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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사약대회] (시트러스 카요x미츠코) 졸업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24 16:51:10
조회 770 추천 22 댓글 2
														


시트러스 하루밍 언니(타니구치 미츠코)와 학생회 안경 선배(마루타 카요) 커플 팬픽이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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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솔직히 5권 말미 여기서 치여서 언젠가 얘 둘 이야기 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써옴

철혈같은 하루밍 언니를 거의 가지고 노는 마루타 카요가 진짜 레전드다


암튼 부족한 글 한번만 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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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의 꽃망울이 가득히 올라온 계절.


아이하라 여학원의 교정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항상 엄숙하고 절제된 평소와 달리 약간은 들뜬, 그러면서도 아쉬운 미련이 남는 분위기가 아직 조금 쌀쌀한 공기 속에 녹아있었다.


졸업식이란 그런 것이다. 험한 세상을 향한 항해에 앞서 미지에 세상에 대한 불안과 설렘, 그리고 학창 시절 못다 한 여러 소망에 대한 아쉬움이 혼재하는 행사. 더군다나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아이하라 학원이라는 온실 속에서 자라온 학생들이 많은 그녀들에게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더욱 큰 의미를 가졌다. 평소의 엄한 교풍과 달리 한껏 자유로운 분위기가 퍼지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새 학생회장의 방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게 있지만.


졸업생들은 다양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함께 어깨동무하고 금지되었던 스마트폰으로 마지막 기념 촬영을 하는 졸업생들. 각별했던 사이임을 증명하듯 눈물을 흘리며 선배에게 안겨있는 후배. 단체로 선배 졸업을 축하하고 있는 동아리 부원들.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그들은 학창 시절의 마지막을 기념하고 있었다.


마루타 카요는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3년간 몸담은 학생회 후배들의 작은 환영회가 끝나고 그녀는 교정을 한 바퀴 돌아보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울던 히메코, 아쉽게 손을 잡던 메이 회장. 그 밖에 수많은 학생 위원들이 자신의 졸업을 축복하며 동시에 아쉬워했다. 자신이 떠나는 것을 슬퍼해 주고 아쉬워해 줄 사람이 이만큼이나 있다는 것이 카요는 조금 뿌듯했지만 역시 미련을 숨기진 못했는지 끝에는 눈물이 조금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합숙 때도 함께했던 화제의 전학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카요는 조금 마음에 걸렸다. 그녀의 입학 이후로

학교도, 학생회도 여러 가지로 떠들썩했었다. 그저 교문에서 학생들을 단속하고 각종 잡무를 처리하다 축제나 체육대회 등의 행사를 앞두고 정신없이 바빠지는 그런 변함 없는 마지막 학생회를 보낼 줄 알았는데, 전학생이 오고 나서는 여러 가지 재밌는 일도 많았다. 전학생 덕분에 회장의 분위기도 조금 바뀌었고, 학교도 예전보다 활기찬 공기를 머금었다.


무엇보다도, 전학생 덕분에 그녀를 학교에서 더 오래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카요에게는 뜻하지 않은 수확이었다. 2년 전 그녀의 졸업 때도 마음을 전하지 못했었기에, 작년 여름에 그녀를 학교에서 봤을 때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내심 자신의 졸업식에 얼굴을 비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대학 생활도 만만치 않은지 그녀는 오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카요가 느끼는 아쉬움의 이유는 정든 학교를 떠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카요는 졸업 증서를 가슴에 품고 아직도 떠들썩한 교사를 천천히 거닐었다. 아직 시원한 공기가 벚나무들을 흔들고 있었지만 2주만 지나도 따뜻한 바람과 함께 벚꽃이 만개할 것이다. 만약 미츠코도, 카요 자신도 바쁘지 않다면 추억이 담긴 교사를 함께 거닐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밋짱이랑 손도 잡고……'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려 카요는 미소를 지었다. 올해는 유난히 쌀쌀한 바람에 벚꽃이 늦게 핀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덕분에 미츠코와 낭만적인 산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찬 공기가 나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안경을 고쳐 쓰면서 카요는 교사의 뒤편으로 향했다. 확실히 교사 뒤편은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행사는 모두 끝났고, 이별의 말을 전하는 것도 대개 정문에서 하기 마련이어서 오늘 같은 날은 인적이 드문 편이었다.


