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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건전한 이세계물

legaldru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02 20:10:59
조회 156 추천 13 댓글 0
														

이전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622789


==========


 '침착하자, 교직원 이어달리기가 끝나면 3학년부터 이어달리기가 시작될 거고, 1학년 이어달리기가 시작되기 전에 빨리 돌아가야 해.'


 '근데 내가 안 가면 다른 애가 대타로 뛰지 않을까?'


 '그런 문제가 아니라, 억지로 하는 건 아니잖아!'


 '반장이랑은 했으면서.'


 '반장은 나한테 미약을 꽂은 장본인이었으니까 이거랑은 다르지.'


 '변명이잖아.'


 "수하야?"


 자기합리화하려는 마음과 그래도 이건 아니지 하는 마음이 충돌하는 와중에 전학생이 날 불렀다.


 "괜찮아?"


 "아니."


 "어....."


 안 괜찮다는 즉답에 전학생은 당황한 듯했다. 어차피 누가봐도 안 괜찮은 상황에서 허세 부릴 여유는 없었다.


 '여신을 부를까? 근데 얘기하는 거 밖에 주현이한테 들리면 어떡하지?'


 '수헬리베비씨.... 씨.....'


 '씨발, 땀에 젖은 게 졸라 야해 보이네.'


 '아, 제발, 그냥 주기율표나 외우라고!'


 '변태 같은 생각 좀 그만!'


 - 아, 변태 같으니까 좀 꺼져.


 - 히잉, 여자끼린데 뭐 어때서.


 "악!"


 "아, 미안!"


 옛날 일이 떠올라서 무심코 손에 힘을 너무 세게 쥐었다가 전학생의 비명에 손을 뗐다.


 '찡그린 표정도 귀엽.... 아니, 이게 아닌....'


 "읍?"


 잠시 딴생각을 하는 사이 전학생이 별안간 내 멱살을 잡고 상체를 끌어내리더니 입술을 갖다 댔다. 부드러운 감촉에 간신히 유지하던 이성을 놓치고 입을 벌렸다.


 '윽, 이게 무슨 맛.....'


 따뜻한 혀가 들어오는 걸 느끼며 다급하게 혀를 겹치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쓴 맛이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입을 떼려 했지만 이미 혀와는 다른 무언가 질긴 게 입안으로 넘어왔다.


 "큽! 쿨럭!"


 "뱉지 마."


 "윽."


 입술을 떼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바람에 뱉지도 못하고 내 입으로 넘어온 진정제를 씹었다.


 "미안, 괜찮아?"


 뜨거워졌던 몸과 머리가 식자, 세게 눌러버렸던 전학생의 손목이 생각났다.


 "조금 뻐근하지만 괜찮아. 아, 갑자기 키스한 건 미안, 씹던 거 밖에 없는데 더럽다고 안 먹을까 봐."


 "아니, 괜찮, 어차피 내가 그, 먼저 억지로 하려고 했고....."


 "지금 몇 시야?"


 바보같이 말을 더듬다가 전학생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14시 20분. 아, 빨리 가자."


 곧 있으면 1학년 이어달리기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전학생을 일으켜 세워주는데 아직 미약의 영향이 남았는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야, 김주현! 문 열어!"


 문을 두드리며 외치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뭐야, 안 했어?"


 "닥쳐."


 아쉽다는 듯이 말하는 김주현을 한심하게 쳐다본 뒤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경기 끝나면 제대로 사과해야지.'


 첫 번째 주자로 대기하다가 신호를 듣고 달려나갔다. 내 앞에 한 명이 있었지만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그래도 잡념 없이 트랙을 따라 전력으로 달렸고, 무사히 바톤을 넘겼다.


 "우왁!"


 넘기는 건 성공했지만 내가 무사하지 못했다. 바통을 건네자마자 발이 꼬여 넘어졌고, 창피해서 바로 일어났다. 다행히 바통을 넘겨받은 친구는 잘 달려가고 있었고, 나도 다친 데는 없었다.


 "2반 1등!"


 "와아아아!"


