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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첸: 호시구마?
호시구마: 응?
첸: 안색이 안 좋아 보여.
호시구마: 난 괜찮아, 뭐 생각할 게 좀 있어서.
첸: ......그가 일에 휘말릴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호시구마: 괜찮아, 너도 날 잘 알잖아.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용문의 말로 하자면, 이건 운명이었어.
첸: 동국의 사람들도 그런 걸 믿어?
호시구마: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믿지는 않더라도 운명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겠어.
호시구마: 정보는 별 문제 없지?
첸: 틀림 없어. 정보에 기록된 위치가 바로 이곳이야.
호시구마: 우리의 목표가 바로 저 수상쩍은 리유니온 녀석들이야?
호시구마: 아무래도 우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양인데, 자신들이 근위국에 포위 당하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야.
호시구마: 이 구역을 둘러싸고 무언가를 짓고 있는 모양인데.
첸: 정보가 맞다면, 이곳은 리유니온의 여러 거점들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곳 중 하나일거야.
첸: 이곳에 있는 통신 시설을 파괴하면, 모든 구역에 있는 리유니온 거점들을 매섭게 공격할 수 있을 거야.
첸: 이건 우리가 근위국 건물을 탈환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
호시구마: 네 말에 따를게.
첸: 그리고 나도 정보 단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신경쓰였거든.
호시구마: 네 말은,리유니온이 여기서 활동하는 건 단순히 튼튼한 거점을 짓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라는 얘기지?
첸: 그래.
호시구마: 녀석들은 이 부자 동네에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여기에 가치가 높은 목표가 대체 어딨다고?
첸: 내 생각도 그래. 이전의 계획대로라면, 이 거리에 있는 모든 건물 안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텐데.
첸: 만약 리유니온이 누군가를 납치할 생각이었다면, 헛고생을 한 거나 마찬가지네.
호시구마: 우린 언제 시작하는 거야? 아무래도 리유니온 녀석들은 정찰 부대를 보내기 싫어하는 모양인데, 언제든지 우리가 쳐들어갈 수 있다고.
첸: 항상 사냥꾼 역할만 하고, 사냥감 역할은 해본 적 없지?
호시구마: 지금 이 상황에서 사냥감이 된다면, 아마 금방 목이 달아날 걸.
호시구마: 아니면 우선 녀석들의 움직임을 잘 관찰해보자. 일단 녀석들을 흥분시키지 말고 적의 목적이 뭔지 알아보자고.
첸: 적을 해치우는 것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만, 적의 목적을 알아내려면 인내심이 필요하지.
호시구마: 그래.
_
호시구마: 잠깐! 첸, 저 녀석들 설마 저 저택의 대문을 부수려는 거 아니야?
첸: 목표가 이미 정해졌던 건가? 어서, 움직여!
호시구마: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려는 거 맞지?
첸: 당연하지! 스나이퍼는 대기해!
근위국 대원: 알겠습니다.
리유니온 대원: ......!
리유니온 대원: 용문의 군대다! 후퇴해라!
리유니온 대원: 연락을——
첸: 스나이퍼! 저 통신기를 달고 있는 녀석을 쏴라! 연락하게 둬선 안 돼!
호시구마: 거점을 지키는 게 아니라, 적을 보자마자 도망부터 간다고?
첸: 도망갈 수 있으면 도망가보라 하지!
____
호시구마: 모든 리유니온들을 체포했다. 아무도 명령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는 모양이야, 방금 녀석들이——
호시구마: ......
호시구마: 첸? 뭘 그렇게 집중하면서 보고 있어?
첸: 여기가 예전엔 대학로(大学道) 아니었어?
호시구마: 응? 아 응. 나중에 이름을 바꿨지.
첸: ......이건 아무래도 내 집인 것 같은데.
호시구마: 네 아파트는 타이부(太埔)에 있는 거 아니었어?
첸: 여긴 내 아버지의 저택이었는데,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다시 한 모양이야. 시간이 하도 많이 지나서 알아보지도 못했네.
호시구마: 빅토리아로 유학가기 전에 이곳에 살았었어?
호시구마: 나도 네가 위 선생님이랑 마찬가지로 염국의 귀족 출신인 건 알고 있었는데, 근데 이건, 정말 큰 저택이네.
