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화의 말을 들은 지연은 갑자기 세상과 동떨어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ㅁ 뭐...요?"

"더 자세히 말할게 모녀끼리 야한 짓 하는 그런 거 보는 거 아니지?"

뇌가 사라진다는게 이런 기분일까 엄마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조차도 나지 않았다. 이제 절연당할 위기에 처한 지연은 어떻게 해서든 변명을 해야했으나 어떤 논리도 생각나지 않았다.

"배..배카.."

"백하?"

"백합이요... 그러니까 백합이 뭐냐면요.. 여자들끼리 꼭 사, 사랑을 하는게 아니고...우정이나 그런 것도 포함인데... 그니까.."

"우정만으로 야한짓 하지는 않을거 같은데?"

지연은 울고 싶었다. 유명 수도권 대학에서 최연소 교수로 부임한 엄마를 자신이 어떻게 말로 이길 수 있겠는가? 지연은 슬슬 겁에 질리기 시작했다

"그...그게 그건 그냥 창작물이고요... 백합 본다고 다 레, 레즈나 그런게 아니라...그냥 취미에요"

"밤에 엄마 덮치는 취미?"

지연은 그 말을 듣자 말을 듣자 다음에 말할 말을 아예 망각해버렸다. 입을 열어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엄마는 나를 사랑해주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흐...흐흑"

"지연아?"

순간 지화가 걱정되는 말투로 부드럽게 말하자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지연에게는 더 이상 창피함 대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에 대한 서러움과 버림받을 거라는 두려움이 가득 찼다.

"흐아! 흣 엄마는 진짜 내 마음 모르죠!"

"..."

"모르잖아요... 내가 지금까지 흣 엄마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계속 흘러나오는 눈물 때문에 지화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지연은 연신 자신의 눈을 거칠게 닦아냈다. 그 모습에 놀란 지화가 지연에게 달려와 팔을 잡자 서러움이 

더욱 폭발한 지연은 엄마의 품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대었다.

"나 엄마 사랑해요... 이런거... 이런거 어떻게 말해 엄마는 나는 봐주지 않고 이상한 종이만 잔뜩 보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뤄질 수 없는데. 엄마는 틀림없이

 이런 거 싫어할테고 나도 잘 아는데...그래도 좋아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진짜로 사랑해요!"

"지연아..."

"... 나 역겹죠? 싫죠? 알아요 무슨 말 할지 그래도..."

지연은 떠는 손으로 지화의 옷자락을 꽉 잡으며 말했다

"나 미워하지 마요... 진짜로 잘못했어요... 내가 엄마 사랑 못 하는거는 괜찮은데 엄마가 나 싫어하는거는 진짜로 싫어요. 미워하지 마요..."

지연은 그 말을 끝으로 계속 흐느꼈고 지화는 그런 지연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한참 지나서 울음이 멎자 지화는 지연의 얼굴을 떼어내 자신의 눈을 바라보게 하였다. 겁에 질린 지연은 다시 울먹이려 하자 지화가 지연의 입술을 검지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지연아"

"...네"

"나 사랑해?"

지연은 순간 움찔했으나 곧 거칠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지화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확실한 거지?"

"네"

"싫으면 말해"

말을 마치자 지화는 검지로 입술을 한번 쓰다듬더니 이내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깜짝 놀란 지연의 갈 곳 잃은 팔은 어색하게 허공을 젓다가 지화의 옷자락을 꽉 쥐었다. 

혀가 치열을 흝었고 곧 입안을 침범했다. 침과 침이 섞였고 서로의 타액이 넘어갔다. 처음에는 굳어서 가만히 있던 지연의 혀도 지화의 입안에 적극적으로 들어왔다. 지화의 한쪽 팔이 지연의 뒷목을 받쳤고 한쪽 팔은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곧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자 지연은 상기된 얼굴로 지화를 바라보았다.

"하아.. 엄마"

"역겨워?"

지연은 고개를 거칠게 흔들었다. 늘 기다려왔던 순간인데 불쾌할리가 없었다. 지연이 아니라고 말하려 입을 열려 했으나 지화의 말이 더 빨랐다

"아니야 지연아... 나는 쓰레기가 맞아 지연이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 그러니 이렇게 하자 만약 사회에 우리 비밀이 알려지면 다 내가 잘못한 것으로"

"..."

"성욕에 미친 엄마가 딸에게 강제로 관계를 맺은것으로 하자. 지연이는 협박당한거고 다 엄마 책임인거야. 그래야만 우리 관계가 지속될 수 있어"

멍하니 듣던 지연은 지화의 품에 달려들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거야... 대체 왜?"

"엄마는 우리딸 믿고... 또 사랑하니까."

모르겠다. 과연 이 사람의 사랑이 나의 사랑과 같은 의미일까? 서로 다른 종류의 사랑끼리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관계를 포기하기에는

이 희생으로 인한 과육이 너무나도 달았다. 스스로를 역겹다고 자조하며 지연은 말했다.

"그래 나도 사랑해 엄마"

우리의 사랑은 너무나도 달콤한 그러나 비겁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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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회로 돌아가서 급히 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