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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토모미사] 우리들의 우정

ㅇㅇ(175.210) 2019.09.24 13:13:53
조회 545 추천 23 댓글 6
														



어느 날 토모에에게서 문자가 왔다. 묻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이 있냐고. 미사키는 텅텅 비어있는 자신의 스케쥴을 생각하며 토모에에게 어디서 만날거냐고 답장했다.


토모에는 하자와 커피점에서 만나자고 했고, 커피를 좋아하는 미사키는 흔쾌히 수락하며 약속장소에 나갔다. 


여어- 살짝 구석진 자리에 앉아 의자에 걸터앉아 미사키에게 손을 흔드는 토모에. 미사키도 손을 흔들어주고 다가가 토모에 맞은편에 앉았다.


미사키는 미사키에게 주문을 받아 토모에가 미리 시켜놓은 카페라떼 한 잔을 마시며 향을 음미한다.


미사키가 잔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들을 준비를 하자 토모에는 미사키에게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저기, 미사키도 여동생이 있었지?"


토모에는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치듯 미사키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다 같이 모여서 대화했을 때인가?


"응, 좀 터울이 꽤 있는 여동생이 있어."


미사키에게는 나이차이가 좀 나는 여동생이 있었다. 한참 귀여울 나이에 미사키의 시니컬함을 어딘가 닮은 동생을 보면 미사키는 묘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사실, 좀 있으면 아코 생일인데, 아코에게 선물을 뭘 할까 고민이 되서 말이야."


토모에는 좋은 언니였다. 아코의 생일마다 아코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하고 선물로 주었다. 그러나 계속 같은 선물만 주는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어서 새로운 무언가를 주고 싶어졌다. 


때문에 저와 같이 여동생을 가진 입장인 미사키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미사키를 불러내었다. 히카와씨도 동생이 있지만, 뭔가, 뭔가, 히나와 아코 간의 큰 간극과 히카와씨에게 느끼는 의미모를 감정 때문에 꺼림직했다.


"글쎄. 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네. 아무래도 나이차이가 있다보니…."


아코도 어린 면이 있지만 미사키의 동생은 유치원생이었다. 머리가 커서 톡쏘는 말도 내뱉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린아이었다. 


"괜찮아. 괜찮아. 뭘 선물하는지만 말해줘도 충분히 도움이 되니까 말이야."


미사키는 자신이 동생에게 주는 선물들을 떠올렸다.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직접 만든 양모펠트 인형. 


미사키의 동생은 귀여운 걸 좋아했다. 피는 못속인다고 미사키도 귀여운 걸 좋아했다. 다만, 자기 이미지가 있어서 귀여운 걸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음, 나는 직접 만든 양모펠트 인형을 선물로 줘. 매일매일 좋아하는게 바뀌는 나이다보니까, 좋아하는거에 맞춰서 만들고 나면 이미 흥미가 식어버릴때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기쁘게 받아주니까 계속 선물하고 싶어진달까."


그 나이대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미사키의 터울이 많이 진 여동생은 어른인 척 미사키에게 독설을 날리곤 하지만, 그날 그날 봤던 최고로 멋진 만화 속 등장인물이나 주변 사람들에 따라 꿈이 이리저리 바뀌었다.


영화관에서 공룡영화를 보고 온 날은 공룡이 되고싶다고 했고, 티비 속에서 발차기 한 방으로 적들을 물리치는 만화를 본 날에는 영웅이 되고싶다고 했고, 공주님이 나오는 동화책을 본 날에는 멋진 왕자님과 만나는 공주님이 되고싶다고 했다. 


최근에는 유치원을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헬로, 해피월드의 무대를 보고 미쉘의 친구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미사키는 사실 네 앞에서 밥먹고 있는 언니가 미쉘이야. 라는 말을 동생의 동심을 지키기 위해 삼키고 미쉘모양 양모펠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윽, 나는 그런 귀여운 일 못하는 편이라…."


토모에가 질색팔색을 하며 팔을 내둘렀다. 토모에는 따지자면 열혈 청춘파였다. 만화도 동료간의 우정과 화끈한 액션이 가득한 만화만 보았고, 사입는 옷도 시원시원하고 멋져보이는 옷들이었다.


미사키는 '귀엽다' 라는 말에 면역이 없다. 사실 모든 칭찬에 면역이 없다. 안그런 척 하고있지만, 미사키에게 칭찬을 던지면 단 몇 초만에 미사키의 몸은 부끄러움에 빨갛게 달아오른다. 


"아하하, 귀여운 일이라니 색다른 평이네. 평소에는 어떤 선물을 해?"


토모에도 미사키처럼 칭찬에 약하고 막 그렇지는 않겠지만 부끄러운 말에는 면역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미사키는 화제를 바꾸었다.


"뭐, 아코가 좋아하는 게임 아이템이라든지, 아코가 좋아하는 패션 혹은 굿즈라든지..."


토모에는 기억을 더듬으며 자신의 동생이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린다. 


그때였다. 둘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간 것은. 어디 화끈한 곳에 놀러가는 화끈한 의상도 데이트를 위해 한껏 꾸민 의상도 아닌 그저 흰 티에 청바지 그 하나로 시선을 사로잡는 그녀는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온 나이스바디였다. 


"오"


그때였다. 둘에게서 동시에 감탄사가 나온 것은. 마치 츠구미를 꼬시듯 계산대에 팔을 올리고 과한 작업포즈를 취하는 그녀는 탱탱한 엉덩이와 빵빵한 가슴 옆라인이 환상적이었다.


"어?"


그때였다. 둘이 서로를 바라본 것은. 방금 전까지 훈훈하게 여동생에게 줄 선물 이야기를 했던 것이 거짓말인 듯 몸매 좋은 그녀에게 홀린듯 시선을 던진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었다.


"설마?"


미각, 촉각, 청각, 시각, 후각. 그것을 넘어서는 사람 누구에게나 있다는 육감.  둘은 서로를 마주본 찰나의 시간에 오감을 넘어서는 하나의 감각으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람, 나랑 같은 부류다.


토모에는 드디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취미를 공유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는 생각에 조금 눈물이 흘렀다. 감정을 추스리고 의자를 당기며 미사키에게 가까이간다.


"우리집으로 갈래?"


토모에는 커피를 내리고 있는 츠구미를 흘깃흘깃 살피며 미사키에게 작게 속삭였다. 지금부터 미사키에게 말할 예정인 이야기는 십 몇 년을 함께한 소꿉친구들에게도 비밀인 은밀한 이야기였다.


"갈게."


미사키도 토모에마냥 츠구미를 흘깃흘깃 살피며 말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작게 속삭였다. 밖에서 보면 마냥 의심스러운 모양새였지만 둘 만의 세계에 빠져 눈치채지 못한 듯 싶었다.


츠구미는 어느샌가 가까이 딱 붙어 속닥거리는 토모에와 미사키에게서 모르는 척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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