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아리로 카케구루이 (2)

카스아링 · 2019.11.21 00:09:49

포켓몬하다가 잠들어서 지금 일어났다... 할거 없으니까 오늘 했던 카스아리 망상 계속할래

*

" 얌마, 카스미!! 그렇게 하면 오타에네 옷쨩도 니가 강한 패인지 다 알겠다! 좋은 패가 나왔다고 칩을 바로 30개씩 던지면 어떤 바보가 좋다고 승부해주냐고!! "

" 오타에는 누구야..? 그래서, 아까 아리사가 알려준 대로 거짓말을 하려고 했단 말이야. 근데 그러려니까 머리가 하얘져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

" 하아... "

금세 추욱 쳐진 카스미가 귀엽기는 하지만, 오전 수업을 전부 빼먹고 옥상에서 토야마 카스미 겜블 특훈의 선생님이 된 아리사는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야. 아리사가 생각하는 카스미의 가장 큰 문제는 거짓말에 전혀 재능이 없다는 거야. 거짓과 배신이 가득한 도박판에서 돈을 따야지만 살아남는 햣카오 학원에서 거짓말을 못 한다는 것은 큰 문제지...

" 카스미. "

" 응, 아리사. "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 없을 때 도박하지 마. 이건 미케한테 하는 명령이니까 무조건 따라야 해. 누가 도박을 걸어오더라도, 반드시 해야만 할 상황이라면 나랑 팀을 짜서 하게 될 거야. 알았어? "

" 네, 주인님~ 냐아앙-! "

" 쵸마맛!! 주인님이라고 하지 마 바보야!!! "

고양이 손을 하고 안겨 오려는 카스미를 밀어내면서 아리사는 고민에 빠져.

' 아아- 진짜 이런 애가 어떻게 학원에 들어온 거야? 같이 겜블 연습을 한지 한나절이 지났는데도, 얘는 순수하고 귀여운 거 말고 겜블에 재능이 하나도 없어... 음, 얼굴도 내 타입이고, 사실 저 괴상한 고양이 헤어에다가 워낙 꾸미질 않아서 그렇지 스타일도 좋은 편이지만... 아니, 아니!! 지금 이런 생각 할 때가 아니지... '

그 때, 잡념을 떨치려고 혼자 트윈테일을 도리도리 열심히 흔드는 아리사와 아직도 냥냥대는 카스미의 뒤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 후후후.... 수업을 빼먹고 옥상에서 도박판을 벌이다니, 선도부장으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 없겠네! "

" 에? 누구? "

고개를 갸웃 하는 카스미와 달리 아리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 아직 이 몸의 명성이 2학년에는 제대로 퍼지지 않은 모양이네... 린린, 소개 부탁해! "

" 이 분은 사립 햣카오 학원의 천재 1학년 겜블러이자 학생회 로젤리아의 선도부장, 우다가와 아코 님이에요.... 그리고 저는 3학년 미화부장 시로카네 린코. "

" 네가 유키나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죄 많은 미케, 토야마 카스미 맞지? "

" 내가 토야마 카스미는 맞는데, 유키나 씨는 누구야...? "

" 명문 사립 햣카오 고교의 정점에 군림하는 학생회, '로젤리아' 의 학생회장! 햣카오 학생이라면 누구나 우러러보는 도박과 고양이의 신! '도냥신' 미나토 유키나를 모른단 말이야? "

" 아니아니아니, 그런 대화는 됐으니까. 고양이는 또 뭔데!? 선도부장, 옥상 맘대로 사용해서 미안해. 우리 이제 내려가봐도 될까? "

" 후후, 안 되지... 우리도 유키나 씨로부터 명령을 받고 온 거라서 말이야. 토야마 카스미를 반드시 미케로 만들어서 데려오라는... "

" 너 뭘 맘대로 얘기를 진행시키는 거야!! 그리고 얘는 이미 내 미케야! 아무리 학생회 로젤리아라고 해도 그렇지, 학원의 규칙을 깡그리 무시하고 남의 미케를 가로챌 셈이야? "

" 아코쨩, 얘기를 그렇게 하면 안 돼... 이치가야 씨가 당황하시잖아. "

" 미안해, 린린... 나 대신 설명 좀 해줘. "

" 그러니까, 유키나 씨도 이번엔 꽤 강경한 느낌이라서... 저희도 하라면 해야 하는 입장이에요.... 이치가야 씨, 토야마 씨, 죄송해요. "

아리사는 상당히 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아. 학원에도 나름대로의 규칙이라는 것이 있다고는 하지만, 겜블 실력이 절대적인 햣카오에서는 결국 겜블을 제일 잘하는 학생회장 유키나의 말이 곧 법. 그런 유키나가 시킨 도박이라면 수업 중에라도 이루어져야 할 정도야.

