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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문구 브랜드 마케팅 분석 chapter 1. 쉘터앱에서 작성

잉크마시고죽겠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05 00:05:11
조회 2315 추천 50 댓글 29
														

ㅎㅇ 중소 패션 브랜드에서 브랜딩 업무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임.

그냥 취미삼아 프로젝트성으로 문구 브랜드들 마케팅 전략 분석하는 글을 써볼까 함.

크게 포지션/페르소나/전망 및 평가로 나눠서 쓸거고 일단 쉘터, 카웨코, 오롬 이렇게 세개 써보겠음, 이후로 연재할지 말지는 몰?루?

쉘터는 업무 영역이 좀 겹치다보니 업계에서 이슈가 종종 들리는데 갤에서 보던 이름을 업계에서 보니까 흥미도 생기고 갤럼들도 재밌게 읽을만한 주제 같아서 먼저 씀ㅋㅋ 업계에서 들리는 이야기 10% 쉘터 공식입장 10% 내 뇌피셜 80%로 쉘터의 마케팅 전략을 분석해 보겠음. 너무 진지하게 보진 말고 재미로만 보셈ㅋㅋ



<포지션>

모든 브랜드는 시장에서 차지하고 싶어하는 위치가 있음. 쉘터가 지향하는 포지션은 매우 독특하고 도발적인 만큼 이부분을 좀 중점적으로 다룸. 이 포지션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가장 크게 달라지는건 바로 '경쟁자'.

그런데 의외로 쉘터는 몽블랑이나 비스콘티, 에스터브룩처럼 비슷한 유형의 제품을 만드는 문구 브랜드들에는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가죽업계에 대한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음.
이런 행보는 지금 업계에서 덩치도 시장도 크지 않은 쉘터가 핫하게 조리돌림 당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는데,쉘터는 한국 가죽시장의 역린인 '테너리'와 '카피' 문제를 대표가 직업 공개저격하면서 등장했기때문.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야 가죽제품 테너리 공개하는데 거리낌이 없지만, 한국은 시장 특성상 태너리 걸고 원자재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그 가치를 충분히 받아낼 수 있는 브랜드? 없다고 보면 됨. 쉘터 산 문붕이들도 국내 브랜드 가죽 제품 하나에 30만원 넘게 주고 산 경험 많지 않을걸.

국내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보니 알음알음 모미만 흉내낸 국산 싸구려 가죽이나 중국/파키스탄 등에서 뭉치로 들여오는 가죽들 써도 소비자는 잘 모르니까 문제가 안됐음. 표면에 스크래치무늬 있으면 푸에블로, 에르메스 패턴 찍혀있으면 앱송 이렇게 부르는 식이었지. 만드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그게 진짜 그 가죽이 아닌걸 알지만 정작 소비자가 모르니까.

고급 가죽이랍시고 베라펠레 인증! 해버리면 베라펠레 협회 안에서도 싸구려가죽 넘쳐나는거 소비자들이 알 턱이 없잖아?

그러다가 갑자기 유명 공방에서 배운것도 아니고 업계에 연줄도 없는 사람이 독학해서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보강재랑 실, 본드까지 뭘 썼는지 밝히면서 업계인들도 관심없어서 잘 모르는 테너리와 재료의 우열을 말하더니 가죽업계인들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한테 재료 속이는 행태를 광역으로 저격을 하다가 한국에서 제일 큰 가죽 에이전시중 하나를 저격해서 날려버림. 업계 평판을 날린게 아니라 진짜로 폐업시켜버림;

쉘터가 지금같은 방향성으로 계속 나가면서 문구판을 넘어 일반 가죽제품 소비자들에게도 이름을 각인시키고, 제품을 고르는데 '재료'와 '마감'이라는 기준을 추가해 버린다? 안그래도 가죽 업계 전체가 장기불황에 고통받고 있는데 이런 흐름까지 생기면 망할 업체가 한 두 군데가 아닐거임. 특히 디자인만 해서 공장에 위탁생산하는 1~3인 소규모 브랜드들은 타격이 더 크겠지.

두번째로는 카피문제. 소규모 개인공방들은 어차피 인건비 때문에 좋은 재료를 쓰는데 부담이 없음. 1주일동안 가방 하나 만들어서 판다고 치면 싸구려 가죽으로 만들고 50만원 받는거보다 고급가죽으로 만들어서 80만원 받는게 더 잘 팔리니까. 근데 쉘터는 소규모 개인공방들의 역린인 카피 문제를 진짜 신랄하게 까버렸어.

