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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폴리탄에 대한 고찰 - 세부 장르 개괄편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4 17:58:52
조회 2438 추천 16 댓글 49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을 읽을 때 한 가지 당부사항이 있는데,


이 글은 '나폴리탄 괴담'에 대한 고찰을 다루기 때문에 그 외의 괴담 장르는 일절 취급하지 않음


바꿔말해서, '나폴리탄 괴담'이 아니지만 충분히 재밌고 무서운 글들에 관해서 이 글은 '나폴리탄 괴담이 아니다'라고 부정할지언정, 그 괴담 자체가 못 썼고 못 났다고 말하는 게 아님.


그렇다고 나폴리탄 괴담을 아예 정형화하려고 시도한다기보다는, 이런저런 나폴리탄 괴담의 다양한 세부 장르들을 살펴보면서, 그 세부 장르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포를 전달하고, 왜 그것이 때때로 '실패'를 겪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거임.


그렇게 함으로써 나폴리탄 괴담이 어떤 장르인지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글의 목표임.


즉, 내 글에서 본인만의 독자적인 결론을 도출해낸다면 그걸로 ok. 내 글이 꼭 정답은 아님.


난 그냥 내 생각을 최대한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한 것임.




나폴리탄 괴담의 하위 장르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15008

 


종류는 이 글을 참고함.


나폴리탄 괴담은 호러 장르의 목적인 '공포를 통한 재미'를 전달하는 것이며, 그것을 이루는 수단은 '진상의 부재' '정보의 공백' 불쾌한 상상'이 있음.


그리고 이 수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느냐, How에서 나폴리탄 괴담의 세부 장르가 나뉜다고 볼 수 있음.


윗글 중 내가 임의로 다룰 하위 장르는


1. 썰형 나폴리탄 괴담(+일지형 포함)

2. 규칙서형 나폴리탄 괴담(+보고서형, 시각화형 포함)

3. 리플형 나폴리탄 괴담

4. 그 외 기타


릴레이는 1인 창작이 아니므로 논외, 세계관 구축은 애당초 나폴리탄 괴담 하위 장르가 아니라 그냥 시리즈 연재를 위한 장치고, 대본형 역시 서술 스타일의 차이라 따지면 1234번 다 들어갈 수 있어서 논외임.


각각의 하위 장르가 '진상의 부재'와 '정보의 공백'을 어떻게 실현하느냐는 대략적으로 이렇게 볼 수 있음.


1. 체험/경험을 통해

2. 논리/정보를 통해

3. 대화를 통해

4. 그 외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영리한 창작자라면 알 수 있을 텐데, 나폴리탄 괴담은 결국 '정보를 어떤 식으로 전달하는지'가 알파이자 오메가임.


그걸 누군가의 체험/경험을 통해 전달하면 소위 말하는 정통이 되는 거고,


직접적으로 때려박으면 규칙서가 되는 거고,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통하면 캐빨 조지는 방명록, 리플 등등이 되는 거고(다만 다른 형식에 빌붙는 경우는 공포 전달이 핵심이 아니라 캐빨이 목적이기 때문에 형식이 아닌 장치로선 상당히 문제가 많다)


그조차 아닌 방식들은 형식 그 자체에서 나오거나(대표적인 게 숨겨진 문구...인데 대부분의 숨겨진 문구는 나폴리탄 괴담이 아니라 '이해하면 무서운 괴담'에 가까움), 이미지, 소리 등 텍스트 외의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함.


근데 텍스트를 벗어난 형식들은 그 수가 너무 적어서 굳이 따로 분류할 필요는 없고 그냥 '기타' 항목에 있으면 될 듯...


어쨌든 이렇게 각 하위 장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포를 실현하는 수단을 구체화하는데, 이는 다시 말해 괴담의 실패는 이 수단을 구체화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됨.


왜 실패하는지에 대해선 각 세부 장르 파트마다 다루겠지만(1~3번까지만 다룸), 여기서도 간략하게 말하면,


하라는 공포 전달은 안 하고 다른 것에 집중하기 때문임. 그냥 더도 덜도 말고 나폴리탄 괴담으로서 실패한 사례의 절대다수는 공포가 아닌 다른 걸 전달하려는 게 껴 있기 때문.


공포 말고 전달하는 것들로는 유머와 훈훈함, 그리고 캐릭터와 설정, 마지막으로 완결성이 있음.


사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제1 원인은 분량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부차적인 요소들 때문인데, 이 부차적인 요소가 붙는 원인도 근본적으로는 나폴리탄 괴담에 국한되지 않으려는 창작자의 확장 욕구가 원인이 아닌가 싶지만......


