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승지영원] - 핼러윈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31 00:00:10
조회 385 추천 23 댓글 3
														


그것은 11월이 되기 보름 정도가 남은 때였다. 다 써가는 핑거돔을 새로 채우기 위해 서재의 노트북을 켜 성인 용품 사이트에 접속한 승지는 그곳의 메인 화면에서 '할로윈 이벤트'라는 작은 팝업 창을 발견하였다. 마침 바로 다음 주, 토요일이 바로 그 날인 것을 깨달은 승지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거실의 소파에 앉아 독서를 하고 있는 영원에게 외쳤다.

"영원아, 우리 핼러윈 파티할까?"

평소였으면 시큰둥하게 반응했을 날이었지만, 영원이 있는 지금은 이런 사소한 이벤트마저도 해주고 싶은 게 승지의 마음이었다. 그녀의 외침을 들은 영원이 고개를 돌려 승지를 바라보았다. 파티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는지 그녀의 눈동자는 반짝였다. 읽던 책을 테이블에 얹고 총총 거리는 걸음으로 승지에게 달려가는 영원은 두근거림을 감추지 못하며 해맑게 웃었다.

"와 재밌겠다. 응, 좋아."

들떠 보이는 그녀의 얼굴에 승지는 제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다가온 영원의 손목을 끌어 당겨 제 허벅지 위에 앉혔다. 작고 따뜻한 그녀의 몸을 꼭 껴안은 승지는 영원의 녹녹한 체향을 깊이 들이 마시며, 마우스를 딸깍딸깍 클릭했다.

"그치? 그럼 여기서 하나 골라보자."

승지의 말에 고개를 돌려 노트북의 화면을 본 영원은 아까까지 설레는 마음에 방실방실 하던 미소가 점차 사라지더니 이내 뻣뻣한 입꼬리를 만들어냈다. 화면에는 이왕 하기로 한 거 본격적으로 하자고 마음먹은 승지가 핼러윈 코스프레 옷들이 있는 카테고리를 띄운 상태였다. 거기다 더 심각한 문제로는 이곳이 성인 용품 사이트라는 것이었다. 옷들은 저마다 제 앞에 '섹시', '도발', '아찔' 등의 단어가 붙어있었고, 착용 컷들은 가슴이나 엉덩이에 꼭 하나씩의 모자이크가 있었다. 일반적인 코스프레도 마다할 영원에게 이것들은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제 작은 손으로 승지의 티셔츠를 작게 그러쥔 영원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그냥, 파티 안 할래......"
"뭐, 왜?"
"저런걸 어떻게 입어..."
"왜에, 같이 입자."
"같이?"
"응, 애기 입으면 언니도 입을게."

영원은 자신이 저런 옷을 입는다는 게 부끄러웠으나 그것을 승지도 입는다고 상상하니 조금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살짝 고개를 돌려 그녀의 잘빠진 얼굴을 보자 그것은 더욱 구미가 당겼다. 이런 영원의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승지는 응? 하며 그녀의 대답을 재촉했다. 겨우 다짐이 선 듯한 영원은 단호한 눈빛을 내며 말했다.

"그래 좋아. 대신 내 옷은 내가 고를 거야."
"후보만이라도 내가 고르게 해줘."
"...그 정도라면 뭐."

승지의 입술이 잠시나마 삐죽였으나, 후보라도 고를 수 있다는 허락을 받은 덕에 그녀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서로 간의 협상이 체결되자 승지는 영원이 입어주었으면 하는 후보를 고르기 시작했다. 너무 도발적인 것은 자칫하면 겨우 마음을 다잡은 애한테 다시 하기 싫다는 말이 나올까 봐 눈물을 머금으며 피했다. 예를 들면 온통 망사로만 뒤덮여 있는 옷이라던가, 손가락으로 끝만 살짝 가린 것 같은 수영복을 말이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후보들은 '요염 하녀', '도발 마녀', '섹시 경찰', '귀여운 버니걸', '아찔 간호사'가 되었다. 영원은 그중에서 입고 싶은 것을 고르기보단, 입을 수 없는 것을 차례차례 지우는 것으로 의상을 선택했다. 그녀가 가장 먼저 지운 것은 버니걸이었다. '귀여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거에 비해 가장 입을 엄두가 나지 않는 옷이었다. 내심 버니걸을 가장 바랬던 승지는 그것을 입은 영원의 모습을 상상으로만 즐길 수밖에 없단 사실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하녀, 마녀, 간호사 순으로 지우자 마지막 남은 것은 경찰이 되었다. 그나마 후보들 중에서 가장 천의 면적이 많아 보이는 것이었으나, 이것을 고르기에는 승지에게 미안한 영원이 선뜻 그것을 선택하길 주저하였다.

"애기는 섹시 경찰이 좋아?"
"다른 거랑 비교하면 그렇긴 한데... 짭새, 앗 아니 경찰은 좀..."

승지는 영원이 신경 쓰는 것이 무언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후보를 고른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었고, 경찰이 싫었더라면 애초부터 후보에 넣지도 않았을 것이다. 영원이 신경 쓰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승지는 그저 예나 지금이나 순진한 얼굴로 그렇지 않은 단어를 뱉은 그녀를 귀엽다 생각하며 그것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번엔 내 것 고를 차례네."
"언니는 어떤 거 고를 거야?"
"음, 글쎄... 그렇지, 애기가 언니 거 골라주라."

