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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보지 못하는 아가씨와 메이드 미사키 (6)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12 23: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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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코코로 x 메이드 미사키 시리즈]


1편


2편


3편


4편


5편


*


아가씨가 두 번 다시 앞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아가씨 자신은 그것을 스스로 눈치챈건지, 덤덤하게 받아들이셨다. 당주님 역시 무척이나 슬퍼하셨지만 아가씨의 뜻을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가셔서, 눈을 치료하는 대신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하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을 기울이셨다.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것은, 오로지 나 뿐이였다.


아가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착한 아가씨의 앞이 보이지 않는다니!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내 눈이 망가진게 아님에도 내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다. 어떻게든 안되는건가요? 그 날 이후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의사를 찾아가서 끈덕지게 물어본 결과, 한 가지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개발중인 신기술이 하나 있다고 햇다.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사정을 하자 그제서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선생님이 어째서 말하기를 그렇게 주저했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어떻게할까, 고민은 짧았지만 대답은 금방 내릴 수 있었다.


"준비되는대로 연락해주세요."


리스크는 컸지만, 아가씨가 다시 볼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


지금쯤 어머니는 무슨 대화를 나누고 계실까.


교복으로 갈아입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보다 더 아가씨를 오래 모신 어머니셨다. 그런 만큼, 고용관계를 넘어서 때로는 딸아이를 대하듯이 아가씨를 대하실 때가 있었다. 물론 아가씨 자신도 내심 싫지는 않은듯, 가끔은 종종 어머님 어머님 하면서 따르시고는 하셨다.


쓸대없는 말은 안하면 좋으련만, 피식 웃으면서 교복으로 다 갈아입은 내가 마지막으로 매무새를 다듬었다. 오늘은 메이드가 아닌 평범한 학생으로써 등교한다고 해도, 내 품위가 흐트러진다는 것은 곧 츠루마키가나 아가씨의 평판이 흐트러진다는 뜻. 휴가라고 해도 방심하지 말고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될 일이였다.


매무새 확인 오케이, 머리카락 상태 오케이, 거울 앞에서 한바퀴 빙글 둘러본 다음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뒤 휴대폰을 챙겨들었다. 어머니가 옆에서 시중을 들어주신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학교에 다닐떄는 상시 자신과 붙어있는것이 조건이었으니까, 그걸 핑계삼아서 휴가는 신경쓰지 않고 아가씨 옆에 찰싹 달라 붙어있을 작정이였다.


시간을 슬쩍 본 다음, 콧노래를 부르면서 가방을 챙겨들고 아가씨의 방으로 향하려고 한 그 순간이였다. 벨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이런 이른 시간에 누구일까? 의문을 표하면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본 순간 표정이 살짝 굳었다.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살짝 손을 움직여서 전화를 연결하고 귀에다 가져다댔다. 약간의 침묵 후, 수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비가 끝났단다]


마침내 이 때가 왔구나 싶어서 눈을 살며시 감았다. 각오는 진작에 되어있었다. 아니, 애초에 너무 늦었다. 침을 살짝 삼키고 입술을 혀로 한 번 핥은 내가 나즈막히 말했다.


"언제쯤 가능한가요?"


[원하면 내일이라도 가능하지만, 하지만 오쿠사와 양, 정말로 괜찮겠니? 분명 다른 방법이...]


"이번 주말로 해주세요."


더 들었다가는 혹시나 모를 내 결심이 흐트러질수도 있었기에 한 번에 자르면서 전화기를 그대로 끊었다. 예의가 없는 행동인건 알고있었지만, 혹여나 싶어서였다. 조용해진 휴대폰을 내려다보면서 내가 몇 번이고 곱씹었다.


주말, 주말이라.


아가씨가 눈을 머신 날로부터 오늘까지 얼마나 참아왔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준비는 끝났다, 남은건 주말-아가씨를 데려가는 것 뿐이였다. 침대에 그대로 몸을 눕히면서 몸을 대자로 뻗었다.


그 날, 자신은 얼마나 무력했던가.


갑작스래 앞이 보이지 않아서 슬퍼하는 아가씨를 달래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건 아니였다. 혼자 의사한테 빌듯이 울면서 이야기하자, 한 가지 방법을 나한테 이야기해주었던 것이다.