첸: 귀족? 그들은 그렇지만, 난 아니야.
호시구마: 근데 너네 집은 여기 있잖아......그럼 널 어떻게 불러야 좋은 거야?
첸: 흥......
-@-
첸: 들어와.
호시구마: 어?
호시구마: 야야, 이거 너희 집 대문이잖아, 어떻게 그냥 잘라버릴 수가 있어?
첸: 열쇠를 안 갖고 왔거든. 그리고 리유니온이 방금 집 옆 벽에 큰 구멍을 냈는데, 구멍을 뚫으면서 우연하게도 다른 게 부숴졌을지 누가 알아?
호시구마: 그 뜻은—— 됐다, 네 말이 그렇다면 그런 거 겠지.
첸: 신발 안 벗어도 돼.
호시구마: 정말 이래도 괜찮아? 첸, 솔직하게 말해줘, 너 너희 아버지를 싫어하는 거 아니야?
첸: 그는 내 아버지라고 불릴 자격이 없어.
호시구마: 그래.
호시구마: 내 기억이 맞다면, 넌 빅토리아에서 졸업하고 난 후 곧바로 용문에 돌아와 근위국에 들어갔지.
첸: 그때 난 숙소에서 살고 있었어.
호시구마: 그래서 넌 한번도 돌아온 적이 없을 거고.
첸: 난 이곳에 대한 미련이 조금도 없었어.
호시구마: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마음 속에 생각이 더 많은 법이지.
호시구마: 넌 뭐 높은 가치의 목표에 대해서 뭐 알고 있는 거 없어?
호시구마: 첸?
호시구마: ......
호시구마: 또 자기만의 세상에 빠졌네.
호시구마: 첸, 집 문 앞에서 널 기다릴게, 출발하려면 얘기해줘.
장난감은 잘 정리해둬야 해.
집 밖으론 나가면 안 돼.
남들과 얘기를 할 땐 허락을 받아야 한단다.
허락하기 전까진 다른 어른의 눈을 쳐다보면 안 돼.
첸: ......
첸: 청소를 계속 하다니.
첸: 흥, 계속 날 위해 이 방을 남겨둔 건가, 꽤나 관대하시구만. 그게 아니면 날 불길한 녀석이라고 생각한 건가?
첸: 잠깐, 사진, 그래, 사진......
넌 내 사랑을 얻을 수 없어, 정말 조금도.
미안, 정말 미안해, 하지만 난 널 견딜 수가 없어, 널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내 목을 부러뜨릴 만큼 미워.
너희 모두 날 참을 수 없게 만들어. 내가 이기적이라는 건 알아, 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너희도 언젠간 날 이해하게 될거야. 미워하려면 미워해. 내가 널 미워할테니, 너도 날 미워해줘. 그게 제일 좋을 거야.
첸: 여기 있네.
첸: 너무 오래 되서 버린 줄 알았네......
첸: 아니야......혹시 녀석들은 이걸 찾고 있었던 건가?
첸: 어떻게 된 일이지, 리유니온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혹시 네 머리에도 무슨 문제가 생긴 거 아니야?
첸: 난 반드시 널 도울 거야, 하지만 넌 대체 무슨 생각이야? 어째서 지금, 어째서 여기서?
첸: 하......대답해줄 리가 없지.
호시구마: 아, 드디어 나왔네.
첸: 가자.
호시구마: 뭐 실마리라도 알아낸 거 있어? 아니면 장난감이랑 좀 더 놀다 올래?
첸: 넌 아직 농담할 기분인가보네.
호시구마: 너 방금보단 기분이 좀 나아보여서.
첸: 네가 말했던 것처럼, 나도 뭔가 실마리를 얻었어.
호시구마: 맞다, 보고에 따르면 주변에 있는 리유니온은 모두 격퇴돼서 흩어졌다고 해. 미리 배치해뒀던 경찰 병력이 지금 그들을 뒤쫓고 있다고 하네.
첸: 좋아. 움직이기 좀 더 수월해졌네, 목표에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어.
첸: 근위국은 지금 출발한다! 용문을 되찾아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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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리유니온 술사: 뭔가 이상해.
