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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하나메르] 약속 1-1화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5 01:10:56
조회 691 추천 2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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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메르가 보고싶어서 자급자족하는 글





꿈을 꿨다.

언제부턴가 꾸기 시작한 똑같은 꿈.

꿈에는 드넓은 꽃밭과 높은 하늘 그리고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다.

여자아이는 내게 예쁜 꽃한송이를 건네며 말한다.


[박사님 박사님! 저는 이 다음에 크면은요. 박사님이랑.....]


아이는 선홍빛의 작은 입술을 움직이며 말을 했다.

그리고 계속 움직이는 작은 입술, 하지만 아이의 말은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박사님, 꼭이예요!]


[네, 꼭.]


나는 그 어린 여자아이와 새끼손가락 걸며 무언갈 약속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걸때면 항상 깨닫는다.


'이건 그냥 꿈이 아니야, 언젠간의 나의 기억.

그러면 그건 언제였지?'


꿈이 기억의 한 장면인 것을 깨달으면 항상 화면이 꺼지듯 나의 꿈이 끝나버린다.


-------------------------


창문의 커튼 틈사이로 들어온 눈부신 햇살이 나의 잠을 깨운다.


[그리운 꿈..]


꿈에서 깰 때면 항상 아쉬움이 남을만큼의 그리움이 맴돈다.

게다가 오늘따라 그리운 향과 품 안에서 따뜻함도 느껴지는 것이 나를 더욱 여운남게 만들었다.


'..어라, 품 안..?'


서서히 잠이 깬 나는 품안의 따뜻함에 의아함을 가졌다.

이불을 살짝 들춰내자, 그곳엔 새근새근 자고 있는 하나양이 있었다.

들춰낸 이불사이로 아침 햇살이 하나양의 얼굴을 비추자 하나양의 미간이 찌부러졌다.

하나양의 찌부러진 미간을 검지손가락으로 눌러보자 미간이 펼쳐지며 '으음' 거리는 잠꼬대와 함께 얼굴에 금새 미소가지었졌다.

하나양의 미소지으며 곤히 자는 얼굴을 보니 나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딸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차, 이게 아니지.'


잠결이라 나도 모르게 넘길뻔 했으나, 여기는 내 방이고 하나양의 방은 따로 있다.

즉, 하나양은 내 방에 갑작스럽게 침입한 침입자란 뜻.

게다가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기도 한 나는 이번엔 따끔하게 혼을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어찌 깨울수 있을까..

잠시 고민에 빠져있자 하나양이 작은 기지개를 키며 눈을 떴다.


[으으음... 앗.. 박사님.... 조흔 아침이예여 헤헤]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나에게 아침 인사를 남기는 하나양.


[..좋은아침이예요 하나양. 그보다 어째서 또 제 방에 하나양이 있는 건가요?]


[헤헤, 저 어젯밤 문뜩 떠올랐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때 제일 먼저 보이는것이 박사님이면 정말 행복할거같다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그만]


[허어...]


따끔하게 혼을 낼려던 나는 하나양의 당당함에 말문이 턱 막혔다.


[박사님박사님! 그러니까 저희 결혼해요!]


[하아.. 아침부터 프러포즈라니, 하나양 참 로맨틱하네요.]


나는 하나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앗, 박사님 또 안 믿으시는거죠!!]


하나양의 '또' 라는 말, 말 그대로 하나양의 이런 고백 또 한 한두번이 아니다.


하나양은 나를 졸졸졸 따라오며 뾰로퉁한 표정을 지었다.

주방으로 들어간 나는 아침일과의 하나인 커피를 내리기 시작하며 하나양의 말에 대답을 이어갔다.


[하지만 하나양 저를 볼때면 항상 그 말인걸요, 처음엔 당황했을진 몰라도 이젠 안 속는다고요?]


[마치 제가 거짓말을 한다는 말투네요..]


한층 더 볼을 부풀리며 뾰루퉁해지는 하나양.


'귀여워..'


그런 하나양의 볼을 손가락으로 콕 찌르며,


[그럴게 하나양은 오버워치에서 저를 처음 만났던 그 순간부터 그 말이니까,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했다면 누구라도거짓말인걸 알수있다고요.]


나는 추출이 완료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하나양에게 거짓말에 속지 않는 어른의 여유가 담긴 미소를 지었다.


[하아아..]


하나양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속으로 이젠 이 장난도 끝일것임을 예상했다.

하지만 하나양의 입밖에서 나온 말은 나의 예상을 뒤집었다.


[미소 짓는 박사님 너무 섹시해..]


순간 마신 커피를 뿜을 뻔 했다.

