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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승지영원 - 해리포터 (1 / 4)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05 17:26:11
조회 734 추천 2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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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위한 설정붕괴있음
*해리포터 없는 해리포터 세계관(해리포터, 볼드모트등x)
*시간 흐름 적당히(영국 9월부터 학기시작이라지만 적당히)
*영국은 11살부터 1학년이라 함

***

"후플푸프!"

마법의 분류모자가 외치자, 모든 후플푸프의 학생들이 연회장이 떠나갈 만큼 박수를 쳤다. 맥고나걸 교수가 학생의 머리에서 모자를 들어올리자 여학생의 보슬보슬한 갈색머리가 살짝 따라 올라가더니 작은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갔다. 여학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배정받은 자신의 반으로 걸어갔다.

지영원은 이제 호그와트의 학생되었다.

***

그날은 수업이 일찍 끝났고, 날씨도 좋은 날이였다. 이런 날이면 승지는 기숙사에서 낮잠을 자거나, 필치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쓸만한 물건등을 훔쳐오곤 했다. 승지는 오늘도 필치의 사무실에서 물건을 훔칠려했으나, 그가 사무실을 벗어나지 않기에 오늘 하루 공쳤다 생각하며 기숙사로 돌아가려했으나 그녀의 친구, 희신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고 안뜰로 데리고 갔다.

거의 끌려가다시피한 안뜰은 햇살이 강했기에 승지는 나무 그늘 밑에 앉았다. 그리고 뭣하러 본인을 끌고왔냐며 희신을 나무라자 희신은 안뜰에 모여있는 1학년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에 신입생 많이 왔잖아, 그러니 얼굴이나 좀 봐두자고."
"봐둬봤자, 걔들이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
"누가알아 그중에 우리 그리핀도르의 퀴디치 유망주가 나올지!"
"수색꾼인 내가 있는데 무슨 문제야."
"허, 권승지 아주 지 잘난 맛에 사네."

승지와 희신은 붉은 사자로고가 박힌 로브를 입고있었다. 그녀들은 그리핀도르의 5학년이며, 퀴디치 대표 선수였다. 그 중에서도 승지는 수색꾼으로,다른 기숙사의 수색꾼들 중에서도 가장 빠르기로 유명했다. 그덕에 승지가 속한 그리핀도르 퀴디치팀은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다만, 승지를 퀴디치 팀에 들이는데엔 꽤 많은 노력이 필요했었다. 승지는 저의 재능을 알아차린 퀴디치의 스카우트가 마음에 들었으나, 곧 그들의 연습량이 많다는 것을 알고서 그 권유를 거절했었다. 그러나 승지의 재능이 무척 아깝다고 느낀 맥고나걸 교수는 포기하지 않고, 승지의 벌을 하나 없애줄테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며 권유했고, 승지는 결국 받아들였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승지는 한달간 집요정들과 호그와트의 식사준비를 했었을 것이다.

"저리 비켜!"

승지의 귀에 앳된 목소리랑 쏟아지는 책, 그리고 누군가 엉덩방아를 찧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슬리데린 아이였고, 넘어진 아이는 후플푸프 아이였다. 승지는 곧 그들이 1학년임을 알아차렸다.

어느때나 슬리데린은 참 못됐다 생각하며 승지는 넘어진 아이를 보았다. 햇살아래 반짝이는 갈색 머리가 예뻤고, 책을 줍는 손이 귀여웠으며, 아무말 못하는 얼굴이 답답했다. 그녀는 지영원이였다. 승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영원이 책을 줍는 것을 도왔다.

"자."
"아.. 고..고맙"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승지는 등을 돌려 다시 희신이 있는 그늘 밑으로 이동했다. 영원은 채 말이 안끝났지만 승지가 등을 돌렸기에 어색하게 입을 다물고 다시 갈 길을 갔다.

"권승지 너가 웬일이야."
"뭐가."

방금 전의 장면에 희신이 묻자, 승지는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희신은 더 입을 열기보단 '저 승질만 고치면 참 좋은 년인데' 라는 생각했다.

