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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뱅드림] 마음 두드리기 28.txt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04 22: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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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 편 들 모 음


 황혼의 문턱 너머로 황금빛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있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토모에의 뒤편에서 들려왔다. 언제라고 할 것 없이, 문은 항상 등 뒤편에서 닫힌다. 그래서 우리는 문을 닫히는 소리를 보기가 쉽지 않다. 


 어스름 진 노을빛이 토모에의 하얀 볼을 어루만졌다. 그러나 그것은 따갑다거나, 불쾌히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계절의 차이를 막 실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 옥상 위를 걷는 그녀에게 노을빛은 항상 그래왔다. 


 그래도 지평선 너머로 비춰진 노을은 언제나 눈이 부셔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을 찡그렸다. 저녁 빛이 스친 동공은 저의 앞에 있는 사람의 모습마저 흐리게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저보다 한층 먼저 옥상 위로 올려온 소녀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하나사키가와 교복을 입고, 휘잉 하고 부는 바람에 휘날리는 황금빛 머리를 출렁이는 그러한 소녀의 이름을. 


 “코코로.”


 바라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입술에 담아보아도 섭섭하다거나 실망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조금 쓸쓸한 기분은 들어서, 그녀의 입 꼬리가 조금 어설프게 올라갔다. 


 “어라, 토모에?”


 코코로도 토모에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코코로가 바라본 적발의 소녀는, 여전히 무대 위의 의상을 벗지 못한 채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바라보는 것은 잠시 전의 일이고 지금은 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공연, 보고 있었구나.”


 토모에는 코코로의 옆에 나란히 섰다. 눈동자 두 쌍이 밑으로 내려가, 야외 특설 무대의 한 밴드를 바라보았다. 포핀파티의 모두가 한 눈에 보인다. 반짝반짝 빛나는 그 모습이 조금 부럽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애들과 라이브 무대에 선 게, 그게 도대체 언제였더라. 


 “응, 포핀파티의 공연을 보고 있었다와!” 


 코코로의 말대로 여전히 특설 무대에선 포핀파티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보는 게 제일 잘 보일 곳 같아서, 나도 모르게 옥상으로 올라왔단다!”


 “확실히 이 주변은 경치가 좋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이곳으로 올라왔다. 치사토 선배라면 옥상에 있을 거란 확신이 조금 있었기에, 그래서 왔건만 치사토 선배의 모습은 그림자도 채 보이지 않는다. 


 옥상 위로 보이는 세상은 너무나도 붉어서, 마치 그 풍경 속에 시라사기 치사토란 사람이 그대로 녹아버린 듯 그러한 기분도 들었다. 


 “이 다음은 애프터글로우의 차례라고 들었어! 기대 중이란다!”


 “아, 아... 그렇지.”


 코코로의 말에 토모에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지금 이게 마지막 곡일 것이다. 앵콜 무대를 한다고 해도 슬슬 내려가 보아야 했다. 모두와 약속해서, 모두의 마음을 받아버려서, 오후의 잔광이 꺼지기 전에, 우리들은 공연을 해야 했다. 


 “혹시 여기서 치사토 선배를 본 적 있어?”


 그 전에 토모에는 진정으로 찾아야 할 사람의 이름을 입술에 담았다. 


 “아니, 치사토라면 오늘 연극에서 밖에 본적이 없는 걸?”


 “그렇구나.”


 옥상으로도 올라오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치사토 선배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그것도 아니라면 연극의 결말을 바꾼 책임을 본인에게 물어 황급히 이 자리를 떠난 걸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이나, 말이 되는 생각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도 토모에는 치사토가 아니었기에 그녀가 떠난 이유를 특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찾아오는 것도 잘했지만, 떠나는 것은 더욱 잘했다. 이전에도 그런 적이 있지 않았던가.


 “혹시 길을 잃은 게 아닐까?”


 문득 코코로가 꺼낸 말이 그대로 토모에의 마음에 쿵, 하고 내려앉았다. 


 “하네오카는 굉장히 크니까, 치사토도 길을 잃었을지도 모르겠다와! 카논도 자주 그런다고 그랬거든!”


