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Trentemøller - Sunstroke)

SCP는 결국에는 사람이, 그것도 대부분은 그냥 일반인이 쓴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몇몇 작품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미쳤다, 대단하다, 오진다 등등의 칭찬을 아끼질 않는데

어떤 작품들은 이것도 작품이냐, 이게 어디가 SCP냐, 뭐 이딴 걸 썼냐 등등의 욕을 퍼먹는다.

이번에는 그렇게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들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자.

기준은 여기 사람들이 "야 이것도 SCP냐" 하고 말한 것 + 내가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임.

SCP-5000 - 왜? [링크]

다른 세계에서 온 재단 요원이 입고 있던 안전방호복.

이 방호복이 SCP지만 이 방호복에 대한 연구는 일절 없고, 그 방호복에 담긴 이야기가 주가 되고 있다.

충격적이게도, 방호복에는 재단이 인류를 몰살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여기 사람들 중에서 몇몇이 "결국 5000은 SCP로서는 별 거 아니잖아"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사실 저 방호복보다는, 저 방호복에 담긴 이야기가 SCP인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아무튼, 5000이 당선작 자격이 없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5000은 당선작 자격이 충분한 명작이라고 본다.

5000이 SCP로서 별 거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이건 인정할 것이다.

SCP-529 - 반쪽 고양이 조시 [링크]

반쪽만 존재하는 고양이. 그래도 하반신이 있는듯이 움직인다. 귀엽다.

귀여운 고양이지만 사실 개쩌는 놈들이 수두룩하게 나온 지금에 와선 이게 SCP로 지정될 법한 것인가 하며 의문스러운 사람들이 많아보인다.

얘가 뭐 차원을 넘나드는 것도 아니고, 막말로 그냥 물고기 대가리인 SCP-527만큼이나 신기한 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자리수대 시절이 다 그렇지 싶기도 하고...

SCP-999 - 간지럼 괴물 [링크]

사람에게 들러붙어 행복하게 해 주는 슬라임같은 무언가.

개인의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부록이 특히 마음에 안 들었다고 말하는 걸 몇번 본 거 같다.

682랑 붙혔더니 682가 겁나 편안해졌고, 박사가 "야 682 귀엽네 ㅋㅋㅋ 나도 영상 보내줘 ㅋㅋㅋ"하는 것으로 끝나는 내용이었다.

하긴 이건 개그도, 이야기도 아니고 그냥 캐릭터 갖고 동인설정 짠 거나 마찬가지니 그럴만도 하겠다.

그나저나 박사새끼 빠져갖고는...

SCP-682 - 죽일 수 없는 파충류 [링크]

SCP-076 - 아벨 [링크]

툭하면 날뛰는 미친 도마뱀과, 툭하면 날뛰는 미친 시체.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메리수다. 끝.

도마뱀 놈은 죽지도 않고 자기한테 가해지는 모든 위협에 적응한다는 등등 무적 치트 쓴 설정을 갖고 있고

아벨도 시체라 안 죽고 겁나 싸움도 잘하고 허공에서 막 무기 소환하고 하는 등등 달빠가 쓴 거 같은 설정을 갖고 있다.

솔직히 얘네들의 의의는, 얘네들같은 메리수가 나오면 "네 다음 682" "네 다음 076" 할 수 있다는 거에 있지 않을까.

SCP-4031 - 기억 상실 구체 [링크]

개인적인 호불호지만 SCP-2719 - 안쪽 [링크]를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억상실을 일으키며 그 결과가 발성으로 나타나는 무언가...라는 설정이다.

정보를 최대한 한정하고 있기에 실험 내용과 실험 결과만 표로 작성되어있다.

문제점은 해당 서술 방식이 위에서 말한 "안쪽"에서 쓴, 내용을 제한하는 특유의 서술방식 그대로라는 점이다.

