"레이 엄마 최악이에요."
"그런거 아냐. 둘 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면 못 써."
레이의 주의에 메이와 아레아는 깔깔댄다.
레이와 클레어의 약지에 있는 결혼반지를 번갈아 보던 릴리는 쓴웃음을 짓는다.
"두 분은 결혼 하신거군요."
"네. 그렇죠."
"애들도 있단 얘기는…한거군요?"
그러면서 양손의 검지를 서로 교차시키며 움직이는 릴리.
클레어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레이는 뿜었다.

"그, 그런거 해도 여자끼린 못만들어요! 입양이에요, 입양!"
"레이. 이게 뭐죠?"
"그런 상스러운거 따라하지마세요! 메이랑 아레아도!!"
드물게 새빨개진 얼굴이 된 레이.
어흠. 문득 헛기침 소리가 들려 뒤를 보니 어느새 세인이 그곳에 있었다.
"세인 전하. 그 암살자는 어떻게 됬나요?"
"해동 후 심문을 하는 중이야. 어지간해서 입을 안열더군."
세인은 곤란한듯 앞머리를 쓸어 넘긴다.
그리곤 릴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초지종을 설명해줄 수 있겠나. 릴리 리리움."
"네…. 그러기 위해 온거니까요."
릴리는 숨을 한 번 내쉬고 말을 이었다.
"바우어 왕국 내부에 나 제국과 내통중인 자가 있습니다."
"""!!"""
릴리의 발언에 셋의 얼굴이 굳는다.
"나 제국은 여전히 바우어 왕국을 노리고 있어요. 거기다 그것을 뒤에서 조종하는 흑막은……."
릴리는 그 자의 이름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치솟았다.
"사라스 리리움. 제 아버지입니다."





6시에 올릴생각이였는데 쓰는게 좀 늦어서 8시에 올리네.
생각해보니 얘들 머리색 신경안쓰고 아레아 머리색 정하다보니 졸지에 릴리, 세인, 아레아 트리플 은발 되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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