 길을 잃고 우는 소리를 내는 카논 선배를 떠올렸는지, 코코로는 포핀파티의 노래에 맞춰 콧노래를 했다. 포핀파티의 노래를 가만히 듣던 토모에도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스리슬쩍 동의한다는 말을 코코로에게 꺼냈다. 코코로의 시선은 여전히 포핀파티에 머물러 있었고, 그걸 방해하고 싶지 않아 토모에는 철망 그림자를 조용히 밟으며 그곳을 떠나려 했다. 


 석양빛이 조금 더 여물었다. 역시 태양의 시간은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기에 가장 좋다. 어느새 어스름을 넘어 도깨비가 밤바람을 타고 내려올 때가 되었다. 


 “여기 있었구나, 코코로.”


 토모에가 문을 열기에 앞서, 옥상 위의 문이 먼저 멋대로 열렸다. 그 앞에 나타난 사람도 하나사키가와의 교복을 입고 있었고, 저를 스쳐가는 사람에게 눈인사를 한 토모에는 옥상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가기 시작했다. 


 연극부실에 무대 의상을 챙겨두긴 했지만, 옷을 갈아입기엔 좀 늦어버렸다. 기껏 츠구미가 챙겨준 건데, 조금 미안하게 됐다. 그래도 조금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오늘의 나는 파리스 백작이니까, 끝까지 파리스 백작으로 남고 싶다. 


 설령 그게 다른 무대라고 해도.  



 


 교내의 입구에 들어섰을 때엔, 타이밍 좋게 포핀파티의 공연이 딱 끝나버렸다. 사람들의 함성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카스미의 숨 고르는 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전해져왔다. 다른 멤버들의 이마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것을 바라보던 토모에는 특설 무대 한 쪽에 있던 대기실로 향해 걸어갔다. 한땐 그 누구보다 뜨겁게 타올랐었는데, 왠지 모르게 낯설어진 함성 소리가 그녀의 기분을 요상하게 했다. 


 “왔다!”


 천막을 살짝 걷고 다가간 토모에를 제일 먼저 반겨준 사람은, 역시나 히마리였다. 얼굴에 반가움이 한껏 섞인 것을 보니, 자못 불안 속에서 기다린 듯 했다. 하긴 연극이 끝나고 바로 오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한가. 


 “이걸로~ 애프터 글로우도 모두 모였네~”


 “토모에, 옷 안 갈아입었어?”


 잘됐다는 듯, 기타를 조율하는 모카와 토모에의 옷을 바라보던 란이 한 마디를 건넸다. 란의 지적에 토모에도 머리를 긁적였다. 


 “아... 어쩌다 보니.”


 “괘, 괜찮아! 토모에 쨩! 학생회 일 때문에 나도 교복 차림인 걸! 오히려 특색이 있어서 멋져!”


 “그런 식으로 쉴드 쳐주면 뭔가 더 미안해지는데...”


 토모에의 말에 란도 조용히 웃어보였다. 시간이 남았는데도 옷을 못 갈아입은 건 좀 그랬지만, 무언가 사정이 있겠거니 했다. 


 “확실히~ 온통 적색인 의상은 꽤 멋있네~ 타오르는 스칼렛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카가 장난스럽게 토모에의 무대 의상을 만져보였다. 치렁치렁 달린 장식이 조명 빛에 반짝, 빛났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무대 의상’이니 눈에 띄긴 한다.


 “이렇게 되면 츠구가 또 묻힐지도 모르겠는데.”


 “엣, 나?”


 히마리가 츠구미의 교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란과 히마리 모카는 평소대로의 무대 의상. 그리고 토모에는 파리스 백작의 옷을 입었으니, 결국 츠구미만 옷을 못 차려 입은 셈이다. 

 

 “츠구는 츠구우웃 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츠굿떼루~?”


 “하하, 괜찮지 않아...”


 모카의 장난스런 반응에, 츠구미가 어설피 웃어보였다. 그러고 보면 츠구미는 자기가 묻히는 걸 은근히 신경 쓰고 있었지. 그래도 그게, 그게 뭔가 츠구미다워서 재밌는 점이다. 조금 달리 말하면 그게 평소와 같아서 안심이 된다.    


 “자자, 잡담은 이제 그만하고.”


 한 손에는 붉은 기타를, 한 손에는 천막을 걷은 란이, 애프터글로우의 면면을 바라보았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모두 모이긴 했다. 내심,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한 란이었다.  


 “슬슬 갈 시간이야.” 