리유니온 대원: 너 뭐 또 병이라도 걸렸냐?
리유니온 술사: 이건 체르노보그 때랑은 완전 달라.
리유니온 술사: 우리도 잃은 건 적지 않았지만 우리가 체르노보그를 공격할 땐 적들이 발악하는 모습이랑 그 졸개들이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었잖아.
리유니온 대원: 용문은 마치 텅 빈 도시같다고?
리유니온 술사: 넌 그렇게 생각 안 해?
리유니온 술사: 대고(大古) 광장, 이렇게 높은 건물, 이렇게 많은 상점에 단 한 사람도 없어.
리유니온 술사: 게다가 내가 한바퀴 둘러보고 왔는데,비싼 물건들도 죄다 가격표만 남고, 싹 다 가져갔다고!
리유니온 대원: 패트리어트가 말했잖아, 그러지......
리유니온 술사: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너도 메피스토가 우리가 뭘하든 신경 안쓰는 거 알잖아, 아무튼
리유니온 술사: 내 말은, 누군가 사전에 이 물건들은 거둬들인 것 같다니까.
리유니온 대원: 또 망상하고 있네, 용문은 속수무책이라고!
리유니온 대원: 우린 각지에서 튀어나왔어, 우린 어디에나 있다고, (우르수스 욕), 마치 체르노보그처럼 말이야.
리유니온 대원: 이번에 우린 여길 부수지 않고 빼앗을 거야, 이곳을 우리의 도시로 삼는 거라고!
리유니온 술사: 너 그거 아냐?
리유니온 대원: 뭘?
리유니온 술사: 대고 광장은 근위국에서 가장 가까운 거점이야, 여기선 근위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그쪽을 지원하기도 편리하지.
리유니온 대원: 저번에 통지해줬잖아, 들어본 적 있어. 다른 건?
리유니온 술사: 각지에 있는 리유니온들은 근위국 주변에서 합류한 다음, 바깥 방향으로 흩어져서, 이 도시를 관리할 생각이었잖아.
리유니온 술사: 우린 우리 주변에 있는 팀들이 어디에 분포해있는지 잘 알고 있는데......
리유니온 술사: 근데 다른 구역의 팀들은? 나도 다른 팀들이 여기 근위국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건 알고 있는데, 많은 부대가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리유니온 대원: 사라지다니......그건 무슨 소리야?
리유니온 술사: 신기하지. 무전은 켜져 있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려. 녀석들이랑 연락할 방법이 없어.
???: 이제 곧 네 녀석이랑 연락할 수 있을 사람도 없어질 거다.
리유니온 술사: 뭐, 누구야!
리유니온 대원: 창! 창 밖에 있어!
리유니온 대원: 적이다! 적이 우릴 공격하고 있다! 근위국, 근위국이다!
호시구마: 핫, 근위국 맞아.
리유니온 술사: 젠장!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창을 부수고 들어온 건가!
리유니온 술사: 싸워라! 움직여! 머릿수는 이쪽이 더 많아! 녀석들을 해치우기만 하면 된다!
첸: 통신, 이리 줘.
근위국 대원: Yes sir!
첸: 근위국은 잘 들어라! 리유니온 녀석들을 엄폐물과 한꺼번에 가루로 만들어 버려라!
스와이어: (용문 욕), 너 뭐하려는 거야! 대고 광장은 우리 집의 재산인데, 너 뭘 믿고——
첸: 미안, “아가씨”, 리유니온이 광장을 믿고 버티고 있어서, 녀석들의 전투력을 줄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스와이어: 뭐라는 거야!! 이 빌어먹을 용이!! 너!!
첸: 근위국! 돌격!
호시구마: 아, 세상에, 에휴.
호시구마: 조심해, 이것도 어찌 보면 시민 재산이니까.
호시구마: 이 피아노는 가져가진 않았네, 너무 무거웠나보군. 이거 한 180만 용문화 정돈 할거야, “아가씨”가 나한테 자랑했었거든, 조심해.
리유니온 술사: 너흰 도망가지 못한다!
근위국 대원: 엄폐물을 찾아! 어서! 저 피아노 뒤에 숨어!
-@-
호시구마: 아.
