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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카스미한테 너무 쉬운 아리사 (카스아리)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0 01:51:45
조회 853 추천 33 댓글 16
														

" 얌마, 카스미! 내 계란말이를 몇 개나 집어간 건데!! 밥이 이렇게나 많이 남았는데, 계란말이는 하나밖에 안 남았잖아! "


" 아리사 미안~! 그렇지만, 아리사네 계란말이가 너무너무 맛있는 걸? 매일매일 먹고 싶을 정도야. 그런 의미에서 하나만 더... "


" 안 줘! 절 대 안 줘 ! 자꾸 이런 식이면 내일은 반찬 교환 절대 없으니까! "


" 에에~! 앞으로 계란말이 못 먹어? 그럼 아리사한테 시집가서, 시할머니한테 레시피라도 배워야 하나? "


" 뭐라는 거얏!! 으... 먹어라 먹어! "


" 야호~ "

하나죠의 점심 시간, 늘 그렇듯이 포피파는 오늘도 한 자리에 모여서 도시락을 펼쳐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중이야. 카스미와 아리사는 오늘도 투닥투닥, 사랑싸움에 여념이 없지. 그런 카스아리의 만담을 가만히 듣던 타에가 토끼 모양 도시락통을 덮으면서 갑자기 한 마디 던져.


" 아리사는 진짜 쉬운 여자네. "


" 그러네~ 카스미 한정으론 더 쉬워지지. "


" 아하하... 그러려나? "


사아야와 리미도 고개를 끄덕끄덕, 카스미는 생글생글 웃을 뿐이야. 


" 너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뭐가 쉽다고... 아니, 사람이 쉽다는 게 무슨 뜻인데 애초에!? "


" 내가 지켜 본 바로는, 아리사는 카스미의 부탁을 거절한 적이 별로 없어. 봐, 지금도 카스미한테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다 줘 버렸잖아. "


" 그건 카스미 녀석이 괜히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이, 입막음용 같은 거라고! "


" 우물우물, 이상한, 냠, 소리 한 적 없는 걸. 냠냠. "


" 입에 있는 건 다 씹고 말해, 바보야! "


" 음, 오타에가 무슨 말 하는지 알 것 같아. 카스미가 한 입 달라는 건 무조건 줘 버리고, 숙제를 안 해온 날이면 범위도 말해줘, 모르는 건 옆에 붙어서 알려줘, 노트도 보여줘. 심지어 카스미가 어울릴 것 같다는 악세사리는 나중에 따로 사서라도 하고 온다던가... 귀엽지- "


" 그런 적 없어!!! "


" 아리사가 카스미를 정말 좋아하니까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사이가 좋다는 거니까, 그렇게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


" 리미까지... "


아리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 카스미에게 너무 쉬운 여자 이치가야 씨 ' 목격자들의 증언에 딱히 반박을 할 수가 없어. 그야, 아리사는 카스미를 좋아하니까... 키라도키한 미소를 짓고 있는 카스미의 부탁을 아리사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


" 아- 아리사, 날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


"' 아니얏!!! "


포피파의 얘기를 듣던 반 전체가 다들 웃음바다로 변하고, 아리사의 얼굴만 새빨개진 채로 그날의 점심시간은 끝나게 돼.


*

" 있지, 아리사- "


" 응. "


" 저번에 오타에가 말한 거, 기억나? "


" 으응- "


아리사는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마지막 남은 귤을 입에 쏙 집어넣어. 입 안 한가득 흘러넘쳐서 혀를 자극하는 과즙이 꽤나 중독성 있어. 몇 개를 먹은 거람?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진 늦가을의 어느 주말, 아리사와 카스미는 아리사네 방 침대에 누워서 한 이불을 덮어 쓰고 있어. 물론 그냥 누워서 귤이나 까먹고 멍 때리고 있을 뿐이지만. 처음에 카스미가 한 이불에 누워있자고 했을 때는 심장 소리가 들릴까 겁날 정도였지만, 조금 지나고 나니까 나른한 오후 햇살과 이불 속에서 느껴지는 뜨끈한 온기에 마음이 편안해져. 아, 이대로 낮잠이나 잘까- 했는데, 카스미 녀석, 잠 다 깨게 왜 쓸데 없는 얘길...


" 있지, 아리사. "


" 응. "


" 늘 상냥하게 챙겨줘서 고마워- "


" 벼, 별로 챙긴 적 없어. "


" 아리사 부끄럼쟁이~ "


" 그런 거 아니니까, 우으, 그만해- "


볼을 쿡쿡 찌르는 카스미의 손가락을 아리사는 얼굴을 도리도리 돌려서 열심히 피해. 잠깐의 나른한 침묵이 이어지고, 다시 입을 연 사람은 이번에도 카스미야.


" 그럼 늘 나한테 쉬운 여자인 아리사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음, 뭘 하면 좋을까? 음... 아! 나도 아리사에게 쉬운 여자가 되어 볼까-? "


" 뭔 소리래. "


" 지금부터 5분 동안, 아리사가 말하는 건 뭐든지 들어 줄게! 후후, 뭐든 아리사 맘대로라구? 키스도 괜찮아~? "


" ...... "


그런 말을 하면서 장난스럽게 아리사의 손가락을 끌어서 제 입술에 닿게 해. 그런데 카스미의 고개가 갸웃, 하고 기울어져. 평소 같았음 역정을 내면서 진작에 떨어지라고 했을 아리사인데, 지금은 그저 조금 상기된 얼굴로 카스미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거든.


