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는 인터넷상에서 지들끼리 기묘한 사진을 보고 설정놀이하던 게 커지고 커진,

커다란 개인창작 인터넷 괴담/설정 모음집이다.

괴담하면 나폴리탄 괴담이나 단순한 공포스러운 크리쳐 같은 걸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음모론을 빼놓을 수 없다.

누구누구가 사실은 킹루미나티라더라, 누가누가 금괴 200톤을 갖고 있다더라, 누가누가 머시기 저시기라더라, 어중이 떠중이 등등...

SCP에도 이런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는 위의 음모론과는 다르게 단순히 그 인물이 중심소재로 쓰일 뿐, 그 인물은 변칙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어떤 작품에서는 정말로 실존 인물이 SCP인 경우도 있다.

SCP-1981 - 연설 중에 다친 로널드 레이건 [링크]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을 소재로 한 SCP.

평범한 연설 영상을 찍은 것일텐데, 어째선지 비디오 속의 로널드 레이건은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으며,

점점 상처입다가 결국에는 신체 한 곳이 절단된다.

매번 재생할 때마다 연설 내용, 상처 위치, 절단 위치는 달라지며, 의문의 망토 입은 남성이 등장하기도 한다.

뭔지 알 수 없는 상황과 고어스러움에서 나타나는 공포가 특징인 항목.

꼭 한번 읽어봅시다. 짤이 좀 끔찍할 수 있는데 나무위키에 검색하면 사진없이 설명만 적힌 게 나올걸 아마?

SCP-2090 - 잠재석 XK 팀 던컨 [링크]

농구선수 팀 던컨이 사실은 높은 흄 준위를 가진 (즉 현실조작이 가능한) 개체이며,

그를 격리하기 위한 특별한 의식인 "재단 규약 올라말리즈틀리-5"을 시행하고 있다는 항목.

재단 규약 올라말리즈틀리-5의 정체는 다름 아닌, 농구였다.

현재 팀 던컨은 은퇴했으며 이에 재단에서 확인한 결과 변칙적 흄 준위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즉 평범한 사람이 되었으나)

다른 농구선수들에게서 현역 시절 팀 던컨과 같은 흄 준위가 나타났으며 재단에서는 이에 계속해서 주시 중이라고.

다른 건 둘째치고, 격리절차가 농구 그 자체라는 게 특이한 항목이었다.

SCP-2062 - 크로네커 [링크]

독일 수학자 레오폴트 크로네커, 정확히는 그의 이름을 가진 등급 '크로네커'에 대한 내용.

그냥 이름만 따온 셈이니 어찌보면 이 리뷰에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크로네커 등급은 사실 재단에서 정한 등급이 아닌, SCP-2062의 변칙성에 의해 수정되는 등급이다.

SCP-2062는 재단의 SCP 항목에 영향을 끼쳐 등급을 크로네커로 바꾸고 특수 격리 절차를 변경하며,

해당 SCP가 변칙적이지 않으니 격리를 해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대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참고로 항목 글귀 여기저기에 커서를 갖다대면 SCP-2062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SCP-2433 - 이건 분명히 버니 샌더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링크]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고 싶었던 사람이 만든 인터넷 합성짤.

좋아요를 누르거나 다운받으면 버니 샌더스 근처에 쿼터 동전들이 나타난다.

이걸 만든 kkrule이 이거로 뇌절을 해대는 걸 보면 SCP 세계관에도 인터넷 찌질이는 있구나 싶다.

심지어 이거 때문에 사람 폐에 동전이 나타나 죽기까지 했다. 억지 밈 밀려다가 끔찍한 짓을 저지른 셈.

아무튼 GAW 관련 작품이 그렇듯이, 채팅 읽으면서 팝콘먹는 재미가 있다.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에 대한 비난을 담은 항목이라는 점에서는 조금 찝찝하긴 하다.

자기 정치적 성향을 담아 풍자개그를 만드는 거니까. 그래도 재미있으니 상관없긴 하다.

SCP-3331 - 존 시나에게 사과하며 [링크]

(존 시나 관련인데 브금 하나 듣고 가자.)

존 시나를 모티브로 삼은 SCP.

