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머리가 히나리사인 것은 히나와 리사 중심 회차이기 때문(?)

* 유키나와 리사가 주인공인 글 맞습니다

이번화엔 유키나가 안 나옴...

리사랑 히나 중심의 이야기....

화목토 연재를 위한 비축분이 벌써 부족해진 상황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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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

베이비 패닉 6

written by. ROSE

"술 너무 많이 드시는 거 아니에요?"

데낄라 샷을 들이키는 내 손을 붙잡는 건 아리사였다. 우등생 아리사는 취미밴드 포피파을 계속하며 의대에 입학했다. 고된 인턴 생활을 마치고 최근 부인과에서 레지던트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본래 의대생들은 술고래가 많다지만 아리사는 본인 성격 답게 술을 즐기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아리사의 연인인 카스미도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술도 잘 안 마실 거면서 클럽은 왜 따라서 온 거야...

"이것만 마실게~ 진짜 막잔!"

나는 아리사로부터 다시 잔을 빼앗아 데낄라를 들이켰다. 이 독한 술을 스트레이트로 5잔을 마셨더니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혀가 마비되는 이 느낌은 엄청나게 취한 느낌. 부디 내일 아침 필름이 끊겨 오늘 일이 기억나지 않는 불상사만 바란다.

"무슨 일 있어요? 안색이 좋지 않아요."

아리사는 나를 걱정해준다. 묘하게 나와 잘 맞는 구석이 있는 이 착한 애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유키나와의 임신소동을 솔직하게 알려줄 수도 없는걸. 나는 그저 말 없이 헤실헤실 웃었다. 술에 취한 리사언니의 애교라고 이해해주지 않겠니?

주변을 둘러보니 부유한 토우코가 빌린 이 클럽의 VIP룸에는 나와 아리사 둘 뿐이었다.

"나머지 애들은?"

나의 물음에 아리사는 조금 어이 없다는 듯이 웃었다.

"하아... 이제 진짜 술 드시지 마세요. 다들 스테이지에 춤 추러 간다고 했잖아요. 카스미 녀석은 아는 작곡가가 여기 왔다고 인사 하러 갔고요."

"아...? 그랬던가~?"

"나 참... 리사씨한테도 같이 갈 거냐 물었더니 갑자기 잠드셨잖아요. 고작 15분 전 일인데..."

"헤에~? 내가~? 아냐, 아냐! 그럴 리 없어서~~~"

"흠. 지금 굉장히 혀 꼬이는 소리 내는 거 아세요? 역시 그런 애교는 연인에게 보이시는 편이... 아, 아니, 잠시만요? 저한테 기대시면 안 된다고요!"

"아, 아, 미안해."

"카스미 취할 때보다 힘드네. 귀찮아."

"뭐? 아리사 지금 뭐라고?"

"부디 못 들으셨길 바랍니다."

아리사는 특유의 염세주의자적 얼굴이 되어선 자신에게 바짝 기댄 나를 일으켜 세웠다.

"자아~ 화장도 다 번지셨어요. 화장실 가서 찬물로 세수라도 하시라고요."

"시, 싫어어~~~"

"여긴 룸이니까 여기 화장실 있잖아요."

호화로운 클럽의 룸이라는 곳은, 룸을 사용하는 고객만 쓸 수 있는 화장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나는 한사코 거절 하지만 날 밀치는 아리사에게 등 떠밀려 화장실로 가야 했다. 차가운 물을 틀고 거울 속 나를 보았다. 번진 화장에 부스스한 몰골. 나의 꼴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이 시끌시끌한 클럽의 스테이지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악과 쿵쿵 거리는 진동은 화장실 안에도 울려 퍼지고 있었다.

"유키나......"

애들과 술 한잔 후 이 클럽에 들어올 때까지, 유키나로부터 전화와 메시지가 여러통 왔지만 받지 않았다. 오늘만은 나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단 말이야?

그토록 바라던 유키나의 아이를 임신 하지도 못 하고, 나와 유키나의 가치관 차이만 알아 버렸는걸. 여전히 유키나를 사랑하지만 우리가 함께 가정을 이루고 2세를 키울 미래를 생각하면... 아, 잘 모르겠어. 우리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단 말이야.

"하아아..."

나는 한숨을 쉬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으읍...!"

민망한 광경 앞에 소리를 내지 않으려 입을 가렸다. 룸 안의 아리사가 어느새 돌아온 카스미와 키스를 하고 있었다. 쟤들은 참. 혈기 왕성한 젊은이 시절은 지났으면서도, 한창이네. 귀엽다고 해야 할지. 부럽다고 해야 할지. 배 찢어진다 해야 할지. 뭐래? 난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취하니까 내가 무슨 소릴 하는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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