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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럽샤인]여우가 시집가는 날 01모바일에서 작성

지나가던인간(123.248) 2019.11.03 02:29:44
조회 372 추천 14 댓글 1
														

다이아가 주인공이야! 야심한 밤에 잠 안오는 사람들 읽으라고! 오타있으면 알려줘.

아.. 코드 짜증나!!!








01.내가 여우비를 맞이한다.


---



멍한 하루였다. 아침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닌, 학교를 갈 적당한 시간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어쩐지 다른 날들보다도 훨씬 머리가 멍했다. 늘 그렇듯 고목들로 짜인 고옥은 나무 특유의 냄새를 풍기며 내 코끝을 스쳤다. 부산스럽게 울어대는 작은 새의 소리를 들으며 살짝 열린 창문으로 정원의 나무를 바라보았다. 감기라도 있는 걸까. 오늘따라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이부자리에서 벗어나지도 않은 채 바깥에서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몇 분을 가만히 있는 걸까. 내 작은 여동생이 조심히 내 방문을 열며 나를 불렀다. 여동생은 이미 학교에 갈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나와는 정 반대의 모습에 찬찬히 여동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언니, 괜찮아? 학교 갈 준비 안 하면 지각할 텐데...”


“아, 괜찮습니다. 루비. 단지, 오늘따라 뭔가 부산스럽네요.”



바깥의 새들의 울음소리가, 창틀을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귀 끝에 닿아 사라진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는 루비에게 웃음을 지어주며 그제야 내 몸을 일으켰다. 새하얀 이불이 내 몸에서 떨어지는 한기가 들어 살짝 몸을 떨었다.



한쪽 벽면에 곱게 개어진 내 교복을 들고 아직도 내 방에서 움직이는 나를 바라보는 루비와 눈을 살짝 마주치니 문뜩 자기가 있어 내가 옷을 갈아입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내게 다급한 사과를 하며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한숨을 토해내며 눈을 질끈 힘을 주어 감았다. 정신을 차려야 할 텐데 나가버린 정신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말로 아픈 건가. 옷을 갈아입고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왠지 입맛이 없어 아침식사를 거르니 어머니가 내 몸 상태를 확인하셨다.



그렇게 유별나게 아픈 구석도 없었고 그냥 기력이 허해서 그런 것이라 안심시키려 말씀드리니 믿지 못하는 얼굴을 하시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조퇴하고 전화하라는 걱정의 말을 내게 하셨다. 그렇게 심하게 아프지는 않아서, 조퇴는 하지 않을 거지만.



현관문에서 나를 기다리는 루비와 마주해 웃었다. 억지로 웃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았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신발 하나를 신는데도 힘겨웠다. 루비는 내 기분을 살피며 자신에게 있던 즐거운 일들을 내게 늘어놓았다. 그런 여동생의 걱정에 나는 애써 웃으며 학교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루비는 버스에 타서도 하나마루 씨나 요시코 씨와의 일들을 말했지만 내 표정을 보더니 이내 입을 다물었다.



나는 버스의 가장 뒤쪽의 5인용 의자에 앉았다. 가장 안쪽의 창가의 자리에 앉아 버스의 속도에 맞춰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눈에 담았다. 버스가 멈추면, 풍경도 멈췄다가 버스가 출발하면 그 속도에 맞춰 지나간다.



어떨 때에는 느리게, 또 어떨 때에는 빠르게. 넋을 빼고 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의 두꺼운 가지 위에 검은 천 자락이 걸려 휘날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과연 천이 맞을까. 그것마저도 제대로 본 것인지 의심이 가는데 내가 정말 잘 본 것인지 믿을 수가 있을까.



“언니, 왜 그래?”


“아니에요. 단순히 잘못 본 거겠죠.”



머릿속에서 그 검은 자락을 지우고 다시 등받이에 기대어 바깥을 바라보았다. 파도의 푸른색이 보였다. 학교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자그마한 바닷가 마을, 우치우라의 우라노호시 여학원. 내가 다니는 고교의 이름. 작게 입에 담아 중얼거리며 내리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순간 드는 현기증에 몸을 비틀거리며 앞좌석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뻗은 내 손은 좌석이 아닌, 누군가의 따뜻한 손이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면,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내 몸을 잡아주고 있었다. 애석하게도, 검은 삿갓에 걸쳐진 천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익숙한 향이 나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언니, 왜 그래? 어지러워? 괜찮아?”



루비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면, 검은 천에 둘러싸인 그는 이미 사라지고 난 후였다. 어딘가로 숨은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내 눈 앞에서. 눈을 껌벅거리기만 하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 버스에서 다급히 내렸다.



조용히 내 팔을 잡아오는 루비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오늘은 연습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루비가 잡아주는 팔에 지탱해 3학년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 앞까지 데려다 주었으면 충분한데, 루비는 걱정이 되는지 반 안까지 들어와 내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나를 부축해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루비. 가 보세요.”


“언니, 조퇴할 거면 루비한테 연락해야 해? 알겠지?”



