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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욕망) 물을 기는 소녀 엘라와 골렘 메타로피

삼일월야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1 22:38:48
조회 504 추천 22 댓글 8
														

프루티를 상상해보죠. 자애롭고 지혜로운 모든 이들이 풍요와 번영을 누리는 땅을 그려봐요. 눈을 뜬 당신이 보는 것은 만물을 비추는 태양. 찬연히 빛나는 태양 아래로 무엇이 보일까요? 길게 흐르는 강의 한 가운데에서 현을 튕기는 요정이 있어요.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빛 물결과 미성은 모든 이들에게 축복을 축복을 내려주죠. 고개를 돌려요. 왕궁의 사람들은 내일의 안녕을 기원하고 오늘의 풍요에 감사하기 위해 축제를 열고 있죠. 음유시인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서 불안을 찾아 볼 수는 없어요. 저들은 평안에 녹아내린 채, 그리고 이런 평화와 영광은 저 지평선의 너머까지 이어져요.


하지만 그런 평화를 신이 질투했던 것일까요. 그도 아니라면 운명은 가혹한 것일까요. 영원할 것만 같은 평화는 끝이 나고 이 땅에 암운이 찾아와요. 악한 마음을 지닌 짐승들이 대지를 유린하고 혼돈이 바다에서 기어나오죠. 사람들은 악과 맞서 싸우기도 하고 구원을 바라지만 무심한 하늘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렇게 프루티에는 황혼이 찾아오기 시작했답니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 못하고, 낙일은 그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금 여기 아라스에서 물을 기는 소녀, 엘라의 앞으로 민병대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오늘은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깊은 절망만이 들어차 있는 채로. 엘라는 턱 끝까지 차오른 말을 끊어 삼긴 채, 터벅터벅 언덕으로 향해요. 마을 옆에 나 있는 아트막한 언덕, 그 아카시아 나무 아래에서 가만히 지평선을 바라보는 소녀가 있어요.


“여기에만 있으면 지루하지 않아, 메타로피?”


엘라의 말에 소녀는 화답하죠.


“늘상 새로운 걸요.”


그런 소녀의 얼굴에는 마력이 새어나오는 균열이 있답니다. 메타로피, 그녀는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 마을 어귀 동굴에서 발견된 골렘이에요.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세상 모든 악을 무찌르는 천사의 전설을 따라 동굴을 팠지만 동굴 안에는 천사가 아니라 메타로피 홀로 외로이 녹슬어 있었죠. 왜소한 소녀의 모습을 한 골렘, 그렇더라도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메타로피에게 마력을 불어넣어 소생시켰지만 메타로피는 그 모습 그대로 약한 아이였답니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오지도 못하고 언젠가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금방 다리가 바스라지는 그런 소녀 골렘. 사람들은 메타로피에게 실망해버리고 말았어요. 결국 메타로피는 혼자 남게 되었답니다.


엘라는 그런 메타로피의 곁에 있는 유일한 존재에요. 마을 사람 모두에게 외면을 받으면서도 슬픈 표정은 짓지 않지만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그 뒷모습이 있어요. 그걸 바라보고 있으면 혼자 내버려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엘라는 메타로피에게 서서히 다가가요. 그런 엘라의 마음을 메타로피는 알았을까요. 그렇게 둘은 금방 친구가 되어 엘라는 늘상 언덕으로 향했어요. 지금 이 순간 또한 그런 나날의 연속.


“이것 보세요, 엘라.”


메타로피는 그 작은 손을 펼쳐 엘라에게 내밀어요. 메타로피의 손 안에는 날개를 지닌 작은 생명이 빛을 발하고 있었어요.


“어느새 제 곁에서 잠들어 있었어요.”


“나무의 요정님이야, 메타로피.”

“요정님...그렇군요. 나무의 요정님…”


엘라의 말을 연신 내뱉으며 메타로피는 손 안의 작은 존재를 주의 깊게 관찰해요. 언젠가 부는 바람에 날아갈 것만 같은 작은 생명을, 소중하게 감싼 채로.


“요정님과 함께 있었다니, 운이 좋은걸? 요정님은 행운을 가져다 주시거든.”


“정말인가요?”


“그럼, 어머니가 그렇게 말해주셨는걸.”


그런 엘라의 말에 메타로피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해요. 미소 짓는 메타로피와 그렇게 있기를 얼마간, 태양이 마지막 붉은 빛을 내며 떨어질 때 쯤 엘라는 메타로피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네요. 그리고 언덕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죠. 부모님과 밥을 먹고 잠에 들 때 쯤, 엘라는 아까 보았던 요정님을 생각해요. 요정님이 정말 행운을 가져다 주신다면 메타로피에게 어떤 행운을 주었을까, 하고.


