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허억, 허억."

 "쉿, 움직이지 마."

 "힉!"

 "쉿, 소리 지르거나 반항하면....."

 "살려주세요....."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벽에 붙어."

 "네....."

 몇 시간 후....

 "하아, 하아......"

 "너도 대단하네. 아직 일어설 기운이 있다니."

 "윽, 그만....."

 "그래? 그럼 내일도 이 시간에 여기로 와. 안 그러면 오늘 찍은 사진들을 학교에 뿌릴 테니."

 "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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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버전)

 '생각보다 무섭네.....'

 처음으로 야자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전까지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귀가한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가로등만 군데군데 켜져 있는 골목길의 적막함은 두려움을 불러키기 충분하다는 걸 깨달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가며 무섭다고 혼자서 노래를 중얼거리는 걸 보면 웃기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노래라도 불러야 하나 싶었다.

 '이사 안 가도 되겠냐고 했을 때 괜히 괜찮다고 해서.....'

 고등학교 입학하면 야자하고 돌아올 건데 이사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어머니의 말씀에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라고 대답했던 자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거리가 아니라 돌아올 때 좁은 골목길을 꽤 걸어야하는 점을 걱정하셨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불안해하며 걷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다.

 '머리 안 감았나?'

 수상하게 마스크와 모자를 쓴 사람이었지만 긴 머리를 보니 여자인 것 같아서 안심했다. 그래도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계속 들리는 건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것만큼이나 무서워서 먼저 지나가길 바라며 발걸음을 늦췄다.

 '왜 덩달아 느려진 거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해서 걸음을 빨리했더니 뒤쫓아오는 발소리도 빨라졌다. 이 정도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확실하다는 생각에 냅다 달렸고, 아니나다를까 그 사람도 달리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여기서부터 집까지 가는 길은 일직선이었지만 그대로 달려서는 붙잡힐 게 뻔해서 다른 골목으로 들어갔다. 갈림길에서 엇갈리길 바라며 어딘지도 잘 모르는 길로 이리저리 들어가다가 막다른 길로 와버렸다.

 "쉿, 움직이지 마."

 "힉!"

 목 옆에 서늘한 칼날이 다가왔다. 너무 꽉 잡아서 붙잡힌 한쪽 어깨가 아팠지만 몸을 비틀었다간 칼에 스칠 것 같았다.

 "쉿, 소리 지르거나 반항하면....."

 "살려주세요....."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벽에 붙어."

 "네....."

 '교통카드밖에 없는데 어떡하지? 돈 없다고 찌르려나? 아님 이대로 몸값을 노리고 납치를.....'

 한 발짝 걸어서 벽에 붙으면서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시키는 대로 벽을 짚고 서자, 그 사람은 뒤쪽에서 손을 뻗어 교복 마이 단추를 풀었다. 그런데 안주머니에 돈이 있는지 확인하는 대신 그대로 셔츠 단추까지 하나하나 풀고 있었다.

 '어?'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 그 사람은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고, 다른 손으로 스타킹을 거칠게 내렸다. 그제야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깨달았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두려움에 몸이 덜덜 떨렸지만 그 사람은 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계속했다.

 "하아, 하아......"

 몇 시간 후, 손길이 멈추자 이제 가도 되는 건가 싶어서 부들거리며 일어나려 애썼다.

 "너도 대단하네. 아직 일어설 기운이 있다니."

 "윽, 그만....."

 바로 뒤에서 들리는 소름 돋는 목소리에 다시 주저앉을 뻔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릴 뻔했지만 얼굴을 봤다간 살아서 못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참았다.

 "그래? 그럼 내일도 이 시간에 여기로 와. 안 그러면 오늘 찍은 사진들을 학교에 뿌릴 테니."

 "흐윽."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리고, 어두운 골목에 홀로 남겨졌다. 현실이 아닌 악몽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벗겨진 옷 사이로 느껴지는 차가운 밤공기와 다리 사이에 남아있는 여운이 너무 선명했다. 춥고 무서워서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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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레즈강간마 같은 걸 좋아하는 건지 이해해보려 한 번 써봤지만 잘 모르겠네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