" 상황은 알겠어... 대신, 그쪽도 두 명이니까 이쪽도 나와 카스미가 페어를 이루어서 하는 2 대 2 겜블인걸로. 이 정도는 괜찮지? "

" 아하하!! 내로라하는 nfo 랭커들도 깨지 못한 나와 린린의 페어를 뚫어보겠다니, 의미없는 몸부림이야! 자, 우리가 할 겜블은... "

철컥-

아코의 허리춤에서 섬뜩한 금속음이 나더니, 은색으로 빛나는 권총이 두 개 등장해.

" 총!? "

" 러시안 룰렛-! 돌아가면서 차례가 올 때마다 방아쇠를 당기는 거야. 공이가 움직이는 소리만 나면 통과지만, 그대로 총알이 나간다면...! 피의... 뭐였지, 린린? "

" 주, 죽는 거야...? 나 무서워, 아리사! "

" 아코 쨩... 피의 연회야... 죄송해요, 토야마 씨. 실제로는 소리만 크게 나고 아무것도 발사되지 않으니까 안심하셔도 돼요... 보충 설명하자면, 같은 팀이 된 2명이서 자기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사람과 상대방이 당첨되도록 상대방의 총에 총알을 넣는 사람으로 역할을 나누어요... "

아리사는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보려고 애써.

' 잠깐, 이거 그래도 다행이다... 카스미 저 녀석이 아직 배팅 룰이 있는 도박을 하기엔 무리가 있어. 규칙도 간단한 편이고, 그런데 저 총에 뭔가 장치가 되어 있진 않을까...? '

" 뭔가 반짝반짝 두근두근해..! 아리사, 내가 방아쇠를 당길게! 총알 잘 넣어줘야 해? "

" 어이, 토야마 카스미. 나 생각 중이니까 좀 기다려 봐! 뭐가 숨어 있을 줄 어떻게 알고! "

" 미나토 유키나의 이름에 맹세코, 총에는 아무런 장치도 없어! "

" 자, 그럼 시작합니다... 저희에게 이기시면 저희는 다시는 토야마 씨에게 접근하지 않겠지만, 패배하신다면 토야마 씨는 저희랑 같이 학생회실로 가주셔야 해요... "

겜블이 시작되고, 린코와 아리사가 두 은빛 금속제 총에 섬뜩하게 차가운 총알을 넣어. 총알은 총 6개의 구멍 중 어딘가에 들어가 있어...

" 후후후, 총알을 어디에 넣었는지 모르도록 이렇게 한 번 돌리는 거야. 이것이야말로 완전한 무지의 베일! 자, 카스미도 따라 해. "

아코가 총알이 들어간 곳을 쟈르륵 쟈르륵 소리가 나게 돌리고, 카스미도 똑같이 따라 해.

' 가엾은 미케 씨... 아코 쨩은 워낙에 감각이 좋으니까, 이런 종류의 겜블에 엄청나게 강해. 저 돌아가는 소리나 총알을 넣은 부분에 쏠린 무게중심 정도만 가지고도 이치가야 씨가 어디에 총알을 넣었는지는 이미 간파가 끝났겠지... '

" 아코 쨩 먼저 쏴. "

린코의 예상이 적중했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아코가 카스미의 제안을 수락해.

" 이 겜블을 시작한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 미케! "

찰칵-!

당겨진 공이가 풀리는 섬뜩한 금속음만 들릴 뿐, 총알은 발사되지 않아.

" 이제 네 차례. 후후후... 목숨을 건 겜블이라고? 마음껏 두려움에 떨어! "

" 아코 쨩, 린코 선배한테 질문해도 돼? "

" 뭐야...? 푸흡... 그런 거라면 마음대로 하라고! "

아코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

' 쟤 바보구나? 린린은 햣카오 학원 내에서도 포커 페이스로 유명한 철혈의... 아, 까먹었다. 나중에 린린한테 물어봐야지. 아무튼 뭘 물어보든 총알의 위치는 절대로 알 수 없을텐데 말이야! "

" 린코 선배. 총알의 위치가 여기인가요? "

" 모르겠어요... "

" 그럼 여기? "

" 모르겠어요... "

" 음~! "

조금 고민하더니, 카스미는 헤실헤실 웃으면서 방아쇠를 탕 하고 당겨. 이번에도 역시 통과.

