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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승지영원 - 만약에 그곳에 아무도 없었더라면 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2 00: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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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는 1부 마지막 화
마지막 찢통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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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의 무거운 철문을 열고 발을 디딘 곳에는 다행이 아무도 없었으며 책상 위에는 약속된 8억이 있었다.
승지와 영원은 그 8억을 챙겨들고 타고 온 차로 돌아가 부산을 떠나기 시작했다.
정말 위험했던 도박과도 같던 일, 급하게 운전을 하던 승지는 고속도로에 진입하고서야 한 시름 놓은 듯 작은 한숨을 뱉어냈다.
그러자 아까 영원이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던 무언가가 떠올라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자 귤이 나왔다.

"이건..?"
"너 귤 좋아한다며."

그렇게 말하는 영원의 미소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올 겨울의 첫 귤, 승지는 그 귤을 손으로 조물조물 거리며 옆자리의 영원을 보며 말했다.

"조카님, 저 믿고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나도. 나 믿고 전부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승지야."

영원의 입에서 전부라는 말을 듣자 승지는 아차하고 한가지 말하지 않은게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저 아직 하나 말 안한게 있는데.."
"뭔데 부담갖지 말고 말해봐."
"저 사실 25이예요."
"응?"
"20살이 아니고 25살이요."

영원의 눈이 놀란 토끼눈이 되더니 승지는 그 얼굴이 여간 귀여울 수가 없었다.
결국 영원의 못믿겠다는 얼굴은 승지가 본인의 신분증을 보여주고서야 없어질 수 있었다.

"그럴 수가.. 분명 내가 언니라고 생각했는데...언제부터 연상이였어..요?"
"태어날 때부터요."

놀란 영원은 급기야 승지에게 존댓말로 이상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승지는 그런 영원의 모습에 키득거릴 수밖에 없었다. 

"난 존댓말 안하는게 더 좋은데.. 말 편하게해, 영원아."

승지의 반말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에 영원은 다시 한번 그녀가 자신보다 어른스럽단걸 재차 느꼈고, 가끔씩 언니같다 느꼈던 것에 대해서도 납득을 했다.
영원은 아직까지 연상으로서의 승지가 부끄러운지 눈도 제대로 못마추고 고개만 끄덕였다.
승지는 자신의 손 안에서 너무 주물러서 이젠 물러진 귤을 보며, 영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창고로 오기 전 영원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말의 대답들을 지금에서야 입밖으로 꺼냈다.

"있잖아."
"네.. 아니 응?"
"나도 사랑해 영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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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인천에서 잠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창고에서의 8억, 선금으로 받았던 1억5천. 총 9억5천을 가지고 몸을 숨기고 있는 둘은 한동안 해외로 뜰 예정이다.
해외로 뜨기 전 두사람은 언제 다시 돌아올지 혹은 못돌아올지도 라는 생각을 했으나 이곳에서 너무나 힘든 일이 많았던 탓일까 못돌아 온다 생각을 해도 크게 미련이 남을 정돈 아니였다.

떠나기 전 영원은 승지의 지인 혜령의 도움으로 가짜 신분증과 여권을 만들 수 있었다.
아무래도 영원은 지회숙의 친조카인 탓에 뒤를 밟히기 쉬울거란 생각으로 만든 가짜 신분증은 승지가 혜령에게 으르렁 거린 덕에 '권영원' 이라는 나쁘지 않은 이름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이 신분증을 받은 영원은 승지와 같은 권씨 성에 기분이 좋은 듯 그날 하루종일 싱글벙글이였다.
그러면서 만약 승지도 가짜 신분증을 만들면 승지는 '지승지'면 좋겠다고 말하더니 거꾸로 해도 지승지라며 영원은 깔깔 웃기도 했다.
승지는 자신이 어떤 이름이든 어떤 성이든 이젠 아무 상관이 없었다, 영원이만 자신 옆에 있다면.

