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

하나에서 둘이 된 존재

둘이서 하나였던 존재

세상으로의 첫발을 함께 내딛고

함께 축복 받으며

늘 서로의 곁에 있어주는

예수님이 주신 은혜

하느님이 주신 은혜

이예은 . 이하은

... ... ...

' 차라리 남이였으면 좋았을텐데... '

오늘도 어김없이 내 머릿속을 멤도는 말

입밖으로 꺼낼수 없기에 더욱 내 가슴을 옥죄는 말

' 차라리... '

" 아~~아~!!! 하은아!! 이거 어떻게 푸는거야?! "

" 언니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말랬지. "

" 이히히~ 난 하은이 이름이 예뻐서 이름으로 부르는게 더 좋은데 "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언제나 속편한 얼굴로 베시시 웃으며 나에게 어리광 부리는 예은이

언제나 이런 예은이에게 어쩔수없다는듯 가벼운 한숨으로 져주는 나

" 이 문제는 지난번에도 알려준거잔아 "

" 어?... 그...랬나? "

" 너 정말, 에휴.. 자 봐봐 이 문제는 말이야... ... "

" 와~!!! 역시!! 역시! 우리 하은이!! 전교 2위는 역시 달라!! "

" 그러는 넌 언제까지 세자릿수에 있을려고? "

" 윽... 이건 다 하은이가 나한테서 공부 유전자를 빼앗아갔기 때문이야!! "

" 네. 네. 다 제 탓입니다 "

" 아아~! 난 그냥 평생 하은이 동생으로 살면서 하은이 등골빨아먹고싶다~!

하은아 나랑 평생 같이 살자~? "

" ... 징그러운 소리하지마 "

" "

" "

...

...

...

평생 함께. 평생.

그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2년 뒤면 예은이도 성인이 되고

예은이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서 나의 곁을 떠나게 될거야.

예은이가 사랑하는 사람, 예은이가...

서서히, 서서히 가슴속에서 부터 무언가가 쌓여올라간다.

가슴을 아무리 두들겨봐도 부서지지않는 단단한것들이 내 가슴을 가득 채워나가

내 숨통을 조르기 시작한다.

' 왜!! 대체 왜! 내가 그 사람이 될 수 없는건데!!! 왜!! '

' 예은이에 대해선 내가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아!! '

' 예은이는 내가 필요해!!! '

제 분에 못이겨 자신의 방안에서 혼자 베개를 집어던지며, 어디에도 분출할수 없는 가슴속 검은 감정들을 떨쳐내려 발버둥친다.

늘 그랬듯, 늘 그렇듯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이 검은 감정들은 더욱 커져만갔다

' 왜... 왜 나는... '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그런 자각은 있다.

당연하다.

난 여자.

예은이도 여자.

그리고 우리는 자매, 가족이다 .

잘못되었다.

틀린것은 나다.

스스로가 자각하고, 스스로에게 타이른다.

타이를 뿐이다.

마음이란게 그렇게 말하는대로 되는것이라면

난 이런 고민도 고생도 이미 옛날 옛적에 졸업했을 것이다.

' 끼이익- '

" 지친다. "

한 차례 격정에 휩쓸려 내몰아친 몸이 침대에 빨려들어간다.

' 스으윽... 스으윽... '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예은이를 떠올린다

" 예은아... "

' 똑 똑 똑 '

" 하은아 바빠? "

예은이의 갑작스런 방문에 준비되지 않은 목소리가 나온다

" 어~ 들. 들어와~ "

" 미안해 하은아 근데 내일 당장 시험인데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

' 그래... 예은이에겐 내가 필요해. '

마음을 다잡고 다시금 어쩔수 없다는 듯 가벼운 한숨으로 예은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은이를 방으로 들인다.

한 문제, 두 문제, 세 문제, 네 문제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네 시간

어느덧 시계바늘은 새벽 1시를 지나있었고

예은이는 반쯤 감긴 눈으로 꾸벅꾸벅 책상에서 고개를 흔들고있었다.

" 예은아, 많이 졸려? 여기까지 할래? "

" 으어ㅇ응?.. 어.. 응... "

" 많이 힘들어? 일단 언니 침대에서 잘래? 언니가 아침에 깨워줄께 "

" 으ㅇ.어응... "

비몽사몽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예은이를 안아 일으킨다.

사락사락. 예은이의 머리카락이 흔들려 내 손등을 간지럽힌다.

내 품안에서 예은이의 냄새가 채워져간다

따뜻하다

예은이의 몸은 이토록...

내 침대에 예은이를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고

그리고 깊게 잠든 예은이를 바라본다

깊게 잠든 예은이를 바라본다.

- 이예은 . 이하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