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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현수지] 달이 참 예쁘네요 6(완)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3 04:01:44
조회 431 추천 19 댓글 2
														

**바쁜 탓에 이상한 문맥 수정 못함. 그러니 이해하려 하지마,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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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수면 부족을 겪고 있는 수지는 자꾸만 멍하니 벽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멍때리는 얼굴은 그저 잠이 부족해 보이는 듯하나, 사실은 수면 부족의 원흉인 꿈에 대해 생각하는 탓에 생긴 표정이었다.

꿈 속에서 소현과 대화를 나누었던 수지, 그것은 허상의 일이 아닌 실제로 겪은 일이었으며, 이상하게 그 대화를 떠올리면 떠올릴 수록 그녀의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무언가 응어리가 생기는 기분이었다.

그것의 정체를 알 듯 말 듯 하나, 왠지 알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드는 탓에 수지는 생각하고, 멈추고를 자꾸만 반복해 지금의 멍때리는 얼굴이 되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린 것은 저녁이 되어서였다. 저녁 약속이 있는 덕에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던 그녀는 이젠 완전히 생각하기를 멈추고 외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망할 과제!!"

차가운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킨 혜경이 테이블에 잔을 강하게 내리꽂으며 말했다. 평소에도 종종 푸념을 하는 혜경과 그런 그녀에게 적당히 맞장구 쳐주는 미연. 수지는 이 익숙한 장면을 안주로 삼으며 말 없이 소주잔만 비워갔다.

"야, 남수지 너 무슨 일 있어? 뭔 깡술만 자꾸 마셔."

안주도 없이 술만 마시는 수지의 모습이 낯선지 혜경이 말했다. 그와 동시에 미연의 시선도 수지를 향했고, 갑작스레 두 명의 시선을 받게 된 수지는 당황한 듯 보였으나 곧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은... 아무 일도 없어."
"아무 일도 없는 게 아닌 거 같은데, 고민 있으면 말해봐. 우리한테 말하는 걸로 해결될 지도 모르잖아?"

그녀의 웃음은 무척이나 어색했다. 그렇기에 금방 거짓말이 탄로 났고, 그에 미연은 그녀를 다독이듯 말했다.

미연의 말에 공감한 수지는 빈 잔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더니, 조심스레 그녀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만약 알고 지내던 사람이 알고 보니 나를 좋아한다면 어떨 거 같아?"

예상치 못한 연애 주제를 꺼낸 수지에 의해 두 사람은 놀란 듯 눈을 껌벅거렸다. 원체 이런 주제를 꺼내지 않던 그녀가 먼저 그것을 꺼낸 것에 두 사람은 흥미를 느꼈다.

당장이라도 묻고 싶은 게 산더미지만, 우선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기 위해 그녀들은 곰곰이 생각을 하고 저마다의 대답을 꺼내었다.

"난 좀 곤란할 거 같은데."
"나도 그다지 좀..."

수지는 말 없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녀들의 대답이 이전 소현과 나눴던 이야기에서 제 대답과는 상반되었기 때문이었다. 수지의 놀란 얼굴에 혜경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게, 난 남친이 있잖아? 남친이 있는데 누군가 날 좋아한다면 곤란할 뿐이라고."
"아, 그렇겠네."
"물론 사귀기 전이었어도 곤란했겠지만."
"그건 왜?"
"그렇잖아. 이미 우진이라는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날 좋아한다니. 그런 응해줄 수 없는 마음 역시 곤란하다고."

진지하던 분위기를 갑자기 장난스럽게 바꾼 혜경은 곧이어 예쁘게 태어난 것도 죄라며, 휴대폰에 비치는 제 얼굴을 바라봤다. 그런 혜경을 두 사람은 철저히 무시하며, 미연의 이유를 수지가 물었다.

"미연이 너는 왜?"
"나는 쟤랑 이유는 좀 다른데... 알고 지내던 사람이라면 그동안 같이 밥을 먹었을 수도, 술을 마셨을 수도, 놀러를 갔을 수도 있잖아? 어쩌면 단둘이서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그랬다면 그건 결국 나를 속인 게 된 거니까. 그래서 나도 좀 좋진 않을 거 같아."
"아..."

수지는 눈 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던 응어리가 확실한 제 모습을 찾아내었다. 그것은 뾰족한 가시넝쿨이었다. 가시넝쿨은 수지의 가슴 속을 거침없이 할퀴기 시작했다.

그날 소현이 말한 것은 '알고 지내던 사람'이 '동성'으로 저를 좋아하는 게 싫다는 의미였다. 물론 동성 쪽에 비중이 좀 더 크겠지만. 아무튼 여기까지 알아낸 것도 충격이었으나, 그보다도 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데에서 수지는 더 큰 충격을 느꼈다.

