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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필기노트를 빌려주라고?"앱에서 작성

백갤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13 16:56:12
조회 1721 추천 6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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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신아정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평소와 같은 싸가지 없는 목소리, 언제나의 차가운 눈동자가 심장을 쪼아댄다.

각오야 진즉에 하고 있었지만, 역시 실전의 박력감이란 상상과는 많이 달랐다. 차갑게 내려보는 신아정의 시선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부탁할게, 이번 시험도 망하면 재단 장학금 끊긴단 말이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겨우겨우 결정한 일. 나는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애초에 그 신아정이라면 거짓말 따윈 금세 간파할게 뻔하겠지만.

"그래? 근데 내가 왜?"

당연하겠지. 지금까지 나랑 신아정은 대화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범위 안이였다. 기다렸다는듯 나는 주머니 속에 넣어 뒀던 그것을 꺼냈다.

"이거 줄태니까.. 한번만.. 응?"

"이건.."

언제나 신아정이 보고 있던 내가 아끼는 샤프. 아깝긴 했지만 노트만 빌릴 수 있다면 크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였다.

수업 중 신아정이 이 샤프를 흘끔흘끔 보는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신아정 본인이야, 내가 돌아보면 황급히 시선을 돌린다곤 하지만 그렇게 대놓고 보면 이런 나라도 모를수가 없었다.

굳이 대화 한번 제대로 한적 없는 신아정에게 노트를 부탁한것도, 친한 친구가 없는 것도 있었지만, 이런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맨날 보고 있었잖아, 응? 한번만 부탁할게.."

얼빠진 표정을 보면 정곡이라도 찌른 모양이다. 처음보는 신아정의 그런 표정에 용기를 얻어, 나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쓰던거긴한데, 아, 그래도 걱정 마 아직 완전 잘나온다? 샤프심 걸리는 일도 거의 없고, 샤프심도 잘 안 부러지고.. 뭣하면 내일 하루 빌려줄태니까 써볼래?"

뭔가 샤프팔이 장수같이 되버렸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은 신아정의 흥미를 끄는것이 중요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이쁘고 공부도 잘하는 신아정은 집도 부자였다. 그런 그녀가 내 싸구려 샤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그저, 처음보는 싸구려 필기구에 대한 호기심 일터였다.

"사람들이 이런 샤프는 싸구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써보면 비싼거랑 그렇게.."

"필요없어 그런거."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휙 돌려버리는 신아정.

어라?

신아정의 옆모습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고 보면 신아정이 정확히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아, 이거 아니야?"

당황하지 말자. 아직 거절한건 아니잖아? 자랑은 아니지만 침착함 하나 만큼은 자신있었다. 꿀꺽, 침을 한번 삼키고 나는 주섬주섬 가방을 열었다.

수업중에 내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건 교과서와 샤프, 지우개와 볼펜 정도. 나는 일단 조심스럽게 필통을 꺼냈다.

"어, 음. 그럼 볼펜이였나..?"

차갑게 나를 내려다 보는 신아정의 눈빛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나는 필통을 열었.. 열었.. 열려고 했는데 잘 열리지 않았다.

안쪽이 물려있는 걸까? 지퍼를 힘껏 당겨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 아하하.. 이게 잘 안되네."

나를 흘끔 보고 있는 신아정의 오른쪽 눈이 가늘어진다. 그 표독스러운 눈빛이 심장을 쿡쿡 찌르는 기분이다.

열려라 열려. 지퍼를 있는 힘껏 당겨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제대로 물린 모양이었다.

"뭐해..?"

한심하다는 목소리. 이제는 차마 그녀를 올려다 바라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신아정이야 언제나 세상을 자기 아래로 보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는다니,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하아.."

들려오는 한숨소리.

미안해요.. 나같은 사람이 귀하신 신아정님의 시간을 뺐는다니.

약간 비꼬는 느낌이 되었지만, 어찌됐든 그 생각만큼은 사실이었다. 신아정과는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그리 큰 관심도 없었지만, 적어도 나와 사는 세상이 다르다는 자각은 있었다.

차라리 무시하고 가버렸으면, 필기노트는 차차해도 마음이라도 편했을거였다.

"줘 봐."