다음 날,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온 엘라는 다시 아카시아 나무가 있는 언덕으로 향해요. 메타로피는 어제의 모습 그대로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채로. 엘라는 천천히 메타로피가 있는 곳으로 향해요.


“그래서 요정님의 행운은 있었어, 메타로피?”

엘라는 메타로피에게 물어요.


“행운은...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요정님과는 저 달이 가려질 때 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그런 말을 하는 메타로피의 눈에는 기쁨이 차올라 있었죠.


“밤에 너는 혼자잖아. 아마 요정님과 함께한 것 자체가 행운이었을거야.”


정말 그렇다고, 기뻐하는 메타로피를 보며 엘라는 그런 생각을 하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요정님과는 어떤 이야기를 했어?”


엘라는 금방 화제를 돌려요.


“숲에서 축복의 노래를 한다는 엘프에 대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요정들간의 무도회에 대해 이야기했어?”

메타로피는 엘라의 말에 고개를 서서히 저어요. 그리고 답하죠.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했어요. 요정님의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제 사랑에 대해서.”

사랑, 그 말에 엘라의 마음 속에는 궁금증이 피어나기 시작해요. 우선 엘라 그녀 자신도 사랑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을 품어요. 엘라의 마음 속에서 피어나는 궁금증은 이것만이 아니에요. 메타로피에게도, 이 소녀 골렘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제게 그런 사람이 있을까, 잘 알지 못해서 저는 별달리 말을 못했지만.”

엘라의 의문을 금방 풀어버리 듯이 메타로피는 대답해요.


“요정님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북풍을 타고 흘러온 새와 했던 입맞춤을, 그리고 어느 강변의 님프와 정답게 보내던 그 시간들을.”


그렇게 메타로피는 한동안 요정의 이야기를 이어나가요. 그런 이야기를 듣는 엘라의 눈에 그려지는 건 실로 따뜻한 풍경들. 행복한 표정을 짓는 엘라를 봤을까요? 메타로피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죠.


“요정님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에요, 엘라.”


“사랑이란 멋진거구나.”


“역시 그렇죠...엘라, 당신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나요?”


메타로피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엘라는 당황하고 말아요.


“나...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음…”


“혹시 말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아냐, 그런 게 아니야. 나도 그냥...잘 모르겠어서.”


“엘라도 저와 똑같군요.”


“엄마랑 아빠는 늘상 싸우면서 이야기해. 그래도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사랑으로 너를 낳았다고.”


“그런가요.”


“응, 믿기지 않지만.”


“사랑이란 건...역시 잘 모르겠네요."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두 소녀는 키득하고 작게 웃어요.


그 날, 여느때와 같이 메타로피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온 엘라는 부모님께 조심스레 사랑에 대해 물어요. 엘라의 물음에 아버지는 연신 헛기침을 하고, 어머니는 볼을 빨갛게 물들이지만 그래도 딸에게 정답게 이야기해줘요. 둘이 처음 만난 어느 계곡에서부터 노래를 부르며 밤을 지샌 어느 날 까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또 이야기를 들으며 엘라는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껴요.


다음 날, 경쾌한 걸음으로 엘라는 메타로피가 있는 언덕으로 향해요.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엘라가 언덕을 올랐을 무렵,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 골렘 소녀는 오늘도 엘라를 맞이하며.


“어서와요, 엘라.”


인사를 건네는 메타로피의 곁으로 엘라는 어느 때처럼 다가가요. 푸르른 대지에는 아직 악의 불길이 침범하지 않은 채로.


“어제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서 물어봤어.”


“그래서 답을 들으셨나요?”


메타로피의 질문에 엘라는 환하게 웃으며 답해요.


“응, 메타로피에게도 말해줄게.”


그러면서 엘라는 이야기를 해요. 어제 저녁 들었던 부모님의 사랑 이야기를 메타로피에게 들려줘요. 행복한 순간을, 또 오해로 빚게된 슬픈 순간들을 말하는 엘라를 메타로피는 가만히 바라보면서. 이윽고 이야기의 끝이 다가올 때 쯤, 메타로피가 입을 열어요.


“엘라의 부모님은 정말 서로를 사랑하고 계시는군요.”

“응, 분명 그런 것 같아.”


아직은 구름 한 점 없는 푸르른 하늘처럼, 엘라의 마음은 티없이 맑은 채로. 메타로피는 그런 엘라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요. 그저 말없이 웃음을 흘겨요.