대담한 거 골라도 괜찮아 하며 영원에게 마우스를 쥐여 준 승지는 영원의 앞에 자신이 어떤 것을 입든지 거리낌이 없기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이 기회에 영원의 취향을 알고 싶다는 취지를 가져 말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인 영원이 승지에게 입힐 옷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정말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모든 옷이 전부 승지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였다. 그러던 중 유독 제 맘에 드는 것을 발견한 영원이 그것을 클릭했다. 그것은 '요염 고양이'였다. 그러나 수식어와는 달리, 옷은 이때까지 본 것들 중에서 가장 평범했다. 귀여운 검은 원피스에 고양이 귀와 꼬리가 그랬다. 

영원은 가끔 승지의 날큼한 눈매가 고양이 같다고 여기기도 했고, 강아지냐 고양이냐 따지면 고양이파였다. 그래서 더욱 이 옷에 눈이 갔으나, 승지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영원이 고른 것이면 금세 좋다고 할 그녀는 오히려 뜸을 들이며 가늘어진 눈매로 질문을 하였다.

"진짜로 이거?"
"싫어...? 싫으면 다른 거 고르고."
"아, 싫은 거 아냐. 응, 이거 좋아."

잠깐 놀랬을 뿐이라고 말하는 승지에게 영원은 동물 머리띠가 부끄러운가 생각을 했다. 한편 승지는 아래에 작게 쓰인 글자를 재차 읽어보며 영원이 볼 새라 재빨리 장바구니에 그것을 담고 창을 꺼버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핑거돔을 한가득 담고 결제까지 마친 후, 영원을 보며 싱긋 웃었다.

영원이 소스라치게 놀라게 될 핼러윈 당일이 승지는 기다려졌다.

***

그녀들이 주문한 물건은 바로 다음 날 도착하였다. 택배 상자의 테이프를 뜯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그 위를 한가득 채운 핑거돔이었다. 가장 먼저 그것을 품에 한 아름 안은 영원은 침실로 들어가 서랍장에 그것을 차곡차곡 정리하였다. 그때 그녀의 옆에 승지가 나타나더니 한움큼 뺏어 거실과 부엌, 서재에도다 떨어졌다며 그곳으로 가지고 갔다. 푹신한 침대가 있는 침실에만 구비하려던 영원의 계획은 금세 물거품이 되었다.

다시 택배 상자가 있는 거실로 나온 영원은 쭈그려 앉아 그 안에 남아 있을 물건을 확인했다. 이제 상자에 남아 있을 것은 자신과 승지의 옷들이었다. 살 때는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핼러윈 파티를 위한 옷이라고 생각하니 영원의 마음은 조금 설레었다. 그러나 상자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것에 놀란 영원이 눈을 껌벅껌벅 뜨자, 어디선가 나타난 승지가 그런 그녀를 보며 말했다.

"옷이라면 언니가 방금 세탁기에 넣었어."
"아. 아직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살짝 아쉬운 티를 내는 영원에게 승지는 언제 준비했는지 모를 과일 맛 사탕이 가득 담긴 호박 모양 바구니를 가지고 와서 그 중 하나를 뜯어 영원의 입에 넣어 주었다. 어린 아이를 사탕으로 달래주는 듯한 승지의 행동에 영원은 잠시 불만을 품었으나 사탕의 달콤함에 사슴 같은 눈망울을 반짝 빛내었다. 사탕은 딸기 맛이 났다.

"입어보는 건 당일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자?"

영원처럼 쭈그려 앉으며 그녀의 눈높이를 맞춘 승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입안에 담긴 달콤한 맛이 좋아서 일까, 아니면 그녀의 미소가 좋아서 일까 고개를 끄덕인 영원은 승지의 품에 폭하고 안겨들었다. 손에 들린 사탕 바구니를 테이블 위로 올린 승지는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영원을 꼭 안았다.

그때 사탕 바구니를 따라 시선을 옮긴 영원이 테이블 위에 수갑이 있는 것을 보았다. 영원이 그것을 발견한 것을 알아차린 승지는 그것이 경찰복의 세트로 온 소품이라고 알려주었다. 수갑은 성인용품점에서 온 것답게 분홍색 털로 꾸며져 있었는데, 그래선지 어디가 야해 보였다. 그것을 손에 쥔 영원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승지의 한쪽 손목에 그것을 채우며 말했다.

"내 마음을 훔쳐 간 죄로 너를 체포하겠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녀는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워온 건지 상상도 안되고 귀여워서 승지는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누가 뭐라 해도 영원의 귀여움은 유죄가 분명하다. 체포를 당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영원이었고, 체포를 해야 하는 사람은 자신 말고는 아무도 되어선 안되었다.

영원을 번쩍 안아 든 승지가 한쪽 눈썹만을 들어 올리며 조소를 지었다.

"어디서 그런 발칙한 말을 배워왔어? 따먹고 싶게."
"응...?"

승지의 발언에 영원은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제 딴엔 애교를 부린 건데 승지에겐 그게 끝이 아니었나보다. 승지는 당황한 영원의 모습이 귀여워 키득거리며 웃었다.