"근데 쟤 누구야?"
"아까 슬리데린? 걔네 부잣집의.."
"아니, 말고. 후플푸프."
"그 갈색머리? 내가 어떻게 알아."

"지영원이예요!"

갑작스레 들린 목소리는 또 다른 이의 앳된 목소리였다. 아까 보았던 아이들과 같은 1학년으로 그녀는 그리핀도르였다. 희신이 그녀를 아는지 반갑게 인사했다.

"아, 찬희구나!"

희신이 승지에게 소개해준 찬희라는 아이는 희신의 친척이라는 것같다. 그러나 승지는 그런것따윈 관심 없다는 듯 찬희에게 영원이라는 아이에 대해 더 물었다.

"지영원 걘 왜 혼자 다닌데?"
"걘 친구 없어요. 워낙 조용하니까, 기숙사에도 혼자라나봐요."

천성이 다정하기로 소문난 후플푸프에서 혼자다닌다니, 승지는 지영원이 어지간히도 조용하고 답답한가보다 생각했다.

"그럼 아까는, 아까는 왜 시비털린거야?"
"야이, 권승지 넌 무슨 오러냐?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 슬리데린이 저러는거 한두번도 아닌데 무슨."
"궁금할수도 있지! 암튼 아무 이유도 없이 그런거래?"
"어.. 이건 좀 예민한건데.."

찬희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승지와 희신에게 손짓을 해 그녀들에게 귓속말을 했다.

"쟤네 부모님이 머글이거든요..."

순수혈통만이 최고라 믿는 그들에겐 머글태생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였다. 승지는 입술을 비죽이며 방금 전의 슬리데린 얼굴이나 봐둘걸 생각헸다.

***

그 날 이후 승지는 안뜰을 종종 찾아갔다. 이곳은 1학년 수업건물이랑 이어진 곳이기에 그들은 수업이 끝나면 이곳을 무조건 지나가야만 한다. 승지가 안뜰에 혼자 앉으며 하는 일은 별거없었다. 필치의 사무실에서 훔친 이 종이가 무엇인지 보거나, 종코의 장난감가게에서 산 장난감을 흔들어보거나, 아니면 그냥 하늘을 바라보는 일 뿐이다.

곧 어린 목소리들이 들리는 걸로 보아 1학년들의 수업이 끝났구나 승지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영원은 혼자 걸어나왔다. 오늘도 혼자였지만 다행히 괴롭히는 아이는 없었다. 영원이 별 일 없이 길을 걷는 것을 끝까지 확인하고서야 승지는 기대던 나무에서 일어났다.

"도대체 난 뭘 하고 있는건지..."

승지는 작게 중얼거리며 아직 끝나지 않았을 제 수업을 위해 걸어갔다. 그녀는 수업 도중 거짓말까지 해가며 이곳으로 온 것이였다.

***

"야, 권승지 너 요즘 어디 쏘다니냐."

식사시간 희신이 눈썹을 꿈틀 거리며 옆자리의 승지에게 물었다. 그에 승지는 대답은 커녕 본인의 반과 멀리 떨어져 있는 후플푸프를 쳐다 보기바빴다. 희신은 제 말을 듣는 시늉도 않는 승지에게 혀를 찼다.

"승지 언니, 요즘 매일 안뜰에 있던데요?"

희신에게 대답한 것은 찬희였다. 영원과 같은 수업을 들으니, 영원이 있는 곳엔 승지가 있고, 그렇기에 그녀를 항상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희신은 놀라 그녀에게 물었다.

"안뜰? 난 당연 너가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기숙사의 점수까지 떨어트려가면서 가는 곳이 고작 안뜨을~?"
"아, 시끄러."

승지는 멀리 떨어져 찾기 힘든 대상을 그만 찾기를 포기하고 식사에 전념했다. 승지가 먹는 모습을 처음 본 찬희는 끝 없이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저도 5학년이 되면 저렇게나 먹는건가요.."
"아서라, 저건 권승지니까 되는거야."