“그래서 나는 결정했어. 나중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언젠가 엄마랑 아빠가 갔다던 계곡으로 갈거야.”


“멋진 일이네요.”

“그치? 그럼 메타로피는, 너는 그런 거 없어?”


자기가 말을 해놓고도 엘라는 당황해요. 아, 그냥 골렘에게 너무 큰 걸 물어본 게 아닐까. 그래도 엘라에게 성심성의껏 답하기 위해 골똘히 생각에 몰두하는 메타로피를 보고 안심해요. 그렇게 엘라가 답을 기다리기를 얼마간, 메타로피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같이 별을 보고 싶어요.”


“별?”

“언젠가부터 반짝이는 밤하늘이 아름답다고 느껴서...같이 이 언덕에서 밤을 지새며 별을 보고 싶네요.”


그러면서 엘라를 바라보는 메타로피의 눈길은 어딘가 반짝이는 채로. 그런 눈빛을 본 엘라는 영문도 모른 채로 가슴이 뛰기 시작해요. 그와 동시에 조금 거칠어지는 숨, 어쩐지 조금 간지러운 손. 집으로 돌아온 엘라는 잠에 들려 하지만 자꾸만 메타로피의 얼굴이 떠올라서, 또 두근거리는 가슴은 멈추지 않아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요.


아침의 해가 떠오르고, 엘라는 깨어나 우물로 향해요. 아무리 들어도 무거운 물 바구니를 들며 엘라는 집으로 향해요. 그런 엘라의 귀에 들어온 뿔나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고함 소리. 평소에는 들을 수 없는 이상한 소음에 뒤를 돌아본 엘라가 목격한 것은 기괴한 형상의 생물들이었습니다.


염소의 뿔을 가지고 날카롭게 깎인 창을 들고 있는 괴물이 있었습니다. 또 어떤 괴물은 손에서 불을 내뿜으며 촌장님의 집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또 어떤 괴물은 보랏빛을 내며 마을 아저씨들을 베어 쓰러트리고 있었습니다. 프루티를 뒤덮은 암운이자 아라스를 위협하는 악마. 그리고 그런 악마들에게 쓰러져가는 마을 사람들. 비상식적인 광경이 엘라의 마음을 좀먹고, 몸을 멈춰 세웁니다. 어떻게든 도망쳐야겠다는 생각과는 별개로 엘라는 점차 가까워지는 악마를 보며 가만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신이 있다면 구해달라는 기도를 올리며. 그건 공허한 외침이 되어 악마는 어느덧 엘라의 앞에 서고, 창을 휘두릅니다.


엘라, 그녀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보는 것은 메타로피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카시아 나무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골렘 소녀이자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 친구의 얼굴. 엘라는 메타로피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었지만 악마는 그런 소원을 산산이 부숴버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마지막을 기다리던 엘라의 귀에 날카로운 금속음이 들려요. 질끈 감았던 눈을 뜬 엘라의 앞에 있는 것은 악마의 창을 가로막은 메타로피.


“엘라, 어서 도망치세요.”


그렇게 엘라에게 도망치라는 말을 하면서도 메타로피의 연약한 신체는 점차 깎여나가요. 점차 커지는 균열 사이로 메타로피의 신체를 유지하는 마력이 새어나오지만, 메타로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창날을 막죠.


“메타로피, 대체...왜…”


“저는 마력만 있다면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어요. 하지만 엘라는 다르잖아요. 저는….저는 엘라가 다치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어요. 제 소중한 엘라가 상처입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진솔한 고백, 그것은 소녀의 마음에 어떤 바람을 불러 일으켰을까요. 엘라는 옆에 나뒹구는 창을 들고 일어나 힘껏 휘둘러요. 예상하지 못한 충격, 그것은 악마를 쓰러트릴 수는 없었지만 메타로피를 구하는 힘으로 변해요.


“엘라, 도망치라고 했잖아요.”


“그럴 수는 없어…”

“저는 죽지 않아요, 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요. 엘라는 자기 스스로를 조금 더…”


강하게 항변하는 메타로피의 말을 막은 건 엘라의 포옹이었어요. 행여 놓칠까, 그 손은 메타로피의 육체를 바스라트릴 정도로 강하게 붙잡은 채로.


“너만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게 아니라, 나도 널...나도 널...”


“엘라.”


“너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고…!”

