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해병은 포항시(浦項市)에 살았다. 곧장 포항터미널을 나서면, 우물 위에 오래 된 찜질방이 서 있고, 건너 홈플러스를 향하여 사거리가 열렸는데, 그 공터의 컨테이너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 해병은 전우애만 좋아하고, 그의 파트너가 바텀알바를 뛰어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파트너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형은 평생 취직을 하지 않으니, 전우애를 나누어 무엇합니까?”
허 해병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전우애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에어컨 설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에어컨 설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았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노가다라도 못 하시나요?”
“노가다는 허리힘이 필요하거늘, 허리에 힘을 주면 해병 짜장이 새는 걸 어떻게 하겠소?”
파트너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박고 박히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요? 에어컨 설치 일도 못 한다, 노가다도 못 한다면, 바텀 알바라도 못 하시나요?“
허 해병은 꽂아두었던 전우애주입기를 빼어놓고 일어나면서,
”기열 땅개들은 흐를대로 흘렀도다. 내가 당초 전우애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년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 해병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도구해변으로 나가서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해병대에서 제일 부자요?“
황근출을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허 해병이 곧 황씨의 집을 찾아 갔다. 허 해병은 황씨를 대하여 거수경례를 하고 말했다.
”필승, 892기 허 창 필 황근출 선배님께 부탁 드립니다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10억을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황씨는 “좋다.”하고 당장 10억을 이채해주었다. 허 해병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황씨 집의 자제와 후임들이 허 해병을 보니 순 기열이였다. 각개빤스의 고무줄이 삭아서 너덜너덜하고, 쎄무워카의 옆구리가 찢어졌으며, 쭈그러진 팔각모에 허름한 야상을 걸치고, 전우애구멍에서 맑은 짜장 육수가 흘렀다. 허 해병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 아쎄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10억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황 씨가 호랑이같이 뛰어와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때리며 말하는 것이었다.
“아쎄이가 선임의 행동에 토를 달게 되어 있나?”
허 해병은 10억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이태원으 내려갔다. 이태원은 미군과 한국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게이의 메카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콘돔, 젤, 아네로스, 딜도 등속의 용품을 모조리 두 배의 값으로 사들였다. 허 해병이 용품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기열전우애를 못 지낼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허 해병에게 두 배의 값으로 용품을 팔았던 상인들이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사 가게 되었다. 허 해병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0억으로 온갖 용품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이반시티와 시럽 운영권을 죄다 사들이면서 말했다.
“몇 해 지나면 나라 안의 이반들이 엔조이를 하지 못할 것이다.”
허 해병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바텀알바 시세가 열 배로 뛰어올랐다.
허 해병은 늙은 해병을 만나 말을 물었다.
“바다 밖에 혹시 사람이 살 만한 빈 섬이 없던가?”
“있습지요. 해병대 아쎄이시절 스섹 정찰을 위해 북서쪽으로 줄곧 사흘 동안을 흘러가서 어떤 빈 섬에 닿았습지요. 아마 백령도와 황해도의 중간쯤 될 겁니다. 꽃과 나무는 제멋대로 무성하여 과일 열매가 절로 익어 있고, 짐승들이 떼지어 동물애를 나누며, 물고기들이 포신을 보고도 놀라지 않습디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해병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바람을 타고 동남쪽으로 가서 그 섬에 이르렀다. 허 해병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땅이 만 평도 못 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 토지가 비옥하고 물이 좋으니 단지 대대 하나 정도는 세울 수 있겠구나.”
“텅 빈 섬에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사신단 말씀이오?”
해병의 말이었다.
“기합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기합이 빠질까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여의도에 수천의 예비역 해병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의경을 차출하여 해산을 명하였으나 좀처럼 해산하지 않았고, 해병들도 감히 나가 교통정리를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 이었다. 허 해병이 전우애 컨테이너를 찾아가서 전우회장을 달래었다.
“전우님들이 즐겨하는 일들이 무엇이오?”
“교통정리와 용역깡패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
“없소.”
“본인 명의의 집은 있소 ?”
해병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집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군복입고 똥꼬쇼를 한단 말이오 ?”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사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 그럼 똥군기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불법 군복 착용으로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 해병은 웃으며 말했다.
“그런 짓을 하면서 어찌 돈을 마련할까 ?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스타렉스들이 모두 새삥 전투복을 실은 차이니, 마음대로 가져가 팔아 보구려.”
허 해병이 회장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해병들은 모두 그를 미친 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해병들이 광장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 해병이 삼만 벌의 전투복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 해병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선배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아쎄이 원위치.”