비행기를 타기 하루 전 영원은 마지막으로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며 아버지의 유골함이 있는 납골당에 잠시 들렸다.
그곳에서 승지는 영원의 외로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고, 그녀를 보듬어 주었다.
영원도 이젠 자신의 곁엔 승지가 있기에 더이상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가 있기에, 또 서로만 있으면 이젠 정말 모든게 괜찮았다.

처음 해외로 도피하고자 했을 때 승지는 몰디브를 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여행의 목적뿐이라 생각한 영원은 캐나다를 권유했다.

"애기는 캐나다가 좋아?"
"으응.. 같은 영어권이기도 하고.. 살기 좋다고도 하고.. 안전하다고도 하고.. 또.."
"또?"
"동성결혼도 가능하다고..."

캐나다로 떠나기로 했다.

캐나다의 생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처음에 승지는 영어같은 건 배울 엄두도 마음도 없었으나, 영원의 다른 사람과의 교류는 중요하다는 설득으로 어찌어찌 기본 회화만이라도 할 수있도록 그곳의 한인학원에서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영원이 제법 영어를 구사할쯤 승지는 그동안 영원에게 해주고 싶던 것을 말했다.

"영원아 대학 다녀볼래?"

그것은 21살때의 영원이 승지에게 해줄 수 있었던 최대한의 권유였다.
영원은 그런 승지의 권유가 너무 고마웠으나 처음엔 거절을 하였다.
자신이 잘 다닐 수 있을지의 의문과 돈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영원이 고민한 것을 안 승지가 매일마다 그녀를 설득한 덕에 시간이 걸렸지만 겨우 영원이 승지의 권유를 받아 들일 수 있었다.

영원이 23살이 되던 해, 영원은 캐나다의 대학을 다니기 시작했고, 승지는 그런 영원의 등하교와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지지하였다.
영원이 수업을 듣고 있을 때는 승지는 미리 배워둔 주식의 지식으로 갖고 있는 돈을 불리는데에 온 시간을 썼다.
돈을 굴리는데에 나름 재주가 있었는지 승지는 크게 대박까진 아니여도 늘 괜찮은 수입을 냈고, 어느 정도 익숙해 질쯤에는 주식에 시간을 투자하기보단 영원에게 줄 음료나 꽃을 사왔다.

어느날은 영원의 학생증을 빌려 한동안 대학의 도서관에 머물었는데, 그것이 나중엔 도서관의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는 차가운 미녀가 있다는 소문이 생겨나며 나중에 영원의 귀에 닿았을 땐 그 사람의 인상착의를 듣고 승지임을 알 수 있었다.
영원은 자신과는 있을 땐 무척 따뜻한 그녀였기에 차가운 미녀라는 말이 내심 기분이 좋았다.
이젠 승지도 제법 원서도 읽을 수 있을쯤 영원은 승지가 어떤 책을 읽는 지 궁금해 그녀가 보던 책을 슬쩍 뺏아 제목을 보았는데, 그 제목은 '침대 위 여친을 기분 좋게 만드는 방법' 이라는 제목에 영원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었으며 다음날 승지 몰래 그 책을 읽어 보기도 했다.

가끔씩 대학생의 영원에게 날파리 같은게 꼬일 때면 승지는 잽싸게 영원에게 달려가 그녀를 안았고, 영원도 자신에게 달려드는 승지가 참 좋았다.
가끔씩 영원을 기다리는 승지에게 날파리 같은게 꼬일 때면 영원은 잽싸게 승지에게 달려가 그녀의 품에 들어갔고, 승지도 자신에게 안겨드는 영원이 참 좋았다.

"너 언니한테 시집올래? 어디 가서 유부녀라고 하면 그나마 사람들이 관심 덜 가질까?"
"언니한테 시집가면 언니도 유부녀가 돼서 사람들이 관심 덜 가지겠지?"
"그래 그렇겠다. 영원이 언니랑 어서 결혼해야겠다 그치?"
"응!"

시민권을 얻으면 결혼하자라는 약속을 남기며 둘은 서로의 약지에 맞는 반지를 맞췄다.

그날은 잠시 외출을 다녀온 길이였다.
해가 전부 저물고서야 집에 도착한 둘은 방의 불을 키기위해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았다.

