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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외전 2) 엄마에게 모녀백합 엔솔을 걸려버린 딸

magnifi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2 04:05:23
조회 1660 추천 28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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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엄마와 딸을 생각하면서 읽어줬으면 좋겠어.

이 세계는 모녀백합 꾸금 엔솔로지가 나온 세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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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3편] [4편, 4편꾸금]

[5편, 5편꾸금] [6편, 6편꾸금(완)]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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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아야 오늘 수업 참관에 너희 부모님도 오셔?"

"응 오늘은 우리 엄마도 오신데"


수업 참관 교시 직전 쉬는 시간, 하은이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네 어머니 오랜만에 뵙겠네"

"응. 옛날에나 봤었지? 우리 엄마."


옛날에는 서로 가까운 거리에 살았었기 때문에 집에서 엄마랑 셋이 자주 같이 놀았었다.

전학은 가지 않아서 그 이후로도 친하게 지내고 있지만 그 이후로 엄마와 만나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너 요즘은 엄마 이야기 하나도 안 한다?"

"응..?"

"전에는 엄마가 맛있는걸 사 왔다던지 같이 어디를 놀러 갔다던지 별의별 이야기를 다 했.. 읍.."

"내.. 내가 언제 그랬어..!"


나는 다급하게 손으로 하은이의 입을 막아버렸다.

반 친구들이 다 듣고 있는데 부끄럽게 왜 이러는 거야..!


"아무튼.. 너희 엄마는 안 오신 데?"

"바쁘다고 못 오신데. 오히려 더 좋지만."

"이 불효녀.."


하은이와 서로 장난을 치다 수업 종이 울리자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3교시는 수업 참관인 거 알지? 내 과목은 아니지만 화학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네 쌤~"


담임선생님께서 반에서 나가자 바로 화학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을 시작했다.

부모님들은 수업 중간에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아직 엄마가 올 때는 아니다.


"오늘 수업은 탄소 화합물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탄소 화합물이란 탄소를 중심으로 사슬 구조나.. "


평소와 같은 수업에 집중을 하며 필기를 하고 있을 무렵 뒷문이 열리며 몇 명의 부모님들이 반으로 들어왔다.

엄마도 왔는지 뒤돌아서 보고 싶지만 선생님이 앞만 보고 수업을 하는 바람에 그럴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탄소의 개수에 따라서 분자들의 이름이 정해지는데, 하나는 메타.. 두개는.."


잠시 후 선생님이 칠판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하자 나는 이때다 싶어서 뒤를 돌아봤다.

단번에 엄마와 눈빛이 맞아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자 엄마도 웃으며 나에게 왼손을 흔들어 주었다.


평소라면 엄마의 약지에는 반지가 있어야 하지만 오늘 만큼은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빼놓고 온 모양이다.

그나저나 잠깐 이였지만 엄마의 눈웃음은 정말로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 놓고 싶었다.


그러고 나서 바로 고개를 다시 돌렸는데 정면을 보고 조금 놀랐다.

앞자리의 하은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 이였다.


"왜 하은아..?"

"...."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어보았지만 하은이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칠판을 바라보았다.


"....?"


요즘 하은이가 조금 이상하다.

평소랑 거의 똑같이 행동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얼굴에 보이는 느낌이다.


어느덧 수업 시간이 끝나자 나는 바로 엄마에게 달려 나갔다.


"엄마 왔어?"

"응. 우리 딸 수업 열심히 듣던데?"

"이 정도는 당연하지~"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었다.


"엄마 이따가 같이.."

"안녕하세요"


이따가 같이 어딘가 놀러 가자고 하려 했던 찰나에 하은이가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어.. 하은이니?"

"네. 옛날에 설아랑 같이 집에 많이 놀러 갔었던 하은이에요."

"오랜만이네 반갑다 하은아. 그때랑 다르게 키도 많이 컸네"


엄마는 반갑다면서 하은이의 두 손을 잡았다.

그러자 하은이는 엄마의 손을 빤히 쳐다보더니 말이 없어졌다.


"왜 그러니 하은아..?"

"아니에요. 손이 예쁘셔서.."

"....?"


곧이어 수업 종이 울리자 엄마와 하은이의 어딘가 어색했던 재회도 끝이 났다.




-----------------------




"설아야"

"응?"

"카페 가지 않을래?"

"음.. 그래. 가자"


하교 시간 갑자기 하은이가 내게 카페를 가자고 했다.

평소에 같이 카페를 자주 가서 일상적인 일 이였지만 어째서 인지 하은이의 얼굴은 그렇게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어서 오세요 어떻게 드릴까요?"

"어.. 초콜릿 모카 그란데 하고요.. 하은아 너 늘 시키던 걸로?"

