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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건전] 아다시마 첫키스 - 1

ㅇㅇ(59.3) 2020.12.02 17:31:38
조회 844 추천 24 댓글 6
														

"시, 시마무라"


선생님이 교실을 나섬과 거의 동시에 아다치가 옆에서 말을 건넸다.


오오, 빠르다 빨라. 자전거를 타서 발이 빠른걸까나?

아까부터 느껴진 우물쭈물 미지근한 시선을 어디 한번 들어보실까.


"뭔데? 아다치? 어디 같이 가줬으면 하는거야?"


"응 그것도 좋지만... 오늘은... 그... 시마무라의 집에 가고싶달까... 뭐 그런거라서..."


아하. 뭐 그런걸까나.


"그래. 그럼 같이 돌아가자?"

"으, 응! 헤헷"


그 헤헷은 뭐니 아다치? 라고 묻고싶지만,

아다치라면 분명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감정을 담아 대답하겠지.


둘 뿐이면 괜찮지만 아무래도 교실에선... 응... 자제 시키는게 좋겠다.


"근데 우리집엔 무슨용건?"

"뭔가 특별한 용건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냥 같이있고싶달까 뭐 그런거랄까... 그리고,"


어이쿠 위험하다

아다치의 감정을 누구도 들을수없게끔 가로채듯,

아니, 나만의 것처럼... 이려나?


"아하. 오키도키. 자전거 가지러가자"

라고 재빠르게 대꾸해버렸다.

정말 방심할수가 없네...


"응"



아다치가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고, 끌고가려던 참에

학교 건물쪽에서 익숙한 울림이 들려온다.


"여어 아닷쮜~"

"그리고 무라무라~"


아, 히노랑 나가후지다.


"무라무라는 또 뭐냐 욘석."

"어... 안녕"


아다치가 묘한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대답한다.


아니 이정도는 바람피는거 아니라니깐, 그리고 상대방을 보고 대답해야 하지 않겠니 아다치양?


"하우알유? 잘지냈니?"

"냈니?"


히노는 미묘한 영어로, 나가후지는 미묘한 텀으로 히노의 뒷말을 따라해가며 안부를 묻는다.


눈에는 눈,

"예스예스 아임파인 땡큐"

미묘한 영어엔 미묘한 영어.


"오 그러냐? 그럼 아닷쮜는?"

"땃쥐는?"


오오, 아다치가 뭔가 다큐에서 볼 법한 동물로 둔갑했다


"어... 응 잘지냈어"


조금 무미건조한 느낌으로 나를 보면서... 아니, 상대방을 보라니깐.


"오 그러냐? 그럼 우린 바쁘니까 이만~"

"만~ 마안~ 마아아안~"


나가후지가 메아리를 넣으면서 점점 사라진다

정말 폭풍같은 녀석들이구만 그래.


"... 뭐였을까?"

"글쎄... 우리도 돌아가자."

"응. 시마무라 뒤에 타"

"오케오케, 아다치의 자전거에 타는것도 오랜만이네"

"아, 그런가? 듣고보니 그렇네"

"운전도중 고개를 앞으로 하고 안전운행 부탁드립니다..."

"응 시, 시마무라 아 아니 소중한... 소중한 시마무라가 다치면 큰일이니까... 응."


우와 아다치 치곤 제법 담담하게 엄청난 소릴 하는구나


"나뿐만 아니라 아다치도 소중하답니다. 자 레츠고!"


어깨를 톡톡 두둘기며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고!

뭔가 만화영화같은 장면이 되버렸다.



규칙적으로 들리는 체인의 정적속에서,

"근데 아다치, 우리집에서 뭐할거삼?"

대화의 운을 띄웠다.


"에, 어... 키..."

"키?"

"아니아니아무것도아니야그냥놀러간지오래된거같고뭐가끔은괜찮지않나해서그런"


으아아 흔들린다 흔들린다!

"그래그래 괜찮으니까 아다치 핸들 핸들!"

"으앗, 미안..."

"요즘은 아다치의 뒤에 타는거 좀 무섭네~"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무서워


"미안, 시마무라랑 같이있으면... 침착하게 있기 어려워서... 그건그렇고, 안장을 하나 더 다는게 좋을까?"

"그건 그것나름 눈에 띄겠네..."


로맨스 드라마라도 찍을생각이냐 욘석


"응... 역시 그렇겠지."

어라? 혹시 로맨스 드라마를 기대한걸까?

"미리 말해두겠지만 2인용 자전거같은것도 기각이니까?"

"아, 아니 아무리 나라도 그런걸 타고 학교를 다니진 않는다구"


오, 학교가 아니면 같이 타고싶으시다?

그렇치만 말로 꺼내면 또 아다치코스터가 되버리겠지, 응.


"그래 그래, 평소대로면 된답니다 평소대로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다치는 귀엽기도 하고.


"응 시마무라가 좋다면... 나도 좋아"

뭔가 고백하는듯한 말투네.


그런 느낌의 대화 속에서, 어느덧 체인의 정적이 멈추고...

"다녀왔습니다~...?"

얼레? 조용하네? 왠일?

"시, 실례하겠습니다...?"

??

"아무도 없습... 구나."

아무래도 엄마가 동생이랑 야시로를 대리고 어딘가 외출한 모양이다.

"뭐 그런 모양이야. 들어와"

"응... 실례하겠습니다."


예의바르구나, 아다치

스윽


"엣, 어, 어? 응?"

"아니, 예의바르구나 싶어서."


바람을 가르며 조금은 흐트러진 머릿결을 정돈시켜주며, 그 보드라운 결을 만끽했다.