언제나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필통 아래로, 가늘고 긴 하얀 손이 불쑥 들어왔다.

"네?"

"주라고 필통."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오긴 했지만 나는 슬쩍 필통을 내 쪽으로 끌어 당겼다. 아무리 그래도 필통 전부를 주는건..

"아, 그, 샤프도 볼펜도 지우개도 괜찮은데.. 필통 통째는 조금.."

필기 노트를 빌린다고 해도 그 노트를 베낄 필기구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나는 손에 들린 필통을 조금 강하게 쥐었다.

"뭐..?"

네 까짓 것이 거부를? 이라고 말하는 듯한 싸늘한 눈빛이 무서웠다.

"샤프랑 볼펜, 둘 다 줄태니까."

"뭐라는 거야 진짜."

아, 반응도 하기 전에 하얀 손이 억지로 필통을 채갔다.

"아, 필통은!"

아무리 신아정이라도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나는 황급히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얘가 진짜 왜 이래."

돈도 많은 신아정은 운동 신경도 좋다. 신아정은 가볍게 나의 손을 피하곤 필통을 자신의 머리 위로 들었다.

"아.."

사람이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첫째는 탈모고, 둘째는 키라고 어딘가 들은 기억이 있었지.

"왜 그러는데? 누가 뺏어간데?"

"다, 다른건 다 줄태니까."

필통에 손을 뻗어 보아도, 우스울 정도로 높이가 부족했다. 억지로라도 그녀의 팔을 당기면 필통을 손에 쥘수는 있겠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다.

"안 뺏어가니까 가만히 좀 있어봐."

그 말과 동시에 신아정의 다른 손이 내 어깨를 잡았다. 심장이 차게 식는 느낌이었다. 학교 폭력의 시작은 사소한 것 부터라던데. 오만 생각이 다들며, 숨조차 헉하고 멈추었다.

"그래 착하네."

눈물이 찔끔 세어 나올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반항조차 하지 않는 내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신아정은 슬쩍 내 어깨에서 손을 땠다.

그제야 참고 있던 숨을 겨우겨우 들이 쉴 수가 있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처음부터 때릴 생각은 없었나 보다.

"안쪽이 꽉 물렸네. 얼마나 급하게 닫은거야?"

신아정은 슬쩍 나를 바라 보고는 다시 필통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가지 다행인 점이라면 그녀의 목소리에서 차가움은 조금 옅어졌다는 정도일까.

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지갑에 있는 5천원으로도 적당한 필기구 정도는 살 수 있었다, 필통정도는 흔쾌히 줘도 괜찮겠지?

"이런건 안쪽을 잡으면서 힘을 주면"

그래도, 마음에 드는게 아니라면 새로 산 지우개 정도는 돌려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나는 조마조마하며 지퍼를 당기는 신아정을 올려다 보았다.

신아정은 한손으로 필통 한면을 잡고는 조금 힘을 주어 지퍼를 당겼다. 역시 신아정. 내가 당길때는 꿈쩍도 하지 않던 지퍼가 조금씩 움직이는것이 눈에 보였다.

"이렇게.."

지퍼가 열리는 찌직 소리와 함께.



투두둑,

기세 좋게 필통 속 내용물이 바닥에 흩어졌다. 필통에서 각양 각색의 필기구들이 터져나오는게, 마치 폭죽같았다.

".."

바닥에 떨어진 빨간색 볼펜이 데굴데굴 구르다 내 실내화를 치며 멈췄다. 나는 허리를 굽혀 그 볼펜을 손에 쥐었다.

"여기.."

나는 조심스럽게 신아정에 손에 들린 나의, 나의 것이였던, 그 필통안에 볼펜을 넣었다.

살짝 올려다본 신아정은 평소의 차가운 눈빛으로 필통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나머지도 내가 주울게.."

얼른 채우라는 뜻이겠지. 나는 바닥에 쪼그려 앉아 필기구들을 주섬주섬 줍기 시작했다. 귀하신 신아정님이 이런 걸 할리가 없지.

불행 중 다행이라면 샤프심을 사두지 않아서 깨질 만한건 없었다는 점일까. 신아정의 발 근처에 놓여 있는 지우개는 산지 얼마 안 된거라 조금 아깝긴 했지만, 더러워보이진 않았다.

