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신해성 작품의 진가는 공감대 형성에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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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4

[후기] (장문)신해성 작품의 진가는 공감대 형성에 있는듯앱에서 작성

ㅇㅇ(39.7) 2019.11.20 02:50:00

조회 1736 추천 32 댓글 15

너의 이름은이 흥하면서 신해성을 알게된 사람이라

이전 작품들은 안본것도 있고 넘겨넘겨 본 것들도 있으니 느그명이랑 날아만 얘기해볼까 함

너의 이름은이 입소문타고 흥한것도 사실이지만 입소문 탈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일본 애니메이션치고 드물게 씹덕을 제외하고도 보편적 재미를 확보했기 때문임

너의 이름은과 날아가 확보한 재미라는건

개인적으로 오락적인 재미보다는

감상을 통해서 얻는 작품 속 이야기와 나 사이의 공감대 형성이라고 생각함

물론 모든 영화가 공감대 형성을 통한 설득력을 기본으로 깔지만

신해성 작품은 관객들을 포섭하는 능력이 미친듯이 뛰어나서

말도 안되는 스토리마저 결국 위화감없이 지나가게 만든다

감독의 해당 기량이 너의이름은때 정점이었음 ㄹㅇ

처음부터 운석 떨어지고 타임슬립하고 몸바뀌고

몸이 증발하고 날씨를 맑게하고

이런거에 공감하는건 불가능함

오히려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게 할 뿐임

그래서 너의이름은에서 중반부까진 몸이 바뀐다는 설정 외에는 판타지스러운 설정이 존재하지도 않고

극히 일반적인 일상들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형성함

그렇게 관객들은 작품 속 이야기, 즉 등장인물의 상황에 공감하게 되고 후반부에 이세계 판타지급 반전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게 됨

왜냐? 이미 쟤들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었고, 쟤네가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가기 때문임

'한마디로 나였어도 쟤처럼 했겠다' 정도?

너의이름은이 이 과정을 풀어나감에 있어서 정점이었다고 봄

여기서 날아가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날씨의 아이는 너의 이름은에 비하면 초반부에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미흡했고, 따라서 너의이름은과 다르게 후반부 도쿄 침수씬을 괜찮다고 말하는 주인공들의 결말에 설득력를 갖추지 못하게되었음

작중 요소들의 불친절한 설명들이 제일 크다고 보지만

일상파트에서 문제였던 부분들을 꼽아보자면

일단 총임

히나가 업소에 끌려들어가는 걸로 오해하고 구출을 시도하다 잘 풀리지 않자 총이 등장하고, 총을 통한 사건의 해결이 발생함

총기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에서 평생을 살아온 관객들에겐 충분히 의아해질 수 있는 장면임. 또한 민간에서의 총기 사용이 서구권 국가에서만 일어난다는 통념이 있기도 하고 ㅇㅇ

결과적으로 호다카란 인물에게 점점 공감하던 관객들에게 총이라는 요소가 작위적인 분위기를 환기시켜버린다.

두번째로 초자연적인 능력을 통한 스토리 전개가 이루어졌다는 점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을 염두에 두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이 히나의 능력을 비밀로 유지하다가 후반부에 공개하는 플롯을 나중에 수정하여 지금 스토리가 되었다하는데, 결국 그 점이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함

너의 이름은에서 처음부터 둘 사이의 시간차가 있었다는 걸 대놓고 알려주지 않은 것과는 정반대.

작품의 메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날씨를 맑게하는 능력이 관객들의 몰입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 아이러니가 발생한것

한마디로 잘 즐기다가 갑자기 깬다 이 말임.

정리하자면 신해성은 작중 상황에 공감하면 할수록

흔히말하는 여운이 남는다던가, 후유증이 심하다 이런 반응이 나올정도로 심취하게하는 능력이 뛰어남

하지만 역으로 공감하지 못했을때 일어나는 거부감도 높은 것 같음

공감하지 못하면 유튜버들처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수밖에 없는거임

좋은 평가를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작중 인물들의 행동 원리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지만

나쁜 평가를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이해가 안된다는 점을 근거로 미뤄봤을때

불호에 가까운 평가를 내린 이들이 개연성을 이유로 까내리는 것도 설명이 됨

작중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인과관계 정리가 되질 않으니까 이해가 안가는 것

너의이름은에서 보여줬던 능력이 있었기에 날아가 더 아쉽게 다가오는듯함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개인적으로 너의이름은이 나왔을때 재밌게 보기도 했고

날아도 3회차까지 달렸는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걸 보니까

너의이름은 개봉 당시 왜 이렇게 흥했을까 궁금해서 혼자 이래저래 해봤던 생각들이랑 비교해보고 싶어지더라고

날아가 나오면서 어느정도 확신이 생겨서 글로 끄적여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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