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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히나아야) 만약에 말야앱에서 작성

ㅇㅇ(117.111) 2020.01.01 19:09:07
조회 1724 추천 2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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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나 씨?"
 낯익은 목소리가 히나를 불러세웠다. 옛날보다 조금 어른스러운 그 목소리에 히나가 뒤를 돌아보니 특징적인 뿔 모양의 헤어스타일을 한 여성이 서 있었다.
 "카스미 쨩! 웬일로 이런 곳에 왔어?"
 히나는 졸업 후 치요다 구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밴드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카스미를 우연히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아리사가 여기 근처에 있는 의대에 지원했대서 응원하러 왔어요! 히나 씨는 이제 하교하고 있나요?"
 대학생에게 하교라는 말을 쓰는 것도 조금 어색했지만 히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카스미의 얘기에 따르면 아리사는 조금 전에 대학 시험을 보러 갔고 자신은 잠깐 주변을 산책하는 중이라고 해, 두 사람은 아리사에게 문자를 보내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카페에서 쉬기로 했다.

 "카스미 쨩은 아리사 쨩이랑 여전히 룽♪한가 보네~. 포피파는 아직 그대로인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히나였다.
 "네! 오타에는 서클에서 알바하면서 기타랑 관련된 일을 하는 것 같고, 리미링이랑 사-야도 근처에 있는 학교에 들어갔어요! 아리사는 조부모님이 거신 조건 때문에 조금 멀어질 것 같지만..."
 "아리사 쨩이라면 문제 없겠지."
 "그렇죠? 저도 아리사라면 꼭 합격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 뒤로도 히나는 코코로 쨩과 미사키 쨩이 사귄다는 게 졸업식 때 코코로 쨩네 부모님께 들켜 한바탕 소동이었다는 이야기나, 오타에 쨩과 모카 쨩이 기타 대결을 하다가 묘한 분위기가 흐르자 란 쨩이 앰프 코드를 뽑아버렸다는 이야기 등을 들었다.
 히나의 기분이 어느 정도 좋아졌다고 생각한 카스미는 넌지시 물었다.
 "맞다, 최근에 이 근처에서 영화 촬영이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당연히 카스미는 이미 치사토 본인에게 이곳에서 영화 촬영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만약 히나가 이것을 알고 있다면 파스파레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거나 아직  파스파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니, 그녀들의 관계가 다시 예전처럼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그래? 요새는 밤 늦게까지 연구실에 있을 때가 많았으니까~. 전혀 몰랐네! 어떤 영화래?"
 "앗, 그게...로맨스! 그냥 흔한 로맨스래요!"
 내심 약간의 기대가 있었기에 카스미는 조금 아쉬워하며 그렇게 대답했다. 아야의 고백을 거절한 히나에게 여자끼리의 사랑과 이별을 테마로 한 영화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흐응~."
 카스미의 대답에 히나는 별로 흥미가 없는 것인지 적당히 맞장구치며 화제를 돌렸다.
 "츠구 쨩은 요새 어때? 듣기로는 언니랑 같이 산다던데!"