"있잖아, 영원아. 핼러윈 연습 지금 해보지 않을래?"
"연습?"
"응, 핼러윈날 하는 말 있잖아. 말해봐 봐."
"아, 그... 트릭 오어.. 트릿...?"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말을 하는 게 쑥스러운지 영원의 뺨이 발그레 붉어졌다. 시선을 아래로 늘어트렸던 그녀가 다시 승지와 눈을 마주치자 애정이 한가득 담긴 검은 눈동자가 보였다. 승지는 영원의 뺨에 촉하고 가벼운 입맞춤을 하며 말했다.

"어쩌지 사탕이 없는데..."

그대로 장난쳐달라는 눈빛을 승지가 내밀었다. 테이블 위에 사탕이 한가득하였음에도 없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영원은 애초부터 그녀가 제게서 장난을 받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깨달았다. 어떤 장난을 쳐야 좋을지 고민한 영원은 이내 승지의 겨드랑이에 조심스레 손을 넣어 간지럼을 태우기 시작했다. 승지는 영원이 태우는 간지럼보다도 기껏 한다는 장난이 간지럼이라는 사실에 푸스스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엔 내 차례야. 트릭 오어 트릿."

입꼬리를 씩 올려 웃는 그녀에게 영원은 불현듯 좋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급하게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보려 했으나, 승지에게 안겨있는 탓에 테이블 위 사탕에 손이 닿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승지가 서서히 걸음을 옮기는 탓에 그것은 더욱 불가능하였다.

"애기도 사탕 없나 보네. 그럼 장난 쳐야지."
"아니야 있어...!"

다급한 영원의 외침에 승지는 눈썹을 씰룩거리며 '없잖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영원이 제 혀를 빼꼼 내밀어 승지에게 보여주었다. 그녀의 혀 위에는 방금 전 승지가 자신의 입에 넣어준 처음보단 작아진 붉은 빛의 사탕이 있었다.
 
"사탕... 여기 이써."

혀를 내민 탓에 영원의 발음은 뭉그러졌다. 그녀의 동그란 귀에 작은 열기가 도는 게 부끄러워 보였다. 그런데도 영원이 이렇게까지 한 것은 훤한 대낮부터 승지에게 이런 저런 일을 당하는 것보다 잠깐의 부끄러움으로 그것을 피하는 것이 분명 현명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승지는 영원에게 장난을 못하게 되어 아쉬움이 가득 담긴 듯 샐쭉한 표정을 지어냈다. 그 표정을 보자 영원은 그녀가 제게 하려던 장난이 자신을 무진 힘들게 만들 일이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승지는 곧 영원의 혀를 잡아먹듯이 쪽 빨며 사탕을 제 입에 넣었다.

"다음엔 무조건 장난 칠 거야."

장난을 못 치게 되어 아쉬운 것도 한편 그녀의 예상치 못한 행동이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던 듯 승지는 불평스러웠던 얼굴은 집어넣고 대신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위기에서 벗어난 영원은 안도의 한숨을 뱉으며 안겨있는 승지의 어깨에 제 얼굴을 묻었다.

영원에게 사탕을 받은 승지는 그것을 입안에 굴리며 맛을 음미했다. 딸기 맛 사탕은 영원의 맛이 났다.

***

드디어 핼러윈 당일이 찾아왔다. 승지는 집안을 으스스하게 꾸미기보단 식탁을 화려하게 채우는 것으로 핼러윈을 준비했다. 전날 미리 사두었던 단호박의 속을 파내어 잭 오 랜턴을 만드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본 영원은 눈이나 입을 만드는 그녀의 칼질을 보며 칼 솜씨는 자신이 더 좋을 거라며 은근 그녀를 도발해 보았으나, 승지가 영원에게 칼을 쥐여 주는 일은 없었다.

단호박으로 타르트나 컵케이크를 만든 승지는 또한 평소의 하얀 쌀밥이 아닌 스테이크나 샐러드, 빵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티 분위기를 좀 더 내보았다. 사실 핼러윈 파티를 가장 잘 느끼기에는 이태원 거리가 적합했을 터나, 영원의 핼러윈 분장 모습을 (야한 복장이 아닌 귀여운 복장마저도) 남들에게 보여줄 아량 따윈 존재하지 않은 탓에 그것은 결코 그녀의 선택지에 들어가지 않았다. 영원이 가고 싶다고 한다면야 고민 정돈 해볼 수도 있겠지만.

"애기야, 곧 식사 준비 끝나는데 이거 어서 입고 와."

승지가 영원에게 건넨 것은 그녀의 섹시 경찰복이었다. 오늘 입게 되는 것 정돈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이렇게 눈앞에 다가오자 막상 영원은 주저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괜스레 승지에게 질문을 했다.

"밥 먹고 입는 거 아니었어?"
"밥 먹고 옷 입을 새가 어디 있어, 벗어야지."

그녀가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하는 통에 영원은 미간을 살짝 좁히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언니는? 안 입어?"
"난 아직 저녁 준비 중이니까. 기껏 준비한 옷인데 기름 튀면 아깝잖아."
"그럼 다하고 같이 입으면..."

승지의 말에 영원이 대꾸하고 있었으나, 그녀는 들은 체도 안 하며 영원의 등을 떠밀어 옷과 함께 방으로 밀어 넣었다. 음식이 식을지도 모르니 빨리 입고 나오라는 승지의 말에 영원은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영락없이 혼자 입어야 한다는 사실에 영원은 깨끗하게 세탁이 된 옷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함께 마실 와인을 꺼내고 잭 오 랜턴 안의 작은 양초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저녁 식사의 준비를 마친 승지는 영원이 방에서 나오기를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기다렸다. 조금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방 문이 열리더니 영원이 쭈뼛쭈뼛 걸어 나왔다. 제법 오랜 시간이었지만 승지는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두 눈을 크게 떴다.