"자 방으로 가자? 아니 거실이 좋으려나?"

"아, 응 방이면 돼 아니, 방이 좋아"


아쉬움과 설렘이 동시에 묻어나는 울림이었다.


"그래? 그럼 방으로 가자"

"응!"

오오, 회복도 빠르셔라.


동생도 없고 야시로도 없겠다, 1층의 방으로 향했다.

"아..."

"응?"

"아, 아니 2층이 아니구나~ 해서"

하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는다.


그러고보니, 어느 순간 집에 왔다 하면 2층으로 올라갔었구나.


"응, 오늘은 집에 단 둘이기도 하고 말이지."


단 둘.

아다치는 분명 이 단어를 좋아하겠지.


"응, 단 둘, 응, 단 둘이네!"

역시.


"으잇차."

서로 방의 구석에 나란히 가방을 내려두고,

털썩.


"아다치, 일로와"

"시, 시마무라, 괜찮은거야? 괜찮은거야???"

"아니 뭘 세삼스레 그러시남."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다리 사이로 쭈그려앉는 아다치.

뭔가 데쟈뷰같은데...


"뭐할래? 게임이라도 할까?"

여동생이 내팽겨쳐둔 컨트롤러를 가르키며...

아니 이녀석 놀고나면 치우라니깐, 나중에 한번 따끔하게 혼내줄 필요가 있겠어


"그, 그게 시마무라..."

"응?"


"시, 시마무라, 나, 나는... 키..."

키?

"키...키ㅅ...ㅋ..."

키스?

"키스가... 하고싶어!"

오, 아다치 완전빨개


"누구랑?"

"ㅅ... ㅅ... 시... 시ㅁ... 시마무... 시마무랃랑"

앗 혀꼬였다.


근데, 그렇구나. 역시 그런것도 하고싶은거구나.

연인이니까... 이려나?


아다치는 늘 그렇다.

언제나 한결같이 그 감정을 나에게 부딪혀온다

거절당하거나, 상처받는걸 두려워하면서도, 그래도 순수한 감정을 나에게 부딪혀온다.

내 마음속에 자국을 남기듯, 흔적을 세기며 부딪혀온다.


그리고 그 마음에 천천히, 흠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물들어가는 내가 있다.

매번, 그 감정을 부딪혀오며 세겨진 아다치의 자국마저 채워가며 물들어가는

그런 내가 있다.


"응. 괜찮아."

내가 생각해도 아주 담담한 말투였다.


"그, 그래? 괜찮은거야? 으읏....!"

뭔가 기쁜듯, 뭔가 해냈다는듯 양손을 주먹쥐고 아자~ 하는듯한 포즈로 웅크려 몸을 자그맣게 떤다.

그리고 자그마한 떨림에서 아다치의 감정이, 나를 향한 열정과 사랑이 전해져 내 가슴에 스며든다.

이런, 이렇게나 기뻐할줄은 몰랐는데.


"그... 그럼... 내가... 내가 먼저 갈테니까...!"

오, 엄청 적극적이다. 그렇게나 갖고싶었던거구나


내 입술이.


"응. 좋아, 와줘."

근데 어라, 키스는 어떻게 하는거지?

에라 모르겠다, 눈 감고 있으면 아다치가 어떻게든 해보겠지.

입술에 박치기만 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성공이려나.


눈을 지긋이 감고, 고개를 살짝 내밀고, 아다치를 기다린다.


...

...

...


응?


슬쩍, 눈을 떠보니

미간에 바짝 주름이 질 정도로 눈을 꾸욱 감은 채 입술을 내밀고 부들부들 진동하며 다가오는 아다치가 있다.

엉금엉금. 엉금엉금. 다가오는 아다치가 있다.

음... 뭐 괜찮겠지.


...

...

...


응?

"아니 아다치, 아까부터 계속 같은위치잖..."

"아, 아니 제 제대로 움직이고잏으닊앆"

"그래그래 알았으니까 진정하고,"

내 첫키스가 피맛이 되고싶진 않으니까...


"...미안"

"아니 사과할정도야~ 서로 미숙하기도 하고, 뭐... 사실 조금은 예상했고..."

"윽"


"그치만 이런속도면, 키스 하기도 전에 엄마와 아이들이 돌아와버릴거같은데?"

"윽!"

오, 반응좋고.


"그러니까, 내가 리드해도 괜찮지?"

"응?"

"그러니까,"

"아니아니 응 제대로 들었어 응"

하고 흐읍, 크게 심호흡을 하더니

"주...준비됐어..."


다가오던 아다치랑은 다르게, 기다리는 아다치는 그럴듯한 자세로 기다리고 있다.

아까의 내 모습이 이런 느낌이었으려나? 아니, 하지만 이건...

아다치의 모습은...


마치 공간을 조각하듯, 수놓듯 한 아름다운 자태가 있다.

같은 자세를 흉내내더라도, 결코 흉내낼수 없는 그런 자태가 있다.


그리고 빨려들어가듯, 본능적으로 그 자태에 조금씩 이끌려간다.

체온이, 숨결이 하나가 되어가며 조금씩... 조금씩...

아, 샴푸 우리집거랑 같은거 쓰네.




첫키스의 맛은 레몬맛이라고 하지만, 아다치의 맛은...

투명한 맛이다.


그래, 아다치의 희고 고운 피부처럼, 아다치가 늘 마시던 미네랄 워터처럼


속이 환히 비추는 투명한 맛.

하지만 투명히 비추는 속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리라.


그리고 비추어 보이는 그 속에는


어느순간부터 내가 아로새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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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시점은... 내키면쓰고...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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