근위국 대원: 녀석들이 우리의 엄폐물을 부쉈다! 다른 곳으로 움직여!
호시구마: 180만이......날라갔어.
리유니온 대원: 다른 동포들이여! 동포들이여! 들어라!
리유니온 대원: 우린 용문의 대고 광장을 거점으로 삼아, 방어 준비도 마쳤다, 하지만 근위국은 고층에서 우릴 습격했다! 녀석들은 지금 우리의 머릿 수를 줄이고 있다!
리유니온 대원: 보고한다!! 근위국의 주력 부대는 지금 대고 광장! 대고 광장에 있다!
첸: 보고는 끝났어?
리유니온 대원: 언제부터 거기——
첸: 보고가 끝났다면, 네 임무는 이제 끝난 거야.
첸: 용문에 있는 모든 리유니온 녀석들에게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려라.
첸: 녀석들이 이곳으로 오길 기다린다. 녀석들이 우릴 쫓아서 오면, 우린 근위국에서 리유니온과 결판을 낼 거다.
첸: 근위국! 계속 공격해라! 계속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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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구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간단했네. 체르노보그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갈수록 궁금해지네.
첸: 어쩌면 여기랑 상황이 똑같았을지도 몰라. 그저 원한의 뿌리가 깊게 박히고, 적들의 기세가 좀 더 강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 방심하지 마.
호시구마: 난 잘 때도 눈을 잘 안 감는 거 너도 잘 알잖아.
호시구마: 아아, 나도 최대한 빠르게 해치운 건데, 이 상점들에겐 꽤나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히고 말았네.
호시구마: 나중에 위 선생님 앞으로 결제서가 가는 건 아닐는지 모르겠어, 위 선생님은 애초에 “아가씨”네를 싫어하셨으니까.
호시구마: 어라, 스왈로브스키의 크리스탈이잖아, 첸, 너 이 브랜드 좋아하지 않았어?
첸: 좋아, 거기 팬던트가 꽤 맘에 들거든, 귀걸이는 별로지만.
첸: B1소대, 여기는 첸, 서쪽 입구를 완전히 봉쇄했고, 방범용 철문도 모두 내렸다.
호시구마: 난 네가 귀걸이하는 걸 별로 못 봤네.
첸: 뭐 평소에는 제복을 입고 출근하니까, 다른 옷들은 다 집에 있는 옷장에 쌓아두지.
근위국 대원: 호시구마 경관님! 이건 리유니온이 개조한 대고 광장의 동쪽 L3 평면도입니다!
호시구마: 수고했어, 계속 조사해줘, 지형을 잘 활용해보자고.
호시구마: 나중에 우린 여기서 출발할 최적의 루트가 필요해, 리유니온의 봉쇄 구역을 뚫으려면 너희들의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근위국 대원: 넵!
호시구마: 옷이라......첸 네가 옷에 지갑을 여는 타입일 줄은 몰랐어.
첸: 너도 오토바이에 돈 엄청 쓰잖아? 옷이라는 건 입어서 자기만 본다고 해도 나쁠 건 없다고.
첸: 일이 내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
호시구마: 네가 무슨 매일 시계처럼 칼같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도 아니고, 야근도 별로 안하면서 그런 소리를 하냐.
호시구마: 우리처럼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살만 하잖아.
호시구마: 난 "아미야 같은 감염자들은 마음 놓고 길을 돌아다닐 수 있을까?" 라고 가끔씩 생각해. 그들은 이런 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액새서리나 먹거리를 살 수 있을까?
첸: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첸: C3, 여기는 첸, 1층을 조사해라. 천천히 진행해라, 안전 제일이다.
호시구마: 그래. 이 땅은 불공평하니까. 아파는 죽고 나는 살아남았으니까.
호시구마: 그들은 모두 죽었어, 나만 살아남았다고.
호시구마: 첸. 그 정보는 정말로 가치가 있는 거야?
첸: 반드시 있어.
리유니온 술사: (제, 젠장......)
리유니온 술사: (적어도 네 놈들도 함께 데려가 주겠어......!)
근위국 대원: 첸 경관님, 어서 가십쇼!! 3층에서 대량의 폭발물을 발견했습니다!
근위국 대원: 바로 경관님의 발 아래에 있습니다!