이에, 해병들이 다투어 전투복을 팔아보았으나 한 사람이 백만원 이상을 벌지 못했다.
“아쎄이! 돈이 한껏 백 만원도 못 벌면서 무슨 생산적인 활동을 하겠느냐 ? 인제 너희들이 일반인이 되려고 해도, 너희 때문에 해병대의 이미지가 땅바닥에 떨어졌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1억씩 가지고 가서 전우애를 나눌 전우 하나를 거느리고 오너라.”
허 해병의 말에 해병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드디어 컨테이너를 여러개 들여 막사를 짓고 전우애를 나누기 시작했다.
허 해병이 똥군기를 잡는 개병대들을 몽땅 쓸어가 이 나라 사회에 더이상 똥군기가 없었다.
허 해병이 탄식하면서,
“인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남자 이천 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이 섬에 올 때 먼저 군인의 기초인 제식동작과 집총을 가르친 이후에 따로 특수전 훈련과 첩보전 교육을 가르치려 했느니라. 그런데 너희들이 실무 간부진을 경시하고 주적으로 삼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난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숟가락을 쥐고, 하루라도 먼저 난 사람이 선임이 되도록 양보케 하여라.”
남은 전투복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어차피 부산의용촌에서 다시 만들어 주겠지. 개구리도 해외로 유출돼서 탈레반이 입고 다니거늘, 하물며 이런 신형 전투복이랴 !”
했다. 그리고 여자을 보고 포신이 서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배에 태우면서,
“이 섬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허 해병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 없는 사람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돈이 500억이 남았다.
“이건 황 씨에게 갚을 것이다.”
허 해병이 가서 황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
하고 묻자, 황씨는 놀라 말했다.
“아쎄이의 전투복이 조금도 뽀대가 나지 않았으니, 혹시 10억을 실패 보지 않았소 ?”
허 해병이 웃으며,
“한국군 병 예비역 주제에 미군 ACU를 사서 걸치고 다니는것은 당신들의 일이오. 돈 10억이 어찌 海兵魂을 녹슬게 하겠소 ?” 하고, 50억을 황 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기열 땅개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전우애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10억을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황 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경례하여 사양하고, 십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허 해병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나를 엔조이로 보는가 ?”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황 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허 해병이 포항 홈플러스 앞으로 가서 조그만 컨테이너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늙은 할미가 포항터미널에 내린 입영자들에게 380원짜리 우표 10장 세트를 5000원에 파는것을 보고 황 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컨테이너가 누구의 집이오?”
“허 해병 댁 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똥구녕만 쑤시기를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을 나가서 5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남친이 혼자 사는데, 집을 나간 날로 새 파트너를 구해 같이 지냅지요.”
황근출은 비로소 그의 성이 허씨라는 것을 알고, 경례를 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황 씨는 받은 돈을 모두 가지고 컨테이너를 찾아가서 돌려 주려 했으나, 허 해병은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유통업체를 안 차리고 이렇게 살겠소 ?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전식이나 떨어지지 않고 일계장이나 입도록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재물 때문에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
황 씨가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황 씨는 그 때부터 허 해병의 집에 양식이나 옷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허 해병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
하였고, 혹 콘돔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날이 새도록 전우애를 나누었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황 씨가 5년 동안에 어떻게 50억이나 되는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허 해병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조선이란 나라는 군대를 천시하고, 병역의 의무를 등한시해서 군인을 집지키는 개로 부르지요. 그러니 사람들이 여자를 만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거나 남자들을 통해 해결하는 것인데, 이 나라는 정작 성은 좋아하면서 그 성에 대해 언급하기는 힘든 씹선비 나라지요. 거기서 성병에 좌지우지하는 용품들을 독점한다면 그야말로 큰 돈을 벌것이오. 후세에 당국자들이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반드시 나라를 병들게 만들 것이오.”
“처음에 내가 선뜻 10억을 뀌어 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허 해병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꼭 당신만이 빌려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국회 텔레토비들이나 타락한 재벌 2세 등 골이 비고 돈만 많은 사람이었다면 누구나 빌려 주었을 것이오.
그 중에 당신이 가장 머리가 나쁜지라, 내가 달라 하면 어찌 주지 않았겠소?”
황 씨가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방금 해병 사령부에서 연평도에서 북괴에게 당했던 치욕을 씻어보고자 하니, 지금이야말로 지혜로운 전우가 악기를 뽐내고 일어설 때가 아니겠소? 전우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파묻혀 지내려 하십니까?”