내 걱정에 기세 좋게 반에 들어왔지만 후에는 주변의 시선이 눈에 들어왔는지 얼굴을 붉히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쫓겨나듯 재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내 걱정은 멈추지 않은 채 말이다. 어색하게 웃으며 책상 위에 있는 루비가 들고 있던 내 가방을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어두운 검은색이 마치 그의 옷 색깔과 비슷해서 또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잠잠했던 머릿속이 두통으로 싸였다. 바늘로 머리를 쿡쿡 찔러오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자리에 엎드렸다. 다행히 참견 많은 다정한 소꿉친구들은 오기 전이라 다행이었다. 루비에게 부축을 받아 들어오는 나를 봤다면 곧바로 내게 달려와 무슨 일인지, 내 상태를 확인할 게 뻔했으니.



아직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대충 20분 정도가 남았다. 가방을 베고,내 옆에 있는 책상의 다리를 아무생각 없이 움직이지 않고 바라보다가, 그대로 깊게 잠이 든 모양이었다.



새카만 밤하늘 아래, 나는 호숫가를 걷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앉아 검은색으로 변해버린 풀들과 꽃들을 바라보고 만지면서 둥근 호숫가를 걸으며 산책을 하고 있던 중간이었는데, 그가, 호수 한 가운데 서 달빛을 쬐고 있었다. 내가 있는 호숫가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새하얀 색이 드리워진 호수는 그와 함께 달 아래서 반짝였다.



검은 천마저도 수면과 달빛에 반사되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를 넋 놓고 바라보던 나는 그와 눈이 마주친 느낌에 몸을 움츠렸다.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내가 그에게 가면 나는 이 호수에 빠져버릴 텐데. 아무런 말없이 내게 손만 뻗고 있는 그와 내 발밑을 번갈아보면서 한 발자국 내딛었다. 수면의 차가움과 함께 달빛의 부드러움이 내게 닿았다.



아무 것도 신지 않은 내 발 아래 수면은 울렁이고 반짝거렸다. 천천히 발을 내딛으며 겁을 지우고 그에게로 손을 뻗었다. 버스 안에서처럼 그의 손이 내 손에 붙잡혔다. 부드러운 그 손에 닿자 그는 나를 잡아당겼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숨을 들이쉬자 햇살의 포근한 향기가 났다. 달빛을 받았으면서 햇빛을 받은 것 마냥 화사했다.



달빛에 드리워진 검은 천 때문에 그의 얼굴의 윤곽만이 보였다. 선이 가늘었다. 눈을 껌벅거리면서 숨만 내쉬니 그가 나를 바라보며 손을 올렸다. 내 근처로 온 그 부드러운 손은 천천히, 내가 두려워하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며 내 눈을 가렸다.



“곧, 찾으러 갈게요.”



내 눈 위의 손은 내 눈을 가림과 동시에 내 품에 허전함이 찾아왔다. 아, 눈을 덮는 것이 사라졌다. 그가 내 곁에서 사라진 모양이었다.



“...아.”



천천히 눈을 뜨면, 울고 있는 루비가 눈에 들어왔다. 왜죠. 왜 루비가 울고 있는 것일까요. 천천히 주변을 누워서 둘러보다 루비를 부르려 입을 여는 순간, 상체에서 따가움이 느껴졌다.



정확히, 쇄골 아래. 뜨거움과 따가움이 같이 느껴져 손으로 그 부분을 잡고 몸을 비틀었다. 너무 뜨거워서 비명도 지르질 못했다. 소리라도 지르면 좀 괜찮아질 텐데. 밟힌 애벌레마냥 몸을 비틀며 아파하는 나를 바라본 루비는 깜짝 놀라며 누군가를 불렀다. 아마도, 내 생각에 내 몸은 병원에 가는 것으로 괜찮아지지 않을 것 같았다.



“다이아! 다이아! 정신 차려봐!”


“언니! 마리쨩, 어떡해야 해?”


“잠시만, 119 부를 테니까...”


“하아, 잠, 잠깐만요...”



고통이 좀 사라지고, 드디어 목소리가 나올 때 쯤 119에 전화하려는 마리 씨를 붙잡았다. 다행히 전화 버튼을 누르려는 때에 내가 말려서 전화를 걸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몸을 일으키려 팔로 침대를 짚자 카난 씨가 편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내 허리 뒤쪽에 팔을 집어넣어 나를 지탱해 주었다.



얼마나 몸을 비틀었는지 엉망이 된 앞머리와 머리칼이 땀에 젖어 엉켜 흘러내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양호실로 옮겨진 모양이었다. 새하얀 커튼이 옆에 있는 침대를 가리고 있고 내 앞에는 울고 있는 루비와 소꿉친구 둘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고서.



“다이아. 정말 괜찮은 거야?”


“예. 잠시, 근육이 꼬여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 걱정하지마세요.”


“루비한테 들었어. 오늘 다이아 상태가 이상했다고.”



슬쩍, 루비를 바라봐 루비의 눈가에 매달린 눈물을 닦아주었다. 걱정해주는 여동생이 있어 언니는 참 기뻐요. 루비의 머리를 쓰다듬자 내 품에 안겨 또다시 울어버리는 루비의 등을 쓸어주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떠 카난 씨와 마리 씨의 사이의 작은 틈으로 보이는 저 동물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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