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야"

"응?"

"산타는 괴물이라는 이야기 들어봤어?"

"... 무슨 소리야 그게"

"하루에 그 많은 애들한테 선물을 다 주잖아 아마 엄청 근육질에 빠르고 순록이 아니라 순간이동을 하고 다니지 않을까?"

"... 뭐 잘못 먹었어?"

"그리고 할아버지가 아니라 10대 소녀일지도 모르지"

"열은 없는데 혹시 뭐 충격받은 일 있니?"

은희는 설화의 이마에 손을 대보고 말했다.

".. 뭐 안 믿으면 됐나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 내일인데 뭐 약속 있어?"

"아, 들어봐 옆반에 민준이라고 있잖아! 크리스마스날 같이 영화보기로 했다?"

"..응?"

"그게 계속 솔로 크리스마스 보내긴 좀 그렇고 민준이 정도면 괜찮게 생겼고 성격도 착하고 한번 만나볼까봐"

"........."

"왜 말이없어? 혹시... 너 민준이 좋아해?"

".... 아니"

"흠 그래 넌 뭐 일정 없어?"

"어 음 난 뭐 온세상 어린이들한테 꿈을 나눠줘야지.."

"무슨소리야 그게"

그렇게 실없는 대화를 하고 영양가 없는 수업이 끝나고 그날 저녁 설화의 집 민준이와 스마트폰 메신져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때

스마트폰이 꺼졌다.

"뭐야 얼마전부터 계속 이러더니 그냥 다른걸로 바꿀까?"

그러나 스마트폰을 다시 눌러도 켜지지 않았다. 그순간 갑자기 방 불이 꺼졌다.

"뭐야 엄마! 전기 나갔어?"

그러나 설화의 엄마는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아주 먼곳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노래소리

".. 뭐야"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띠리링 하는 소리와 함께 켜지는 핸드폰

".. 은희?"

[설화야 너희 집에 가도 돼?]

"갑자기 무슨소리야..?"

그때 노래소리가 점점 확실해진다

"울면 안돼.."

"울면 안돼...."

검은 방안 약간 불그스름한 빛이 감돌고 창문 밖에 아주 붉게 빛나는 붉은 점 하나가 맹렬하게 방안을 째려보고 있었다. 루돌프였다.

"히이이익 저게 뭐야!"

[설화야 너희 집에 가도 돼?]

설화는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안돼] [오지마]

라고 쳤다. 아마 자신의 생존본능이 그렇게 이끈것일 것이다.

[에? 어째서? 혹시 민준이라는 애 때문이니?]

정적이 흘렀다.

"우웁 웁"

소리가 들린곳은 창문쪽 밝게 빛나는 붉은빛에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의 형체

"미... 민준아?"

붉게 빛나는 코를 가진 거대한 짐승에게 물려 발버둥치는 민준...

"아 아... 뭐 뭐야"

[괜찮아 놀라지 마 해칠 생각은 없어 얘도 너도]

"워 원하는게 뭐야!"

울먹거리며 소리치는 설화

그때 붉은 빛이 사라지고 다시 깜깜한 암흑으로 뒤덮힌 설화의 방

그때 섬뜩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는 설화

빨간 옷에 꼬깔모자같은 것을 쓰고 엄청난 복근을 내보이며 설화를 내려다 보고 있는 은희

"웁 웁!"

양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려진채 울먹거리고 있는 설화

"울면 안돼..."

겉옷을 하나 벗는 은희

숨겨왔던 근육이 드러난다. 정말 하루만에 온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올 수 있을듯한 모습이다

"울면 안돼..."

모자를 벗고 긴 생머리를 흩날리는 은희

"우는아이겐 선물을.. 안... 주신...데.."

천천히 설화의 옷 단추를 하나 하나 풀기 시작하는 은희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내젓는 설화와 붉게 물든 거리의 십자가와 이어지는 고요함...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