"응"

"돌체 라떼 톨 사이즈로 주세요"

"매장에서 드시나요?"


내가 "네" 라고 대답하기 위해 입을 벌리기도 전에 하은이가 먼저 대답했다.


"아니요 테이크 아웃이요"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하은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껏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 이였다.


"오늘은.. 밖에서 마시지 않을래..?"

"그.. 그래.."


영문도 모르게 밖으로 끌려 나온 나는 그저 하은이를 따라갔다.


한참을 걸었을까

한적한 공원에 도착한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학교 주변에 이런 공원이 있는지 몰랐는데.."

"맨날 버스만 타고 다니니까 모르지"


각자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정적이 흘렀다.

아무리 그래도 평소엔 이런 분위기 까지는 아니었는데 왜 인지 모르게 오늘은 하은이가 조용하다.


"그래서 오늘은 밖에서 마시자고 한 이유가 뭐야?"

"그냥.. 그러고 싶었어"

"네가 그렇게 말을 한다는건 무언가 있다는 것이겠지?"

"아냐 진짜로..."


뻔한 거짓말을 하는 하은이는 그저 하늘만 바라보았다.

조금씩 느껴지는 따뜻한 봄바람에 나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디가 좋아서 사귀게 되었어..?"

"갑자기..? 대답하기 좀 부끄러운데.."

"이제 슬슬 말해줘도 될 때가 되었잖아"

"꼭 말해야 해..?"

"응"


원래 적당히 거절을 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단호한 하은이의 대답에 나는 입을 열었다.


"음.. 자상하고 책임감 있고 예쁘고.. 때로는 귀여워.."

"예쁘다라.. 너.. 역시 남자가 아니라 여자랑 사귀고 있었구나..?"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

"괜찮아. 우리가 그 정도도 이해 못 해주는 사이는 아니잖아..?"

"... 고마워"


아.. 윤설아 너 정신 똑바로 안 차릴래..?

상대가 하은이여서 다행이였지.. 남들이 들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고..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여자니까 이해 할 수 있어.."

"그렇구나.. 잠깐만.. 뭐..?"

"너도 여자 좋아하잖아"

"아니 그렇긴 한데.. 우리 학교야..?"


괜히 물어봤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쳐 지나갈 때 즈음 하은이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응.. 우리 학교에 다니는 애야.."

"헐.. 몇학년인데..?"

"3학년. 그리고 5반이야.."

"그거 우리 반이잖아..!"


나도 모르게 조금은 큰 소리로 말해버렸다.


"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이제 더 놀랄 텐데..."

"뭐야 이름까지 말해주는 거야? 수아야? 아니면 민서??"


나는 하은이와 친하게 지내는 반 친구들의 이름을 말했지만 정답이 아니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동안 말이 없던 하은이는 나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정말 알고 싶어..?"

"...."


한숨을 섞으며 말하는 하은이.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 아이가 아닌데.. 물어봐도 괜찮은걸까.. 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리는 것 아닐까..?


"누구인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아니겠지 하며 결국 물어봤다.



"너.."

"누구라고..?"

"너. 윤설아라고.."


확답을 들은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몸이 아예 굳어버렸다. 하은이가 나를..


하은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너를 좋아했어.."

"....."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친구와 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다니..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나오면 너만 보이고 잠을 자려고 누울 때 까지도 너만 생각났어.. 매일 매일을 너와 함께 하는 상상을 했다고..

그런데 너는.. 너는.. 내 앞에서 줄곧 엄마 이야기만 했었고.. 이제는 엄마랑 커플 반지까지 끼우고..."

"하은아 그건.."

"거짓말 하려고 하지 마.. 나도 바보는 아니야..."

"....."


그 순간 정곡을 찌르는 말에 입에서 나오려고 했던 변명이 다시 들어가 버렸다.

한 번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에 마치 머리가 멈춰 버리는 것 같았다.


"설아야 나로는 안되는거야..? 나한테는 기회도 없는 거야..?"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하은이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미안.."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 없어서 말 없이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그럼 키스 한 번만 해줘.."

"뭐라고..?"

"키스 한번만 해주면 다 잊을게.. 그냥 친구 사이로 돌아갈게.. 부탁이야.."

"그.. 그건.. 앗..!"


대답을 마저 하기도 전에 하은이는 내 허리를 팔로 감싸 잡아 당겼다.


"미안해.. 설아야.. 용서해줘.."


눈을 감은 하은이는 점점 나와 가까워 지고 있었다.

빨리.. 뭔가 하지 않으면.. 이대로..


얼굴이 가장 가까워 졌을 때 나는 따뜻한 하은이의 입술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감촉은 내 입술에서 느껴진 게 아닌 하은이와 나의 사이에 있는 내 손에서 느껴진 감촉 이였다.