혜경의 말대로 소현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이 그런 소현을 좋아하는 거 자체가 곤란한 일 테고, 미연의 말대로 소현은 자신을 친구라고 믿고 있을 텐데 자신은 그것을 숨기고 그녀와 이런 저런 일들을 해왔다.

자신이 소현에게 했던 모든 행동이 사실은 제 욕망의 행동이었음을 깨닫자 스스로가 한없이 치사하고 악질적인 사람이라는 것에 그녀는 죄책감이 들었다.

소현에게 있어 자신은 민폐이고, 거짓말쟁이에 불과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누가 너 좋대?!"

수지의 심경이 지금 어떤지 전혀 알리 없는 혜경이 외쳤다. 수지는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만 저었다. 그 모습에 두 사람은 더이상 수지에게 어떠한 것도 묻지 못했다.

그 날 밤은 달이 기울고, 술잔이 기울고, 누군가는 울었다.

***

"수지야 안녕!"

수백번은 넘게 시간이 멈추기를, 주말 저녁이 오지 않기를 바랬을 것이다. 허나 이뤄지지 않은 그녀의 바램은 그녀의 앞에 소현이 나타나게 하였다.

"응... 안녕."

애써 소현의 눈을 피하며 수지가 대답했다. 그녀의 인사가 힘이 없다고 느낀 소현은 작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엔 기분 탓이라고 느낀 것이 시간이 지날 수록 아니라고 대답을 하 듯, 수지는 티가 나게 소현을 피하였다.

언제나처럼 홀로 초보용 풀에 있는 소현은 거의 혼자서 수영 연습을 하고 있었다. 평소엔 종종 제 자세를 봐주기 위해서 수지가 다가왔지만, 오늘은 그 횟수가 현저히 적었다. 심지어 그녀가 풀밖에서 앉아 쉬어도 수지는 오지 않았다.

저를 완전 방치하다시피 둔 수지를 소현은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봤다. 한 번씩 눈이 마주치는가 하면 그녀는 급히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 중 한번은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녀가 저를 피하는 이유를 소현은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수지는 가끔씩 엉뚱하니까...'

소현이 내린 해답이었다. 소현이 생각하는 수지는 아무 이유 없이 저를 피할 사람이 아니며, 가끔씩 이상한 착각으로 인해 엉뚱한 배려를 하는 엄청 착한 아이이다. 그러니 이번도 분명 저번과 비슷한 이유로 제게 이러는 것이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

***

"있잖아 소현아. 내가 오늘 엄청 늦게 끝날 거 같아... 청소 당번에 오늘까지 내야 할 서류도 덜 끝났고... 그러니 오늘은 기다리지 말고."
"기다릴게."
"나 정말 늦게 끝나. 몇시에 끝날지도 모르겠고..."
"괜찮아. 전에 말했지 나 기다리는 거 잘한다고, 그러니 기다릴게 같이 가자 수지야."
"...알겠어. 최대한 빨리 끝내고 나올게."

단호하게 말하는 소현에 의해 수지는 결국 꼬리를 내렸다.

***

"미안, 많이 기다렸지?"

수지는 전례 없던 속도로 청소를 마치고, 실제로 있었던 서류 작업까지 끝내곤 소현의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머리칼은 부스스 해 보이는 게 급하게 말린 티가 났다.

그런 그녀를 두고 소현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가자고 말했다. 체육관을 나서자 평소보다 늦게 나온 탓에 거리엔 그녀 둘을 제외하고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하늘에선 펑펑 눈이 쏟아지고 있어서 바닥엔 두껍게 눈이 쌓여있었다.

밖으로 나온 지 5분, 그것은 둘 사이 아무 대화가 없는 시간이기도 했다. 둘 사이 흐르는 침묵을 깬 것은 소현이었다.

"수지야, 혹시 내가 뭐 잘못했어?"

이것을 묻는 소현은 마른 침을 삼켰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나 사실은 한참 긴장을 한 탓에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식은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한편 소현의 질문은 수지에게 그저 충격이었다. 다른 것을 다 건너뛰고 자신의 잘못을 먼저 묻는 소현에게 수지는 또 한번 미칠 것 같은 미안함이 덮쳐들었다.

"...그런... 거..... 아니야."

발걸음을 멈추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 수지는 미간을 좁혔다. 너무 미안해도 인상이 쓰인다는 것을 그녀는 지금 알게 되었다.

그녀의 대답에 안도한 소현이 다음 질문을 했다.