희신은 아무것도 없는 포크만 잘근잘근 씹으며 그녀가 퀴디치에서 우승을 달고 오는 사실을 떠올리며 겨우 화를 억눌렀다. 희신은 귀찮아지기 전에 더이상 권승지 일에 관여하지 말자 생각했다.

***

승지는 오늘 수업이 '마법의 역사' 이기에 아주 처음부터 수업을 쨌다. 이 수업의 담당은 빈스교수로, 그는 늘 졸기만해서 그녀가 처음부터 째는 몇 안되는 수업 중 하나이다. 그녀는 오늘도 안뜰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때 아직 수업이 채 끝나지도 않았을텐데, 건물에서 영원이 나오는 모습을 승지는 발견했다. 영원은 미처 승지를 발견하지 못한듯, 승지가 기대지 않은 다른 나무로 가서 발끝을 올렸다. 그녀의 행동이 이상해 승지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여기라면 아무도 널 발견하지 못할거야. 나중에 수업이 끝나면 너를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줄게."
"누구랑 대화해?"
"꺅!"

승지의 갑작스런 등장에 영원이 작은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그녀의 소매 길게 내려온 로브가 꿈틀거리며 무언가 들어간게 보였다. 한편 승지를 올려다 본 영원은 그녀가 이전에 자신의 책을 주워준 사람이란걸 한눈에 알아차렸다.

"앗, 그..저번에 책 주워주신거 고마..워요..."

승지는 언제적 이야기를 하나 싶으면서 대화 주제를 아까 전으로 바꾸었다.

"소매에 들어간 거 뭐야?"
"아.. 얘는 보우트러클인데.."
"보우트러클.."

이전에 잠깐 들어본 적 있는 존재에 승지는 영원의 소매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녀의 소매에 그가 얼굴을 살짝 내밀고는 처음보는 승지얼굴에 다시 소매로 들어가 몸을 감췄다. 그것에 영원이 당황하며 말했다.

"앗, 얘가 원래 겁이 많은 동물이라서, 처음보는 사람들을 무서워해서 그래요."
"흐응.. 그치만 너는 잘 따르나 보네."
"아마, 제가 구해줘서. 더 그런가봐요."
"구해줘?"
"슬리데린 애들이 얘를 잡아서 괴롭히고 있었거든요.."

영원은 슬리데린 두명이 보우트러클을 괴롭히고 있었고, 그것을 발견해 몰래 빼내어, 수업 중 거짓말을 해가며 지금 이렇게 나왔다고 한다.
이것을 설명하는 내내 영원은 제 소매 숨은 보우트러클을 조심스레 달래고 있었다. 그가 다시 얼굴을 빼자, 영원의 얼굴은 사뭇 따뜻해보였다. 그 얼굴을 본 승지는 마치 무언가 홀린 듯 영원에게 말했다.

"..나중에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긴댔지?"
"네, 여기있으면 언제 또 그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할지 모르니깐요."
"그럼 지금 가자."
"네? 그치만 수업이..!"

승지는 영원의 거절따윈 신경쓰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잡아 어디론가 걸어갔다.

***

승지가 간 곳은 작은 언덕 끝에 나무 숲이 우거진 곳이였다.

"보우트러클은 나무에 살지? 여기는 나무도 많고, 또 굳이 여기까지 오는 사람은 잘 없어, 너나 나만 아니면."

승지가 영원을 보며 웃자, 영원은 수줍게 고개를 숙여 그녀의 말에 끄덕였다. 그리고 가장 잘 뻗은 나무에 제 소매를 살짝 걷어 보우트러클을 나무쪽으로 인도하였다.

"여기라면, 안전할거야.. 더이상 아프지말고 건강해야해."

영원은 어린아이답게 목소리가 앳되었으나, 이상하게 감미로웠다. 그녀는 승지를 보며 또 인사를 했다.

"고마워요. 덕분에 저 아이도 더이상 아플 일 없을거예요."
"응...근데.."

