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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내여친은연예인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0.66) 2020.04.23 22:27:12
조회 1057 추천 46 댓글 6
														
어떤 갤럼이 줬다.소재를.쓴다.2편.고맙다.



내 여친은 연예인이다. 그 것도 꽤 탑급의. 요즘 특히 더 잘나가서 채널을 돌릴 때 심심찮게 언니를 볼 수 있다. 지금은 물끄러미 언니가 MC를 보는 음악 방송을 보는 중이다. 다른 연예인들이 춤추고 노래하는건 재미 없는데, 그 사이 사이 언니가 멘트 치는걸 보는 맛으로 본다.

언니는 바쁘다. 촬영 섭외도 엄청 많이 오고 온갖 프로를 찍느라 밤을 새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의 8시를 가르키는 시계를 힐끗 봤다. 오늘도 늦을 모양이네. 하지만 나는 착한 여자친구니까 혼자서도 잘 논다.

냉장고에 구비되어있는 맥주를 꺼내서 티비 앞 작은 탁자위에 올려놨다. 이 음악방송이 끝나면 토크쇼를 한다. 나는 이 토크쇼를 기다리고 있는거다. 토크쇼임에도 특이하게 라이브인데다 엠씨들이 짖굳기로 유명하지만 그만큼 화제의 사건들을 잘 다뤄서 명실상부 예능1위다.

이 프로를 언니도 즐겨봐서 얼마 전 섭외가 잡혔다고 방방뛰던 기억이 난다. 지금 언니는 이 토크쇼 촬영을 하러 갔겠지. 근데 다른 게스트는 누가 나오더라... 맥주를 한모금 들이키며 인터넷에 검색을 했다.

내가 사랑하는 세상에서 젤예쁜 우리 언니와, 관심없는 기타 등등의 인간과...  엑? 며칠 전 언니와 스캔들이 났던 남배우도 있다.



아아..어쩐지. 머릿 속에서 뭔가 상황이 착착 맞춰졌다. 며칠 전 보통 소속사에서 아니라고 하면 금방 스캔들은 잠잠해지기 마련인데 이놈의 스캔들이 잠잠해지지가 않는다고,  언니가 화를 잔뜩 낸 적이 있었다.

아마 우연히 스캔들이 나기 전 잡힌 이 프로그램에 게스트가 그 둘인 것을 알고 사람들은 회로를 돌리기 시작한 것일테다. 소속사에서 아니라고 공표했지만 이른바 '존버'해본다고. 그 둘이 이 시기에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은 정말 단순히 우연일테지만, 사람들은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쿡쿡 웃으며 들고있던 맥주 캔을 살짝 흔들었다. 오늘 또 잔뜩 화내겠네. 라이브 방송에서 표정관리 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귀여울까.


대충 촬영 잘 하라는 문자를 보내놓고 티비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 이제 곧 광고가 끝나고 토크쇼 오프닝을 하는 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게스트가 들어온다. 우리 언니도 저기 있다.


[아~ 요즘 ㅇㅇ씨와 ㅁㅁ씨는 핫하죠!]
[하하...]


역시 아니나다를까 MC는 짖궂은 말투로 화두를 꺼낸다. 다른 연예인 들이 당할때는 배꼽 잡으면서 웃더니, 직접 당하니까 화가 나는 모양이다. 언니랑 오랜시간 같이 지낸 나는 알 수 있다. 웃고 있지만 미묘하게 찌그러진 저 눈썹. 하하, 가 언니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예쁜 말일걸.


카메라는 번갈아 둘의 얼굴을 비춘다. 살짝 빡친듯한 언니와 타칭 대가리 텅텅이라는 남배우. 어쭈? 그 순간 남배우의 볼언저리와 귓바퀴가 붉게 물든다. 저, 저. 언니는 저 놈팽이가 자기한테 관심있다는 말 전혀 없었는데.  


[두 분, 어떻게 알게 되신거죠~?]
[얼마 전에 찍은 예능에서 알게 되었어요.]


놈팽이가 쑥스러운듯 뒷머리를 긁적인다. 그 모습에 슬슬 화가 나서 맥주 캔을 찌그러질듯 꽉 쥔다.

그리고 연이어 티비 화면에는 열애설의 증거랍시고 짜깁기한 자료들이 떠올랐다. 예능에서 한 게임에서 붙어있는 모습과, 언니 해외 출국 날 같은 신발을 신은 것 따위. 저 스니커즈 흔한거지만 나랑 커플이란말야~! 저 놈팽이가 아니라.

괜시리 속타는 마음에 안주도 없이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티비 프로가 시작될 때 까지만 해도 나는 곤란해하는 언니 모습을 구경하다가 놀려줄 생각이 가득했는데.


[그치만 ㅁㅁ씨랑 저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이미 공식 발표도 했구요!]