각오는 이미 되어있었다, 그 날 이후로 당주님은 물론이오, 아가씨에 어머니조차 모르는 나 혼자만의 비밀 계획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말, 드디어 그 계획이 끝을 맞이할 때였다.


*


오늘따라 미사키의 기분이 좋아보였어요.


제 옆에 있을 수 없어서 굉장히 슬프다고는 했지만, 역시 모처럼의 휴가라서 기분이 좋은걸까요? 평소 완벽하게 제 옆에서 서포트하던 모습과는 다르게, 군대군대 흐트러진 모습이 보였답니다. 물론 미사키 딴에는 완벽하게 연기했다고는 하지만, 제가 미사키 만을 쭈욱 봐온 세월이 몇 년인데요! 사소한 변화쯤이야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답니다.


"미사키,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아가씨."


지금만 해도 보세요, 저한테는 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듯 자그만한 소리로 콧노래까지 불러가고 있잖아요! 우후후, 물론 귀가 무척이나 밝은 저는 그게 다 들렸답니다. 지팡이로 가볍게 땅바닥을 내려친 다음, 미사키의 손을 꼬옥 붙잡으며 말했어요.


"어머나, 오늘은 메이드가 아니라 반 친구인 미사키잖아요? 그러니까 코코로라고 불러줄래요?"


제 말에 붙잡은 미사키의 손이 조금 뜨거워지는게 느껴졌어요. 아, 부끄러워하고 있네요. 놀리는건 정도껏 해야겠지 싶으면서도 미사키의 반응이 너무나 귀여워서, 놀리는걸 그만 둘 수가 없다니까요! 쿡쿡 웃으며 더욱 강하게 손을 붙잡았답니다.


잠시동안, 아무 말도 없었어요.


어차피 점심시간의 옥상에는 단 둘 뿐이였기에 잠시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답니다. 아예 어깨에 얼굴을 기댄 다음 똑같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있자, 미사키가 자그만한, 그렇지만 분명히 들릴만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코코로."


그 말에 눈이 번뜩 뜨이는 것 같았어요! 물론 뜰 눈은 이미 멀고 없지만, 그래도 그런 느낌을 받았답니다! 제 말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대답해준 미사키가 너무나 귀여워서, 그리고 그렇게 부른 제 이름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어서 순식간에 표정이 풀린 제가 미사키의 팔에 살짝 얼굴을 비볐어요.


"한 번만 더요 미사키, 한 번만 더!"


이걸 한 번만 듣는건 너무나 아까웠기에 제가 손가락을 하나 펼치고 조르기 시작하자, 그만 봐달라면서 미사키가 속삭였답니다. 에이, 왜요! 한 번만 더요! 평소라면 제가 조르면 바로 들어주었을 테지만, 어지간히 부끄러웠는지 결국 마지막까지 한 번더 이름으로는 불러주지 않았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녹음을 하는건데, 아쉬움을 느끼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미사키한테 찰싹 달라붙어있기를 수 분, 이윽고 생각하는걸 끝낸건지 미사키가 입을 열었답니다.


"아가씨는."


"네?"


"앞을 보고싶다고 생각하신 적이 없나요?"


아하, 무슨 말을 하려나 했더니 그거였네요. 쿡쿡 웃으면서 어깨에 몸을 기댄 채 제가 말했답니다.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네요."


"그럼..."


"그렇다고 해서 싫은건 아니에요."


네? 되묻는 미사키의 말에 제가 양 손으로 입을 가린채 쿡쿡 웃고, 말을 이어나갔답니다.


"그야, 눈이 이렇게 된 덕분에 미사키와 하루종일 붙어있을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불편하다고는 생각해도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답니다, 행복하게 미소지으면서 미사키의 팔에 더 강하게 달라붙었어요. 물론 욕심이 있다면 미사키의 얼굴을 딱 한 번이라도 보고싶다는 거지만요!


제 말에 뭔가 감명을 받은걸까요, 끊임없이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답니다.


"아가씨."


"어머, 오늘은 휴가니까 코코로라고 불러달라고 했잖아요?"


평소보다 더 진지한 미사키의 말에 살짝 놀려줄 생각으로 던졌지만, 제 농담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채, 미사키가 제 손을 꼬옥 붙잡고, 그대로 말했어요.


"수술로 앞을 보실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렸답니다.


*

맹인 코코로 x 메이드 미사키 이야기


다음편부터 대충 스토리 진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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