하나양의 장난엔 익숙해졌지만 갑자기 들어오는 이런 말엔 여전히 내성이 부족하다.

나는 하나양의 정신을 딴 곳으로 팔기위해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보니 하나양 메카수리는요?! 잘 되어가나요??]


[후후후, 무려 어제 끝났지요!]


하나양은 나에게 브이를 취하며 말했다.


[박사님은요? 연구 끝나셨나요??!

제발 끝났다고 해줘요. 저희 둘 다 이번 일이 끝나면 같이 데이트 하기로 했잖아요~~]


[데이트랄까 평범한 휴가 아니였나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전 아직 끝날려면 조금 남았어요.]


[그럼 오늘도 바쁘겠네요.]


[어쩔수없죠, 이것도 오버워치의 일인걸요.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줘요.]


나는 시무룩해진 하나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히힛.]


[?]


[박사님이 머리 쓰다듬어주니까 기분이 좋아졌어요.]


[읏.]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일까.


[그럼 박사님 어서 끝나고 저희 데이트해요! 빨리 끝날 수 있길 응원할게요.]


하나양은 양 주먹으로 '아자'하는 포즈를 취하고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


'방금 전은 귀여웠을지도.. 앗, 아니지 어서 일해야죠 일!'


나는 마시던 커피를 한 입에 마저 털어 넣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와 하나양은 현재 오버워치의 숙소에 같이 지내고 있다.

숙소라고해도 임무를 위해 잠시 마련한 임시 숙소로 나와 하나양 둘이 지낼거라 작은 주택을 하나 빌린 것 뿐이지만.


주택은 1층엔 공용부엌과 나의 개인 연구실 하나, 2층은 각자의 방 2개 그리고 지하에는 메카 연구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임무는 나의 나노생체기술의 발전연구와 하나양의 메카기술 상향이며, 메카를 좀 더 세밀히 개조하기 위해 우린메카의 시초이자 하나양의 고향, 한국의 부산으로 와 있다.


그리고 이번 임무가 끝나면 잠시동안의 휴가가 있을 예정인데,

한국은 10여년도 전에 생체연구를 위해 잠시 들린적은 있긴하지만 당시엔 논문에 바빠 제대로 한국을 본 적이 없는 나를위해 휴가동안 하나양이 이 곳을 소개해주기로 했다.


[이 진행속도 대로라면 금방 끝나겠는걸요.

하나양과의 데이트라.. 확실히 조금 재밌을 것 같긴 하네요.]


나는 눈 앞의 서류에 숫자들을 끄적이며 혼잣말을 했다.

하나양과의 외출에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서.


------------------------------------------------------------------


아침 해가 떠오르고 밖에는 아침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더 하면 끝날 것 같은 연구에 나는 그만 멈추지 못하고 철야를 해버렸다.


[하아암~ 벌써 아침이 되버렸네요, 하나양은 아직 자고 있을까요?]


피로가 쌓인 나는 깊은 하품을 내뱉으며 자기 전 하나양의 방에서 하나의 상태를 살짝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자고 있을거라 예상됐던 하나양의 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나양 벌써 일어났나?'


방문을 두드려 볼까 했으나 문이 열려있어 안이 훤히 보였다.

밝은 방안에서 일찍 일어났는지 하나양은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을 하면 이겨야지!]


하나양의 신난 목소리.


[하나양?]


[엣 박사님?!]


[일찍 일어났네요. 게임 중이였군요.]


[앗, 뭐 그런 셈이죠.. 그보다 박사님은 어떻게 이 시간에?!]


[연구가 조금만 더 하면 끝날 것 같아 계속 하다가 그만 철야를 해버렸어요.]


[그럼 연구는 끝난건가요?!]


[네.]


[그럼 이제부터 저랑 데이트네요!]


[후후 그렇네요. 그런데 하나양 아까 누구랑 얘기하는거 같던데 아닌가요?]


[아, 이건 게임 유튜브 방송 중이예요. 제 방송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날 때면 거의 하고 있죠!]


[그렇군요.]


하나양과 대화를 하던 중 어느새 하나양의 방안에 들어 온 나는 화면에서 어떤 문구를 발견한다.


[..하나양 혹시 지금까지 몇시간 짼가요?]


[에... 그게... 얼마 안됐을걸요..?]


[여기 24시간째 접속 중이라고 나와 있는데요?]


나는 게임 화면 속 채팅방에 올라온 문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나양.. 일찍 일어나서 게임한게 아니라 안자고 하고 있던 건가요?

어제 아침 헤어진 그 순간부터..?!]


[에헤헤...]


