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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려는 중에 하나가 오버워치에 영입된건 세간에서 큰 화제였어. 기존 요원들도 하나가 사람들에게 오버워치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게 할 거라고 좋아했는데 메르시는 하나가 요원으로 활동하는게 썩 내키지는 않았어.

메르시가 하나를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었음. 오히려 성격이 밝고 자신을 잘 따르는 하나를 메르시는 엄청 좋아했어. 하나는 뛰어난 인재이기도 했고. 그런데 그래봐야 하나는 19살밖에 안 됐고, 메르시는 하나가 너무 어린 나이에 오버워치의 세계에 뛰어든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걱정스럽고 안쓰러운 마음도 있었어. 마침 그 시기는 메르시가 자기는 오버워치의 일에만 몰두하며 보내버린 젊은 시절을 생각하는 일이 잦았거든. 그래서 메르시는 하나가 너무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끔 최대한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해.

요원으로서 하나의 첫 임무는 예전 오버워치의 감시기지를 다시 탈환하는 거였어. 오버워치가 와해되고 버려진 시설들은 범죄자들의 소굴이 된 곳이 많았는데 하나가 간 곳은 의도는 모르겠지만 전투용 로봇들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또 그곳을 지키고 있었어.

임무는 순조로웠어. 기지의 로봇들은 성능이 좋지 않아서 요원들의 계획대로 쉽게 유인되었고 한 자리에 모인 대량의 로봇들은 하나의 메카를 자폭시키면 쉽게 정리가 될 상황이었어. 하나는 자신만만하게 메카의 자폭 시퀀스를 가동시켰고 그렇게 하나의 화려한 데뷔가 성공하나 했어.

그런데 정작 하나가 메카에서 탈출하지 못한거야. 메카에 무슨 결함이라도 있었는지 탈출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라 뭐가 어떻게 된 지도 모른 채 메카가 폭발해버렸어. 뒤늦게 메르시를 비롯한 요원들이 폭발 지점을 향해 달려갔지만 메카 안에서 폭발해버린 하나는 흔적조차 없었지. 메르시는 절망했어. 그렇게 예쁘고 젊었던 하나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린 것도 슬펐지만 하나를 위해 자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할 수 없다는게 메르시한테 너무 큰 충격이었던거야. 메르시의 기술로는 거의 죽은거나 다름없던 사람을 살릴 수는 있어도 이미 죽어버린 사람을 살릴 수는 없었거든.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어. 물론 하나가 죽은 것만으로도 정말 슬픈일이었지만 다른 문제는 하나가 오버워치의 요원으로서 임무 중에 죽어버렸다는 거야. 신입 요원이 첫 임무에 나서자마자 장비 결함으로 죽어버리다니.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오버워치에 큰 타격이 될 건 뻔한 일이었지. 가뜩이나 이전에 오버워치가 와해된 것도 사람들이 더 이상 그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니까. 게다가 하나는 세계적으로 너무 유명한 사람이었잖아. 다른 요원이었으면 어떻게든 오버워치 내부에서 조용히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그냥 조용히 묻어버리기엔 하나의 존재는 너무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던거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찾을 수 없었어. 아무리 생각해봐야 죽은 하나가 살아나지는 않을테니까. 모두들 계속 고민하는 와중에 메르시가 제안을 하나 내놓았어.

바로 하나와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를 만들자는 거야. 하나의 죽음을 함부로 알릴 수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사람들을 속여보자는 작전이었지. 어차피 오버워치의 기술력이라면 당장 눈속임용이 아니라 실제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건 어렵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메르시의 제안에 쉽게 찬성하는 사람은 없었어. 인공지능 로봇을 혐오하는 토르비욘같은 사람도 있고 무엇보다 윤리적인 문제도 있었으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고인능욕이잖아.

하지만 어떤 문제가 있든 메르시의 제안보다 더 나은 대책은 없는듯해서 오버워치는 메르시의 주도로 로봇 송하나를 만들기 시작해. 온갖 기술력을 동원해 만든 로봇 송하나는 정말 완벽했어. 외모는 말할 것도 없었고(심지어 로봇이라는 티가 전혀 나지 않았음), 목소리, 말투, 성격, 습관까지 하나와 완전히 똑같았고, 인간의 신체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거의 완격하게 구현됐어. 거기에 대량의 데이터까지 주입되어서 로봇 송하나는 하나의 생전 기억까지도 보유하게 되었어.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됐는데, 메르시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 로봇 송하나가 스스로 로봇이 아닌 인간 송하나로 믿게끔 프로그래밍을 해. 메르시의 말로는 로봇 송하나가 어쩌다 외부에 접촉을 하게 되면 로봇인게 알려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지만, 그 속내는 알 수 없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작동을 시작한 로봇 송하나는 평소 자다 일어난 하나의 상태와 똑같았어. 조금 잠긴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로봇 송하나를 보고 메르시는 감정을 못이기고 로봇 송하나를 끌어안는데, 어떻게든 만들어놓은 사람같은 피부와 체온은 생전의 하나를 더욱 연상시키게 했고 메르시는 북받치는 슬픔에 거의 오열을 해. 영문을 모르는 로봇 송하나는 메르시에게 안겨서 안절부절 못하고.

