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재업)무제-12

1234(39.113) 2020.07.18 17:32:47
조회 71 추천 10 댓글 0
														

깔깔 웃는 소리가 성당을 가득 채운다. 본래라면 고요해야 할 시골 성당은 때아닌 소음으로 가득 차버렸다.


경건함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소년 소녀들의 활기찬 웃음 뿐.


본래 조용함을 추구하는 수녀들에게 있어서 이건 더 없이 난감한 일이었다.


"안드레아 자매님!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소피아 수녀는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만두길 바랬지만 안드레아에게 그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그녀는 항상 그렇듯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만 했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나 안드레아는 화려함 속에서 지내야만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그녀의 주변은 항상 시끄러웠다.


소피아 수녀는 밖은 몰라도 최소한 이곳에서만큼은 경건함을 지켜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건 무리였다.


덕분에 오늘도 성당은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나쁜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은 경건함이 있어야 하는 법, 소피아 수녀는 눈물을 글썽그릴 뿐이었다.


사실 조용한 시골의 성당에 화려한 도시의 귀족 영애가 휴양차 찾아 온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무더운 여름, 도시의 번잡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하나 둘이 아니니까. 귀족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그들도 사람이고 피서는 보내는 법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곳에 혼자 내려 온 안드레아에게 있어 경건함과 고요함은 마치 소멸시켜야 할 적과도 같은 모양이었다.


딱히 신성 모독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기도 시간만큼은 그녀 또한 조용히 신도의 의무를 다하였다.


그렇지만 그 이외의 시간이라면 그녀는 마치 막을 수 없는 마차와 같았다.


덕분에 휘말린 소피아 수녀는 매번 울먹거렸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안드레아의 표정은 실로 만족스러운 듯 보였다. 그건 마치 자신을 시험하는 악마와 같다고 소피아 수녀는 생각했다.


그렇지만 정말로 안드레아를 막아야 할 신부님은 성당이 활기찬 것이 보기 좋다는 말씀만 하실 뿐이고 수녀원장님은 이것도 시련이니 신의 뜻에 따라 그녀를 잘 대하라고 소피아에게 명한 것이 전부였다.


소피아 수녀는 덕분에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신의 길을 따르기로 한 이후 조용하고 경건한 삶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있었다. 하루 하루 건실하게 살아가는 것에 행복마저 느꼈다.


허나 안드레아는 그런 것을 아주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깔깔 웃으며 마을 성가대 아이들과 함께 기존과 다른 흥겹지만 경박한 느낌으로 찬송가를 불렀다.


영애라는 걸 고려하면 아이들의 신분은 상관하지 않고 어울리는 모습이 대단하다 느껴지지만 조용함과 상관없는 모습은 소피아 수녀의 골치꺼리였다.


"하아...."


결국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 소피아 수녀는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건 그녀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어떻게든 소피아 수녀는 안드레아를 말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까지 내가 아이들하고 노는게 싫은 건가요?"


허나 안드레아는 소피아의 말에 그렇게 답했다.


"아니 저...."


이런 식으로 직설적으로 물어보자 소피아 수녀는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기도 시간에는 저도 충분히 조용히 하고 있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린 양들이 보다 쉽게 주의 말씀을 듣고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던가요?"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실제로 안드레아가 온 이후 마을의 말썽꾸러기들이 성당에서 사고를 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그것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평가도 매우 좋았다.


"우...."


소피아 수녀는 그녀의 말에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름답고 털털하며 아이들을 좋아하는 이 말괄량이 귀족 영애 앞에서 그녀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말이에요."


안드레아는 귀품 없는 태도로 의자에 살짝 걸터 앉더니 더 없이 새빨간 입술을 움직이며 단어들을 조합하여 말을 만들어 내었다. 소피아 수녀는 화가 나는 가운데도 그것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 소피아 수녀님이 당황하는게 너무 보기 좋은걸요?"


오, 신이시여....


소피아 수녀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원하는 것은 소피아 수녀의 절망이었다.


"자매님...."


어찌할지를 모르고 소피아 수녀는 안드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안드레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 미소는 얼마나 지독할 정도로 관능적이던지 나이에 맞지 않는 아름다움에 소피아 수녀는 할 말을 다시금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소피아 수녀님을 싫어한다면 이러지도 않을거에요. 전 당신이 좋거든요. 정말 좋아요."


"네?"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소피아 수녀는 안드레아의 말에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조금만 꾸미면 훨씬 이뻐질텐데.... 뭐 외모만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안드레아는 그렇게 말하며 소피아 수녀에게 다가갔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안드레아는 마치 고고하게 존재하는 한송이의 꽃과 같았다. 그것은 그저 꺾이기만을 바라는 연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자신보다 못한 존재를 깔보며 마음에 드는 자에게만 자신의 향을 허락하는 절대자와 같은 분위기였다.


만에 하나 여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을 찾는다면 안드레아와 같은 사람이겠지. 소피아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다가오는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전 당신이 좋아요. 그러니 당신을 내것으로 하겠어요."


당당하게 그녀는 선언했다. 안드레아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소피아 수녀에게 말한 것이다.


"저, 전...."


당연히 소피아 수녀는 이런 일에 어떤 면역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알 수 없는 감정을 어찌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안경 너머의 큰 눈 가득 흐르는 눈물은 그녀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듯 보였다.


"수녀인 것이 무슨 상관인가요?"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안드레아는 말했다. 숨막힐 듯한 외모와 자신감이 더해진 그녀의 존재는 안드레아의 말이 마치 신탁과 같이 느껴지게 했다.


