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너는 연습생때에 비해서 대체 뭐가 나아졌냐던지, 옆에서 넌 아침일찍 나와놓고 내가 반나절이면 하는걸 왜 너는 못하냐고 갈군다던지 해도 아야는 자기 꿈이 있으니까 아이돌활동이랑 아르바이트를 병행해가면서 자기몸을 혹사하던거겠지. 언젠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아이돌, 그 이전에 동료에게라도 인정받고 싶어서 날마다 연습하고 노력하고 그놈의 아이돌 결정포즈 연마하고(본인 말로는 중대사항) 했던거겠지.

물론 너는 연습생(ry 라던 치사토나 아야쨩은 왜 못(ry 라던 히나는, 아니 히나는 모르겠지만 치사토는 진심이 아니었다. 치사토도 이 둥근산은 개뿔 태백산맥도 화려하게 빛낼수 있는 포텐셜 빵빵 터지는 원석을 알아본거야. 근데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소리듣다가 지가 진짜 잘하는줄 알고 다음판에 거하게 말아먹고 연예계 때려친 사람 많이 봐갖고 아야도 그렇게 될까봐 일부러 칭찬하지 않고 엄하게 나갔던거고. 그렇기에 지금 아야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드디어 얘가 무대를 핑크빛 파라다이스로 만들 준비가 됐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고 멋졌지만 그래도 여기서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당장 분홍색 펜라이트 꺼내서 흔들면서 콜사인 외치고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이번에도 맘에 없는 쓴소리를 해버려. 그게 네가 무대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퍼포먼스일까? 평상복이랑 라이브의상의 차이 정도는 고려해야지? 라면서.

그런데 말이란건 본래 말하는 사람의 의도같은건 진짜 뭣도 상관없다는 말이 있잖아. 말에서 마지막에 남는건 듣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냐 밖에 없기 때문에. 자기 생각은 일절 비추지 않은 포커페이스로 그렇게 쏘아붙이는데 그게 너 좋으라고 하는소리라는걸 어떻게 알겠어. 특히 치사토가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너 좋으라고 하는 막말은 아니 그건 궁예가 환생해서 관심법으로 뚫어봐도 못알아먹을걸요??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사토는 그러면 안됐다는거지.

지딴엔 원석을 가공하고 싶었던거지만 연장에 힘을 너무 주면 박살나는게 당연한것을. 아야의 마음은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긴 커녕 달고나마냥 바사삭 하고 부숴진거야. 둥근 산을 화려하게 하고싶다더니 아니 저기요 이건 둥근 산이 활활 타고있잖아요 무대도 뜨겁게 불타고 팬들 반응도 뜨겁고 그래 내가 보고싶었던건 이거야 하고 좋아하지만 바보같은 치사토, 잠시후 뜨거워질건 너희들인줄도 모르고.

그날 라이브 이후 아야는 더이상 노력하지 않게돼. 아니 노력만 안하는거면 모르겠는데 그냥 아무것도 안하게 돼. 그날 그렇게 라이브 잘해놓고 왜그러냐고 물어도 오히려 거짓말하지 말란 말만 들어. 내가 그런 라이브를 했을리가 없다고 그건 오히려 네가, 아니 \'당신\'이 더 잘 알지 않냐고. 아야는 그 날 이후 노력을 믿지 못하게 됐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됐고 타인을 믿지 못하게 돼. 그제서야 치사토는 김건모 노래마냥 모든것이 잘못돼있는걸 깨닫게 돼 난 너를 믿었던만큼 네 재능도 믿었기에 그랬던건데 뒤늦게 자기가 그동안 한 말은 진심이 아니고 다 널 위해서라고 해명하지만 돌아오는건 개소리 하지 말라며 경멸하는 아야. 미친 개소리 하지 말래요. 그 마루야마 아야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걸 본 치사토는 하 이젠 다 끝났구나 하고 체념하게 돼.

그렇게 대우주 스타로 빛날수도 있던 원석을 자기 손으로 부숴버렸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절친과 전남편 아니 전처에게 하소연하지만 절친은 후에에 치사토쨩은 정도란걸 모르니??? 하고 전처 역시 아아 치사토여 셰익스피어가 살아있었으면 이번일이 5대째의 비극이 돼었을거야 하는 반응을 보이겠지. 죄책감을 갖고 파스파레를 탈퇴하려던 치사토였지만 그나마도 마야가 "아니 시발 치사토씨 사람 하나 배려놓고 혼자 째시게요???" 하고 못나가게 하는 바람에 죄책감에 시달리며 평생 아야 옆에서 베이스 치고 수발 들어주게 된다는 이야기. 안타깝게도 백붕이들이 좋아하는 침대에서 혼나는 일은 없었어요. 님같으면 넌 시발 연습생 시절이랑 지금이랑 대체 달라진게 뭐냐 짬을 똥꼬로 쳐먹었니?? 하던 사람이랑 한침대에서 자고 싶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