로봇 송하나가 가동하는 이후로 오버워치는 다시 이전과 같은 분위기가 됐어. 다들 로봇 송하나를 보며 마음이 조금 불편했지만 일단 로봇 송하나는 생전 디바와 완전히 똑같았으니까 일단은 아무렇지 않게 대해줬지. 물론 다시 태어난 하나도 메르시를 정말 좋아했어. 메르시는 로봇 송하나가 생전 하나처럼,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는 이유가 프로그래밍 되었기 때문이란걸 알면서도 눈앞에 하나가 있다는게 너무 좋은 나머지 스스로를 속이고 로봇 송하나가 진짜 송하나라고 믿어버려. 메르시와 로봇 송하나는 서로 의지했고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되었지.

하지만 영원한 거짓말은 없는 것이었나 봐, 방에서 자신(로봇 송하나는 자기가 진짜 송하나인걸로 알고 있으니까)의 앨범을 보던 로봇 송하나는 점점 무언가 이상함을 느껴. 옛 사진을 보는데 뭔가 구체적인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거야. 비록 메르시가 최대한 많은 데이터로 하나의 생전 기억을 주입해놨지만 메르시가 하나를 모르던 시절의 구체적인 사건은 예외였지. 로봇 송하나는 자신의 부모님이 누구고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았지만, 부모님과의 추억은 떠올리지 못했고, 학교에 다닐 때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였는지 알지 못했어.

앨범을 닫은 하나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이상하게도 자신이 있었던 모든 일의 구체적인 사건이 떠오르지 않는거야. 로봇 송하나는 그 사실을 메르시에게 상담했지만 메르시는 피곤해서 그럴 거라고 넘겨. 하지만 여전히 로봇 송하나에게는 의구심이 남았지.

결국은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고 말아. 임무 도중에 로봇 송하나가 폭발에 휘말리고 만거야. 진짜 하나가 죽었을 때와는 다르게 로봇 송하나는 뒤늦게라도 탈출할 수 있었어. 근데 폭발 때문에 오른팔이 날아가버린거야. 로봇 송하나의 팔이 있던 자리에는 인공 근육과 철제 뼈대, 전선과 부품이 드러난 채 스파크가 일고 있었어.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지. 로봇 송하나는 완전히 패닉상태가 돼버려서 거의 절규를 하면서 메르시에게 물어. 자기의 정체가 도대체 뭐냐고. 메르시는 계속 너는 진짜 송하나다, 예전에 팔을 잃은 너에게 인조 팔을 붙여주었는데도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해서 다친 기억을 지운거다 라며 자기를 믿어달라고 애원을 하지만 그런 말은 더 이상 로봇 송하나에게 통하질 않았어.

오버워치에, 특히 메르시에게 큰 반감을 가진 로봇 송하나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지는 예측할 수 없었어. 만약 로봇 송하나가 외부와 접촉한다면 오버워치가 위험해질거라고 판단한 다른 요원들은 그 자리에서 로봇 송하나를 폐기하기로 결정해. 메르시는 독단적 행동으로 조직을 혼란에 빠뜨릴 뻔했다는 명목으로 징계를 받게 되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여전히 하나의 죽음은 밝히지 않았지만 아직 오버워치에 크게 위기가 찾아오지 않았고 메르시도 일에 복귀했어. 메르시는 똑똑하고 이성적인 사람이어서 금방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 오히려 자신이 로봇 송하나를 만들었던 것을 후회해.

사실 하나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해 로봇을 꼭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없었어. 얼마나 금방 들통나든 내부에서 숨기려 한다면 숨길 수는 있었을 테니까. 로봇을 만든다 해도 그 로봇이 스스로 진짜 송하나라고 믿게 할 이유는 없었지. 메르시가 살아있는 송하나의 존재에 과할 정도로 집착을 했던 것은 메르시 개인의 욕심 때문이었어. 메르시는 하나를 통해서 위로를 받고 싶었거든. 메르시는 젊음을 잃어버렸고 하나는 젊었으니까, 밝은 에너지를 마구 발산하는 하나를 메르시는 좋아했고 하나와 가까이 지내면서 약간의 대리 만족도 느꼈을거야. 하지만 이제 메르시는 그런 증상이 단순한 감정의 기복과 약간의 우울증세 때문이었다고 여길 뿐이야.

그렇다고 메르시가 하나를 완전히 놓은 건 아니어서 매일 잠들기 전 밤마다 자신의 방으로 놀러오던 하나를 떠올리며 살아가겠지.       

뭔가 삘이 와서 막 써댔는데 결과는 개소리의 나열일 뿐이네 무엇보다 이게 내용이 적절한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