 아야 쨩에게 고백받은 것은 우리가 3학년이었을 때. 파스파레도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밴드로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었고, 멤버들도 저마다 꾸던 꿈에 조금씩 가까워지던 무렵이었다.
 평소처럼 라이브 하우스에서 해산한 뒤 그녀가 다시 자신의 집에 찾아왔을 때에는 놀람보다도 의문이 더 컸다.
 "미안, 해, 히나 쨩. 히나, 쨩이, 그런, 표정을, 짓게, 하려던, 게..."
 용기를 냈을 터인 그녀의 고백. 고민 끝에 나온 것은, 훨씬 앞에 있을 그녀의 미래를 생각한 거절의 대답. 나의 말에 또다시 아야 쨩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우는 아야 쨩보다 웃는 아야 쨩이 훨씬 귀여워, 그렇게 말해 주고 싶지만 그럴 자격도 없을 거라며 가만히 보고만 있는 나.
 그렇게 멈춰 버린 시간 속에서 아야 쨩은 겨우 울음을 멈추고 나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과를 했다.
 "오늘은 정말 미안해. 잊어 달라는 건...힘들겠지만, 그래도 나도 내 마음을 최대한 정리하도록 해볼 테니까, 내일부터는 그냥 평소처럼이라도 대해줄 수 있을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아야 쨩을 좋아해. 그런 말을 삼키듯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아야 쨩이 가고, 언니가 언제까지나 들어오지 않는 날 데리러 나올 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이튿날, 나는 처음으로 학교를 조퇴하고 다른 멤버들이 없는 사무소로 가 연예 활동을 은퇴하겠다고 했다. 소속사 대표라는 사람까지 와서 만류했지만, 나는 그대로 집에 돌아가 방문을 걸어잠갔다. 처음에는 매니저를 포함한 소속사 사람들이나 친구들, 파스파레 멤버들이 방문했지만 이윽고 모두 포기하고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가장 괴로웠던 때는 아야 쨩이 와서 다시 사과했을 때, 다음으로는 언니한테 혼났을 때일까...
 그렇게 두 달 쯤 지나 히카와 히나라는 신인 아이돌의 은퇴도 잊혀질 즈음에 나는 다시 일상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어제도 그곳에 있던 것처럼 흘러가는 풍경에 스스로를 녹여 갔다. 달라진 것은 파스파레를 중심으로 맺어온 인간 관계가 사라졌다는 것 뿐.
 그렇게 아이돌이 아닌 평범한 여고생 히카와 히나는, 주변의 친절에 어리광을 부리며 평범한 대학에 입학해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컷! 마루야마 씨, 부끄럽긴 하겠지만 시라사기 씨 얼굴을 피하지 말아주세요~."
 "네!"
 그녀를 다시 보기 전까지는.
 아야 쨩과 치사토 쨩이었다. 주변에는 촬영 때 자주 보던 방송 카메라. 양손을 맞잡고 서로를 마주보는 아야 쨩과 치사토 쨩. 중년 남성의 오케이 사인.
 학교 앞에 펼쳐진 모든 비일상적인 풍경은, 언젠가처럼 다시 나를 세상 밖으로 떨쳐내려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러한 힘에서 도망치듯 자취방으로 돌아가, 그 날 이후 처음으로 그녀에 대해 찾아보았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전' 파스텔 팔레트 멤버. 그리고 그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가수 마루야마 아야, 영화 출연 결정" 이라는 기사. 확인해보니 조금 전 치사토 쨩과 함께 찍고 있던 영화에 대한 기사로, 영화 내용은 사랑에 빠진 두 여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설 원작으로, 결말는 한 번 헤어졌다가, 주인공이 서로가 조금 더 어렸다면 오히려 헤어지지 않고 계속 사귀었을 것이라며 독백하던 때 연인이 나타나 다시 사랑을 확인하면서 끝난다고 한다.
 '결말 말고는 꼭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네.'
 만약 내가 조금 더 어렸고 파스파레가 막 결성됐을 때였다면 아야 쨩의 고백을 받아줬을까. 우리도 코코로 쨩과 미사키 쨩, 카스미 쨩과 아리사 쨩처럼 행복할 수 있었을까.

 히나와 카스미가 커피를 거의 다 마시자 아리사가 카페 안으로 들어어왔다.
 "히나 선배, 죄송합니다! 카스미가 폐를 끼치진 않았나요?"
 "괜찮아~. 그리고 이젠 선배가 아니니까 선배라고 안 불러도 돼."
 세 사람은 카페 앞에서 한동안 이야기하다 헤어졌다. 카스미는 히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헤어질 때까지 말하지 못했다.
 "결국 이런 걸까~."
 영화나 드라마나 순정만화 같은 사랑은 결국 만들어진 것. 아주 드물게 정말로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얘기.
 신호를 기다리며, 히나는 언젠가 다시 아야 쨩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쓰고 싶어짐
히나아야 백년해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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