푸른색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미니 스커트를 입은 영원은 얼핏 보면 평범한 경찰 코스프레 정도로 보였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야함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짧은 소매는 조금만 움직여도 그 안이 훤히 보이는 데다 어깨를 움직이면 셔츠가 그대로 올라가 배꼽이 드러났고, 단추는 사이사이 간격이 넓어 그대로도 손을 넣기 충분해 보였다. 스커트는 또 어찌나 짧은지 걸을 때마다 엉덩이가 거의 다 드러나서 수시로 끌어 내려야 할 정도 였다. 영원은 자꾸만 벌어지는 가슴 앞을 여미며, 분명 화면으로 봤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잘 어울린다. 너무 예뻐 자기야."

영원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찔러넣은 승지가 번쩍 들어 올리자 셔츠가 말려 올라가 영원의 평평한 배가 드러났고 훤히 보이는 치마 안의 속옷이 색스러웠다. 공중에서 영원이 버둥거리자 그녀가 떨어져 다칠라 승지는 얼른 바닥에 내려 주었다. 발이 땅에 닿자마자 급하게 옷을 정리한 영원이 말했다.

"너도 얼른 입고 와!"

부끄러움과 수치심이 한데 섞여 영원의 목소리는 조금 커졌다. 그러나 승지는 식탁을 가리키며 음식이 식는다며 식사까지 마치고 입겠다며 유연하게 영원의 말을 받아쳤다.

저녁 식사는 옷이 불편해 자유롭게 못 움직이는 영원에게 승지가 먹여주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다행히 음식이 입에 잘 맞는지 영원은 그녀가 주는 족족 맛있게 잘 받아 먹었다. 방금까지의 으르렁 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순순히 잘 받아먹는 모습이 말 잘 듣는 경찰견 같아 더욱 귀여워 보였다. 주는 대로 다 받아 먹은 덕에 영원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해치웠고, 그에 승지는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영원이 아프지 않고 잘 먹고 잘 자는 것 만큼 승지는 더 바랄게 없었다.

"아~"

승지의 입에 낮에 만들어둔 호박 타르트를 넣어주는 영원은 이제 옷이 올라가는 것 정돈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영원이 준 타르트를 크게 베어 문 승지는 그녀의 드러난 매끈한 배를 보며 스멀스멀 올라오는 욕구를 느꼈다. 미니 스커트 아래 하얀 다리를 보자, 스타킹을 신겼더라면 그것을 찢는 플레이도 가능했을거라며 그것을 사지 않은 것에 살짝 후회하기도 했다.

식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고, 승지는 이제 다른 것이 하고 싶어졌다.

"경찰 언니, 저랑 좋은 거 안 할래요?"

와인잔을 가볍게 부딪히며 그것을 마시는 영원의 허리를 지분거리던 승지가 말했다. 갑작스러운 승지의 롤플레이에 영원이 '또?' 하는 눈치로 그녀를 봤다. 이미 승지는 지금의 설정에 몰입한 눈치였다.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린 영원이 말했다.

"절도범이랑은 싫은데."

그러자 승지의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이 전에 자신의 마음을 훔쳐 간 죄로 체포하겠다는 것의 연장선이겠지만, 그래도 하고 많은 것들 중에서 꼭 지금 그것을 연장할 필요가 있냐는 말이다.

"치, 그러는 그쪽도 내 마음 훔쳤으니 피차일반 아닌가? 아니지, 경찰이 그러면 더 안 되는 거지."
"꼬우면 너도 하던가, 경찰."

승지의 툴툴거리는 게 귀여운 영원은 피식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승지는 순 악덕 경찰이라고 중얼거리며 괜스레 영원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점점 영원을 만지는 손이 끈적해지며 그녀의 눈이 돌아가는 것을 알아차린 영원이 제 스커트 안으로 들어오려는 승지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

"언니. 언니도 고양이 귀..."

핼러윈 의상을 입어달라는 뜻이었다. 영원을 안는데 정신이 팔렸던 승지가 까맣게 있고 있었는지 그제야 아차 소리를 내었다. 잠시 음흉한 미소를 지은 승지는 침실로 영원을 데리고 가더니 침대에 앉히며 말했다.

"언니 옷 갈아입는 거 잘 봐, 애기야."

승지는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입고 있는 티셔츠를 호쾌하게 벗어 바닥에 내팽개쳤다. 갑작스레 맞닥트린 그녀의 가슴을 감싸고 있는 화려한 무늬의 브래지어를 눈앞에 당면한 영원은 눈동자를 구석으로 재빨리 피했다.

"영원아, 언니 똑바로 봐야지."

분명 옷을 벗고 있는 건 승지인데 부끄러운 건 어째선지 영원, 자신이었다. 자꾸만 영원이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자 승지가 시무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싫어? 싫어서 안보는 거야?"