"그럼 오늘 하루 나 왜 피했는지 말해줄 수 있어?"
"어.. 어?"
"만약 오해가 있었다면 난 풀고 싶어."
"아, 아. 그게... 아."

제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소현에게 도망치지 못하는 수지는 아주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 모습에 결국 참다 참은 소현의 감정이 터진 듯 그녀가 말했다.

"네가 이렇게 자꾸 나 피하면 난 너무 속상해..."

분명 수지가 저를 이렇게 피하는 데는 오해가 있을 것이라고 소현은 생각했다.
더이상 수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더는 상처 받지 않는다고 소현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섭섭할 때는 섭섭하고, 속상할 때는 속상하게 되는 것이 있다.
영문도 모른 채 수지가 제게 멀어지려 할 때, 그럴 때 소현은 그런 마음이 든다.

"아. 아, 난... 그러려던게 아니... 었는데... 그, 미안... 미... 흐윽... 미안해, 소현아."

소현의 말을 들은 수지는 처음엔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되새기며 자신의 행동으로 그녀가 얼마나 속상했을지를 떠올리자 그만 그녀의 눈물이 터져버렸다. 그녀를 위한다고 한 행동이었는데 전혀 아니었던 것이 지금 와서 너무나 미안했다.

"미안해, 미안해 소현아... 너무 미안해."

갑자기 터져버린 눈물과 끝없는 사과에 방금까지 속상하다고 한 소현은 어디 가고, 그녀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수지의 우는 모습을 처음 봐서 일까 아니면 자신이 울렸다고 생각이 들어서 일까, 소현은 방금까지의 속상했던 것은 싹 잊고, 지금은 눈 앞의 수지를 달래주고 싶은 생각만으로 가득 차버렸다.

그 순간 수지의 입에서 전혀 상상하지 못한 말이 튀어 나왔다.

"내가 너를 좋아해."

시간이 멈춘 듯 했다. 방금까지 복잡하게 얽히던 생각들이 전부 사라지고, 새하얀 것들로만 가득 나타났다.

"정말 미안해... 흐윽... 너는, 이런 거... 싫어하는데... 흑, 진짜... 미안, 나 조금만 시간 주면, 이 마음 정리할게... 흑, 그러니까 나, 싫어하지 말아줘... 흑."

수지의 말은 우느라고 자꾸만 끊어졌다. 옷소매로 흘러넘치는 눈물을 닦아내는 탓에 소매는 다 젖고, 눈가는 붉게 물들었다. 게다가 추워서 흐르는 콧물인지, 우느라고 나오는 콧물인지 중간중간 코를 먹는 소리까지 내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 말도 안되게 엉망이었다.

쉴 틈 없이 우는 탓에 그녀의 호흡 또한 엉망이었고, 거칠게 들이마실 때면 어깨가 한차례 흔들렸다.

"그만 비벼, 그러다 상처 나겠다."

여느 때처럼 다정한 소현의 목소리. 그 말과 동시에 소현은 제 눈을 비빈 수지의 손목을 잡아 그것을 멈춰 세웠다.

수지의 시야를 가리던 것이 사라진 것도 잠시, 차오르는 눈물로 인해 그녀의 눈앞은 뿌옇게 흐려졌다. 제 엉망인 모습을 소현이 못 봤으면 하는 마음에 수지는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숨겼다.

"미안해.. 흐윽, 네게 거짓말하고 숨겨서 정말 미안. 흑, 읏... 흑."
"수지야..."

그녀의 이름을 부른 소현은 잡고 있는 수지의 손목을 힘없이 풀어 내렸다. 그것을 더이상 소현이 제 몸에 손대는 것 조차 싫다고 여긴 수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모든 것이 탄로 났으니, 이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리 생각한 수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누르며 말했다.

"앞으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그곳을 벗어나고자, 수지가 몸을 튼 그때 소현이 수지의 앞섶을 움켜쥐곤 제 쪽으로 잡아당겼다.

"가... 가지 마...!"
"으왓!"

체격 차이로 보았을 때 소현은 수지에 비해 가녀린 인상이나, 그녀는 학창 시절 남학생들이 인정할만한 엄청난 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잡아 당긴 것이나, 길이 눈으로 쌓여 미끄러운 것이나, 수지의 힘 없는 지금 상태를 따지면 그녀가 넘어지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다행히 눈을 이불 삼아 넘어진 덕에 수지에게 어떤 아픔도 느껴지진 않았으며, 그녀가 넘어지며 따라 쓰러진 소현이 자연스레 그녀의 몸 위에 포개어지듯 올라탔다.