리유니온 술사: 근위국 녀석들, 지금 바로 날려주마!
첸: ——!
호시구마: 첸! 이쪽으로! 방패 뒤에 서있어!
첸: 아.
첸: 발 밑?
호시구마: 첸!!
______
첸: 으윽......
호시구마: 너 오늘만 벌써 3번째 기상이야, 좋은 아침이야 첸.
첸: 난 얼마나 기절해있었던 거지?
호시구마: 십 몇 초 정도.
첸: ——호시구마, 비켜. 내가 돌을 부술게.
호시구마: 미안, 못 비킬 것 같아. 좀만 움직이면 우리 둘 다 큰일 날 것 같아, 난 신경쓰지 마.
첸: 너 팔이..
호시구마: 괜찮아.
첸: ......얼마 못 버틸 거야! 넌 지금 적어도 2개의 층을 방패에 짊어지고 있다고!
호시구마: 얼마 버틸 필요는 없어. 네가 지금 깨어났다는 게 중요하지, 엎드려, 언제든지 뛰어나갈 준비하고 있으라고.
첸: ——
호시구마: 아무리 무거워도——
호시구마: ——조금 들어올리는 정도라면——
호시구마: ——이 정도는!! 아아!!
첸: 너......
호시구마: 하아, 하......하아, 이렇게 살짝 힘을 줬는데, 팔이 정말로 말이 듣지를 않아.
첸: 넌 또 한번 날 구해줬구나.
호시구마: 뭐 이상해? 내가 널 구한 게 한두번도 아니고. 그렇게 진지한 어투로 말하지 말라고, 듣기에 거북하니까.
호시구마: 좀만 쉬게 해줘, 지금 온몸의 뼈가 다 으스러질 것 같아......가끔씩은 이렇게 가만히 있게 해주라고.
리유니온 대원: ......젠장, 이렇게까지 해도 근위국을 해치우지 못한 건가!
첸: 하지만 적이 그렇게 두지 않을 생각이야.
호시구마: 어쩔 수 없네. 아무래도 어떻게든 일어나야 될 모양이야.
호시구마: 넌 빨리 가서 소대를 재정비해. 이런 녀석들에게 발목 잡히지 마, 녀석들이 노리는 게 바로 그거야.
첸: 난 녀석들을 처리하고 가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호시구마: 가서 또 누가 부상을 당했는지 확인하면 안 돼?
첸: 그래서 심하게 다친 널 혼자서 리유니온을 상대하게 놔두라고?
호시구마: 첸. 넌 지금 네가 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호시구마: 2년 전 하수도에서 네가 적들의 두목을 쫓고 있었고, 내가 발을 다쳤을 때, 넌 날 믿고 혼자서 싸우게 뒀던 거 기억해?
첸: 그땐 내가 녀석을 얼마 동안 쫓았더라?
호시구마: 3시간. 날 믿어줘.
첸: 지금도 그래.
첸: 이봐, 리유니온! 한꺼번에 와라!
리유니온 대원: 젠장, 우릴 도발하다니!
호시구마: 난 아직 싸울 수 있어. 왜 계속 여기 남으려는 거야? 왜 팀을 이끌고 근위국으로 되찾으려고 하지 않는 거야?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라?
호시구마: 지금이랑 3년 전의 나는 별 다를 게 없어, 넌 지금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제쳐두고 있는 거라고!
호시구마: 방금도 그렇고 목화 창고에서도 그렇고, 언제부터 성격이 그렇게 늙은이 같아 진거야!
첸: 난 내 동료를 폭도들로부터 지키는데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 안 해.
호시구마: 변했구나. 넌 예전엔 더 강한 사람이었는데.
첸: 널 여기다 버리고 가라고? 당연히 되지. 과거의 난 이득과 손실을 저울질할 뿐이었어, 하지만 지금의 난 네 말대로——
첸: 아미야네를 버려진 도시에 두고 온 게......옳지 않다고 생각해.
리유니온 대원: 감염자들의 분노를 받아라! 가자!
첸: 어쩌면 내가 변한 걸지도 몰라. 시간이 많이 흐르니, 용문에 대한 내 불만은 점점 적어졌고, 날 믿어주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났어.
