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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흔들리는 꽃 - 애증의 폭풍 속에서 - 6화

1234(39.113) 2021.02.04 00:24:32
조회 109 추천 10 댓글 3
														

아침의 소동이 끝나고 학교 생활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후미나는 스스로 믿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아야메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마치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런다고 사유리의 존재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들의 뒤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유리는 감시역이 붙어 있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 공포였다.


언제 사유리가 사고를 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그녀들은 마치 일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조용히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겉보기의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둘의 생활은 이미 말 못할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후미나도 아야메도 그저 학교 생활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도 남들 앞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대신 평소처럼 조용하게 생활할 뿐이었다.


다행인 것은 둘 모두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지내는 타입이기에 따로 말을 걸거나 하는 사람도 없다는 점이었다.


그녀들은 그저 언제나처럼 생활했다. 공포와 일상이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는 동안 시간은 흘러갔다는 것이 정말 다행한 일이었다.


그 사이 누군가 후미나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미소와 함께 도와주는, 언제나의 생활. 후미나는 일부러 공포를 잊으려는 듯 최대한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오직 후미나와 아야메 뿐, 다른 아이들은 그런 것과 상관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점심 시간, 사유리는 아예 사라진다는 것 뿐이었다. 그 사이 후미나와 아야메는 자신들만의 식사를 즐기며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이 흐르고 이제 방과후.


후미나와 아야메는 언제나처럼 도서관에 있었다. 


그곳은 그녀들의 최후의 영역.


후미나도 그렇지만 아야메도 책을 좋아했고 그녀들은 그래서 항상 도서관을 지키곤 했다. 고요한 시간 속에서 쌓아 올린 그녀들의 이야기는 더 없이 깊었다.


오늘도 마찬가지.


후미나와 아야메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도서위원으로의 일을 이어갔다. 아무리 마음이 복잡하더라도 일단 책을 정리하며 몸을 움직이면 그러는 사이 잠깐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둘은 조용히 언제나의 일을 할 뿐이었다.


교사들은 그런 둘을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무작정 개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그래도 아주 놓을 수도 없다는 듯 누군가 그녀들을 찾아 왔다. 바로 수학교사 치즈루.


그녀는 가장 먼저 이변을 감지하고 후미나와 아야메를 위해 달려온 교사였다. 오늘도 걱정이 되는지 결국 도서관까지 찾아온 모양이었다.


후미나와 아야메는 그런 치즈루가 더 없이 고마웠다.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른들의 도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후미나와 아야메는 도서관의 문을 닫고 치즈루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들을 위한 구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 


치즈루는 학교의 교사 중에서도 상당한 연장자였다. 겉보기는 인간으로 따지면 20대 중반 정도의 한창 빛나보이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온 구미호였다.


그렇지만 평화로운 지금 시대에 그녀는 공포의 대상이 아닌, 한 학교의 사명감 충실한 수학교사였다.


그래서일까?


후미나와 아야메와 이야기를 나누는 치즈루는 마치 손녀들을 바라보는 할머니와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래그래.... 많이 놀랬겠구나...."


대략적인 상황을 다시금 두 사람에게 들은 치즈루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마치 할머니가 손녀들을 챙겨주듯 간식을 챙겨 주었다.


그래도 흡혈종인 후미나를 배려해서 그녀가 준 것은 혈액 과자라는 것은 그녀가 그저 나이만 먹은 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후미나는 감사 인사와 함께 그녀가 전해준 과자를 한입 깨물었다. 입안에 번지는 달콤한 피의 맛이 후미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어머나...."


아야메 또한 치즈루가 준 과자를 한입 먹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절묘한 단 맛은 감탄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안타깝게도 둘은 서로의 음식을 맛볼 수 없었지만 맛에 감탄하며 먹고 있는 두 아이를 보는 치즈루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 차 있었다.


"아야메 양과 사유리 양에 대한 것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긴 하지만, 그건 언젠가 때가 되면 하는 걸로 하고...."


그렇게 말하며 치즈루는 둘에게 언제든 무슨 일이 생기면 말하라고 이야기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감사합니다."


둘은 자신들을 챙겨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뭘 이런게 선생의 역할인걸."


치즈루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했던 여교사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큰 일이 없기를 바라며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간 후 후미나와 아야메는 큰 일이 끝났다는 듯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골랐다. 아무리 친근한 교사라고는 하지만 역시 오래 산 환상종은 특유의 존재감이 있는 법, 둘은 그 존재감이 상당히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치즈루가 챙겨준 과자는 맛있었고 그녀들은 덕분에 곧 회복할 수 있었다.


"아.... 정말 어떻게 되는 걸까?"


후미나는 아야메를 바라보며 물어보았지만 아야메라고 딱히 좋은 답을 내놓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주변 사람들이 챙겨주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그녀들은 어렸다.


그렇기에 오늘 같이 치즈루가 직접 찾아와 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그렇지만 정작 바뀐 건 없었다.


"결국 우리가 직접 풀어야 하는걸까?"


"글쎄?"


후미나도 아야메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헤메는 기분이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휴학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것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천천히 생각해보자. 설마하니 감시역까지 붙었는데 우리에게 나쁜 일 하겠어?"


아야메는 그렇게 말하며 씁쓸한 듯 웃었다. 그러자 후미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별 일 없이 함께 무사히 졸업할 수 있으면 좋겠어."


후미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야메의 손을 꼭 잡았다. 아야메는 그런 후미나를 보며 미소지을 뿐이었다.


키스도 할 수 없는 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그렇게 자신들의 마음을 나눴다.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속에 둘은 그렇게 한동안 손을 잡고 있을 뿐이었다.



----------


연재 중인 다른 소설 쓴다고 12시 넘은 줄도 모르고 있었음(...).

지각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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