 천막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사람인지 도깨비인지 모를 실루엣으로 바뀌었다. 너무나도 짙은, 혹 걸쭉하다고 불러야 할 빛깔이 하늘에 예쁘게 칠해져 있었다. 그게, 모두의 눈 안에 들어왔다. 쥐어짠 물감으로 칠한 것처럼 질척한 하늘은, 어딘가 그 옛날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네....”


 그래서 조금 감상에 빠진 목소리를, 토모에는 내었다. 언뜻 들으면 들렸을까? 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를 들었다 해도, 그녀의 감상을 쉬이 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듣지 못한 게, 조금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좋아, 뭔가 불타오르기 시작했어!”


 라이브 직전이라 그런지, 히마리도 잔뜩 들떴다. 


 “다 같이 소리 높여서... 하나, 둘!”


 예의 모두가 예상하는 ‘그것’이 등장할 차례인 것 같아, 모두 소리를 죽여 천막을 빠져나가려 했다. 눈을 감은 상태라, 히마리는 모두가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에이, 에이, 오!”


 이것도 역시 평소와 같다. 예전과 같은, 그리고 항상 느끼곤 했던 순간, 순간의 시간들. 


 “결국 또 혼자 외쳐버린다니깐~”


 “역시, 역시 안 하는 거야? 오늘도 안 하는 겁니까, 여러분?!”


 “히, 히마리쨩...”


 “그래도 그거,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다.”


 쏘아버린 화살이나, 엎질러버린 물. 악보에는 도돌이표가 있지만, 현실에선 이미 지나간 걸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더는 후회하지 않도록, 반드시 마주해야 되는 게 있다. 사라져버릴 감정을 언젠가 웃으며 얘기하기 위해, 한때의 뜨거웠던 감정으로 남기기 위해. 


 “평소대로네.”


 모두가 알려줬으니까, 즉 그런 거다. 

 


 

 “안녕하세요! 애프터글로우의 리더이자 베이스! 우에하라 히마리입니다!”


 하늘 위로 검푸른 커튼이 드리워지고 있을 때, 히마리는 말했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어설프게나마 히마리는 준비해뒀던 말들을 진행시켜나갔다.  


 “원래대로라면 보컬인 란이 라이브를 진행해야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저희 보컬은 말 주변이 없어서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제가... 헤헤.”


 “히마리...”


 란이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는 듯, 표정을 찌푸렸다. 레스폴 기타를 조율중인 그녀의 손이 제법 바쁘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시간을 쪼갠 탓에, 시간을 버는 역할은 히마리에게 넘겨둔 참이다. 


 “어, 어쩌다 보니 저희가 문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습니다. 엄청나게 영광스럽고... 그 뭐냐, 저희가 이런 자리에 서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히마리 쨩!”


 히마리의 목소리가 흔들리자, 조금 더 힘을 띈 목소리가 그대로 날아와 히마리에게 꽂혔다.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했지만, 그 사람은 이미 사라진 채다. 


 그래도 ‘그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게 꽤나 힘이 된 모양인지, 히마리는 다시 평소대로 힘차게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입 꼬리는 방긋, 올라간 채다. 


 “이게 다 학생회의 힘 덕분일까요? 저희 밴드의 키보디스트인 츠구에겐 언제나 감사하고 있어요!”


 “아, 아냐! 히마리쨩....”


 갑작스런 포커스에 츠구미가 손사래를 저었다. 그녀의 모습에 객석에 있던 청중 몇몇이 웃음을 띠었다. 히마리도 그것에 맞춰 웃어주다가, 이내 베이스를 손에 잡았다. 


 “첫 곡은... 저희가 갈등이 있을 때 만든 노래네요.”


 애프터글로우를 결성하고 이것저것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때만큼 흔들린 일이 없었다. 그래도 뭐 평소대로 어찌어찌해서 잘 해결되긴 했지만 말이다.

 

 “란이 이 곡을 만들 때, 저는 도움이 되거나 한 게 없지만요! 그래도 가사를 들으면 뭔가 뭉클하고, 두근두근해져서... 참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그렇게 말한 히마리는 한 번 뒤돌아 모두의 눈빛을 살펴본다. 준비됐다는 듯, 오히려 더욱 눈을 반짝이며 모두가 저를 바라본다. 언제나 실수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었기에, 히마리는 이번에야말로 실수 없이 라이브를 끝내게 해달라며 하늘의 신께 나지막이 빌었다. 


