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감평글을 주기적으로 썼다는 건 감평 게시판을 둘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웹연갤에 감평글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몇 마디만 적고 가려고 합니다. 싫으시면 뒤로가기 누르세요. 솔직히 이 글 읽는 것보다 그 시간에 자기 글 검토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1. 분량이 쌓인 글을 감평하더라도 확실한 장점이나 단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해줄 수 있는건 수치에 입각한 분석, 혹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말해주는 것 뿐입니다.

 진짜 망상글 싸지르듯 글을 처음 쓰는 게 아니라면, 웬만하면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다들 알고 있습니다. 가독성, 그리고 세계관이라든가 캐릭터라든가 전개 방식이라든가.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는 글이라면 애초에 장점을 논할 가치가 없으니 넘어가고, 이러한 요소들을 다 갖춘 글이라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굉장히 제한됩니다. '스토리에 플롯이 있는가', '주인공의 성장 속도가 작가의 역량을 뛰어넘는가.', '연독 방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혹여 연독이 무너졌다면 그 원인이 되는 에피소드는 어디에 있는가.', '제목과 소개글이 얼마나 눈에 띄는가.' 생각나는 걸 짚어 봐도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돼요. 여기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작가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2. 긴 분량을 읽더라도 영양가 있는 말을 많이 하기는 어려운데, 짧은 글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보통 감평글이 리젠되는 걸 보고 있으면 태반이 프롤로그~ 1화, 많아 봐야 5화를 넘기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정도 분량을 감평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양가 있는 조언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목과 소개글의 어그로성'?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 있다면 얼마나 눈에 띄느냐 말고는 말해줄 것이 없습니다. 많이 한다고 해 봐야 '나라면 다음화를 클릭할 것인가' 정도가 끝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의미가 없어요.

3. 실질적인 감평의 유효성이 개개인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제가 하나의 소설을 감평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저는 늘 하듯 그 소설을 에피소드 단위로 끊고 분석한 후 경험 조금 첨가해서 기계적인 답안을 내놓을 겁니다. 그런데 이 감평을 듣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감평을 하는 사람과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작가', 혹은 '아예 이 장르의 소설을 처음 써 본 작가', 마지막으로 '우연하게도, 감평이 자신의 문제점과 완전히 일치하는 작가' 뿐입니다. 과연 감평을 받으시는 여러분이 이 유형들 중 하나 이상에 속한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4. 결론

 감평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부터가 제 인풋 쌓으려 감평을 받았지, '망생이들에게 내 노하우를 모두 전수해줘야지!' 같은 쓰잘데기 없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웬만한 건 전부 웹연갤 팁글에 전부 정리되어 있으니까요.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필자는 여성향 로맨스판타지부터 시작하여 19금 떡타지 1질, 대체역사물 하나와 현판 둘, 그리고 요즘은 회빙환을 섞은 판타지 소설을 쓴 사람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