그것은 영원을 다룰 줄 아는 승지의 뛰어난 연기였다. 결국 그녀의 말에 영원은 싫지 않다고 중얼거리며 다시 시선을 승지에게로 옮겼다. 영원이 이렇게 나올 때면 승지는 심장이 너무 벅차 터질 것만 같았다. 거짓말로도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였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 제게로 닿은 승지는 이번엔 바지를 내려 벗었다. 발끝에 살짝 걸쳐진 그것을 대충 휙 던진 그녀가 이번엔 입고 있는 속옷들을 벗었다. 숨을 삼킨 영원은 시선을 피하지는 못하고 눈만 재빠르게 깜박거리는데, 그때마다 그녀의 눈동자는 승지의 굴곡진 몸매 이곳저곳을 훑었다. 민망하지만 어쩔 수 없이 너무 예쁜 몸에 시선을 뺏겨버린 것이다.

곧 옷장에서 고양이 귀와 꼬리를 꺼낸 승지가 그것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귀는 머리띠로 되어있었고, 꼬리는 허리에 줄을 감는 방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 세트로 보이는 붉은 목줄을 스스로 착용하는데, 나신으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몸짓은 색스러웠다.

얼른 나머지 옷들도 입길 바라는 생각을 할 때, 승지가 갑자기 제게 다가왔다.

"자, 끝."
"뭐가 끝이야. 다른 옷은?"

나신의 차림으로 끝났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영원을 황당하다며 대꾸하였다. 그러나 승지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나 이게 다야. 자기가 나 이걸로 골랐잖아."
"야...! 무슨 내가 언제..."

옷을 고를 당시 영원이 놓쳤던 작은 글씨가 있었다. 그것은 '원피스는 별도이며, 실제 배송 상품은 귀와 꼬리, 목줄입니다.'였다. 혼자만 그것을 읽은 승지는 자신이 이런 차림이 될 때 볼 영원의 새빨개진 얼굴이 몹시 흥분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여 그녀가 이 사실을 모르게 숨기기로 하였다. 알게 된다면 환불하자며 난리를 쳤을 게 분명했으니.

"너무해. 자기가 나 이렇게 부끄러운 차림으로 만들고선 인제 와서 몰랐다고 하기야?"

승지는 부러 억울한 눈빛과 어딘지 색스러운 입매를 그리며 더욱 그녀에게 밀착했다. 무릎을 하나하나 침대에 올리는 그녀는 그 사이에 영원을 끼고 그녀에게 제 가슴을 비비기 시작했다.

"근데 그래서, 어때? 나 잘 어울려? 자기는 엄청 섹시한데. 나는, 응?"

그녀의 모습은 발정 난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거 같아 영원은 더욱 승지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다. 영원에게 비비면 비빌수록 승지의 가슴 끝이 단단해지더니 이내 그녀는 영원의 귓가에 대고 낮은 신음을 흘려냈다.

"그거 알아? 고양이는 여기 만져주면 좋아한대."
"언니는 고양이 아니잖아..."
"하아, 자기 손 부드러워서 기분 좋아."

영원의 손목을 잡아 제 허리와 엉덩이 사이, 골반의 어딘가쯤에 가져대며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체하는 승지의 목소리는 가히 뜨거웠다. 영원의 손이 닿는 승지의 몸은 모든 게 맨살이었다. 가끔 한명만 옷을 벗고, 한명만 옷을 입은 채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땐 벗는 역할은 무조건 영원의 몫이었다. 자신만 나체일 때, 그 상반되는 모습에서 영원은 말로 표현 못 할 수치심을 느꼈는데, 그것이 반대의 상황이어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단 것을 그녀는 이번에 깨달았다.

영원의 귀 끝이 붉어지자, 그녀의 어깨를 꾹 눌러 눕힌 승지는 그 위에서 동물처럼 자세를 만든 후 가볍게 쥔 주먹의 손등을 핥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우리 강아지, 언니가 그루밍 해줄까?"

그대로 영원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승지는 그곳을 간지럽게 핥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틈이 넓은 셔츠 단추 사이로 손을 넣자, 제법 큰 가슴 탓에 승지의 손은 옷이랑 꽉 끼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 그녀는 단추를 하나 풀어 공간에 여유를 만들었고, 그대로 브래지어 위로 영원의 가슴을 주물렀다. 나신의 모습으로 제 몸을 만지는 승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요염해서 영원은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이 뜨거워졌다. 

"하아... 승지야..."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영원의 입술 사이에는 작은 숨결이 불어 나왔다. 그녀의 부름에 승지는 대답 대신 입을 맞췄다. 평소보다 그녀의 입술을 혀로 핥으며 애무한 승지가 이내 혀를 넣자, 곧 영원의 혀도 고물고물 움직이며 제 안으로 들어온 승지의 혀와 맞닿았다. 혀가 비벼질 수록 그녀들의 타액이 질척하게 쌓여 영원에게 들어갔고 그녀는 그것을 조금씩 삼켜 마셨다.

"맛있어?"
"몰라... 하지만 언니랑 하는 키스 기분 좋아. 더... 해줘."

제 목을 팔로 감싸 안으며 흐릿해진 눈으로 애원하는 그녀의 얼굴은 흐를 것처럼 녹아있었다. 그녀의 요구에 따라 승지는 한 번 더 영원과 입술을 맞대었다. 쪽쪽 거리는 소리와 뜨거운 신음은 그녀들의 귀를 애무하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영원의 아랫입술을 쪽 빨아들인 승지는 그녀의 축축해진 입 주변을 혀로 핥아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번엔 뭐 해줄까? 말해봐."