평소 당당하던 승지는 오늘따라 답지 않게 머뭇거렸다. 그것이 승지 본인 조차도 어색했고,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이 낯설었다. 그럼에도 어쩐지 이것을 영원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였다. 제 손톱을 틱틱거리며 튕기는 승지의 손이 영원을 붙잡았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네?"
"너도 아플 일 없으면 좋겠어."

그게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흐려진 마지막 말은 승지, 본인을 혼란스럽게 하였다. 그에 영원은 조금 당황한 듯 보였으나, 베시시 미소를 그려주었다. 처음 보는 미소였다. 그리고 그게 무척 잘 어울렸다.

"고마워요."

***

"이름이뭐예요?"
"권승지."
"제 이름은.."
"알아 지영원."
"어떻게 알아요?"
"들었어."
"아.. 몇학년이예요?"
"..2학년."
"정말요?!"
"풋, 거짓말이야 5학년."

언덕을 내려오며 영원은 승지에게 끝임없는 질문공세를 던졌고, 승지는 그런 영원이 참새같다며 생각했다. 다시 안뜰로 돌아오자 마침 수업이 끝난지 1학년들이 주르륵 나오고 있었다.
영원은 수업에 돌아가지 못했다며 심각해했으나, 승지가 어깨를 으쓱이며 그러게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자, 서로가 다른 온도차에 영원이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영원은 생각보다 웃음이 많은 그런 아이였다.
그때 영원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이전 승지가 얼굴이라도 봐둘걸 생각했던 녀석들의 목소리였기에 승지의 눈꼬리가 가늘어졌다.

"내 보우트러클 너가 빼돌렸지, 지영원?!"
"읏, 준빈이 너가 그 아이를 괴롭히니까..!"

좋지 못해보이는 머리결의 금발소녀는 초로색 로브를 날리며 영원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곁에는 그녀와 미묘하게 닮아보이는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승지는 두사람이 쌍둥이임을 확신했다. 승지는 영원을 제 뒤로 감싸며 그들에게 상체를 세워 말을 걸었다.

"너네가 말하는 그 보우트러클이 혹시 내가 키우는 그 아이를 말하는 거니?"

승지는 보우트러클따위 키운적도 없었으면서 충분히 격앙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영원은 금시초문에 눈을 휘둥그레 떴고, 슬리데린은 승지의 연기에 깜박 속아 겁을 먹은 눈치였다. 승지는 한 걸음 더 다가가 말을 뱉었다.

"내 보우트러클이 어디서 괴롭힘을 당했는지 겁에 많이 질려있던데, 그거 너네가 한거였냐?"

1학년과 5학년의 체격차이는 컸으며 동급생보다 한뼘은 더 큰 승지는 그들에게 더 큰 위협대상이 되었다. 승지의 거짓말에 그들은 슬리데린답게 혀를 차고 꽁지 빠지게 도망쳤다.

그 모습에 승지는 웃음을 터트렸다. 승지가 크게 웃음을 터트린 것을 처음 본 영원은 그녀의 얼굴을 저도 모르게 쳐다봤다. 시원한 이목구비가 예뻤기 때문이였다. 금새 눈이 마주치자, 영원은 눈을 잠시 피하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그 보우트러클 언니가 주인이였어요?"
"아니."
"네? 하지만 아까.."
"앗, 승지언니?!"

영원의 말을 끊은건 갑작스레 승지를 부른 찬희의 목소리였다. 찬희는 승지와 영원의 조합에 놀랬고, 둘의 얼굴이 평소와 달리 다정해 보이는 것에 또 한번 놀랬다. 승지는 찬희를 보더니 마침 잘 됐다며 그녀에게 오라며 손짓했다.
 
"애들한테 전해. 앞으로, 영원이 괴롭히는 사람 있으면 내가 가만안둔다고."

승지의 넓은 손이 영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영원이 타인에게 받는 첫 온기였다.