내가 뭐 남의 마음가짐까지 분석할 깜냥도 능력도 용의도 없는 만큼 작품에 한정해서만 얘기하겠음.


어쨌든 좋은 나폴리탄 괴담이란 정보의 전달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제한된 정보만으로 독자로 하여금 불쾌한 상상을 유도해내는 불분명한 괴담이라고 할 수 있음.


바꿔말하면 고의적으로 정보를 누수해야 하는 만큼, 기존 호러 장르보다 훨씬 제한적인 서술을 가지고 불쾌한 상상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서술이 공포를 유도하지 않고 다른 것을 추구하면 그만큼 나폴리탄 괴담과 멀어지게 되는 것임.


여기까지 말하면 대충 어떤 유형의 괴담이 이런 '누수'가 심한지 알 만한 사람들은 알 텐데, 원인은 저마다 가지고 있을 테고, 그건 본인들이 제일 잘 알겠지.


그러나 누수가 심하지 않은 웰메이드 괴담 중에서도 '나폴리탄 괴담'은 아닌 괴담이 꽤 있는데, 이런 괴담들은 대체로 반전을 밝히는 것에 있음.


반전을 밝히는 것 자체가 나폴리탄 괴담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다. 반전을 밝혀서 진상이 드러나는 게 문제지.


반전을 통해 오히려 진상을 미궁에 빠뜨릴 수 있음. 반전은 오히려 분량이 되는 괴담이라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주로 주의력 환기를 목적으로)


아니면 그냥 아예 소설을 써버려서 괴담이라기엔 애당초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코즈믹호러와 나폴리탄 괴담의 관계


이건 세부 장르를 개괄적으로 다루는 김에 겸사겸사 다루는 거임.


나폴리탄 괴담이 기존에 존재하는 장르와 비교했을 때 제일 유사한 장르가 뭐냐고 물으면 코즈믹호러가 나올 수 있음.


코즈믹호러는 잼민이들이 환장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미지의 공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나폴리탄 괴담과 본질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음.


다만 코즈믹호러가 추구하는 '미지의 공포'는 절망으로 완성이 됨.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우주적 진실에 대해 인간은 절대 알 수 없고, 알아서도 안 된다는 절망감.


인간의 존재와 우주 질서 사이에는 어떤 상호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허무와 절망에서 코즈믹호러가 피어나는 것임.


하지만 나폴리탄 괴담은 굳이 거기까지 안 가도 됨. 거기까지 가는 괴담도 잘 없고.


나폴리탄 괴담이 추구하는 '미지의 공포'는 말 그대로 '읽는 내가 진상을 알 수 없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상력에서 기인하고, 코즈믹호러는 '화자도, 독자도 우주적 진상에 대해 알 수도, 접근할 수도 없음'이란 사실에 기인함.


상상력과 사실의 차이임. 따라서 코즈믹호러는 소설 장르, 곧 SF의 하위 장르인 거고, 그래서 나폴리탄 괴담으로 코즈믹호러 느낌을 내려면 소설과 가깝게 창작해야 함.


그게 아닌 형식에선 코즈믹호러 느낌은 짜치기 쉬워짐. 왜냐면 비정통 괴담 대다수는 분량 요구치가 낮고, 정보를 직접 전달하는 부류가 많기 때문임.


코즈믹호러는 반대로 주변부를 묘사하거나, 직접 묘사해도 묘사 자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기법을 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분량 요구치가 높음. 형식적으로 비정통과 코즈믹호러는 잘 안 맞는다는 말.


또한 scp와 마찬가지로 잼민이가 환장한다는 특성 때문에 함부로 다루면 굉장히 저급해보인다는 리크스도 가짐.


그러니 내가 코즈믹호러를 나폴리탄 괴담에 접목하고 싶다면 어설프게 알지 말고 관련 서적부터 탐독한 다음 시도해보자.





다음부턴 각 세부 장르의 강점과 약점, 공포 추구 방식, 실패의 원인 등을 다룰 예정.


실제 괴담 예시를 들면 좋겠지만, 내가 쓴 거 끌고 오자니 좀 그렇고, 그렇다고 남의 걸 끌고 오자니 실례라서 그냥 이론적으로 이러쿵저러쿵 떠들 거임.


실제 적용과 분석은 각자 알아서들. 내가 모든 괴담을 다 읽고 쓰는 게 아닌 만큼 예외도 있을 수 있고, 각자 가진 주관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


그에 대한 의견 개진은 얼마든지 환영이고, 분석 요청은 시간 날 때마다 짬짬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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