" 야!! 카스미!! 시시시, 심장 떨리게 바로 당기면 어떻게 해! 기기기기다려봐! 내가 어떻게든 총알의 위치를 알아내 볼 테니까, 잠시만..! "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카스미를 말리는 아리사에게 카스미가 눈웃음을 지어.

" 아리사, 걱정하지 마? 나 방금 총알 위치 알아냈어! "

" 아하하!! 불쌍한 미케, 결국 6분의 1의 확률에 목숨을 거는구나! 이 우다가와 아코님의 겜블이 너무 무서운 나머지, 정신이 나가버린 모양이네! "

' 미케 씨... 설마...? 아니야, 말도 안 돼... '

' 망했어... 선도부장 녀석, 이미 총알 위치를 파악한 느낌이야... 토야마 카스미, 이대로라면... 여기선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해. 생각하자, 아리사. 뭘... 뭘 할 수 있지? 침착하게, 총알의 위치를... '

아리사가 고민하는 와중에도 게임은 빠르게 진행 돼. 이미 총알이 어딨는지 아는 아코나, 안다고 자부하는 카스미나 빠르게 빠르게 방아쇠를 당기고.. 철컥, 철컥, 철컥, 철컥... 아코는 어느 새 한 발만을 남겼고, 카스미는 두 발 남았어.

" 말도 안 돼... 토야마 카스미!! 어떻게 그렇게 확신에 찬 듯이 방아쇠를 당기는 거야!! 너도 설마 나와 같은 걸 할 수 있다고..? 나도 일주일 간 nfo도 끊고 연습해서 겨우 할 수 있게 된 걸, 이렇게 바로!? "

" 이거 완-전 키라키라 도키도키해! 아리사, 겜블이란 건 이렇게 즐거운 거구나! "

" 바바바바보야... 이제 2분의 1로 터지는 거라고! 지면 학생회실로 끌려가게 돼서, 다시는 나 못 보게 되는 거란 말이야! "

" 아리사... "

" 카스미!! 제발... 아까처럼 안겨도 좋으니까, 겜블 못 해도 좋으니까... 옆에서 몇 백번 몇 천번이고 알려줄 테니까, 제발... 제발 내 미케로 있어 줘!! "

절박한 심정의 아리사의 어깨에 손을 얹은 카스미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띄우면서 총구를 이마에 갖다 대고...

철컥-

" ....말도 안 돼. "

" 토야마 카스미!!! "

" 후후... 아리사 주인님을 위해 이겼다냥~? "

" 쵸맛, 부끄러우니까 하지 마, 바보!! "

얼싸안고 기뻐하는 카스아리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던 아코는 결국 마지막 총알을 발사하고...

빵-!

" 이,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토야마 카스미!! 린린, 퇴각해!! "

" 아코 쨩, 혹시 울어..? "

" 아, 안 우는 걸! Nfo 친구 추천 보상은 날아가 버렸지만... "

" 유키나 씨 대신 내 부계정으로 해 줄게, 울지 마 아코 쨩... "

바람처럼 사라진 린아코의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아리사. 가만... 얘 얼마나 운이 좋은 거야...?

" 카스미, 어떻게 한 번도 안 걸린 거야? "

" 린코 선배한테 총알 위치 물어봤었잖아. 그때 알았는걸. "

" 엑, 거짓말. 아무런 반응 없던데... "

" 아니야~! 이렇게 4번 구멍을 가리키니까, 린코 선배 눈썹도 살짝 떨렸구, 목소리도 살짝 바뀌었구... 분위기가 달라졌어! 난 옛날부터 그런 데에 조금 민감해서... "

" 얌마!! 그런 불확실한 단서에 목숨을 걸면 어떡해!! 겜블이란 건 완벽한 계산 하에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지를 고르는, 수학 문제같은 거라고!! 널 믿은 내가 바보다, 이 바보 미케 도둑 고양이! 더 이상 속 썩이지 말고, 내 50만 엔 지금 당장 물어내고 원래 학교로 돌아갓!! "

" 에에-! 아리사 너무해!! 나 아리사를 위해 이겼는데! 아까 아리사가 말한 대로, 난 절대로 아리사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구~? "

사립 햣카오 학원의 학생회 '로젤리아' 의 두 거물, 시로카네 린코와 우다가와 아코를 멋지게 격파한 카스아리! 장하다! 앞으로 과연 그들의 운명은...!

*

감성 천재 카스미답게, 남들의 미세한 감정 변화나 표정 읽어내기에 민감하다는 설정이야. 거짓말 못하는 거짓말 탐지기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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