***

찬희는 승지가 시킨 일을 매우 잘 해내었다. 누군가 영원을 괴롭히려하면 찬희는 아주 사색이 되어 5학년에 권승지라고 미친X이 있는데 지영원이 그 X 깔이라서 잘못 건들면 아주 죽는다고 연기를 맛깔나게 한 덕에 아무도 영원을 건드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연기할 때는 언제고, 찬희는 영원의 곁에 착 붙어 그녀를 졸졸 따라다녔다. 승지로 인해 영원에게 흥미가 생긴 덕이였다. 영원의 곁에는 찬희를 시작으로 점차 몇명의 친구들이 생겼다.

***

"오늘 언니 퀴디치 시합인데 응원해줄거지?"
"네, 아니 응."
"나중에 후플푸프랑 시합하면, 그땐 누구 응원 해줄거야?"
"그때도 언니.."
"진짜?"

영원은 고개가 떨어질 만큼 세게 흔들었다. 그에 승지가 그녀를 귀엽다며 머리를 헤집어가며 그녀를 쓰다듬었다. 승지와 영원은 그날 이후 빠르게 친해졌고, 최근들어서는 편하게 말해달라는 승지의 부탁을 들어주는 중이다. 처음엔 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했지만, 영원은 그것만큼은 아직 어려운 듯 보였다.

"근데, 오늘 누구랑 시합이예..시합이야?"

아직 말을 채 다 못놓는 그녀가 승지는 퍽 귀여웠다.

"오늘은 슬리데린. 걱정마, 그런 녀석들 언니한테 쨉도 안돼. 언니가 금방 골든스니치 잡고 돌아올게."
"응.."
"허, 누가 골든스니치를 잡는다고?"

둘을 제외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걸어오는 발소리가 가까워지며, 그것은 한없이 당당했다. 둘에게 나타난 자는 초록색의 퀴디치 망토를 입고 있었다.

"송채휘.."
"채휘언니.."

송채휘는 4학년으로 승지보다 한살 어리지만 그녀와 키가 비슷하였고, 성인이 되었을 땐 승지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체격이였다. 채휘는 승지와 같은 수색꾼이며, 채휘 또한 그녀 못지 않게 빠른지라 둘은 소문난 라이벌 상대였다. 그러나 승지는 그런 채휘가 저 눈 앞에 나타난 것보다, 영원이 그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 놀라게 했다.

"지영원, 넌 나를 응원해야지."

채휘는 영원에게 강압적인 말투로 강하게 말했다. 영원의 얼굴에 난처한 표정이 돌자 승지는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승지는 영원의 어깨에 제 어깨를 얹어 그녀를 끌어 당겼다.

"우리 애 겁 주지마."
"허. 지영원 네 입으로 말해봐, 누굴 응원할지."
"나는.."

채휘가 저렇게까지 말하자, 승지는 둘의 관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영원은 입술을 옴짝달싹 움직이더니 승지의 옷자락을 꼭 쥐며 그녀에게 작게 미안하다며 속삭였다.

"채휘 언니요..."

채휘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한쪽 입꼬리를 크게 올려 승지를 바라봤다. 승지는 여전히 영원의 어깨를 감싸쥐며 채휘를 째려봤다. 채휘는 시합때 보자며, 등을 돌려 사라졌다.

"언니.. 미안해요... 언니 응원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미안해요.."
"아니야, 아니야 영원아. 괜찮아, 다 그럴 이유가 있는거지? 언니가 인제 시합나가야해서 못듣지만 나중에 꼭 들려줘."

영원은 미안한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런 영원을 승지는 숨 쉬기 힘들만큼 꽉하고 안아주었다. 그것이 마치 영원에게 정말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영원은 불편하기는 커녕 오히려 편안했다. 승지는 꽉 하고 안은 영원의 정수리에 코를 박고 그녀의 체향을 마셨다. 어린애라 그런가 그녀에게선 데운 우유향이 났다. 승지가 그만 몸을 풀고 경기장으로 돌아가려던 때 영원이 그녀의 옷깃을 다시 한번 잡았다.

"다치지마요.."

응원하지 못하는 영원의 마지막 바램이였다. 승지는 그녀에게 눈웃음을 지어주며, 알겠단 대답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무겁게 옮겼다. 승지는 오늘 자신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무조건 우승하리라 마음 먹었다.