첸: 너도 이젠 단순한 호시구마 경관이 아니야. 넌 내 친구이자 내 파트너, 호시구마야.
첸: 네 방패는 그렇게 오랫동안이나 날 지켜줬잖아. 가끔씩은 내가 네 방패를 하게 해줘, 호시구마.
호시구마: 와. 그런 대사를 얼굴 한번 안 붉히고 하네.
첸: *용문 욕*.
호시구마: 하하하.
호시구마: 알겠어 그래. 그래, 첸, 네 말에 따를게.
____
첸: 의료팀, 대고 광장 남쪽 12번 출구에 부상자 한 명이 있다. 신분은 근위국 고위 경찰관이다, 서둘러.
첸: 피는 멈췄어?
호시구마: 아직도 날 모르겠어? 상처는 다 나았어. 근데 방패를 휘두르기엔 조금 무리일지도 모르겠네.
호시구마: 근위국의 다른 녀석들은 괜찮아?
첸: 우리 둘만 떨어진 모양이야, 불행 중 다행이지.
호시구마: 너 정말로 날 데려가지 않을 셈이야? 지금 근위국에 매복하고 있는 건 리유니온의 간부 중 한 명이라고, 분명 힘든 싸움이 될 거야.
첸: 상관 없어. 네 상태를 보니 이게 최선일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호시구마: 그건 조금 마음 아픈 걸, 하지만 괜찮아, 나도 잘 알고 있어.
호시구마: 기억해, 절대 조심해.
첸: 나도 알아.
호시구마: 리유니온은 어느 방면에서나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단 약해. 하지만 약하더라도 녀석들은 체르노보그를 함락시켰어.
호시구마: 그리고, 넌 약점을 하나 가지고 있잖아. 절대, 절대, 절대로 어떤 생각에 잠기지 마. 절대로.
호시구마: 집착에 사로잡혀 한눈을 팔면 안 돼. 지금 너 자신말고는 그 아무 것도 너와 함께 싸워줄 순 없어.
첸: 의견 잘 들었어, 잘 명심할게.
첸: 어서 치료 받으러 가, 임무가 끝나면 네가 복귀하는 것만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호시구마: 내가 의료팀은 잘 지키고 있을 테니까. 어서 가.
첸: 그래.
통신: ......
통신: 리유니온이 현재 시계탑을 지나고 있다고 합니다.
통신: 밑에서도 마찬가지로 리유니온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현재 소대를 정비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AU7의 임무 보고였습니다.
통신: AO3 소대가 계획대로 앞쪽의 리유니온 부대를 처리하고, 현재 리유니온 잔존 병력들은 근위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통신: 태자 궁(太孑宫)에 있던 모든 리유니온들을 섬멸했습니다, 현재 찰리스 대로를 지나 합류점으로 이동 중입니다. AL1 소대 보고 완료.
통신: ......
통신: 이상 리유니온의 진행 방향과 각 소대의 보고였습니다.
통신: 통신 완료.
첸: 알겠다.
첸: 계속 움직여라. 우리의 목적은 모든 리유니온을 지정된 구역으로 몰아 넣는 것이다.
첸: 만약 다른 구역에서 주둔하는 리유니온 소대를 발견한다면, 직접적으로 섬멸할 것을 허락한다.
첸: 가능하다면 그들이 알아서 나오도록 해라.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우리 쪽 병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통신: Yes sir.
첸: 후우......
첸: 음? 또 통신인가?
스와이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첸이야? 아직 있어?
첸: 나보고 뭐라고?
스와이어: 첸. 넌 끝장이야! 대고 광장에서 있었던 일은 내가 귀로 똑똑히 들었어, 네가 사람들에게 시킨 거잖아!
첸: 지금 말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닌거 같은데.
스와이어: 너, 로도스의 도움을 거절한 건 그들에게 마음 쓰이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야?
첸: 내 감정을 함부로 추측하지 마.
스와이어: 걱정하지 마, 내가 메꿔줄 테니까.
첸: 뭘 메꿔?
스와이어: 흐흥, 이건 잠시 동안은 비밀이야.
스와이어: 근데 대고 광장의 일은, 넌 정말 끝장이야!