언니가 두 손을 내저으며 필사적으로 부정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두 사람의 열애를 기정사실화 하는 듯 했다. 한술 더 떠서 ㅁㅁ라는 놈팽이는 이상한 눈빛까지 보내고. 두 엠씨는 맞장구를 쳐댔다.


[에이~ ㅁㅁ씨는 아닌것 같은데? 그쵸?]
[하하, ㅇㅇ씨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무슨 뜻이야 또. 속에서 천불이 나서 냉장고에서 새로운 맥주를 가져다 벌컥벌컥 들이켰다. 찬 액체가 몸 속에 들어가자 그 청량감에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얼굴이 화끈화끈 거리는게 겨우 맥주 두 캔 이지만 급하게 먹어서 취기가 도는 것 같았다. 언니는 내 여자친군데, 나만 아는 것 같아. 속상해.


[시청자 반응도 폭팔하고 있어요! 다들 잘 어울린다는데요?]


시청자가 문자를 보내 띄울 수 있는 배너에도 언니와 놈팽이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이제 그만해, 하루 종일 스캔들 얘기만 할거야? 결국 짜증이 나 버려서 티비를 끄고 소파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발 끝에는 어느새 서 너개 정도의 빈캔들이 채였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짜증나....




몇 시간을 그렇게 가만히 누워 있었을 까. 분명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정신은 점점 또렷해졌다. 갑자기 언니가 무지 보고싶다. 전화라도 할 까 했지만 아직 일하는 중이면 곤란할 것 같아서 애꿎은 핸드폰만 들었다놨다 했다.

자꾸 그 기생오라비같이 웃는 놈팽이 얼굴이 떠올라서 괜히 허공에 주먹질을 했다. 너 따위가 아니고 언니는 내 거라고.

한참을 소파 위에서 쿵쾅거리고 있을 때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들려왔다. 언니다. 거의 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도어락 푸는 소리로도 언니인지 다른 사람인지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규칙적으로 띠, 띠, 띠 누르는 것은 언니뿐이다.



소파에서 용수철처럼 튕겨 나가 현관으로 달려갔다. 마침 현관문이 열리고 찬 바깥냄새가 훅 들어왔다. 킁킁, 고기냄새, 그리고 약간의 술냄새. 회식 한건가.


"어머."


시간은 보지 않았지만 꽤 늦은 시간이었는지 언니가 문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에 놀란듯 토끼눈을 뜬다.


"히잉..."


언니를 보니까 아까 화 났던 것이 무색하리만큼 사르르 풀렸다. 나는 나보다 한뼘 큰, 거기다 힐을 신어서 더 큰 언니에게 답싹 안겼다. 언니도 몸을 숙여서 마주 안아주었다.

언니가 한눈을 팔 까봐 걱정이 되진 않지만, 모두가 이 사람이 내거라는 것은 알았으면 좋겠다. 그 딴 인간이 아니라, 내거라고.


"너.. 술마셨어?"
"조금요."
"왜?"


언니는 마주 안은 채로 내 어깨죽지에 코를 박아 냄새를 맡더니 묻는다. 숨결에서 술 냄새가 나는 모양이다. 아니면 내 어깨 너머로 빈 맥주캔들이 굴러다니는 것을 봤을지도.

맥주는 즐기지만 술냄새가 나거나 취기가 오를 때 까지는 잘 먹지 않는 나기에 언니가 의아한 듯 묻는다. 그러더니 아, 하고 말을 끊는다. 어쩌면 눈치를 챈 모양이다.


"언니는 제거에요."
"당연하지."


그때를 틈 타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서 어리광을 피웠다. 아깐 너무 미워서 보고싶다가도 보기싫었는데 역시 껴안고보니 나는 언니없음 안되겠다 싶다. 방송용 까끌한 화려한 블라우스 레이스가 볼에 닿았지만 신경쓰지 않고 언니를 더 꽉 껴안았다. 위쪽에서 푸스스 하는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ㅁㅁ따위랑 만나면 안돼요."
"아닌 척 하더니 신경쓰였구나."


정확히는 방송을 보고 나서지만. 그러나 사족을 덧붙이기는 싫어서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언니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내 얼굴을 감싸쥐었다. 얼굴을 묻고 있던 가슴팍과 꺼끌한 느낌이 사라지는 듯 싶더니 내 얼굴은 언니의 손에 의해 고정되었다. 시야에는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킨 그 아름다운 얼굴이 가득찼다.

사람들이 전매특허라고 말하는 예쁜 눈웃음이 잠깐 보이는 듯 싶더니 이내 언니가 자주 쓰는 플로럴향과 약간의 알콜 향이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너밖에 없어. 들릴듯 말 듯 속삭인 언니가 입술을 부딪혔다. 아니, 잘못 들은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깊은 입맞춤에 몽롱히 빠져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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