이내 눈을 떠버린 하은이는 결국 눈가에 고였던 눈물이 흘러버렸다.

나는 그런 하은이를 와락 안아주며 말했다.


"미안해 하은아.. 그 부탁은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아.. 그치만.. 네 마음은 잘 알겠어.. 정말 미안해.."


하은이는 말 없이 가만히 있었지만 이내 흐느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과는 다르게 펑펑 우는 하은이는 마치 여린 아이 같았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진정된 하은이는 아직 붉어진 눈가를 보이며 나에게 사과했다.


"억지 부려서 미안해.."

"괜찮아.. 커피 마저 마시고 일어나자. 부모님들이 걱정 하실 거야"

"응.."


손에 들린 커피 컵의 바닥에 원두 가루가 보일 때 즈음 나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떻게 안 거야..?"

"언제 네가 엄마랑 사귀는 것을 알았는지..?"

"응..."

"엄마 이야기만 하던 애가 갑자기 엄마에 관련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고 커플 반지를 끼고 다니면 의심이 가지 않을까..?"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엄마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의심을 사버린 모양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심증이지만.. 오늘 네 엄마의 손에서 난 봐버렸어.."

"뭘..?"

"네 반지하고 같은 모양의 반지 자국을.."

"아..."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걸려버렸다.

물론 하은이니까 알 수 있었겠지만.. 조심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럼 돌아갈까?"

"응"


가방을 메며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가볍게 커피만 마신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아니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가방을 챙기는 하은이를 보니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하은아 손 잡고 돌아갈래?"

"그래도 괜찮아..?"

"응"





--------------------------------------





"딸 학교 가야지"

"으응.. 오분만.."

"계속 일어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 읍..!"


원래는 이름을 부르면서 나를 깨웠었겠지만 사귀고 난 후로는 엄마는 이렇게.. 매번 키스로 깨운다..


"후아.. 엄마.. 아침에 갑자기 키스 하는 건 반칙이잖아.."

"빨리 일어나지 않은 따님의 잘못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미 충분히 일어나 있었다.

그렇지만 아침에 하는 키스는 너무나 달콤해서 요즘은 일어나도 자는 척을 하고 있다.


"교복 입고 아침 먹으러 내려와"

"응. 엄마"


엄마는 내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엄마도 참.. 얄궂어.."


이불을 정리 하고 계단을 내려가자 맛있는 냄새가 느껴졌다.


"오늘은 프렌치 토스트네?"

"응. 커피 마실래? 아니면 우유?"

"우유로 줘.. 커피는 당분간 안 마시고 싶어.."

"....?"


엄마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식탁에 앉아서 엄마가 앉기를 기다렸다.


아침 식사가 끝나갈 즈음 엄마는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엄마 우편물 좀 꺼내올게. 중요한 우편이 올게 있어서"

"응 알았어"


그런데 어째서 인지 우편만 꺼내 온다고 했던 엄마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에 다가서자 엄마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는 잘 지내시고?"

"네 잘 지내셔요. 말씀 드리니까 안부 전해달라고.."


어디서 많이 들은 목소리인데.. 아...!


나는 급하게 현관문을 열었고 그 앞에는 하은이와 엄마가 보였다.


"아 좋은 아침 설아야"

"어.. 어째서 우리 집 앞에 있는 거야..?"

"카톡 보내 놨잖아. 학교 같이 가자고."

"...."


하은이와 말을 하는 중에 엄마가 내 가방을 들고나왔다.


"잘 다녀와 딸. 친구랑 싸우지 말고"

"엄마.. 나 애 아니거든..?"


엄마는 나를 꼭 안아주었다. 평소라면 가볍게 키스까지 했었겠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있어서 안될 것 같다. 게다가..

고개를 돌려 하은이를 바라보자 쓴 웃음을 짓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녀올게 엄마"


집을 나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하은이에게 물었다.


"나 없을 때 엄마랑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별 이야기 안 했어.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정도?"

"장난이지 그거..?"


말도 안 되는 장난에 서로를 보며 웃었다.

근데 정말로 그런 말을 한건 아니겠지..? 나 괜히 무서워..


"설아야"

"응?"

"손 잡아도 돼?"

"친구로서는 되는데 그 이상은 안돼"

"너무하네.."


하은이는 퉁명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았다.






-------------------------





소필패.. 소필패..

나는 지금까지 왜 작가들이 소필패를 만드는지 몰랐는데

써보니까 조금은 알 것 같아. 소꿉친구로 서술하면 뭔가 좀.. 음.. 힘들어..


생각 해놓은 외전은 이게 마지막이야. 이제 더 쓸 내용도 없을 것 같기는 한데.. 혹시 모르겠다.


아무튼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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