울먹이는 엘라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눈물이 차올라 있어요. 그런 엘라의 얼굴을 바라보는 메타로피의 가슴 한 구석에서부터 자라나는 것은 벅차오르는 마음. 그 사이에서 기적이 피어나요. 기적이란 실로 극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신이 설치한 무대장치.


메타로피에게서부터 빛이 뿜어져 나와요. 따스한 빛의 품 속에서 메타로피는 산산히 조각나 엘라를 감싸고, 이윽고...대지에 발을 디디는 것은 빛을 발하는 갑옷으로 무장한 세 쌍의 날개를 지닌 엘라.

“메타로피, 이건 대체...?”


엘라는 지금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해요. 그 때 들려오는 메타로피의 목소리.

“그것보다는 팔을 뻗어보세요. 있는 힘껏!”


반신반의 했지만 엘라는 메타로피의 말을 믿고 힘껏 팔을 내질러요. 뻗어나가는 소녀의 주먹. 그렇게 주먹을 뻗은 소녀의 용기는 하얀 섬광이 되어 악마를 불태웁니다. 섬광에 불타올라 산산히 재로 돌아가는 악마.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엘라!”


엘라, 그녀 자신도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어요. 물을 기는 소녀에 불과했을 자신이 악마를 쓰러트릴 수 있다니,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었죠. 그렇지만 메타로피를 잃지 않아서, 함께할 수 있어서 엘라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 잡아요. 그렇게 엘라는 다시 주먹을 쥐고 있는 악마에게 달려나가죠. 자신의 등을 받쳐주는 메타로피와 함께. 그런 소녀들의 모습에 기운을 차린 민병대들 또한 악마들을 향해 달려나가요. 마을 밖 평원에서 벌어지는 대전투. 흐르는 시간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쓰러지고 수많은 악마들이 재가 되어 사라져요. 모든 소란이 끝났을 때, 대지에 마지막까지 서 있는 것은 아라스의 사람들과 엘라.


싸움이 끝나고, 하나가 되었던 소녀들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대지에 몸을 기대요. 하늘은 어느새 별이 흐르는 검푸른 강이 되어, 둘의 눈을 밝혀주고 있어요. 그런 강 위에서 표류하는 달님을 바라보며 엘라는 말을 꺼내요.


“메타로피, 언젠가 계곡에 가자.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아래에서 숲의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또 정답게 춤을 추는 거야.”


그것은 엘라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던 일. 그 말의 의미를 메타로피는 알고 있을까요? 메타로피는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요. 별하늘의 아래에서 엘라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 메타로피의 소원은 이루어졌으니까요.

*

순백의 대리석이 빛나는, 그렇기 때문에 이질적인 색의 마력이 더욱 도드라지는 연회장의 한 가운데에서 마왕은 부관의 접대를 받으며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메타로피, 그녀는 신이 자신의 피조물들 위해 준비한 기계천사였어요. 그런 그녀의 힘을 일깨운 건 엘라의 순수한 마음이었죠. 그렇게 둘은 프루티의 마족을 몰아냈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 아닌가요?”


“그것이 1000년 전 프루티 침공의 결말이군요.”


“그래요. 두 소녀의 사랑에 마족들은 패배했죠.”


마왕은 조용히 잔을 내리고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번엔 그 때와는 다를거에요.”


말을 마친 마왕은 창 밖의 푸른 초원을 바라본다. 끝없이 이어진 초목의 바다, 그 지평선 너머로부터 용사가 달려올 것이다. 프루티 대륙의 용사, 언젠가 마계를 탐험하던 그녀를 만난적이 있었다. 그 때의 싸움에서 용사가 발했던 새하얀 섬광. 그것은 분명 마왕이 1000년 전 아라스에서 보았던 기계 천사의 마력과 같은 잔향을 가지고 있었다.


‘용사님, 당신은 알까요? 당신이 그 기계 천사와 소녀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마왕은 자신의 운명에 처음으로 감사했다. 순수한 사랑을 알려준 그들의 후손이 마왕인 자신을 향해 온다. 마치 1000년 전, 그들이 마족에 대항했던 것 처럼 용사는 칼을 뻗어올 것이다. 그런 용사를 사랑으로 품어줄 수 있다니. 마왕은 천천히 눈을 감고 곧 도래할 그 달콤한 순간을 상상한다.


___________________


메타로피의 이름은 메타트론에서 따왔습니다

합체한다는 그런 컨셉은

이제 진 여신전생 시리즈 메타트론 디자인

그거에다가 로봇 애니메이션 아쿠에리온

거기서 삘을 딱 받았어요

근데 1000년전 박았는데 세계관에 부합하죠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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