물론 3년간의 순찰 경험상 꼭 이런 인적 드문 곳에서 대담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꼭 있었다. 표면상 엄한 교풍 때문인지 미츠코가 회장이던 시절에는 구석구석까지 숨어서 교칙에 어긋난 일들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메이가 회장이 되고 나서는 교칙과 교풍이 조금 느슨해진 덕에 몰래 숨어서 하는 일탈은 줄어든 게 체감이 되긴 했지만, 하지 말라면 하고 싶은 것이 판도라 때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고 보니 판도라도 여자였고, 여기는 여학원이다. 몰래 하는 일탈이 사라지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고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그러니 이런 곳에서 조금 일탈을 하는 것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카요는 3년 동안 꼭 잠그고 다닌 교복 셔츠의 맨 윗단추를 풀었다. 타이도 약간 느슨하게 풀었다. 장장 6년간 목을 죄던 단단한 합성섬유들이 느슨해지자 봄의 향이 한껏 강하게 느껴졌다. 향긋한 풀 내음과 시원한 바람의 감촉이 선명해졌다. 눈을 살짝 감고 벤치에 앉자 싱그러운 나무의 질감이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느껴보는 것 이왕이면 제대로 느끼고 나가고 싶었다.


"마루타, 타이가 풀렸다."


눈을 감고 봄의 정취를 즐기고 있을 때 뒤에서 그리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뜨고 뒤를 돌아보자 미츠코가 서 있었다. 가죽점퍼와 가죽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꼭 라이더 같았다. 꽉 달라붙는 옷이 관능적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카요는 입을 벌리며 미소 지었다.


"밋짱! 못 오는 줄 알았어요."


싱글벙글 웃으며 벤치에서 일어선 카요는 미츠코에게 다가갔다. 카요는 양손을 등 뒤에 둔 채로 미츠코를 올려다보며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상큼발랄한 미소가 매력적이었다. 미츠코는 최대한 평정을 유지하며 카요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졸업, 축하해."


"후후, 고마워요. 축하받을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카요가 양팔을 위로 뻗어 스트레칭을 하는 시늉을 했다. 미츠코는 카요를 보며 차가운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여전히 단추와 타이는 풀린 채였다. 조용한 교사의 뒤편을 침묵과 함께 거니는 두 사람은 태평해 보였다. 그런 침묵을 깨듯이 카요가 미츠코에게 말을 걸었다.


"밋짱, 동생이랑은 요즘 좀 어때요?"


미츠코의 미소가 잠시 굳었다. 미츠코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앞을 보며 걷는 카요를 한숨 쉬면서 바라보았다. 항상 자신의 약점만 찌르는 카요가 미츠코는 가끔 곤란했다. 물론 약점 같은 걸 전부 알 정도로 마음을 터놓은 상대라는 의미이긴 하지만.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설계하는데 도가 튼 미츠코에게 순수하게 마음을 보여줄 상대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카요가 더욱 각별했다. 어찌 보면 무례하게 생각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카요가 하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나쁘기보다는 카요가 자신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기뻤다. 그런 감상을 흘려보내며 미츠코는 앞만 보면서 카요의 곤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조금은 가까워졌을지도 모르겠네."


"후후, 사이 좋아져서 다행이네요."


카요가 미츠코의 눈을 바라보면서 산뜻하게 말했다. 카요의 눈동자를 보니 이미 다 알면서 묻는 것 같았다. 카요 앞에만 서면 이상하게 페이스가 말려든다. 하지만 미츠코는 그것마저도 기뻤다.


"......이제 학생회랑도 이별이네."


"네, 그래도 메이니까, 안심하고 졸업할 수 있겠네요."


어딘가 그리운 기분이 드는 대사를 들으며 미츠코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이하라는 요즘 좀 어떠냐?"


"어느 아이하라 말인가요? 유즈? 메이?"


능글맞은 목소리로 되묻는 카요에게 미츠코는 또 휘말릴 뻔했다. 처음에는 문제아라고 생각했던 아이하라 유즈에 대한 평가가 여러 일을 겪은 지금은 상당히 높아져 있었다. 그러나 프라이드가 높은 미츠코는 그것을 굳이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신경 쓰는 기색을 보이는 것도 자제했다. 그러나 역시 카요에게는 속일 수 없었다. 둘 다 신경 쓰이고 걱정되지만, 미츠코는 여기서 좀 더 위태로워 보이는 쪽의 안부를 듣기로 했다.


"당연히 회장에 관해 묻는 거다. 아이하라 유즈는 비록 근본이 나쁜 아이는 아닐지라도 교풍에 끼치는 영향 같은 것도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 혹시 하루미나 회장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밋짱, 유즈를 엄청 신경 쓰고 있네요. 메이 회장만큼."


"......메이 안부나 전해줘."


여전히 싱글벙글한 미소를 띤 채 카요는 미츠코의 퇴로를 전부 차단해버렸다. 엄격하고 까다로운 이미지의미츠코지만 이렇게 솔직하지 못한 면이 굉장히 귀엽다고 카요는 생각했다. 더 이상 놀리는 건 관두기로 하고 카요는 미츠코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줬다.


