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니를 사랑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은 단순한 가족애로써, 자매로써 사랑할 뿐만 아니라 성애의 의미로도 사랑하고 있다.

소유욕과 애욕이 뒤섞여 범벅이 되서 속을 헤집어 놓을 정도로 사랑하고 있다.

이런 일, 잘못됬다는 사실을 모를리가 없다.

이런거 누군가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속 깊이 꼬매놓고 숨겨두었다.

고작 한 살 차이 밖에 안되는 자매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언니는 겉보기로는 중학생으로도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 하지만 우수한 모범생이었고, 자상한 언니였다.

나는 그런 언니의 영양분을 다 빨아갔는지 키는 평균보다 큰 덕에, 운동만큼은 자신 있었다. 하지만 공부는 잼병, 허구언날 투덜거리기만 하는 동생이었다.

주변에서는 자주 우리 자매를 비교하곤 했지만 그런거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걸로 나빠질 자매 사이는 아니었다.

내가 언니에 대한 사랑을 자각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언니, 친구 집에서 자고 올께.]

난생 처음있었던 일, 언니가 없었던 저녁 밤에 자려던 그 날에 도저히 잠이 들지 않아 뒤척이다가 자정이 넘었을 무렵.

왠지 답답하고, 거북한 마음에 화가 일었다.

쓰린 속에 부엌에서 물 한 컵을 들이키고는 내 방에 가기 위해 언니 방을 지날 무렵, 갑자기 언니가 몹시 보고 싶어졌었다.

나도 모르게 홀린 듯 들어간 언니방.

언니 특유의 향이 나는 그 침대에 얼굴을 묻고, 언니의 체향이 가득한 이불 속에 감쌓여 느끼다가 그토록 오지 않았던 잠에 빠져들었다.

그 후로 언니가 집을 비우거나, 늦으면 언니의 방에서 언니를 느끼는 일이 일과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걸 버릇들었다고 해야하나.

처음엔 그저 내가 의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의존을 넘어, 그 이상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처음엔 언니의 침대에서, 언니의 땀에 젖은 옷에 손댈 때.

그 다음은 샤워하려고 벗은 속옷을 세탁기에서 꺼내들고 거기에 얼굴을 묻었을 때.

'아, 나는 여자로써 언니를 바라고 있구나.'

'미쳐버린게 분명해.'

'이런거 있을 수 없어.'

언니가 이 사실을 알면 날 혐오할 게 틀림 없어.

하지만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점점 속일 수 없게 되버렸다.

언니와 손을 맞잡을때 히죽거리는 입을 막을 수 없다.

언니와 포옹할 때 가슴의 두근거림을 멈출 수 없다.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먹이에 반응하는 개마냥 침이 흐르는 것 같았다.

한참 사춘기인 나이, 여자인 몸이 언니에게 강한 호르몬반응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가 또 친구의 집에서 자고 온다고 하였던 그 날.

평소처럼 없는 언니의 침대에 들어가 숨겨두었던 언니의 속옷에 얼굴을 묻고서 위로하던 그 날.

너무 집중하고 있어 방문이 열릴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던 그 날.

들켜버리고 말았다.

아 글 못쓰겠다. 신입은 다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