"...."


침묵. 그것이 현재 소피아 수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었다.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것 같았다. 신이 자신에게 내린 시련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전 당신을 반드시 제것으로 할겁니다. 기대하세요. 그날이 오는 걸."


그렇게 선언하며 안드레아는 소피아 수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그대로 돌아섰다. 당당하게 돌아나가는 그녀는 이미 승리한 개선장군과도 같았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소피아 수녀는 언제까지고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0

고정닉 4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영포티룩도 멋지게 소화할 것 같은 40대 스타는? 운영자 25/10/27 - -
- AD 은퇴한 걸그룹 출신 엑셀방송 출연 후 수익 공개 운영자 25/10/24 - -
- AD 월동준비! 방한용품 SALE 운영자 25/10/23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1458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0992 120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0]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232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6831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370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617 68
1331450 공지 공지 [3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164 53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6713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5129 8
1818485 일반 이번 달의 아니스는 드디어 화장실이 되는건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4 24 0
1818484 일반 까...호.....까호... [1] 만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4 38 0
1818483 일반 흑발핑발 레즈들 << 특징이 뭐임? [10] ㅇㅇ(122.42) 16:26 83 1
1818482 일반 찐 포켓몬 백합컾 goat (털아님) [6] 한방펀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6 75 0
1818481 일반 사람은 왜 텔레포트를 못쓸까 Takealoo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5 35 0
1818480 일반 호무라 자학적인 태도 한번에 그날 밤 절정 1번으로 [1] ㅇㅇ(211.61) 16:25 36 0
1818479 일반 난 내일에야 볼 수 있어서 잘 모르긴 하는데 지붕위메뚜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4 26 0
1818478 일반 ㄱㅇㅂ롯데리아 대표버거는 머임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22 71 0
1818477 🖼️짤 개념글 보내다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9 78 4
1818476 🖼️짤 마녀재판 스포) 엄마와 딸 [4] 토마토햄버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4 80 1
1818475 일반 아다시마 13권 표지 [6] Yur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2 164 12
1818473 일반 포켓먼은 얘들도 맛있던데 뭔시리즈인지 몰름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0 92 0
1818471 일반 높은 정실력 [3] 두라두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5 77 1
1818470 일반 포켓몬 백합 총정리해드림 [9] 한방펀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3 150 2
1818469 일반 백붕이들은 수북한 거 좋아해? [4] ㅇㅇ(1.221) 16:00 82 0
1818468 일반 이런 간악한 짤은 왜 있는거니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0 106 2
1818467 일반 일클메 4권끼지 다 읽어왔어 [6] Allegro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7 78 0
1818466 🖼️짤 [Slave] 마고레이짤 [2] 두라두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0 100 3
1818465 일반 니오쌤 신연재 백합임?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6 174 1
1818464 일반 백봉아 너흰 포켓몬 백합 최고는 몇 세대라고 생각하니 [6] BrainDamag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5 124 0
1818463 일반 룩백 라프텔에 잇던거 봤는데왜 다시 찾으니까 없지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5 109 0
1818462 일반 폰으로 원서 아마존으로 보니? [1] 히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2 52 0
1818461 🖼️짤 으악 이모귀신이다 [1] ㅇㅇ(122.42) 15:40 87 0
1818460 일반 스포) 벌받는 노아 [4] ㅇㅇ(122.42) 15:34 114 0
1818459 일반 레전자는 그냥 루디 분량이나 더 다오 [2] 룩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5 89 0
1818458 일반 마녀재판 스포) 그 사건은 참 안타까워 [19] 토마토햄버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2 199 0
1818457 일반 음침이 담요 일진이한테 뺏기면 어떡해.. [8] 앞으로읽든뒤로읽든야마토마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1 102 0
1818456 일반 스포) 와타타베 애니 갑자기 불안해 [6] BrainDamag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0 147 0
1818455 일반 털!ㅋㅋㅋ귀!ㅋㅋㅋㅋ꼬리!ㅋㅋㅋㅋ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20 111 3
1818454 일반 몬가몬가 덩치도 상한선이 잇어야한다고 생각해요..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9 96 0
1818453 일반 이치센 수북임? ㅇㅇ(1.221) 15:17 74 0
1818452 일반 오늘 와타나레디오는 엔딩곡 가수들이랑 한데 [2] lam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4 87 0
1818451 일반 좀따 집가서 흡혈신부 데모할그얌 [6] 소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3 66 0
1818450 일반 스포) 코믹스 에마는 진짜 까칠하게 생겼네 [12] ㅇㅇ(122.42) 15:10 197 6
1818449 일반 웹연재 만화 어떻게 추출하더라 [2] ㅇㅇ(122.42) 15:08 78 0
1818448 일반 그런데 진짜 식탐 이기고 히나코 위한거 미코 혼자 아님? [5] ㅇㅇ(121.152) 15:08 112 0
1818447 일반 비밤달은 진짜 재탕을 계속 해도 넘 재밌다 [2] 돌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 92 0
1818446 일반 근데 와타타베 히로인 둘다 식인종 아님? [10] 백합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 141 1
1818445 일반 어제 애니메이트에서 아주 익숙한 그림체를 발견했어 [7]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3 140 0
1818444 일반 뭔가 단편 어쩌고 글이 하나 사라졌는데 [5]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6 116 0
1818443 일반 스포)이번 달 와타타벳! 진짜 너무 귀엽잖아ㅋㅋ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6 134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