방금 전 키스를 애원했던 게 마음에 들었는지 승지는 다음 할 행동도 그녀에게 애원하기를 강요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에 영원이 시선을 살짝 피해 보았지만, 승지가 그녀의 턱을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기는 통에 그것은 오래 가지 못했다. 영원의 손목을 잡은 승지는 그것을 제 가슴 쪽으로 당겨 주무르게 만들었다.

"흐으... 솔직하게 말하면, 이런 것도 해줄 건데. 말 안 할 거야? 언니만 기분 좋아질까?"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에 영원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비몽사몽하며 주무르는 거랑 멀쩡한 정신에서 주무르는 거랑은 천지 차이여서 영원은 본인이 당하는 것이 아님에도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점점 자신의 손바닥에서 단단한 감촉이 느껴지자 영원은 다시 스르르 눈을 떴다. 자신의 손을 이용해 유두를 단단히 세우고 있는 승지의 얼굴이 기분 좋아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승지는 눈을 살짝 접어 눈웃음을 쳤다.

"왜 그래? 하아... 무슨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나도......"

드디어 영원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도 그녀의 손을 이용해 제 가슴을 애무하는 승지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만져줬으면 좋겠어... 나도, 언니가... 내 가슴 부드럽게... 만져줘."
"드디어 말해줬네. 하지만 너무 늦게 말했어."
"응?"
"너무 늦었으니 내 마음대로 할 거야."

싱긋 웃는 그녀의 모습은 얼핏 장난꾸러기 고양이 같았다. 영원의 목을 깨문 승지는 날카로운 송곳니로 목덜미를 긁어내며 그녀의 셔츠 단추를 마저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등 뒤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의 훅을 풀었다. 승지는 그것을 끝까지 벗기진 않고 헝클어트리기만 했다.

"경찰이 이래도 되나 몰라. 고작 절도범한테 가슴이나 만져달라고 애원하고."

승지의 롤 플레이는 아직 끝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브래지어를 벗기지 않고 위로만 올리자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이 봉긋 나타났다. 손바닥으로 영원의 가슴을 덮은 승지는 그녀의 정점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 그것을 비볐다.

"어때요, 경찰관님. 이거 기분 좋아요?"
"앗, 하읏."
"아핫, 기분 좋은가 보네."

승지의 목소리는 영원이 기분 좋은 것 보다 더 좋아 보였다. 롤 플레이를 할 때면 그녀는 유독 더 신이나 보였고 능글맞았다. 여전히 옷을 입은 채의 영원의 치마를 말아 올린 승지는 침대 옆 탁상에서 꺼낸 핑거돔을 끼워 그녀의 아래를 비비적거렸다.

뜨거운 열기가 담긴 아래는 이미 진탕처럼 젖어 있었다. 그에 승지는 경찰이 절도범 따위한테 만져져서 물을 흘리면 어쩌냐느니 이렇게 다리를 벌리면 어쩌냐느니 의 소리를 하며 영원을 도발했다. 그리고 그녀의 우는 얼굴을 보려 고개를 들자 영원은 오히려 조소를 짓고 있었다.

"야, 입만 산 절도범은 필요 없거든? 어서 박기나 해."

그렇게 말하는 영원은 제 손으로 허벅지 안쪽을 받쳐 다리를 더욱 벌렸다. 승지의 롤 플레이에 영원도 드디어 마음을 연 것일까, 아니면 애가 탄 나머지 승지에게 불을 붙이려고 장단을 맞춘 것인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영원이 빨리 박아주길 바란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런 영원의 모습에 미치겠다며 중얼거린 승지가 그녀의 요구대로 아래에 손가락을 삽입했다. 물이 많아 쉽게 들어간 손가락은 그곳의 열기로 홧홧하게 뜨거웠다. 천천히 출납 운동을 하기 시작한 승지는 그녀의 귀를 잘근 깨물었다.

"순진한 절도범 꼬셔서 박히는 거 어때요?"
"아, 앗. 기분 좋아... 하..."
"하, 이 언니. 정말 몹쓸 경찰이네."
"아읏... 흐! 하아하아... 앗, 더 세게...!"
"게다가 졸라 야하고."

승지는 영원의 요구대로 출납을 좀 더 강하게 이어갔다. 동시에 작게 움찔거리던 영원의 허리가 크게 들썩거리며 그녀는 더욱 울부짖었다. 동물의 귀와 꼬리를 하는 것은 승지였으나, 동물처럼 쾌락에 빠진 것은 영원이었다.

"앗. 가... 갈 것 같... 으읏!"

허벅지를 받치고 있는 영원의 손 끝에 힘이 들어갔는지 허벅지엔 하얀 손자국이 일었다. 또한 승지의 손가락을 물던 아래가 그것을 강하게 쪼이더니 그 힘을 천천히 풀어갔다. 영원이 절정에 갔음을 안 승지는 천천히 손가락을 빼내었고, 그것을 따라 희뿌연 애액이 울컥 따라 나왔다. 대충 핑거돔을 바닥에 버린 승지는 어느 새 허벅지를 받치던 손을 풀고 거칠게 호흡을 하는 영원을 앉혀 제 품에 살포시 안아주었다.

"영원아 갔어?"
"응, 갔어..."
"자기 아까 엄청 야했던 거 알아?"

