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와 마녀의 혐관백합.txt - 대세는 백합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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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7-07-26

[💡창작] 흡혈귀와 마녀의 혐관백합.txt앱에서 작성

ㄹㅅㅎ

2020.11.09 22:43:45

조회 1281 추천 36 댓글 8

"왔어?"

-짜악

날카로운 마찰음이 지하실에 울린다. 홱 돌아가는 고개. 곧이어 너의 새하얀 피부 위로 붉은 손자국이 남는다. 눈물이 맺힌 네 눈가는 더없이 아름답다.

"말."

나는 냉기를 담아 말한다. 너는 조용히 나를 째려보고는, 고개를 툭 떨군다. 나이는 내가 더 많은데. 불만스럽게 너는 말한다. 이번에는 너의 왼쪽 뺨을 때린다.

한 번 더 울리는 마찰음. 조금은 화가 난 표정으로 너는 고개를 치켜든다. 하지만 붉은 입술은 열리지 않는다. 나는 보란 듯이 벽에 걸린 채찍을 잡아보였다. 그제야 너는 입을 연다.

"하.... 오셨어요?"

"그래."

나는 만족스럽게 대답한다. 그리고 네 옆구리를 채찍으로 후려친다. 고통 어린 신음과 함께, 너는 날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나는 밀려드는 황홀감에 미소를 짓는다. 너의 그 시선은 마법이 담겨있는 게 분명하다. 언제까지고 날 흥분케 만드니.

"어딜 버릇없게 한숨이니."

"죄송합니다."

"널 사육한지도 어언 3년째인데, 이젠 적응할 때가 되지 않았니?"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알 수 있다. 네 마음 속의 억눌린 증오를. 자유를 앗아간 나에 대한 원한을. 온몸이 짜릿할 정도로 나는 느끼고, 느끼고, 또 느낀다.

"오늘 분은요?"

"서두르지마."

"하루 내내 굶었어요. 이제 한계에요."

나는 갖고온 병을 네게 보인다. 방금까지의 원망과 증오는 사라지고, 네 눈엔 간절함과 애절함만이 남는다. 그게 조금은 괘씸해서 나는 병을 네 앞에 놓아둔다. 그저 놓아두기만 한다.

간혹 너는 중요한 사실을 망각할 때가 있다. 너의 간절함은 오로지 나를 향해야만 한다는 것을. 너의 식사가 아닌 너의 주인님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망각은 곧 죄고, 죄에는 벌이 필요하다. 너에게도 마찬가지다.

"손 풀어주실거죠?"

"능력껏 먹어."

"주인님."

"맛있게 먹으렴."

"주인님, 잠시만요. 주인님!"

주인님! 야!! 네 호소에도 나는 지하실을 나온다. 거친 쇠사슬 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온다. 네 호소는 이윽고, 절규로 바뀌어간다.

1시간 쯤 지났을 무렵, 문 너머가 잠잠해졌다. 나는 조심스레 안을 들여다본다. 소리 죽여 흐느끼는 너의 모습. 그 건방지던 흡혈귀가 저런 꼴을 보이고 있다니. 아랫배애서 끓어오르는 음험한 욕망에 숨이 거칠어진다.

나는 참지 못하고 결국 안으로 돌아온다. 문이 열리자, 너는 황급히 고갤 들어 나를 맞이한다. 창백한 피부, 충혈된 눈, 말라가는 몸뚱아리. 한계라던 말이 거짓은 아닌 모양이었다.

"주, 인님...."

자비를, 피를, 그리고 나를 갈구하는 눈빛. 나는 부드럽게 너를 쓰다듬는다. 이런 너의 모습조차 아름답기 그지없다.

"천천히 마시렴."

나는 병을 열어 네 입에 내용물을 붓는다. 꿀꺽, 꿀꺽, 목넘김 한 번씩 너는 생기를 되찾는다. 나는 조금은 아쉬운 표정으로 널 여전히 쓰다듬는다.

"맛있니?"

"네... 그, 근데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더 주세요. 차마 뒷말은 눈치가 보였는지 너는 눈짓으로 그리 말한다. 나는 싱긋 웃고는 네 입술을 어루만진다. 네 입술을 지나, 가슴을 지나, 그리고 배를 지나, 내 손은 네 은밀한 곳에 도달한다.

"나도 더 주고야 싶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마녀와의 거래에는 댓가가 필요하단다."

"뭐든지 할게요... 제발 더 주세요.... "

오랜 지하 생활이 너의 박식함마저 앗아간걸까. 나는 안타까움에 탄식을 흘린다. 너는 노예, 나는 주인. 뭐든지 한다는 건 너의 당연한 의무였다. 나는 재차 채찍을 휘둘러 네게 벌을 내린다.

"아악!!"

"그건 댓가가 될 수 없단다."

"말... 말 잘 들을게요... 안 대들고, 착하게 굴게요..."

"나쁘진 않은 조건이구나. 근데 내가 널 어떻게 믿니?"

"으... 그건....."

나는 네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네가 증명하지 못한다면, 내가 대신 증명시켜주면 될 뿐이었다.

"앗.. 으, 윽... 학..! 잠깐, 아파, 로라 나 아파...!"

"다리 모으지마렴. 그리고 주인님이라 불러야지?"

나는 네게 입을 맞춘다. 아프다면서도 너는 기다렸다는 듯 내 혀를 옭아맨다. 간간히 닿는 송곳니가 귀엽다. 나는 손을 네 쪽으로 더욱 몰아세운다.

"흡...!! 흐읍...! 읍..!!"

"푸흐... 말 잘 듣겠다고 하지 않았니?"

"하으으... 윽..! 로라, 로라아... 나, 나 죽을... 핫..! 손, 가락... 제바알...."

"고작 네 개로 엄살은."

너는 비명을 내지르며 애욕을 쏟아낸다. 그리고 내 몸에 기대어 숨을 내뱉는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네 숨결에 다시 욕망이 끓어오르지만, 나는 참기로 한다. 나는 널 아끼니까.

"절반은 지금 주고, 나머지는 네가 하는 걸 봐서 주마."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나는 약속했던 반절을 네 앞에 놓아둔다. 이번에는 네가 닿을 수 있는 곳에. 그리고 나는 미련없이 떠난다. 너와 나의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까.

---

마녀랑 흡혈귀 둘이 서로 친했는데 마녀가 통수쳐서 가뒀다는 설정임

둘의 나이차는 1살로 흡혈귀가 더 많음

사용 손가락은 엄지 제외 나머지 검중 중약 중 고민하다 걍 다 쓰기로 함

쓸땐 좋았는데 막상 쓰고나니 자괴감 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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