그래서 겉으로 봐서는 2719와 4031은 차이가 없어보이고, 실제로 읽었을 때의 느낌 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퍼즐을 두번 푸는 느낌이다. 그러면 당연히 뒤에 나온 게 앞에 나온 걸 표절했다고밖에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근데 이게 본사에서는 또 추천이 많다는 점이 의아했다. 서양 애들 감성이 나랑 다른건가?

SCP-4514 - 이것은 당신을 죽인다 [링크]

개인적인 호불호고, 죽음의 끝 카논을 재밌게 봤다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이 부분을 흘려들을 것.

사람에게 부상을 입히면 피를 흘리다가 죽게 만드는 칼.

이것의 일부 또한 사람을 죽이는 성질이 있다. 그러니까 이걸 녹여서 총알로 만들어 쏘면 사람이 죽는다.

그게 뭐가 신기하냐고 묻는다면, 바로 그것이 내가 처음에 느낀 것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사람이 죽는 물질을, '어, 사람이 죽네? 신기하네?'하면서 계속 실험한다"는 것은 이미

SCP-3154 - 말기상태 유도기 [링크]에서도 썼던 설정이었다.

그래서 이 SCP에는 아직도 좋은 느낌이 없다.

차이점은 3154는 그야말로 이게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 자체를 죽음과는 다른 증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인지재해적 SCP라는 것이고,

4514는 사실, 해당 세계관이 죽음 자체가 없어진 세계관이라 사람을 죽이는 물체가 SCP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잘 보면 복선도 잘 깔아뒀다. 4번 실험부터 피실험자의 나이를 잘 보자.

번호의 유사성을 보면 4514 자체가 3154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514는 의도적으로 3154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죽음의 끝 카논 시즌 2를 열기 위한 훌륭한 오프닝인 셈이다.

4514를 싫어한다고 했지만, 이 사실들 자체는 확실히 인정한다.

SCP-3999 -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의 중심에 내가 있다 [링크]

현실을 찢어발기고 개조하는 SCP와 그에 맞서는 탈로란의 이야기.

문제점은 이 글의 서술방식이다.

초고를 한가득 얹어놓고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단서가 될 면담기록이나 그런 걸 투척한다.

그러더니 마지막엔 작가가 직접 나서서 해설까지 하고, 그제서야 일반적인 항목 형태로 돌아온다.

막말로, 작가가 자기 쓰는 게 잘 안되니까 초고 노트를 그냥 전부 들이부어서 미친모양새로 빚어놓은 것이다.

이해하려고 시도하면 그 놈이 바보 되는 SCP.

그 미친 모양새가 매력적으로 느껴질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미친 모양새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SCP-5004 - 과대망상 [링크]

요즘 화제의 항목인, 서닌장이 썼다는 그 항목이다. 일단 읽어봤는데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트럼프가 악마고, 걔 딸은 뭔 흑마법사인지 뭐신지 그거고, 대법관 기즈버그는 뭔 이상한 흑마법을 쓰는 마법사고...

뭐 그런 SCP다.

그러니까, 정치성향은 자유다.

이번에 국회의원 선거 있잖아, 거기서 여기 갤럼 중에 누가 누굴 찍든 그걸 내가 뭐라 할 권리는 없다.

그래도 그렇지, 실존인물 갖고 저런 유치한 드립을 치면 이게 무슨 정치성향을 드러낸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서닌장 나이가 나보다는 한참은 많을 거 같은데 (내가 30대를 바라보고 있으니 서닌장은 40대를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저 글은 10살짜리 꼬맹이도 안 쓸 거 같은 유치한, 그냥 인격모독에 지나지 않는 글이다.

누가 말했듯이 "국정원 지하에 감금된 523을 봉인하기 위해 중력 500배를 다룰 수 있는 문■■을 당선시키고 중력을 조종하는 현실조정자로 구성된 공수처를 만들었다" 하는 거나 다를 바 없지 않냐 이거야. [드립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