영원의 얼굴을 보며 눈웃음을 치는 승지에게 영원은 그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어 대답을 피하였다. 잠시나마 분위기에 휩쓸려서 뱉은 말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승지는 아직 불편하게 입고 있는 그녀의 옷을 벗겨주기 시작했다. 그녀가 벗겨주는 대로 얌전히 벗겨지는 영원은 승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승지가 무슨 할 말있냐는 눈치로 영원을 보자 영원이 말했다.

"고양이 귀... 엄청 잘 어울려."

귀여워라며 뒷말을 덧대는 영원에게 승지는 해사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자 기뻐서 그랬다. 그녀의 미소를 보자 영원이 순한 눈을 살짝 접어 마주 웃더니 승지의 턱 아래를 고양이에게 해주는 것처럼 긁어주었다.

"고양아, 야옹하고 울어봐."
"야옹."

영원의 장단에 맞춘 승지는 아까처럼 가볍게 주먹을 쥐어 그것을 뺨 옆에 작게 흔들었다. 그런 승지가 귀여워 영원이 푸스스 웃음을 지어냈다. 그 순간 영원을 조금 쉬게 해주려던 승지의 착한 마음이 사라졌다. 이를 모르는 영원은 그저 해맑게 승지는 고양이 귀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가볍게 주먹 쥔 승지가 제 손을 보여주며 물었다.

"있잖아 영원아, 고양이 발바닥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고양이 발바닥? 음, 젤리?"
"그거 말고... 강아지한테도 쓰는 말."

승지의 말에 영원이 눈을 껌벅이며 그녀의 손바닥을 두손으로 쥐어 엄지로 꾹꾹 누르며 생각하더니 이내 답을 알겠다는 듯 대답했다.

"아, 육구?"
"그래, 좋아."
"응?"

때 마침 영원의 옷을 전부 벗겨낸 승지가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정답도 아닌 좋아라는 대답에 영원이 또 한 번 눈을 껌벅이는데, 그 위에 올라탄 승지가 제 몸을 움직이더니 자신의 머리를 영원의 음부 쪽에 향하게 하였다. 그러나 승지가 영원의 아래에 있었냐면 그것은 아녔다. 무슨 뜻이냐 하면 영원의 눈 앞엔 승지의 음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잠깐...! 뭐 하는 거야. 승지야!"
"뭐긴 뭐야. 69라며. 그래서 한 건데 69자세."
"뭐...? 아...... 야, 그게 무슨 말장난이야."

정말로 말도 안되는 말장난에 불과한 짓이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69자세를 해보고 싶었던지 승지는 씨익 웃기만 하고 별 다른 대꾸는 하지 않았다. 대신 엄지를 이용해 영원의 음부를 벌리고는 혀를 내밀어 그곳을 핥기 시작했다.

"핫... 잠깐, 나 방금 갔는데... 천천히, 언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영원은 방금 갔던 사람답게 예민하게 허리를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숱 적은 음모들이 그녀의 애액으로 한데 뭉친 것을 풀어낸 승지는 멍울진 음핵을 입술 사이에 끼워 약하게 빨아보았다.

"흐으... 언니이, 제발."
"버티기 힘들면 내가 자기 거 못 빨게, 내 거 빨아봐."

높이 세워진 허리를 살짝 낮춘 승지가 말했다. 구강성교를 당하며, 그것을 하게 되다니. 영원에겐 제법 난이도가 높은 자세였다. 하지만 몸이 힘든 것도 사실, 영원은 승지의 말을 듣고는 살며시 손을 뻗어 그녀의 음부를 엄지로 벌려 보았다. 그녀의 그곳은 아무 애무도 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움직이면 영원의 얼굴 아래로 끈적한 물이 떨어질 만큼 무척 젖어 있었다.

곧 그곳을 제 도톰한 입술로 영원이 물자 승지는 척추에 전기가 짜릿하게 올라오는 감각이 맞이했다. 동시에 영원의 아래를 빠는 움직임마저 확연히 느릿해졌다. 그것을 깨달은 영원은 그녀의 음핵을 혀로 크게 핥아 올리는 둥 그것을 입술로 빠는 둥 승지가 제 음부를 제대로 못 빨게 애무를 계속 이어갔다.

"아, 영원아... 하아. 좋아."

그때 영원의 콧잔등에 승지의 액이 뚝뚝 흐르기 시작했다. 액이 나오는 곳을 보자 움찔거리는 질구가 그렇게 야할 수가 없었다. 침을 한번 꼴깍 삼킨 영원이 그녀의 질구에 제 혀를 담갔다. 그 순간 느리면서도 영원을 애무하는 것을 멈추지 않던 승지가 큰 신음을 뱉어냈다. 그리고 이내 그녀도 영원의 질구에 제 혀를 넣기 시작했다.

서로의 질구에 혀를 담가 내벽을 자극하는 것은 여간 부끄럽고,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녔다. 혀를 길게 뺀 영원이 그 상태로 승지를 애타게 불렀다. 

"으으... 언니, 나... 이제. 안됏..."
"같이 가자... 영원아."

승지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영원은 참을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그녀의 미성이 또 한 번 울부짖고, 승지의 허리도 잘게 떨렸다. 여전히 영원을 아래에 둔 승지는 상체만 세워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것은 절정의 여운은 느끼는 모습 같았다.

"영원아, 너무 좋았어."

곧 그녀의 옆에 누운 승지가 영원을 꼭 껴안으며 말했다. 제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영원에게 시끄러우면 어쩌지 하는 작은 걱정마저 드는 승지에게 영원이 꼬물꼬물 움직이더니 그녀의 품에서 고개만 쏙 빼내어 말했다.

