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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리사를 울리고 싶을 뿐인 사심 가득 몰래 카메라 (카스아리)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6 20:00:33
조회 1064 추천 33 댓글 22
														

12월이지만, 기온은 영상을 살짝 웃돌아서 눈은 오지 않고 진눈깨비만 추적추적 내리는 음산한 겨울밤. 포피파 멤버들은... 정확히, 리미, 타에, 사아야는 카스미네 집으로 급한 호출을 받았어. 늦은 밤, 갑자기 단톡방을 만들어서 급히 의논해야 할 일이 있으니 집으로 빨리 와 달라는 카스미의 연락을 받고 다들 달려와 준 거야. 



" 후... 우산 안 갖고 나왔으면 지금쯤 다 젖을 뻔 했어. 리미, 고마워. "



" 일기예보에는 눈이었는데, 혹시 몰라서 가지고 나오길 잘 했네! 사아야 쨩도 하나 가지고 와 줘서 다행이야. " 



거센 진눈깨비를 뚫고 카스미네 집 현관에 무사히 도착한 세 명은 우산에 남은 물기를 털어. 그런데 이게 뭐람? 창문으로 본 카스미네 집 안이 깜깜해. 2층에 있는 카스미네 방도 불이 꺼져 있고...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집에 아무도 없는 걸까..? 하지만, 카스미 쨩이 분명 자기 집으로 오라고... "



" 일단 들어가 보자. "



" 오타에! 초인종부터 눌러야지! "



타에가 문 손잡이를 돌리기도 전에 문은 안에서부터 끼익- 하는 오싹한 소리를 내며 열려. 



" 이게 뭐야...? 안에서부터 열렸어. "



" 사아야 쨩! 하, 함부로 들어가면 안 돼! 이거, 들어가면 귀신한테 다 죽는 전형적인 공포 영화 도입부 클리셰 장면이야! 카, 카스미 쨩도 어쩌면 이미...! "



" 그런 거 아니니까 얼른 들어 오세요. 이런 날씨에 여기까지 불러서 제가 대신 죄송해요... "



" 아스카? "



어둠 속에서 홀연히 나타난 건 바로 포핀 파티의 기타 & 보컬, 토야마 카스미의 참한 여동생 토야마 아스카. 현관 문을 닫고 깜깜한 복도로 들어온 3명은 아스카에게 무언가 검은 수건을 하나씩 받아.



" 아, 수건 고마워. 머리가 꽤 젖었었는데... "



" 아, 그거 수건 아니니까요! 수건은 이따 드릴게요. 언니가 그건 머리에 쓰시고 거실로 들어 오시래요... "



" ....? "



" 죄송해요. 언니가 기분을 타서... 언니한테 영화를 보여 준 제 잘못이에요... "



자세히 보니까, 수건이 아니라 퀄리티가 조금 조악하긴 하지만 눈이랑 코가 뚫려 있는 복면이야. 언니한테 많이 시달렸는지, 목소리만 들어도 상당히 피곤해 보이는 아스카를 조금은 도와 주기로 한 세 명은 아무 말 없이 복면을 얼굴에 쓰고 거실로 들어가. 



거실에 놓인 탁자에는 촛불 하나만 달랑 켜져 있고, 탁자의 한쪽 모서리엔 검은 복면을 쓴 사람 한 명이 턱을 괴고 앉아 있어.



" 카스미? "



" ...카스미가 아니다. 어서 자리에 앉도록... "



" 카스미, 정체를 숨길 거면 뿔 머리는 풀어야지... 복면 위로 튀어나와서 누가 봐도 너인지 알겠어. "



" 윽... 그치만 사-야! 이 머리가 제일 편해서 어쩔 수 없었다구. 그래도, 조금 분위기가 나지~? 다들 오기 전까지 나랑 아스카랑 열심히 세팅 했어! "



포피파 네 명은 일단 탁자에 둥그렇게 둘러 앉아. 카스미 말대로, 다들 뭐 하나씩 둘러 쓰고 깜깜한 거실 한 가운데서 일렁이는 촛불 하나만 켜 놓으니까 살짝 비밀스러운 단체같은 느낌... 사이비 종교 같기도 하고. 



" 카스미 쨩, 이거 답답해... 복면은 벗으면 안 되는 거야? "



" 리미, 조금만 참아! 우리가 이렇게 모였다는 게 밖에 새어나가기라도 하면... 그땐 끝이야... "



" 오타에는 또 왜 분위기를 탄 거람...그런데 카스미, 아리사는? "



사아야가 아리사 얘기를 꺼내자 카스미가 복면 위로 검지 손가락을 치켜 올려. 



" 쉬잇....! 자, 이제 모두 모였네. 내가 이런 밤에, 급하게 포핀 파티를 소집한 이유는... 이 타겟 때문이야, "



카스미가 스윽 내민 사진은 다름아닌 아리사의 스티커 사진이야.



" 어, 아리사 쨩이네. 귀여워~ "



" 그치, 리미링! 저번에 둘이 시내 갔을 때 찍은 건데, 고양이 귀 스티커 붙여 놓으니까 예상대로 너~무 귀여운 거 있지? 그런데 부끄럽다면서 인화를 안 하려고 해서, 내가 아리사 몰래 뽑았어. 이거 아리사한텐 비밀이다? 아니, 이게 아니지... "



카스미가 복면을 쓴 채로 잠시 도리도리 머리를 흔들고는 말을 이어.