"앗, 소.. 소현아!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수지는 다쳐도 자신이 더 다쳤을 상황에 그녀의 걱정을 먼저 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아무 대답 없이 서서히 상체를 일으킨 소현은 이제는 거의 그녀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너는 왜... 너 할 말만 하고 가!!"

넘어지면서 눈물이 떨구어지자 수지의 눈앞이 환해졌다. 눈앞의 소현은 붉어진 눈시울로 저를 보며 잔뜩 화가 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혼자 좋아한다고 하고! 그대로 가버리면 난 어쩌라고! 내 대답은? 왜 항상 멋대로 생각하는 건데!"
"어, 어... 미.. 미안."

마구 울분을 토하던 소현의 눈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고, 수지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멍청한 얼굴로 소현은 빤히 쳐다보는 수지는 눈이 차가운 것도 잊고 그녀에게 집중했다. 소현이 뒷말을 더 붙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수지는 숨소리 하나도 신경 쓰는 중이었다.

한편 소현은 너무나 긴장되어 심장이 입 밖으로라도 튀어 나 올 것 같았다. 그녀의 이러한 마음은 아주 오래전 혼자 시작했던 것이며, 언젠가 혼자 끝날 것이라고 믿어온 것이다. 그래왔기 때문에 그녀는 이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또 전할지도 모르는 상황의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준비해 본 적 없는 그런 상황이기에, 그것을 직면하게 된 소현은 긴장되어 그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멱살을 잡힌 채 눈을 껌벅인 수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소현아... 이제 그만해도 괜찮아."
"응?!"
"너는 다정하니까... 나 배려해 주려고 그러는 거지?"

힘 없이 웃으며 말하는 수지에게 소현은 아니라는 말만 작게 내뱉었다. 그녀가 더 착각하기 전에, 이대로 관계가 틀어지기 전에 용기를 내어 말을 해야 하는데, 소현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애쓰지 않아도 난 괜찮.."
"달이 예뻐..."
"...어?"
"달이... 예쁘다고, 수지야."

이는 소현의 한계였다. 준비하지 못한 고백을 입 밖으로 내밀 수 없던 그녀의 한계.

눈 위에 누워있는 수지는 눈동자를 조금만 움직이면 쉽게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그날의 하늘은 눈이 내리는 구름으로 인해 별은 물론이고 달조차 보이지 않았다.

"달... 없는데..."

마치 무언가 홀린 듯, 말하는 수지는 확신이 필요했다. 그녀가 하는 말이 혹시나 제가 생각하는 그 의미가 맞을지.

"정말... 정말로... 달이 예뻐, 수지야. 진심.. 이야."

그 의미가 맞았다.

"어떻게... 언제부터."
"미안해 수지야. 그동안 숨겨서... 미안해."
"흑, 흐윽."

멎은 줄로 알았던 수지의 눈물이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미안해... 내가 네게 거짓말을 해서... 그래서 너를 힘들게 만들어서 미안해."

그리고 소현의 눈에 맺혀있던 눈물 또한 또르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눈 속에서 두 사람은 세상에 자신들만 남은 것처럼 울기 시작했다.

***

"언제부터 좋아했어?"
"...고등학생 때부터."
"아, 힘들진.. 않았어?"
"...사실은 조금.. 하지만 이젠 괜찮아."

최근에서야 소현을 좋아하게 된 수지는 요 며칠 사이 많은 희로애락이 있었는데, 그녀는 몇 년이나 그것을 겪었을 것을 상상하니 수지의 얼굴은 다시 한번 울상이 되려 했다.

"아이참, 왜 울려고 그래. 난 정말 괜찮아."
"소현아, 내가 정말 잘할게. 힘들었을 일 같은 건 절대 생각 안날 만큼 정말 잘해줄게."
"응."

수지의 굳은 다짐에 소현은 생긋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

"수지야 달이 참 예쁘다."

그에 수지가 고개를 작게 저었다. 소현이 잠시 당황하자 곧 수지가 말했다.

"좋아해, 소현아."

이제는 돌려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그녀가 알려주었다. 더이상 숨기지 않아도 되고, 용서 받지 못할 마음이라며 억누르지 않아도 되었다. 소현에게 문제가 생기면 항상 수지가 그것을 해결해 주었다. 나의 고민이자 나의 해결사. 난 역시 네가.

"나도 좋아해 수지야."

둘의 미소는 달이 빛을 잃지 않는 한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

***



글 진짜 이상했을텐데 끝까지 읽어준 백붕들 감사
+)노파심에, 문맥 수정은 여름쯤 포타에만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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