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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말고사가 끝나면서 뜨겁고 질척이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학기 중엔 5월 연휴에 잠깐 집에 온 게 다였던 주희가 집에 돌아왔고, 예상대로 '다녀왔습니다.'라는 말 외에 자매간의 대화는 전혀 없었다. 어차피 주희는 날 볼 때 소 닭 보는 기분 이상의 감상은 없을 테고, 나도 그런 주희에게 먼저 말을 걸기는 껄끄러웠다. 저녁 식사 때도 주희가 엄마한테 대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김에 나도 학교에 관한 얘기를 조금 한 것 외에 둘이서 오간 대화는 없었다.

 '예전에 죽일 듯이 싫어한 걸 생각하면 차라리 이게 나을 지도......'

 씁쓸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다가 새벽에 깼다.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려 부엌에 가는데 어둠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들린 소리에 순간 긴장했지만 엄마 방에서 나는 소리라는 걸 깨닫고 안심했다. 조용히 물만 마시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엄마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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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구상했던 걸 줄이려고 내용을 쳐내고 압축해서 쓰고 나니까 이게 뭔가 싶지만 읽으면서 괴로운 건 내가 아니라 대회 주최자니까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