첸: 맞다, 위쪽 구역에 있던 얌차 식당 기억 나?
스와이어: 뭐? 어디? 지금은 무슨 가게든 상관없이 다 문을 닫았잖아!
스와이어: ——너 지금 화제를 돌리려는 거 아니야?!
첸: 샌드위치 안에 있는 스테이크가 엄청 부드러웠던 거기 말이야.
스와이어: 어? 어......아! 생각났다! 그 집 햄버거가 두 손바닥만큼 컸잖아!
첸: 그래.
스와이어: 예전에 순찰 돌 때 나도 종종 그 집에 도망가곤 했는데......엎드려! 누가 일어나라고 했어!
???: 으악!!
스와이어: 이름이 뭐였더라, “정음(靓饮) 얌차 식당?”
첸: 맞아.
스와이어: 흐흥, 알겠다. 넌 지금 나한테 같이 차마시자고 하는 거지? 근데 이제 우리 조금 고급스러운 곳 좀 가면 안될까?
첸: 네 기준의 고급과 내 기준의 고급엔 차이가 상당히 커.
스와이어: 아이, 그럼 내가 너 사줄 수도 있어.
첸: 스와이어 아가씨,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스와이어: 너 한번만 더 그렇게 불러봐.
첸: 신경 쓰지 마, 말이 헛 나왔어.
스와이어: 아무리 봐도 고의로 말한 거잖아 그거!
첸: 스와이어, 내 생각엔 이번에 우리가 잘 하지 않으면 다른 이웃들에게 정말 미안할 것 같아.
첸: 우리의 직업은 용문에 의지하고 있고,용문 또한 우리에게 의지하고 있어.
스와이어: 감정 표현도 이제 적당히 해. 빨리 리유니온 녀석들을 처리하고, 어서 같이 차나 마시러 가자고.
첸: 너 어디서 격렬하게 싸우고 왔어?
스와이어: 아, 괜찮아, 아직 할만 해.
???: 어서! 녀석들이 도망간다!
스와이어: 짜증나게! 어이, 너희들도 어서 빨리 움직여! 시간이 없어!
스와이어: 첸! 나는 토마토 에그버거로!
첸: 문제 없어.
첸: 저번에 실수로 널 금고에 가뒀던 일은 정말 미안해.
스와이어: 그것도 실수였어?! 뭐 됐어, 그것도 분명 고의로 한 일이겠지! 됐어, 그런 일은 아침에 물 한 잔으로 다 잊어버렸으니까, 다 없던 걸로 해줄게.
스와이어: 어이, 첸.
첸: 응?
스와이어: 제일 중요한 건 목숨이야. 눈앞의 일로 목숨을 걸지 마, 네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어.
첸: 흥, 그런가, 충고 고마워.
스와이어: 네가 그 식당 입구에 있다는 건, 이제 곧 근위국 건물에 다 와간다는 소리겠네?
첸: 그래.
스와이어: 행운을 빌어.
__
07:40 P.M. 날씨/흐림
용문 위쪽 구역,상창로(上厂街),근위국 빌딩 동쪽으로부터 670m.
근위국 대원: 첸 경관님, 제 4기동 소대가 보고드립니다.
첸: 수고했다.
첸: 모두들, 지금 정예 부대가 이곳에 모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료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에겐 우리의 일이 있어.
첸: 우리 눈앞의 있는 이 건물이 바로 과거 용문 안전의 상징, 용문 근위국이다.
첸: 하지만 지금은 리유니온에게 빼앗겨,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다.
첸: 이건 어쩌면 누군가에겐 단순한 업무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이번 일이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었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정의감을 불태우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첸: 하지만 어찌됐든 상관없이, 우린 모두 근위국이다. 우린 폭도가 아니고, 범죄자도 아니야.
첸: 우린 반드시 근위국을 되찾아야 한다, 존엄성이나 정의감같은 동기는 중요하지 않아.
첸: 우리는 용문 근위국이다, 우리가 갖고 있던 것을 되찾기만 하면, 그걸로 된 거다.
첸: 용문이 우리를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첸: 때가 됐다, 지금 바로 근위국에 있는 모든 리유니온들을 모조리 없애버려라!
근위국 대원: Yes sir!
첸: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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