'스위치가 원래 이렇게 멀던가?'

라고 생각될 때 누군가 승지의 등뒤에서 그녀를 덮쳤다.
승지는 깜짝 놀라 발을 버둥거렸고 그로인해 나는 소음에 영원도 뒤를 돌아 보려고 하자 무언가 영원의 눈에 빛을 쏘았다.
영원은 그만이라는 말만 내뱉으며 어느새 승지의 눈앞에는 쓰러진 영원이 나타났다.
주변을 둘러보자 그곳은 추운 겨울, 부산의 그 창고 안이였다.

'어째서.. 갑자기 여기에..'

그때 회숙이 승지에게 무슨말을 하며 다가왔으나 승지의 귀엔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
승지는 영원을 불렀다, 아니 부르려고 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카님이, 이번에......트럭을 빼돌린다고 하셔서요."
'이게 무슨 말이야? 난 이런 말 한 적 없어.'

"저는 직속이고 제일 밑이라 거절할 수가 없는 위치입니다."
'그만 말해, 그만..그만...!'

"그런데 조카님이 저 믿고 혼자서 움직이는 거 같아서 아예 창고로 유인한겁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해, 내가 꾸민 일이라고! 지영원은 아무것도 모르고, 내가 인질로 잡아 온 거라고, 차라리.. 차라리 내가 죽어 권승지'

"진짜 질색이거든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던 말이 끝나자 승지는 깨달았다.
저건 본인의 의지과 상관없던 말이 아닌 실제 본인이 뱉은 말들이 였던 것을.
그러자 본인이 손을 꼼지락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영원과 맞춘 약지 손가락의 반지는 이미 사라진 채, 영원이 주었던 마지막 남은 검지의 반지를 승지는 빼내고 있었다.
승지는 빼지말라고 외쳤으나 과거의 승지는 멈추지 않고 그것을 기어코 빼내어 아무렇게 툭 떨어트렸다.
승지가 다시 눈앞의 영원을 보자 어느새 만신창이가 된 영원은 승지를 감싸 주고 있었다.

'이젠 싫어.. 그만 보여줘..'

승지는 초첨을 잃은 두 눈으로 이 악몽에서 벗어나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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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길고 긴 악몽에서 깨낸 승지는 꿈이였는지 과거회상이였는지 모를 일을 되새기며 눈 앞에 잠들어 있는 여성을 바라봤다.
꿈에서 보았던, 여성과 달리 눈앞의 여성은 얼굴엔 자신때문에 생긴 큰 흉터와 얼마 전까진 술과 약이 없으면 잠들지 못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다.
자신이 망쳐버린 사람, 그럼에도 바보같이 자신을 용서해주고 자신을 선택해준 사람, 지영원.

승지는 선명하게 남은 과거의 기억과 같은 꿈을 다시 떠올리며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입속에는 금방 쇠 맛이 났다.
승지가 깬 기척을 느낀 것일까 영원도 곧 잠에서 깨더니 승지를 보고 놀라 물었다.

"승지야, 왜 울어."

승지는 커다란 눈물방울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승지는 영원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녀를 강하게 안았다.

"승지야 나 숨막혀."

영원은 자신을 안은 승지의 팔을 손바닥으로 툭툭 쳐보았지만 승지는 그것을 풀기는커녕 더 강하게 안았다.
승지는 영원에게 미안하다고도 사랑한다고도, 지금 순간만큼은 말하지 못하였다.
그런 승지의 모습에 영원은 더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녀도 승지를 안아주며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승지는 한동안 아무말 하지 못하며 흐느끼는 숨소리만 겨우 냈다.

승지는 여전히 그 날의 그 창고 안에 그 반지와 함께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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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해외를 캐나다로 잡은건 아무 의미 없음 유학이나 시민권 결혼 이런것도 잘 모름
그저 이 소재를 떠올린 순간, 다 쓸 동안 멈출 수 없었을 뿐...
영원아 반드시 행복하고 승지는 좀만 더 구르다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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