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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리사가 순수한 카스미와 키스하고싶어하는 글.txt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16 00:11:28
조회 677 추천 30 댓글 9
														

사귀는 사람이 생겼다.


이름은 토야마 카스미라고 했다.


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파라만장한 첫 만남이었지 싶다. 창고에 몰래 숨어들어온 것을 도둑으로 오해하지를 않나, 기타에 푹 빠진 카스미한테 이래저래 휘둘리다보니까 어느새인가 친해져있지를 않나...


기타를 계기로 친해졌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녀와 조금 더 가까이 하고 싶어서 애지중지하던 토네가와 마저 팔아버리고 키보드를 구입해서 그녀와 같이 밴드를 하자고-그렇게 생각했다.


부끄럼쟁이인 나였지만 아마 그 때가 내 인생 최대의 용기를 냈던 시점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해서 시작된 밴드는 즐거운 일로 가득이었다.


창고 안에만 틀어박혀서 분재들과 놀던 나한테 카스미는 넓은 세상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늘 말하는 반짝반짝하고 두근거리는 것이 무엇인지 나한테 한가득 보여주었다.


친구들도 잔뜩 생겼다.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다.


너무나도 행복해서 이대로라면 나 죽는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행운으로 가득 찬 날이 계속 이어지던 도중에 뭔가가 이상함을 느꼈다. 카스미에 대한 것 이었다.


카스미는 사람을 대하는 거리가 너무나 가까웠다. 밴드 멤버들한테도 충분히 가까웠지만 유독 나한테 만큼은 더욱 가까워서 매일 아침마다 우리 집에 날 깨우러 왔다가 침대에서 같이 잠들어서 한 이불을 덮고 자다가 같이 등교하는 건 예사였으며, 같이 아침 저녁을 먹는건 이미 일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찰싹 달라붙으려고 했다.


싫지는 않았다. 그것이 나한테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딘지 모르게 뿌듯하기까지 헀지만...문제는 다른데 있었다. 카스미가 그런 행동을 할 때 마다 내 심장 안쪽이 어딘지 모르게 꽉 조이는 것 같았다.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


도대체 이건 무슨 감정일까-그것에 대한걸 다른 멤버들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보니까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곧바로 대답이 들려왔다.


"그...그거, 사랑이 아닐까?"


"사랑?"


리미의 말에 내가 되물어보자 사아야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사랑. 어쩌면 아리사는 카스미를 사랑하고 있는게 아닐까?"


"맞아, 그거 내가 사아야를 볼 때랑 똑같은 증상인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오타에를 사아야가 붉어진 얼굴로 손을 뻗었다. 하하 웃으면서 피하는 오타에와 놀란 눈동자로 쳐다보는 리미가 인상적이었다.


사랑, 사랑인가.


자각하고 나니까 순식간에 부끄러운 것 같기도 했지만 되려 홀가분하다고 생각했다. 사랑, 사랑이었구나. 자신이 느꼈던 감정이 사랑이었다고 생각하니까 앞 뒤가 들어맞는 것 같았다.


그 뒤 저녁먹기 전 까지 세 사람의 협력을 받아서 카스미한테 고백할 계획을 짰다. 실패하면 어쩌지, 카스미가 날 싫어하는건 아닐까, 친구로 있을 수 없는건 아닐까...몇 번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리 절대 없다면서 내게 용기를 주는 세 사람 덕분에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고백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전의 날 당일이었다.


연습실 안, 다른 사람들은 날 배려해줘서 핑계를 대고 나가있어서 나와 카스미 둘 밖에 없었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그대로 성큼성큼 카스미한테 다가가서 양 손을 꼭 붙잡아주자 그녀가 눈을 확 빛냈다.


"아리사가 먼저 손을 잡아준건 처음이야!"


"그 뭐냐, 할말이 있어서..."


기뻐하면서 안겨들려는 카스미는 물론 귀여워서 나도 한 번 꼭 껴안아주자 그녀의 고양이 귀 같은 머리카락이 위 아래로 움직였다. 어떻게 움직이는거야...감탄하면서 세 사람이 준 기회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내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저기, 카스미. 그러니까-"


*


너무 긴장해서일까,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고백을 한게 맞긴 한건지는 잘 기억은 나지 않았다.


다만, 확실하게 기억이 남는건 카스미가 울면서 평생 아리사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그 말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울고있어서 아, 행복해도 운다는 말이 사실이었다는것을 제 몸으로 확실하게 파악했다.


카스미랑 사귀고 난 다음부터는 사귀기 전이랑 똑같은 일을 해도 행동 하나하나가 다르게-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런 것을 볼 때 마다 카스미에 대한 내 애정은 더욱 깊어져갔다. 아마도 이대로 언젠가 카스미랑 결혼하지 않을까...같은 먼 미래의 일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서 저도 모르게 실실 웃고는 했다.