***

시합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많은 학생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고 경기장엔 수많은 공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정신없는 상황 속에 승지는 눈에 불을 키며 골든스니치를 찾아다녔다. 승지의 시선에 그녀가 다치지 않기를, 또한 미안해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영원이 보이자 승지에게 절대 지지 않을 거라는 각오가 또 한번 피어올랐다. 그때 그녀의 옆에 채휘가 나타나며 그녀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권승지, 응원도 못받은거 열심히해서 뭐해."
"시끄러."
"어차피 이기든 지든, 다음 차례 지영원이 응원하는 건 또 나야."
"닥쳐, 송채휘."
"닥쳐야 할건 너야. 지영원 곁에 그만 얼씬거려, 눈에 거슬리니까."
"뭐?"

승지의 신경이 예민하게 곤두섰다. 채휘가 승지를 견제하는 것은 퀴디치경기가 아니라, 영원의 일이였다.
그때 그녀들의 사이로 골든스니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둘은 신경전을 그만두고 그것을 향해 쫓기 시작했다. 경기장을 누비는 골든스니치와 둘은 관중들의 눈으로도 쫓기 힘든 경지에 닿았다. 나타난 장애물이 다가오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피해가며 둘은 절대 질 수 없었다.

시끄러운 관중석 사이 영원만이 두손을 잡으며 제발 다치지 않기만을 빌었다. 

'제발..제발.. 다치지마..승지야..'

영원의 기도는 닿지 못했는지 승지가 곧 빗자루에서 떨어져 몸을 바닥에 굴렸다. 다행이 높지는 않았지만, 그 속도가 빠른지라 관중석이 순간의 침묵을 내었다. 그리고 승지가 뻗어올린 한 손에 골든스니치가 발견되자, 경기 종료 소리와 환호가 울려퍼졌다.

채휘는 골든 스니치를 놓친 것보다도, 관중석에서 나온 영원이 다친 승지를 향해 울며 달려 간 것이 짜증나 혀를 찼다.

***

빗자루에 떨어진 승지는 결국 왼팔과 오른 다리를 골절했다. 다행이 골절은 고치기 쉽다는 폼프리 부인의 말이 영원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다리는 금새 나았지만 팔은 더 엉망이였는지 저녁식사까지 깁스를 하게 되었다. 승지는 왼손잡이였기에 그녀의 식사는 승지의 요구에 따라 영원이 도와주었다.

연회장의 그리핀도르의 테이블에 후플푸프가 앉아있는 것을 의아할 법 했지만 퀴디치를 승리한 그리핀도르에게선 그런 사소한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영원아, 다음은 나 저거."
"응."

영원은 승지가 가리킨 음식들을 집어 그녀에게 먹여주었다. 끝없이 받아먹는 승지가 영원은 신기하기만 했다.

"영원아 너는 안먹어?"
"나는 배불러서, 그만 먹어도 돼."
"안되지 많이 먹어야 쑥쑥 큰다고. 자, 이거라도 먹어봐."

영원은 딸기를 좋아했고, 승지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승지는 오른손으로 딸기를 집어 영원의 입에 넣어주었다. 제 입에 들어온 대로 영원이 오물오물 씹어먹는 것을 보며 승지는 눈을 접으며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 잘먹는다. 우리 애기."

시끄러운 연회장에서 승지의 나지막한 말을 들은 자는 영원 뿐이였다. 영원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이 잘못들었나 생각했다. 하지만 승지가 딸기를 하나 더 집어 영원에게 "애기야, 아." 라고 말했기에 자신이 잘못듣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내..내가 왜 애기야..!"
"그치만 이렇게 먹여주지 않으면 안먹는게 순 애기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난 다쳐서... 어, 방금 너라고..?"
"앗, 그건 나도 모르게 실수로."
"다음엔 이름으로 불러줘! 승지라고."

승지의 해맑은 미소에 영원은 얼굴을 붉히며 눈을 피했다. 그리고 맞은편의 희신이 이 장면을 눈꼴 시렵다는 듯 바라보고있었다. 희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한 번 권승지 일에 상관하지 말자 생각하며 눈앞의 호박주스를 마셨다.