" 팀 포핀 파티는, 지금부터 아리... 사진에 나온 타겟을 상대로 한 몰래 카메라 작전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 몰래 카메라? "



" 사-야, 뜬금없는 거 아니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저번에 점심 먹으면서 했던 몰래 카메라 얘기 기억 나? "



" 아, 했었지... "



" 아리사가 그랬잖아. 자길 속이면 30만 엔, 아니 소원도 들어줄 수 있다고... "



*



2주 전 쯤, 포피파의 점심 대화 주제는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몰래 카메라였어. 이유는 몰라도 그런 데 좀 엄격한 면이 있는 아리사는 친구들이 재미있었던 몰래 카메라 얘기를 할 때마다 못마땅한 표정을 하고는 늘 이렇게 대답했었거든.



" 그런 걸 좋아하고, 너네들도 참 순진하네~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잖냐. 대본대로 하는 연기라고 연기. 그런 거 보면 내가 다 오글거린다니까? "



" 그래도, 요즘 유튜브 보면 진짜로 몰카인 것도 있는데? "



" 아~ 뭐 그런 것도 있겠지. 그래도 나라면 무조건 눈치 챘을 유치한 상황이 너무 많아서, 별로 웃기지도 않아. 방금 유튜브만 봐도, 안 속으면 10만 엔? 어디 사는 사람인지는 몰라도 나한테도 좀 와줬으면 좋겠네~ 떼돈 좀 벌게. "



" 아리사, 말은 그렇게 하면서 실제로 몰카 당하면 완전 당황하는 거 아니야~? "



사아야의 말에 아리사가 얼굴을 붉히면서 성질을 내.



" 아니얏!! 사람을 뭘로 보는 거야!? 그럼 어떤 몰카든 해 보라고 해. 방송국이든 유튜버든, 나 속이면 내가 10만 엔, 아니 30만 엔도 줄 수 있다! "



" 어, 그럼 우리가 속이면 소원 들어주기? "



" 아, 맘대로 하세요! 너희들한테는 절~대 속아줄 일 없으니까! "



*



" 음, 확실히... 그런 일이 있었지. "



" 그 이후로 생각해 봤어. 아리사가 깜짝 놀랄 만한... 아니지. 깜짝 놀라는 정도로는 안 돼. 주저 앉아서 펑펑 울 정도로 엄청난 몰래 카메라를 준비해서 아리사를 놀래킨다면.... 그거야말로 키라키라 도키도키인 거야! 분명 아리사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순간, 별의 고동소리가 들릴 거야! "



" 별의 고동소리는 그렇게 가벼운 생각을 해도 들리는 구나... "



" 사-야, 가벼운 게 아니야! 생각해 봐. 그 아리사야? 귀엽긴 하지만, 평소에도 늘 틱틱대고 강한 척 하는 아리사가 우리들 앞에서 절~대로 속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었는걸. 그런데 그 말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우리가 준비한 몰카에 당해서 울어버린다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한 그 순간의 아리사의 표정은... 상상만 해도, 후.... 하.... 분명... 우리가 처음 보는 표정을 보여줄 거야! 다들 이게 왜 좋은지, 알겠어...? "



" ...알 것 같아. "



" 사아야 쨩! 사아야 쨩 마저 그러면 안 돼! "



 복면에서 입김이 나올 정도로 흥분한 카스미와 살짝 설득 당해버린 듯한 사아야를 리미가 말리려고 해 보지만, 이젠 어쩔 수 없지! 분위기는 이미 달궈지기 시작했어.



" 이건, 준비가 필요하겠네. 지금부터 팀 포핀 파티는 아리사를 위한 완벽한 몰래 카메라 세팅에 들어갑니다. "



" 오타에, 바로 그거야! 리미링도 생각해 봐. 몰래 카메라도 따지고 보면 공포 영화 같은 거라고? 재미있을 거야! " 



" 그, 그럴까...? 그치만.. "



" 어떤 게 좋을까? 정석대로, 우리끼리 싸운다 거나, 누구 한 명이 크게 다치거나 병이 생겨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거나... "



" 사아야, 안 돼. 아리사는 썩어도 학년 수석이야. 눈치가 빨라서, 그런 전형적인 몰카로는 절대로 쉽게 안 속을 거야. "



" 썩어도... 아리사 쨩 없는 데서 이런 얘기 해도 되는 걸까... 그럼, 오타에 쨩! 어차피 아리사 쨩을 울리는 게 목적이라면, 공포 몰카로 어때? 아리사 쨩도 카스미 쨩만큼은 아니지만, 무서운 얘기에 면역이 별로 없던데... "



" 리미링!!! 그건 안 돼!!! "



카스미가 쾅! 하고 책상을 치는 바람에 촛불이 엎어질 뻔 했어.



" 꺄앗!? 카, 카스미 쨩...? "



" 공포는... 공포는 안 돼. 아리사도 안 속을 거야. 현실감 있는 몰카로 하는 게 좋겠어... 절대 내가 공포가 싫은 건 아니고... "



" 그럼 뭐가 좋을까...? "



어느새 익숙해진 복면을 맞대고, 밤늦게 쑥덕대는 네 사람이 먹을 다과라도 부엌에서 혼자 준비하고 있던 아스카는 거실을 보면서 한숨을 푹 내쉬어.



' 역시 하나죠엔 안 가길 잘 했어... '



*



유튜브에서 재밌는 몰래 카메라 보다가 돌린 회로. 근데 정작 중요한 몰래 카메라 내용은 생각 좀 해 봐야겠어서 일단 유루유리 느낌 일상물으로 포피파 애들 다 넣어서 판만 좀 깔아 봤어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카스미 앞에서 아리사를 꼭 한 번은 울려야지... 아리사 울어! 펑펑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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