"걱정하는 게 기우일 정도로 잘하고 있어요. 근데 요즘은 뭔가 망설이고 있는 거 같아서......"


손가락을 입술에 올린 채로 곰곰이 생각하는 카요를 미츠코가 내려다보았다.


"짊어지고 있는 게 많은 애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야."


"네, 그래도......"


"죄책감 가지지 마 마루타. 결국 언젠가는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거야."


못내 후회하는 기색이 역력한 카요를 미츠코는 무미건조하게 위로했다. 상냥함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든 목소리였지만, 그런 건조함이 미츠코 나름의 상냥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카요는 후회를 조금 떨쳐낼 수 있었다.


"그렇겠네요. 메이는 밋짱도 극복해 냈으니까."


"......"


단 한 번도 지지 않으려는 마루타가 미츠코는 참 얄미웠다.




교사 뒤편을 벗어나 교문이 정면으로 보이는 마당으로 나오자 학생들이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미츠코를 알아보고 놀라며 눈을 피하거나 슬금슬금 자리를 벗어나는 아이들도 있었다. 자신의 공포 정치에 대한 자업자득이지만 미츠코는 씁쓸함을 완전히 감추진 못했다. 물론 미츠코를 알아보고 웃으며 인사하는 학생들도 가끔 보이긴 했지만.


씁쓸해하는 자신을 읽어내고 한마디 던질 것만 같은 카요가 침묵을 지키고 있자 미츠코는 조금 의아해져서 카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맑은 안경 속에서 번뜩이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전혀 대비하지 않았던 눈맞음이기에 조금 당황했고, 조금 설레었다. 얼마간 눈이 마주친 뒤 카요는 눈을 감으며 쿡쿡 소리를 내면서 웃었다. 또 당해버렸다.


"밋짱, 후회하나요?"


"......어떤 걸 말하는 거지?"


"하루미에 관한 거나, 회장 시절에 관한 거."


미소를 지운 진지한 표정에 미츠코는 조금 압도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을 뜻대로 조종한다는 평가를 받는 그녀치고는 드물게 느끼는 감정이었다.


"누군가는 해야만 할 일이었으니까 후회하지는 않아. 그래도...... 조금 아쉽긴 하네."


"밋짱답네요."


다시 미소로 얼굴을 채우고 카요는 졸업증서를 가슴에 품은 채 걸어 나갔다. 무심코 미츠코는 걸음을 멈추고 그 뒷모습을 응시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이파리들이 주변에 어지럽게 휘돌고 있었다. 카요는 손을 이마 근처에 올리며 눈에 이물이 들어가지 않게 감쌌다. 안경이 있는데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손버릇이다. 그렇지만 발걸음만은 멈추지 않고 천천히 교문을 향해 나아갔다.


미츠코는 날카로운 미소를 지으며 카요의 뒤를 따라갔다.


벚꽃이 피려면 아무래도 더 오래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


"이제 어디로 갈 거야?"


교문 앞에서 담벼락에 기대며 미츠코가 카요에게 물었다. 두 사람의 집은 반대 방향이었다.


"하교 후 어디로 새지 말고 집으로 가는 게 교칙이잖아요?"


"......이제 졸업했잖아."


"아직은 교복 차림이니까, 졸업생인지 아닌지 모를걸요?"


"......하아 알았어."


미츠코가 담벼락에서 떨어진 뒤 앞장서서 걸었다. 뒤따르는 카요의 발걸음이 가벼워서 두둥실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밋짱의 오토바이 꼭 한번 타보고 싶었어요."


"마루타, 바이크는 지금 수리 맡겼어."


"......네?"


종일 들떠있던 카요의 얼굴에 오늘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그래서 오늘은 차를 가지고 왔어. 주차장까지 좀 걸어야 해."


"아......그렇군요."


힘차게 걸어가는 미츠코와 달리 카요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입학 전에 빨리 자동차 면허부터 따야겠다고 카요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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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 10권 보면 얘들 진짜로 사귀는 거 같아서 가슴이 웅장해진다


원래는 19금도 적고 싶었는데 상상력 딸려서 실패함 언젠가는 도전해 볼거임


얘들 1살 차이 나는줄 알았는데 5권 마지막 부록 다시 보니까 2살 차이날 여지도 있더라구. 아니 2살 차가 거의 확실한 것 같아서 다 쓴거 한번 갈아 엎었음 ㅋㅋㅋ


마이너 컾은 설정이 너무 적어서 힘들었다. 메이저컾만 망상했었는데 이번 창작으로 마이너 컾의 슬픔을 체험해 볼 수 있어서 뜻 깊었다 



그러니 카요랑 미츠코 사귀고 백년해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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