" 음...? 아리사-? 저기요-? "


카스미가 장난으로 툭툭 던지는 말에도 아리사의 심장은 가만히 있지를 못해. 인정하긴 싫지만 방금 카스미랑 키스 하는 거, 상상해 버렸어. 윽, 오타에 말처럼 나, 너무 쉽잖냐... 


카스미의 입술 감촉이 아리사의 손 끝에 느껴져. 부드럽고, 물기 있고, 따뜻해. 카스미 녀석, 어떻게 이런 부끄러운 걸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는 네 입술을 만지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심장이 뛰는데, 나만 두근대는 거야?


" 에헤헤... 아리사, 얼굴 빨갛네? "


카스미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아리사의 뺨을 어루만져. 차가운 카스미의 손이 뺨을 식혀 줘서 기분 좋아. 그러면서도, 시선은 카스미의 입술에 고정이야. 


카스미랑, 키스하고 싶어.


" 아리사, 방금 무슨 생각 했어? 말도 없이. "


카스미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 귤 향이 은은하게 나는 카스미의 숨결이라던가, 살짝 흘러내린 카스미의 머리카락이 아리사의 볼을 간지럽혀. 아까부터 살짝 덥다고 느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불 속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인지, 카스미 때문인지 머리가 멍해.


" 카스미... "


" 응, 아리사. "


" 소원, 들어준다고? "


" 아, 아직 그 생각 하고 있었어? 후후, 아리사도 귀엽네- "


" 지금 말해도 돼...? "


" 응응, 뭔데? "


" 10초만 줘. "


" 응? "


" 10초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


" 그건 뭐- 읍, "


" 말하는 것도 금지. "


금세 재잘대려는 카스미의 입술에 다시 한 번 손가락을 갖다 대. 꽤나 놀란 듯한 카스미와 잠깐 눈을 마주치다가, 눈을 감고 그대로 제 입술을 카스미의 입술에 포개어. 살짝 혀를 얽어보고, 입술을 밀착시키고... 10초가 훨씬 지난 다음에야 두 사람의 입술이 멀어지고, 아리사는 그제야 눈을 떠. 서로의 입술 사이에서 늘어진 타액과 물기어린 눈을 한 카스미가 보여.


내가 사랑하는 카스미와의 첫 키스는, 새콤달콤한 귤 맛.


" 푸, 하, 아, 리사... "


숨을 가쁘게 들이쉬는 카스미를 바라보다. 카스미의 가슴께에 손을 얹어. 카스미도, 두근거리고 있구나. 키스에 이은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놀란 카스미가 토끼눈을 하고 이쪽을 쳐다 봐.


" 카스미. "


" 으, 응. "


" 키라키라 도키도키, 이럴 땐 안 써? "


아리사의 장난에 카스미의 얼굴은 순식간에 홍당무가 돼.


" 그거 야한 말, 아닌 걸... "


" 그럼, 별로 두근거리지 않았어? 얼굴 엄청 빨간데. "


" 아리사, 진짜 변태... 이불 안이 더워서 그런 것 뿐이, 하읍, "


귀여운 변명을 하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려는 카스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억지로 손목을 잡고 또 한번 입을 맞춰. 이번엔 조금 짧게. 그리고 카스미의 스웨터 안쪽으로 손을 옮겨. 카스미도 아리사의 팔이 눌리지 않게 자세를 바꿔 줘. 가슴을 만지는 아리사의 손길은 많이 서투르지만, 카스미의 입에선 부끄러운 소리가 새어나와.
 

" 아, 흐윽... 읏, "


" 쉿. "


" 하, 으...? "


" 할머니 계시니까, 소리 참아. "


" ...! "


아리사의 짓궂은 요구에 카스미의 눈에 눈물이 살짝 맺혀. 나 지금, 진짜 변태같네... 자조 섞인 웃음을 짓고는 아리사는 다시 카스미에게 열중해. 


카스미, 네가 꺼낸 얘기니까. 오늘 하루는 내 맘대로야.


*

다음날 월요일 점심 시간.


" 에헤헤, 계란말이~ "


" 얌마, 한 번에 두 개씩 가져가지 말랬지!! "


늘 돌아오는 카스아리 만담 코너를 관람하던 사아야가 웃으면서 말해.


" 아- 쉬운 여자 아리사, 또 괜히 튕긴다~ "


" 그런 거 아니거든!! 그리고...... "


" 그리고? "


" 카스미가 나보다 훨씬 쉬우니까... "


거의 속삭이듯 뱉은 아리사의 마지막 한 마디에 카스미의 젓가락에서 계란말이가 툭, 하고 떨어져.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얼굴을 랜덤 스타 색으로 물들인 두 사람은 그대로 고개를 푹 숙이고 각자의 도시락에 시선 고정, 사아야만 영문을 모르고 둘을 번갈아 쳐다 볼 뿐이야.

" 어...... 카스미? 아리사? 뭐, 뭐냐구 이 분위기~!! "


*


서로에게 쉬운 총수미와 총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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