사실 공방 중에 제품 판매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방은 전국에 10군데도 안 돼. 거의다 교육으로 생계를 충당하고, 이 교육생들을 모집하는데 제일 좋은 미끼는 명품백 카피수업. 알음알음 판매도 하는건 당연하고. 심지어는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캘리백을 얼마나 잘 카피하느냐로 실력을 가늠하는 문화도 있을 지경.. 물론 전부다 불법이지만 생계 문제라는 핑계로 '판매만 안하면 되죠~' 하는 현실임.

근데 쉘터쪽에서 공방장들 커뮤니티에다 대고 노빠꾸로 '왜 남의 창작물로 돈을 버냐'는 문제제기를 해버림. 그동안 이런 문제제기가 있으면 '너도 배울때는 카피하면서 배웠으면서 왜 혼자 깨끗한척이냐'라는 무적의 논리로 방어가 가능했겠지만 쉘터 대표는 제품설계부터 독학으로 해버린터라 진짜 카피를 한적이 없어서 이조차 안먹히니 열받은 공방장들은 쉘터 대표를 커뮤니티에서 쫓아냈고, 이 때 쉘터 대표한테 공감한 사람들 중 일부가 쉘터에 합류한걸로 암. 난 아직 그 커뮤니티 눈팅하고 있는데 쉘터는 사실상 볼드모트 취급 받고있음.

공예가들을 합류시켰다는건 결국 공방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고, 이 모든걸 종합해 보자면 쉘터가 지향하는 마켓 포지션은 '기성 브랜드들에 대한 선명한 안티테제를 가져감과 동시에 카피나 하고 있는 국내 가죽 공방 시장을 잡아먹고 키우겠다' 정도로 유추할 수 있겠음.



<페르소나>

마케팅 용어 페르소나란 해당 브랜드의 가상의 고객임. '이런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의 '이런 고객'을 페르소나라고 부름.

쉘터는 포지션에서처럼 이중적인 페르소나 또한 가져가고 있는데, 바로 문붕이로 대표되는 '사치품으로써 고급 문구를 소비하는 문구 덕후'들과 '가죽공예품에 매력을 느끼고 평가할 수 있는 소비자'임.

전자는 뭐 대표부터 문붕이고 실제 문구덕후들 사이에서 핫하게 잘 나가고 있으니 굳이 설명 안해도 될 것 같고, 주목해야 할 부분은 테일러메이드로 대표되는 후자임.

주변에도 쉘터 테일러메이드로 지갑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는 지인이 있음. 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디깅을 조금 하다보면 자기만의 취향이 반영된 커스텀 제품을 가지고 싶은게 인지상정인데, 이 커스텀의 리스크란 정말 어마어마함. 제작자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설계하다 보면 간과하는 요소가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제작자역시 자기가 만들던거야 잘 만들겠지만 커스텀을 잘 할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임.

비싼 돈 들여 커스텀 맡겼는데 돈값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사실 커스텀 주문제작의 가장 큰 진입장벽인데, 쉘터는 이걸 1) 장인 2) cs 정책 3) 교차검수 시스템 4) 레퍼런스로 커버함. 모든 라인업을 수제로 제작한다는데 교환/환불 기준은 기성품보다 널널함.

엄청난 자신감 아니면 객기 둘 중 하나고, 브랜드 마케팅 하는 입장에서 보면 솔직히 객기에 더 가깝긴 하지만 기대되는 효과 하나는 확실함. '신뢰'와 '경험담'. 마케팅 용어로는 RTB(Reason to Belive)와 RTS(Reason to Share). 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가치 두개를 확보한것. cs정책에 따르는 리스크가 더 클 것인가, RTB/RTS를 확보함에 따르는 리턴이 더 클 것인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여러모로 실험적인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음.





<전망 및 평가>

스스로를 수제 문구 전문 브랜드라고 하지만 문구는 베이스에 불과하고 점차 가죽제품 전반으로 뻗어나갈걸로 예상함. 한 분야에서 확고히 인정받은 브랜드는 다른 분야로 뻗어나가기 굉장히 쉽기도 하지만, 도발적인 행보로 짐작컨대 문구판의 작은 파이에서 만족할 것 같지 않음.

한줄로 평가하자면 소비자와의 정보격차를 활용하지 않고 역으로 무너뜨리면서 자리매김하고, 고립을 자처하며 업계 vs 쉘터 치킨게임을 시작한 실험적인 거대 공방 지향 브랜드. 지금의 작은 덩치에 비해 향후 국내 패션/가죽 업계에 끼칠 영향이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됨.



ps. 저도 합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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