***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였으며, 아이들은 다들 크리스마스를 보내기위해 집으로 떠났고, 호그와트에 남은건 승지와 영원뿐이 있었다.

"언니는 크리스마스인데 집에 안가?"
"응, 우리집은 가봤자 선물도 케이크도 없거든."
"그렇구나.."

빈 연회장의 테이블에 기대며 의자에 앉아있는 승지 곁에 영원이 따라 앉으며 제 다리를 몸 안쪽으로 감싸 말았다. 그리고 승지의 어깨에 조심스레 기댄 그녀의 이마가 승지는 따뜻하다 생각했다.

"영원이 너는? 너는 집에 안가?"
"나는.. 갈 곳이 없어."

승지는 어쩐지 더 묻지 못하였다. 영원은 아직 채휘와의 관계도 승지에게 말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승지는 대화의 화제를 살짝 돌렸다.

"있잖아 , 사실 난 크리스마스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야."
"..응?"
"그보단 크리스마스의 이틀후 27일이 내 생일이거든? 그래서 난 25일 크리스마스보단 27일 내 생일이 더 중요하고 더 좋아해."
"생일..!? 그걸 왜 이제야 알려줘."

영원은 진작 알려줬다면 뭐든 선물을 준비했을거라며 자리에 일어나 안절부절못하였다. 승지는 그런 영원의 손목을 끌어 제 무릎 위에 앉혔다. 더 가까이 다가오니 그녀의 따뜻한 온기가 더욱 확연하게 느껴졌다.

"근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영원이 너랑 함께라서 좋은거같아. 영원이 너만 내 곁에 있어주면 난 아무것도 필요없어."
"그래도 진작 알려줬으면 뭐라도 준비해줬을텐데.."
"그러면 나 이름으로 불러주라, 영원아."

승지는 '지금 당장' 이라며 영원을 보채었다. 영원은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며 그녀의 이름을 조심스레 말했다.

"승지야.."
"응, 영원아!"

승지는 눈을 접어 시원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놀라운 제안을 했다.

"있잖아, 오늘 학교에 아무도 없는데 같이잘래?"
"...응..!?"

***

타 기숙사생이 다른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주 가끔 있는 일이지만, 그것은 여간 쉬운 일은 아이였다. 게다가 그곳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더 없을 일일테고, 그것을 행하는 것이 후플푸프의 학생이라는 것은 더더욱 앞으로도 없을 아주 이례적인 일일것이다.

승지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 영원은 그녀가 말한 해가 저문 시간에, 교사들의 눈을 피해 몰래 기숙사를 나와, 승지가 말한 창이 없는 다리에 서있었다. 이곳으로 마중오겠다던 승지였으나, 긴 다리는 어떤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영원은 혹시라도 승지가 안오면 어쩌지, 오다가 다른 교수에게 걸린거면 어쩌지, 승지가 오기전에 자신이 교수에게 걸리면 어쩌지 라며 수많은 걱정을 했다. 그때 영원을 부르는 승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원은 발자국 소리 하나없이 바로 들린 승지의 목소리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다리의 어디에도 승지는 보이지 않았다.

"영원아. 여기야, 여기."

승지의 목소리가 다리를 벗어난 곳에 들린다고 생각든 영원의 눈에 빗자루를 타고 날고있는 승지가 보였다. 승지는 영원에게 손을 뻗었고, 영원이 그것을 잡자 승지는 힘을 주어 영원을 끌어당겼다. 영원은 다리의 난간을 딛고 일어서 천천히 승지의 빗자루 뒤에 앉았다. 수업때 배웠던 빗자루 타기를, 영원은 나름 운동신경이 있던 덕에 잘타는 편이였으나, 이렇게 누군가의 뒤에 타보기는 처음이고, 특히나 그것이 승지의 뒤라는 사실이 영원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영원아, 내 허리 잡아."