지우개를 사는데 쓴 피 같은 500원을 떠올리며, 나는 두 눈을 질끔 감고 지우개로 손을 뻗었다.

"아,"

처음 듣는 신아정의 얼빠진 목소리에 저절로 눈이 뜨였다. 방금의 지우개는, 새하얀 손에 덮혀, 내 손에 잡혀있었다.

손?

"어?"

나는 가만히 그 손을 놓고,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손에 쥐고 있던 나머지 필기구를 조용히 필통안에 집어넣고, 두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

침착함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아마.

"죄송합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존댓말이야 말로 침착함의 증거겠지. 응, 그래 괜찮을 거야. 신아정이, 아무리 겨울 같은 여자라고 해도, 실수로, 그것도 동성끼리, 손이 조금, 닿았다고 해서 날 죽이지는 않겠지.

아마도.

"미안해, 절대 고의는 아니니까. 진짜야, 실수였다고 할까, 신아정이 떨어진 지우개를 주울줄은 몰랐으니까, 아 이건 욕하는게 아니라 그 왜, 아정이 너는 조금 그런 느낌이니까. 아니 아정이가 아니라, 신아정님, 응, 그 천하의 신아정님이 그럴줄은 몰랐다고 할까. 아니 이건 비꼬는게 아니고.."

침착하자, 침착해. 제발, 침착해줘.

"미안해, 미안해, 내 손 조금 열이 많은 편이라서 기분 나빴지? 친하지도 않은 애랑 갑자기 손 잡아서 화났지? 손이 조금 거칠거칠해서 기분 나빴지? 미안, 핸드크림 살 돈이 없어서.. 아 그래도, 아정이 네 손은 시원고 부드러워서 기분 좋았으니까 혹시라도 신경쓰였으면 신경 안써도 괜찮다고 해야 하나.."

터져나오는 말을 도저히 주워 담을수가 없었다.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지다가, 수습하지 못할정도로 커진 느낌이었다.

"아, 기분 좋다는게 다른 의미는 아니.. 읍."

"시끄러워."

훅하고 풍기는 달콤한 냄새와 함께, 신아정의 손이 가볍게 내 입을 막았다.

"그게 뭐 큰 일이라고 재잘재잘 재잘재잘, 시끄럽거든."

엄청나게 화난 목소리는 아니였지만, 역시 무서웠다. 입을 막은 신아정의 손에 침이라도 묻을까, 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을 열심히 끄덕였다.

"그리고 떨어트린건 나니까 그렇게 허둥지둥 안해도 돼."

신아정은 한 손으로도 능숙하게 필통 지퍼를 닫고는, 어쩔 줄 모르고 있던 나의 손에 필통을 가만히 쥐어주었다.

"미안해, 떨어뜨려서. 고장난게 있으면 물어줄게."

천천히 입을 막고 있던 신아정의 손이 떨어져갔다. 입은 자유로워졌지만,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신아정은 잠시 나를 빤히 내려다보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하여간 알았어, 필기노트 빌려줄게."

"어?"

너무나도 깔끔한 승낙의 대답.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야기에 저절로 얼빠진 목소리가 나왔다.

꼴도 보기 싫으니까 그 필통 갖고 빨리 꺼져, 라고 할 줄 알았는데.

"빌려준다고. 필요하다고 했잖아."

필요하다, 필요하긴 한데.. 너무 시원하게 승낙해버리니 오히려 머리가 따라가지를 못한다. 그 신아정이 이렇게 가볍게?

아, 그런가. 역시나 그렇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간단할리가 없지. 나는 잠시 생각하다, 가만히 필통을 신아정에게 내밀었다.

"응?"

오늘 따라 신아정의 색다른 목소리를 자주 듣는것 같은데,  평소에 대화를 그리 한적이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걸까.

신아정도 사람일거니까, 아마도.

"뭔데?"

그래도, 그걸 굳이 묻는건 평소의 신아정 답긴 했다.

"딱 3개만 골라주면 안될까? 아무리 나라도 필통을 다 주는건 조금.."

필통 안 필기구는 각기 다른 색의 볼펜 3개, 예비용 샤프 한 개, 지우개 한개, 형광팬 하나 까지, 총 6개다.