 우여곡절 끝에 이 세계에서 첫 체육 대회가 끝났고, 난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자리에 돌아가자마자 전학생을 찾았다.


 '어디 있지?'


 "수하야."


 "왁!"


 갑자기 뒤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 바람에 소리를 질렀다.


 "아, 미안."


 "아니, 괜찮아."


 깜짝 놀라긴 했지만 전학생의 얼굴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아깐 진짜 미안."


 "괜찮아. 애들 말 들어보니 사고가 있었다며?"


 "그래도....."


 "괜찮다니까."


 "손목은 괜찮아? 아깐 조금 뻐근하다며? 윽."


 전학생이 내 미간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이젠 안 아파. 그러니까 인상 펴."


 "미안."


 "정 미안하면 뭐 좀 도와줄 수 있어?"


 "응, 뭔데?"


 전학생이 손을 뗀 자리를 다시 내 손으로 문지르며 대답했다. 익숙한 느낌이었지만 또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진 않았다.


 "일단 우리 집에 가자."


 "응?"


~~~~~~~~~~


 얼떨결에 전학생의 자취방에 오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면 경계했겠지만 전학생은 그렇게 섹스에 미쳐있는 것 같지도 않고, 내 잘못도 있으니까 거절하기가 좀 그랬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전학생의 방은.....


 "개판이네."


 침대 위에 노트북과 책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바닥엔 가방과 빨래 바구니 같은 잡동사니가 흩어져 있었다.


 "윽, 치우려고 했어."


 "도와줄게."


 그래도 쓰레기를 바닥에 어질러 놓거나 한 건 아니어서 오래 걸리진 않았다. 바닥을 다 정리하고 다시 깨끗해진 방을 둘러보는데 옷걸이에 걸린 교복이 눈에 띄었다.


 "집에 어머님들은 자주 오셔?"


 "어.... 가끔?"


 "그럼 그때 주머니에서 나온 핑거돔은 대체 언제....."


 "아, 그, 그건 저번에 넣어주셨는데 내가 까먹고 안 뺀 거야."


 "아, 그래...."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너무 부끄러워하니까 미안해졌다.


 '그래도 입을 손등으로 가리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엽...... 아니, 이러면 내가 위험한 사람 같잖아.'


 "그래서 집에 오라고 한 이유는 뭐야?"


 "아, 이거 좀 도와줄 수 있어?"


 전학생이 가져온 건 조립형 책상 부품이었다. 어쩐지 책상이 방에 안 보인다했더니 조립을 못해서 못 쓰고 있었던 거였다.


 "은근 잘 안 들어가네, 이거."


 "오, 내가 하면 뻑뻑해서 하나도 안 들어가던데."


 프레임을 판에 고정하기 위해 나사를 돌리는데 플라스틱판이 딱딱해서 나사가 잘 안 들어갔다. 몇 분 간의 사투 끝에 드라이버를 세게 누르며 돌려서 겨우 나사를 다 박고 완성할 수 있었다.


 "다 했다."


 "고마워. 뒤에 일 있는데 내가 시간 너무 많이 뺏은 건 아니지?"


 "아니, 어차피 집에 가면 공부하거나 운동했을 거라서."


 "저기....."


 "아, 잠깐만. 여보세요?"


 동생한테 걸려온 전화는 오는 길에 빨래비누 좀 사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응, 그럼 갈 때 사 갈게."


 "가려고?"


 "응, 근데 하려던 말이 뭐야?"


 "아..... 별 거 아니었어."


 "그럼 월요일에 보자."


 "잘 가."


 해가 지기 전에 집에 돌아왔지만 여러 일이 있어서 피곤했다. 체육복을 그냥 돌려받는 걸 깜빡한 게 떠올랐지만 알아서 돌려주겠지 싶었다. 입안에는 아직 진정제의 쓴맛이 남아있는 듯했다.


 "언니, 나 빨래할 건데 언니 속옷...."


 "아!"


 씻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동생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빨래할 거라고 말하지만 내 속옷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를 동생에게 맡길 순 없었다. 끝까지 피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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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과 생강맛 키스를 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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