[참고로 그간 하나양 뭘 먹으며 하셨나요?]


나는 최대한 웃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최대한. 웃으면서. 부드럽게.


[박사님, 웃는게 무서워요..]


하나양은 겁 먹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여기있는 수많은 도리토스와 탄산음료.. 이것뿐은 아니겠죠?]


[헤헤..]


또 다시 대답이 아닌 떨리는 웃음과 이번엔 갈 곳 잃은 시선의 하나양.


[하나양.]


[ㄴ..넵!]


[당장 컴퓨터 끄고 제 방으로 오도록 하세요.]


[히끅..넷..]


---------------------------


똑똑


[박사님 들어가도 되나요?]


[네 들어와요 하나양.]


하나양은 나의 대답에 내 방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 침대에 앉아 주세요 하나양.]


[네? 침대요?!]


무슨 상상을 한건지 하나양은 양팔로 순간 몸을 감싸더니 침을 꿀꺽 삼키고는 얼굴의 페이스페인팅 위로 보일만큼 붉어진 뺨을 가지고 나의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나는 그 옆으로 링겔을 들고 갔다.


[엣?]


[살짝 따끔할거예요.]


나는 하나양의 팔에 링겔 바늘을 꽂았다.

눈 하나 깜박임 없이 잘 참는 하나양.


'어려도 군인이니까, 이런건 익숙한 거겠지..'


[하나양의 방은 지금 너무 지저분하니까 제대로 숙면은 어렵겠죠. 오늘 하루는 제 방에서 푹 쉬세요.]


[박사님 갑자기 무슨..?]


[밤을 샜다면 지금 육체피로가 엄청날 거예요. 그러니 일단은 숙면부터 취하고, 일어나면 식사를 해서 건강을 챙기도록 하죠.]


[아....]


하나양은 무얼 기대했는진 몰라도 엄청 실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박사님 아깐 화나신게..]


[네.. 제게 화났어요. 미안해요 하나양.

하나양은 아무리 군인이고, 오버워치 영웅이라 할 지라도 어린 아이였는데, 그간 많은 임무로 인해 놀고 싶은것도 꾹 참다가 오랜만에 온 휴가에 그간 쌓인게 터진거죠? 저라도 옆에서 하나양을 돌봤어야 했는데 그만 제 연구라는 핑계로 하나양을 뒤로 해버리고..]


이때 나는 몰랐다.

하나양은 예전부터 겜창인생이였음을.

하나양은 나의 착각을 눈치 챘음에도 아픈 양심을 뒤로 숨기기로 했다.

[그럼 오늘은 푹 쉬는거예요 하나양.]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암막커튼으로 햇빛을 차단 후 불을 끄고 방을 나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앗, 박사님 같이 자는게 아닌가요?!]


[푹 쉴려면 혼자인게 좋잖아요. 전 걱정마요 연구실에 침대가 더 있으니깐요.]


[하지만 저.. 박사님이 있어야 푹 잘수 있다고요? 그러니까..]


하나양은 애걸하듯 양손을 모으고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저 눈과 마주치면 난 어떤 부탁도 거절할 수가 없다.

분명 하나양도 알고서 하는 거겠지.


[이번뿐이예요..]


[박사님 좋아해요!]


하나양의 고백에 나는 시선을 돌리며 하나양의 옆에 누웠다.


[박사님 팔베개 해주시면 저 더 잘 잘수있을거 같은데..]


한번 더 반짝거리는 눈빛.


[..이번 뿐이니깐요.]


나는 한쪽 팔을 하나양에게 건네 줬다.


[히히.]


내 팔을 베고는 그대로 나에게 안기는 하나양.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전 하나양에게 약한거 같네요..

이것도 다 딸 같아서 그런거겠죠..'


스스로 '딸 같은건 없지만서도' 라며 나에게 태클을 걸어본다.


'점심쯤엔 일어나서 하나양에게 영양가가 풍부한 식사를 만들어줘야겠어요.

그리고 식사 후엔 건강검진을 하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철야를 한 탓일까, 난 하나양이 잠들기도 전에 먼저 잠이 들었다.


[박사님.. 피곤하셨구나...]


눕자마자 잠든 나를 하나양은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의 귓가에 자그맣게 속삭였다.


[박사님, 오늘도 수고많았어요 사랑해요.]


그리고 그 날 나는 또 그 여자아이가 나오는 꿈을 꿨다.


-------------------------------------------------------------








오랜만에 쓰는 글인데 생각외로 장편에다가 최대한 짧게 끝낼려니 급전개 좀 많음

하지만 자급자족이기에 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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