장난감 전화기인데, 위 브금에서의 "빰-빠바밤-" 소리가 나면 변칙적인 존 시나의 복제가 나타난다.

해당 존 시나의 복제(SCP-3331-1)는 전화를 받은 뒤에 근처에 있는 다른 SCP-3331-1과 싸운다.

재단에서는 이에 대해 SCP-3331-1은 격리하고, 존 시나의 주변을 감시하는 식으로 격리를 진행했으나,

어느새 존 시나는 그의 복제 중 하나인 SCP-3331-1-27 (이하 27)로 바뀌어져있었고, 

27은 리 요원을 엿먹이고선 또다른 SCP-3331-1들의 격리를 풀어버리고 사라져버린다.

존 시나의 집 지하에는 레슬링 중의 부상으로 인해 숨진 SCP-3331-1들의 무덤이 있었으며, 진짜 존 시나는 행방불명되었다.

재단에서는 SCP-3331-1 중 가장 비변칙적인 SCP-3331-1-1을 존 시나의 대역으로 내세웠다는 내용.

무슨 폴 매카트니 사망설도 아니고 지금 있는 존 시나가 사실은 존 시나의 대역이라니,

존 시나에게 고소당해도 할 말 없는 내용이긴 한데, 그런 걸 잊어버릴 정도로 겁나 재밌다. 

SCP-5004 - 과대망상(MEGALOMANIA) [링크]

아직도 항마력 딸려서 정독 제대로 못했으니까 조금 설명이 엉성한 부분은 감안해주길 바란다.

현 미국 대통령 로널드 트럼프를 소재로 한, 5000 경연의 논란의 항목.

그러니까 내가 훑어본 부분만 말해주자면

1916년 당시 미국 대법원장이 불러낸 SCP-5004-A라는 겁나 뭐 위험한 마귀같은 것을 막기 위해

SCP-5004-B = 도널드 트럼프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트럼프의 딸이 무슨 악귀 마법사고

SCP-5004-A는 위-대한 마법사 긴즈버그 대법관이 레이저 빔으로 조져버렸다는 내용이다.

일단 내가 훑어본 부분을 거의 그대로 적었는데 저렇다.

이걸 쓴 서닌장은 정말 이걸 풍자라고 쓴 것일까?

서닌장은 무슨 애들 장난같은 이 항목을 쓰면서 과연 재미있어했을까?

내가 이 항목을 굳이 정독까지 해서 이해를 해야할까? 하는 등등 뭐 별 생각이 다 드는 항목이다.

인용대사는 뭘 인용할까 고민했는데,

'강-력한 마법사'님이 레이저-빔 쏘는 거 보고 바로 저걸 인용했다.

실존인물로 드립을 칠거면 적어도 SCP-3331처럼 겁나 진지한 음모론인 척이라도 하던지, 저 마법사 합성짤은 대체 뭐 할말이 없다.

참... 이게 어떻게 11위씩이나 했을까? 본사 새끼들도 겁나 이상한 새끼들이다.

SCP-2736 - 닉슨의 시대 [링크]

미국의 제 37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에 대한 SCP.

Gol-113 "마곡의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 "야누스-2736 사건"으로 인해 둘로 나뉘어진 닉슨의 이야기.

원래는 한쪽이 다른 한쪽을 죽였어야 했으나 재단에 의해 무산되고,

재단에 의해 확보된 쪽은 SCP-2736-2 (이하 리처드), 확보되지 못한 쪽은 SCP-2736-1이자 역사상의 닉슨 대통령 (이하 닉슨 대통령)이 된다.

또다른 야망없는 자신인 리처드를 죽이지 못한 닉슨 대통령은 마곡의 사람들이 약속한 세상의 주인이 되기는 커녕

온갖 트러블 끝에 스스로 사임하고 만다.

리처드와 재단의 대화로 그려지는 리처드의 비극, 통찰, 그리고 예언처럼 보이는 유언이 전체적으로 인상적인 항목.

실제로 저 위의 유언은 저 항목 링크에서 설명되듯이 실제 대통령들과 그들에 대한 사건을 요약해서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다.

역사적인 내용을 미스테리하게 엮어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