“어허, 자고로 묻혀 지낸 사람이 한둘이었겠소? 우선, 전도봉 전 사령관 같은 분은 그 주먹 만으로 능히 비행학교를 뒤엎고 옹진호를 탈취할 만한 인물이었건만 현재는 후배들에게 기수열외를 당하고, 로보캅 이정구 교관 같은 분은 그 악기가 해병대 사령관에 달할 만한 재능이 있었건만, 기열새끼에게 마편으로 꼰잘을 당해 행정업무를 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내 기합이 김정은 모가지를 딸 만 하되 그냥 돌아온 것은, 도대체 쓸 곳이 없기 때문이었지요.”
황 씨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황 씨는 본래 해병대 관련으로 민원을 자주 넣어 국방장관과 아는 사이였다. 국방부 장관은 새로운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에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황 씨가 허 해병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국방장관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이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상종해서 3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분은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국방장관은 에쿠스와 호위 병력들도 다 물리치고 황 씨만 데리고 걸어서 허 해병을 찾아갔다.
황 씨는 이 대장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허 해병을 보고 국방장관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허 해병은 못 들은 체하고,
“해병 허 창 필 전우애 실시! 악!”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전우애를 나누는 것이었다. 황 씨는 자신이 한때 국방부 앞에서 가스통을 들고, 장관 나오라고 설치던 그 국방장관 앞에서 나체로 전우애를 나누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허 해병은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국방장관이 나라에서 어진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허 해병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장관이오.”
“그렇다면 너는 문재앙의 개새끼로군. 내가 이근 선생(李根 先生) 같은 이를 천거(薦擧)하겠으니, 네가 대통령께 아뢰어서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국방장관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 이(第二)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원래 ‘제 이(第二)’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허 해병은 외면하다가, 국방장관의 간청에 못이겨 말을 이었다.
“예비역 해병들이 요즘은 악기가 많이 빠졌다 정처 없이 하소연만 하고 있으니, 너는 정부에 청하여 BTS같은 남돌들을 내어 모두 그들에게 시집 보내고 민주당(民主黨) 다주택자 의원들의 집을 빼앗아서 그들에게 나누어 주게 할 수 있겠느냐?”
국방장관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정히 할 수 있겠느냐 ?”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남북통일을 하려면 먼저 북한 내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공작원을 보내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김정은 정권이 갑자기 코로나 시국을 맞아서 북한 공민들과는 친근해지지 못하는 판에, 우리에 대한 기선제압과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 화전양면 전술을 일삼는 바이다. 진실로 북한 정권에 개성공단 재가동과 남북 이산가족 상시 상봉을 간청하면, 저들도 반드시 경제적 대북지원을 보고 기뻐 승락할 것이다. 이에 특목고와 마이스터고 인재들을 가려 뽑아 머리를 패기머리로 깎고 인민복을 입혀 위장 월북을 시켜서, 그 중 인문사회 영재들은 가서 북한 외무성에 응시하고, 또 과학기술 영재들은 멀리 영변이나 정찰총국에 근무하게 하면서, 저 나라의 실정을 정탐하는 한편, 저 땅의 적대계층들과 결탁한다면 한번 천하를 뒤집고 남북분단의 슬픔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기성 정치인 중에서 구해도 사람을 얻지 못할 경우, 남북 8천만 동포 중에서 적당한 사람을 하늘에 천거한다면, 잘 되면 통일의 주역이 될 것이고, 못 되어도 현 북한의 도발에 무력하게 훠훠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방장관은 힘없이 말했다.
“180석 좆(性器)86새끼들이 퍼주기만을 외치는데, 누가 북한에 대한 침투를 승인 하겠습니까?”
허 해병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정치인이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 선거때만 국민들의 한표를 부탁드린다고 빌붙어 구걸하면서 정작 정권을 잡으면 금뱃지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 입으로는 안보를 외치나 군대를 가지 않았으니 그것이야말로 입에나 번지르르한 것이고, 나라를 지키다 다치면 짜장면이나 먹고싶냐고 물어보는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국방이라 한단 말인가? 대한(大韓)을 위해 나라를 지키는 상황에서 참으면 윤일병 폭발하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자주국가의 안보의식이라고 할수 있겠는가?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이 나라 국방의 책임자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장관이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대가리를 깨놔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각개빤스를 내여 포신을 꺼내어 휘두르려 했다. 국방장관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컨테이너는 무허가 건축물로 분류되어 철거조치 되었고, 허 해병은 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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