영원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잡았으나, 양옆의 옷깃만 쥔것에 승지가 영원의 손 위치를 다시 조정하였다. 영원의 손을 풀고서 제 허리를 완전 둘러 감싸게 만든 승지는 그녀에게 꽉 잡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빗자루를 하늘위로 올렸다. 영원이 감싼 승지의 허리는 잘록하고 따뜻했다.

승지가 빗자루를 세운 곳은 그녀의 기숙사 방과 연결된 창문이였다. 이곳으로 나왔던 승지는 영원을 데리고 이곳으로 다시 들어왔다. 7층에 위치한 그리핀도르 기숙사에는 달빛이 밝게 들어왔다. 그 빛에 반사된 영원은 빛이 나보였다. 승지는 그제야 영원에게 제대로 말을 걸었다.

"얼마나 기다렸어?"
"언니가 안오면 어쩌나 걱정했어.."
"내가 왜 안가, 이렇게 귀여운 너를 두고."

영원은 귀를 붉히며 작게 미소지었다. 승지는 영원의 귀가 잘 붉어진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다. 한 방에 4개의 침대로 이루어진 기숙사방에 영원은 어디에 누워야할지 갈피를 못 잡는 눈치였다. 그에 승지가 본인의 침대에 누우며 이불을 살짝 들어 영원에게 말했다.

"영원아, 여기로 와. 내 침대에서 같이자자."
"같이?"
"응, 난 내 침대 아니면 못자."
"그럼 내가 다른 침대쓸게."
"아, 안돼. 다른 애들 침대 엄청 더럽단말야. 그리고 나 추위 잘 타는데 영원이가 언니 안아서 따뜻하게 해줘, 응?"

승지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어가며 영원을 불러내는데 성공했다. 승지가 들춘 이불 안으로 들어간 영원은 곧 승지가 뻗은 팔을 베고 누웠다. 어색하게 떨어져 있는 영원의 허리를 승지가 끌어당겨 제 몸에 붙였다. 영원은 모든게 부끄러워보였으나, 거절하진 않았다. 가까워진 몸을 영원이 좀 더 붙이는 것에서 그래 보였다. 승지의 몸은 확실히 차가웠으나, 영원과 함께여서인지 서서히 따뜻해져갔다. 시계가 12시를 향했다.

"영원아, 메리크리스마스."

영원은 그날 아주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1년은 금새 지나갔다. 모든 학기가 끝나고 아이들은 다음 학기가 올 방학 동안 집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그것은 승지와 영원에게도 예외가 아닌 사항이였다. 곧 헤어질 기차에서 영원은 승지의 소매자락을 잡고 놓지 못하고 있었다.

"승지야.. 또 만날 수 있어?"
"응, 방학이 끝나면 또 만날 수 있어."

영원의 붉어진 눈가가 곧 눈물을 떨어트릴것만 같았다. 승지의 길쭉한 손이 영원의 양볼을 잡으며 그녀의 반듯한 이마에 쪽 입을 맞췄다, 이는 승지 본인에게도 매우 충동적인 행동이였다.

"다시 만나면, 그때 또 많은 추억을 만들자."

승지의 낮은 목소리가 영원의 귓가에 속삭였다. 영원은 방금 자신의 이마에 닿은 감촉이 무언인지, 또 자신의 가슴이 왜이리 뛰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승지의 약속만큼은 그녀에게 큰 기쁨과 희망이 말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원은 승지에게 소지를 내밀어 약속을 말했고, 승지도 거기에 제 소지를 걸어 약속을 말했다.

"밥 잘 먹고, 쑥쑥 커야해. 아프지 말고, 다치지도 말고.."
"응.."

기차가 곧 출발소리를 내었다. 승지는 영원을 보내주어야만 했다. 사라지는 영원의 곁에는 채휘가 서 있었다.


***



우리 애들 전부터 해리포터 au 써보고 싶은거 이제야 올린다
총 4편, 한화당 약 12천자, 쓰다가 날린적 있음..ㅋ

요즘 신동사 설정붕괴 얘기 많이 들리던데 뭔진몰라도 au니까 가볍게 봐줘, 후반에 ㄹㅇ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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