 “부디 이 곡을 듣는 모든 분들이, 자신만의 해답을 찾았기를 빌면서...”


 그리고 부디 토모에가, 모두가 평소처럼 다시 웃으면서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들어주세요. True Color.”


 히마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귀에 익숙한 기타 리프 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를 겹치듯 따라오는 기타 소리, 받쳐주는 베이스 소리와 키보드 소리, 그리고 리듬을 더해주는 드럼 소리까지. 언뜻 들으면 변한 것이 없는, 여전한 우리의 소리였다. 그래도 변한 건, 분명히 있었다. 


 우리는, 깨닫고 보니 언제나 함께였다. 마치 모두가 끈으로 이어진 것 마냥, 우리는 그랬다. 


 “변하는 것이 너무도 두려웠어, 지금의 행복을 잃지 않을까 하고.”


 앞쪽에서 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면 란은 그랬었다. 바뀐 드럼 소리가 마음에 든다고, 우리의 소리와 더 어울리는 것 같다며, 그녀는 말했었다.   


 “겁내던 곳을 향하지 않은 채, 너의 눈을 보지 못한 채 말야.”


 그때의 나는 화풀이하듯, 드럼을 쳤었다. 결코 넘지 못하는 벽에 가로 막혀, 그 벽을 깨부수려는 것처럼 강하게 스네어를 때렸다. 그런데도 란은 그게 마음에 든다고 했었다. 


 “또 다시 도망치듯 속이고 말아. 지금 이대로도 괜찮지 않아? 라며.”


 솔직히 그때는 그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깨져서 들려야 할 화음이 모두 소음으로 변했는데, 왜 그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런 소리를 한 걸까. 고민해도 잘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제 조금은, 살짝 알 것 같은 그런 기분도 든다. 


 “닫아버린 몸속에는, 들려오는 소리를 상냥하게.”


 사지를 붙잡은 것처럼 옥죄어갔던 소리도, 상쾌해야 할 소리가 거북하게만 느껴졌던 소리도, 모두 바뀌었다. 있는 힘껏 두드려서 아프기만 했던 팔들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느껴졌다. 


 “너로 넘쳐흘렀어.”


 왜 그런 걸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 자신이 바뀐 걸지도 모르겠다. 이번 문화제를 겪으면서, 나 자신을 관철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탁한 것을 모두 토해낸 마음이 눈에 부신 주황색으로 물들어가.”


 가사와는 다르게, 모든 것을 밝힐 주황빛은 이제 저 끄트머리에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따뜻해져만 갔다. 왜일까. 지금 이 순간, 그 모든 사람들과 함께여서 일까?


 “소중한 것은 전하는 것이라며, 계속, 계속 말해.”


 물론 그것에 ‘모두’라는 이유를 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른 이유를, ‘모두’라는 단어 너머에 있는 다른 것을. 조금 특별한 그런 것을, 나는 붙이고 싶다. 


 “진정한 목소리를 전하고 싶어, 진솔히 꺼내는 말로 다시 말야.”


 아직 그 사람에게 전해야 할 것이 남아 있다. 그 사람에게 받은 것들을, 모두 돌려주기 위해.


 “지켜보기만 하는 건, 미지근하기만 할 뿐이야.”


 어디 있나요, 듣고 있나요. 듣고 있다면 좋을 텐데, 당신은 보이지 않네요. 당신에게 받은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당신은 모습조차 허락지 않네요. 그게 원망스럽기도 하면서, 또 그게 깔끔하게 느껴져 당신답다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조금은 어설피 짐작해보기도 하네요. 


 “부딪혀서 극복한 장소에, 새 마음이 태어난 순간을.”


 그래도 분명 어디선가 듣고 있다고 생각해요. 안 그런 척 해도 당신은 사실 상냥한 사람이니까, 당신은 그런 사람이니까. 그러니 부디 이 노래를, 이 연주를 들어줬으면 해요. 그리고 만약 진짜로 듣고 있다면, 그렇다면, 어차피 이렇게 된 바엔 제 연주를 ‘들어주기만’했으면 해요.


 “듣고 싶어, 고마워.”


 울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 조금은 쪽팔릴 것 같으니까요, 치사토 선배. 


 - 


 장염 때문에 늦어졌음.


 이제 두 편만 쓰면 끝.


 결말은 끝까지 예측불허니, 부디 끝까지 지켜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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