행복한 날이 아니라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런 행복한 날 도중에도 골치아픈 일은 있었다. 내가 살짝 머리를 부여잡았다.


스킨십이였다.


무의식적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 것들이 의식하고 나니까 부끄러워서 못한 경험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


사귀기 전, 카스미는 아무렇지 않게 나한테 달라붙거나, 이불 안으로 들어와있거나 서로 팔짱을 끼거나 한 채로 등교하고는 했다.


그것이 사귀고 난 후, 스킨십은 커녕 카스미가 너무 부끄러워하는 나머지 손을 잡는 것 조차 힘들게 되었다. 그나마도 간신히 내가 먼저 손을 잡았을 때나 카스미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주지 그런게 아니라면 스킨십은 꿈도 못꿨다.


부끄러워하는건 알겠고, 카스미가 충분히 순수한것도 알고있었지만 기껏 연인이 됬으니까 조금 더 꽁냥거리고 싶은 마음이 없잖아 있는데 말이지.


그렇게 말하기에는 자기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부끄럼쟁이여서, 결국 진도도 제대로 나가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었지만 이대로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귀고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하다못해 첫키스 정도는 로맨틱하게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우리만큼 사귀는데 오래걸린 오쿠사와 씨 마저도 이미 츠루마키 씨와 첫키스는 끝냈다고 했는데!


순수한 카스미를 잘 꼬셔서 키스를 한다고 해도 정말 편하게 잠들 수 있겠냐, 한 달이나 지났는데 키스정도는 괜찮지...마음 속 어딘가에서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이 동시에 들려왔다. 어떻게 할까-고민한 끝에 결국 일단 저지르고 보자고 마음먹었다.


계획은 이랬다. 첫째, 카스미를 집에 부른다. 둘째, 상황을 봐서 분위기가 좋아지면 그 때 카스미와 입을 맞춘다.


첫째는 쉬웠다. 카스미는 사귀고 난 다음부터는 주말마다 늘 우리집에 자러왔으니까 그 때를 노리기로 했다. 문제는 두 번째 인데...


"아리사아~"


옆에서 카스미가 달콤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옆을 쳐다봤다.


"지금 뭐해~?"


"영화보고있잖냐. 화면을 봐, 화면을."


"에헤헤, 영화보다도 아리사 얼굴 보는게 더 좋아서!"


한 마디 덧붙이면서 그녀가 TV쪽으로 몸을 돌리는 것을 곁눈질로 슬쩍슬쩍 봤다. 분위기좀 좋아지라고 로맨스 영화를 빌려다가 틀었음에도 그럴 분위기는 커녕 재밌는 코미디 영화를 보는 것 처럼 그녀가 꺄륵 웃고만 있었다. 중간중간 주역 여성배우 두 명의 키스신이 나와서 살짝 부끄러운 나머지 정작 영화를 가져온 내가 부끄러워하며 눈을 가렸음에도 카스미는 순진한 얼굴로 날 보면서


"아리사! 저 두명은 왜 입을 맞추고 있는거야?"


그런 말이나 하고 있었으니, 결국 영화가 끝나갈 때 까지 분위기는 커녕 죄책감만 더 강하게 들었다. 키스가 뭔지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한테 키스는 무슨...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냐는 카스미의 말에 잠깐 마실것좀 가지고 온다고 이야기한 뒤 문을 닫았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혀를 차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


닫힌 문 너머를 멍 하니 쳐다봤어.


이윽고 발소리가 들리고 아리사가 아래로 내려가는것을 확인한 다음에 내가 기지개를 펴면서 그대로 침대에 누웠지!


"아리사도 참, 분위기 좋았는데에~"


쿡쿡 웃으면서 입술을 매만졌어. 아리사도 참, 나랑 키스하려고 이런 밑준비까지 해놓고서 정작 본방에서는 부끄러워서 못한다니!


그게 아리사 답긴 하지만 말이야~


맞아, 아리사가 나랑 조금 더 진도를 빼고싶어하는 것도 알고있고, 아리사가 스킨십을 기대하는것도 알고있어!


...그렇지만 나도 가끔은 아리사한테 먼저 스킨십 받고싶은걸!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고있긴 한데 아리사도 참, 조금만 더 용기를 내지! 그대로 밀어붙였으면 못이기는 척 키스를 했을텐데!


우리 아리사가 솔직해지는 날은 언제쯤일까~쿡쿡 웃으면서 이불 안에 얼굴을 파묻었어. 아리사의 달콤한 냄새가 미묘하게 코 끝을 맴돌아서, 아리사의 향기에 파묻힌채로 한참이나 누워있었어.


이윽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 아무래도 아리사가 온 모양이야!


몸을 일으켜서 곧장 문쪽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돌렸어.


*


키스를 해보려고 하지만 실패하는 이야기.


그렇지만 사실 카스미는 대충 다 알고 아리사한테 키스받으려고 존버타는 이야기.


요즘 소재가 점점 떨어져서 재미없는 글만 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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