"나도... 부끄럽긴 했는데, 언니랑 함께 가서 더 좋았어."

승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영원은 다정한 미소를 지어냈다. 제게 기특한 소리를 하는 영원에게 승지는 또 한번 그녀를 쉬게 해주려던 착한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있잖아 영원아."
"응?"
"아직 12시 안 지났으니 핼러윈 맞지?"
"......응 그런데 왜?"

영원은 좋지 못한 감각을 느꼈다.

"트릭 오어 트릿."
"......어?"
"오늘은 사탕 없어? 그럼 장난 쳐야겠다."

승지는 핼러윈의 나쁜 장난을 꾸미고 있는 어린 아이 같이 웃었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3

고정닉 5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스타보다 주목 받는 것 같은 반려동물은? 운영자 25/10/20 - -
- AD 은퇴한 걸그룹 출신 엑셀방송 출연 후 수익 공개 운영자 25/10/24 - -
- AD 월동준비! 방한용품 SALE 운영자 25/10/23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1271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0952 120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0]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202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6787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341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586 68
1331450 공지 공지 [3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138 53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6578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4989 7
1817887 일반 레나카호 유우스즈 아논타키 레이클레 13F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0 0 0
1817886 일반 토모리는 얀데레 집착 속성이 추가되면 개맛있어 타이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0 0 0
1817885 일반 다른거 찾다가 1권 초창기 일러봤는데 이건 좀 심하네;;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0 2 0
1817884 일반 키타 뭐하는데 [1] 공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8 27 0
1817883 일반 마이랑 카호 이거 해야함 [3]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6 42 1
1817882 일반 백뉴비 와타타베 3권까지 봤는데 [1] ㅇㅇ(1.229) 20:35 18 0
1817881 일반 정식 발표는 언제나는거야그럼 [2] 만월을찾아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4 35 0
1817880 일반 샤프트 50주년 전시회 티켓 샀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4 41 0
1817879 일반 얀데레 여동생 미쳤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3 44 4
1817878 일반 프리오케 짱 재밌네 쥰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3 8 0
1817877 일반 토모리랑 첫레섹을 일부러 어버이날로 잡는 소요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2 24 0
1817876 일반 찐백합애니 추천해줘 [7] 치요치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2 38 0
1817875 📝번역 레나코에게 안긴 사츠키 [2] lam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1 56 5
1817874 일반 갓컾이면 저녁 치킨먹음 [1] ㅇㅇ(61.77) 20:31 20 0
1817873 일반 사 츠 키 유 출 [1] 착한말만쓰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0 44 1
1817872 일반 “음침이 장례식 몰카에서 오열하는 갸루” 특징이 뭐임? [2] ㅇㅇ(175.122) 20:29 27 0
1817871 일반 부농이 정실은 노랭이가 아닌 거 같음 [4] ㅇㅇ(1.221) 20:28 47 1
1817870 일반 뭐가 유출된건데 [6]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 98 0
1817869 일반 오늘은 한화승 번역이 안올라오네 ㅋㅋㅋ [3]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 93 1
1817868 일반 요즘 백붕이들이 응애백붕콘 적게 쓰는거 같아서 슬프데 [16] 베어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 64 0
1817867 🖼️짤 lyy 아논소요 후일담 [2] 연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 105 6
1817866 일반 이거 안본 사이에 왜 이렇게 됨... [6] 히후미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 107 1
1817865 📝번역 뒤떨어진 후르츠 타르트 114화 [2] 산소jam의배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 46 9
1817864 일반 갸루랑 얘기할때 미드에만 시선고정된 음침이 [2] 베어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 36 0
1817863 일반 지금 떡밥 뭐임 [4] 치요치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 71 0
1817862 일반 와타나레 이해 안 되는 게 [8] 백합백문학과교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 86 3
1817861 일반 음침이 갸루보고싶어하면 어떡함 [4] 앞으로읽든뒤로읽든야마토마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 32 0
1817860 🖼️짤 카호레나 다음단계 떳다 !!!!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 70 5
1817859 일반 야가키미 극장판이면 좋겠다 ㅇㅇ(1.221) 20:17 20 0
1817858 일반 내 최애는 악역영애 애니 볼 생각인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 39 0
1817857 일반 마여 2기는 정녕 안나옴? [8] 베어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 45 0
1817856 일반 사신킥4기면어덕함 [2] ㅇㅇ(210.223) 20:15 44 0
1817855 일반 음침이가 먼치킨인 능배물 백합 보고싶어 [2] 베어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 23 0
1817854 일반 유루유리 슬슬 4기 나올때지 [4] 만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 49 0
1817853 일반 유출 일클메일 수도 있긴 하겠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 96 1
1817852 일반 배고파 [4] 베어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 35 0
1817851 일반 소요나 타키나 아논이나 보니까 가슴크기 비슷하던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 46 0
1817850 일반 고기집에서 삼겹살 굽는데 멍하니 고기를 바라보는 음침이 [4] 헛소리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 39 0
1817849 🖼️짤 아지레나 마이레나 사츠레나 [14]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 96 3
1817848 일반 Trend is Yuri인가 [2] ㅇㅇ(1.221) 20:09 57 0
1817846 일반 블루팀 레드팀이야? ㅋㅋ [8] 여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 111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