개인적으론 지우개는 아끼고 싶었지만, 지금은 물불 가릴때가 아니겠지.

"3개..?"

고개를 갸웃거리는 신아정. 겨우 3개라고 묻는 걸까?

"그럼 4개까지는.."

"뭐? 볼펜? 됐어, 이런 싸구려 필요없어."

싸구려라는 말이 조금 슬펐다. 분명히 내 샤프에 관심이 있어 보였었는데..

"돈은 없는데.."

신아정이 원하는게 필기구가 아니라면 어쩔 수 없었다. 물물교환이 안된다면, 역시 돈이겠지. 하긴 빌 게이츠라도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지 않는다던가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주섬주섬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냈다. 초등학생 때부터 써오던 헬로 키티 모양의 낡은 지갑. 전 재산인 5천원을 꺼내려다가, 나는 조심스럽게 신아정을 올려보았다.

"얼마면 될까..?"

만원정도면, 저금통을 깨면 내일이라도 가져다 줄 수 있겠지만, 역시 신사임당까지는 무리였다.

"아, 이제는 돈이야? 대단하다 너."

데자뷰인가. 다시 한번 신아정의 손이 내 손에서 지갑을 휙 채갔다.

"아, 나 돈 별로.."

가치로 따지자면, 겨우 5천원이 들은 낡은 지갑이란 솔직히 필통보다도 낮을 것이다. 익숙해져서 인지, 아님 그 사실을 알기 때문인지 필통을 뺏겼을때 보다는 조금 마음이 편했다.

"뭐야? 이게 다야?"

코 웃음을 치는 신아정의 목소리가 가슴을 찔렀다. 능숙하게 지갑을 뒤지던 신아정은 도서대출증 같은걸 신기하다는듯 돌려보았다.

"집에 조금 더 있긴 한데."

"됐거든요.. 아,"

피식피식 웃으면서도 지갑을 뒤지던 신아정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신아정이 마음에 들만한게 있었나? 지갑에 있는거라고 해봐야, 5000원짜리 지폐랑 도서대출증, 교통카드, 동전 몇 개.. 그리고

"그럼 이걸로 할래."

내 증명사진. 응 신아정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그거.

응?

"응? 내 사진? 왜?"

"그냥, 야 근데 너 사진빨 되게 별로다. 실물이 나은데?"

아, 응. 그건 고마운 이야기였지만. 못생긴 사진이라면, 더더욱 가치가 없는 거 아닐까?

"쨋든 꼭 뭘 줘야 한다면. 이걸로 할게. 상관없지?"

나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샤프도, 볼펜도, 지우개도 아닌 증명사진이라면, 오히려 싸게 먹혔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그럼 끝이지? 여기, 깨끗하게 써야한다?"

내 증명사진을 손에 꼭 쥔 신아정이 대수롭지 않게 노트를 건냈다. 얼떨결에 노트를 손에 잡자, 신아정은 가볍게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돌려줘도 괜찮아. 그럼 먼저 간다."

신아정은 잠시 나를 빤히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손인사에 얼떨결에 나도 손을 흔들자, 신아정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을 나섰다.

나는 멀어지는 그 뒷모습과 노트를 번갈아서 보았다. 뭔가, 생각보다 김빠지른 엔딩이었다. 지금까진 차마 처다보지도 못했던 신아정이라도, 이러고 있으니 평범한 친구같았다.

뭐, 신아정도 평범한 인간이니까 아마도.

그건 그렇다고치고, 음..
나는 가만히 손에 들린 노트를 내려다 보았다. 그러고는 텅빈 교실을 한번 둘러보고, 천천히 내 자리로 걸어 갔다.

"..그냥 교실에서 베끼고 가자."

솔직히 집에서 속편하게 베끼고 싶었다.

하지만 신아정의 일방적인 인사덕분에 교실을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인사를 해놓곤 버스 정류장에서라도 신아정을 마주친다면..

음, 그때의 뻘쭘함은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나저나 신아정은 버스로 등하교를 할까? 노트에 남아있는 은은한 화장품 향기 때문인지, 어째선가 쓸데없는 생각만이 자꾸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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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는 것 하나 없는 찐따랑

못 하는 것 하나 없는 인싸랑 사귀는거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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