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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어느 방관자의 이야기 - 上

ㅇㅇ(49.174) 2022.07.28 00:32:52
조회 1879 추천 73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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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으로 만들어버리기 전에 속히 오와 열을 맞추어 2열 종대로 서라, 아쎄이들!"


무모칠의 성난 일갈에 오늘도 속절없이 붙잡혀 온 아쎄이들이 우왕좌왕하며 오도봉고에서 뛰쳐나와 연병장으로 모이고 있었다.


황룡은 품 속에 감추어두었던 초코바를 꺼내어 씹으며 심드렁한 눈길로 인외마경의 현장을 바라보았다. 원래 같았으면 붙잡혀 온 희생자들의 수를 헤아리기에 바빴겠지만 이제는 더는 아니었다.


예전만 하더라도 이 지옥에서 자신처럼 홀로 제정신을 가진 이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반갑고 함께 탈출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던 황룡이었기에 이 사람의 탈을 쓴 짐승들에 의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불사하고 곧 주계장으로 끌려가 수육이 되어 누군가의 배를 배부르게 해줄 가련한 운명의 이 민간인 희생자들과 어떻게든 접선하고자 무던히도 애를 쓰고 악마들의 눈을 피해 몇 번이고 연락을 취하기도 하였으나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정된대로 주계장에서 운명을 달리했고 더러는 이 악마들과 똑같은 존재가 되어 버려 어느 순간부터인가 황룡은 이를 포기하게 되었다. 그것은 곧 체념이요 절망이었다.



"아쎄이들! 신속하게 내무반으로 들어간다! 정확하게 6.9초를 주도록 하지!"



무모칠은 '아쎄이' 들을 채찍질하며 수용소 감옥이라 쓰고 내무반이라 읽는 통곡의 장소로 몰아넣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진떡팔과 마철두가 그 날의 요리재료를 엄선하기라도 하듯 한놈 한놈씩 불러세우며 유심히 뜯어보고 있었다. 인간 같지도 않은 놈들의 거대한 체구만으로도 저 가련한 희생자들로 하여금 공포에 질리게 하기에는 충분했을 터였다.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울부짖음을 뒤로 한채 황룡은 씁쓸히 담배 하나를 꼬나 물었다.



"황룡! 할 일이 없으면 무모칠에게 가서 아쎄이들의 입대 수속처리라도 도와주는 것이 어떤가!"



고개를 들어보니 황근출이 팔짱을 끼고 깊게 눌러쓴 팔각모 챙 아래에서 눈빛을 번뜩이며 황룡을 노려보고 있었다. 황룡은 이제는 대꾸하기도 귀찮다라는 듯 담배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내뱉으며 말했다.



"내가 정말 니가 시키는 대로 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묻는거냐?"



"네가 아무리 기열이라 할지라도 너 또한 이 부대의 일원이라면 마땅히 너만의 몫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그렇게 혼자 지낼 생각인가!"



"내가 설령 '진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니 놈들과는 한 배를 안타."



역겹다라는듯 근출의 발 앞에 침을 퉤 뱉고는 유유히 근출을 스쳐지나가는 황룡이었다.



"그래.. 네 놈은 역시 어쩔 수 없는 기열이지. 오늘도 나는 그걸 체감하게 된다. 네 놈은 결코 우리와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말이다."



멸시가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근출의 말에 황룡은 피식 웃었다.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존재.


이것이 바로 황룡이 바라던 것이었다. 어차피 탈출이라는 선택지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황룡은 또 다른 자신만의 자구책을 마련하였고 그것은 곧 이방인으로 사는 것이었다. 어차피 자신의 목숨은 무한했고 굳이 놈들을 먼저 건들지만 않으면 놈들 또한 자신을 말 그대로 '기수열외' 하여 없는 사람 취급을 하였기에 그는 역설적이게도 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아, 물론 종종 놈들의 시답잖은 사유로 화풀이 대상이 되어 죽임을 당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자신의 생활관으로 돌아가던 황룡은 끌려온 아쎄이들이 수감되어 있는 철장을 지나고 있었다. 물론, 늘 지나다니는 길이었기에 황룡은 철장 쪽으로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살려주세요! 제발...!"


"저기 아저씨! 우리 좀 여기서 꺼내줘요!"


"살려줘요...!"


"......!!!"


".....!!"


"...!"


'안되었지만, 난 당신들의 구원자가 아니야. 난 그저 이곳에 기생하는 기생충일 뿐. 그리고 설령 내가 어떻게해서든 당신들을 그 곳에서 꺼내어 준다고 하더라도 당신들은 결국 죽든 살든 이 곳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에는 다 부질 없는 짓이라는 거지.'


매번 하루에도 수십 번 그 길을 오가던 황룡이었음에도 내심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황룡은 차라리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에 가까운 이 말을 매번 되뇌이며 10M 남짓한 이 골목길을 내딛는 발걸음을 독촉하고는 했다. 그럼에도 들려오는 그들의 애원과 아우성은 차마 떨쳐버리기 어려웠기에 황룡은 차라리 다른 경로로 생활관을 가는 것을 택했고 행여나 그 길을 다시 지나가게 된다면 그냥 간단하게 그들을 외면하기로 했다. 아니, 정말 외면하면 그걸로 될 일이었다.



그렇게 외면과 무관심의 나날이 거듭되던 어느 날, 해병성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유인즉슨 '자진입대' 한 어느 아쎄이가 탈영을 감행했다라는 것이었다. 욕지거리와 비명이 난무하는 시끌벅적한 생활관 밖에서의 소란에 황룡은 문을 닫고 다시 읽던 책에 집중했다.


어차피 이런 탈영 소동은 종종 있어 왔던데다 3 이상의 숫자를 세지 못한다라는 놈들의 정체성에 걸맞게 늘 아쎄이들의 숫자를 잘못 세었다라든지, 혹은 실제로 탈영이 이루어졌으나 머지않아 다시금 붙잡혀와서 그 날의 저녁메뉴를 장식하는 해프닝으로 끝났기에 이번 역시 그와 같은 결말을 맞이할 터였다.


그럼에도 그날 하루가 거의 저물도록 이상하게도 탈영한 아쎄이를 붙잡았다라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근출은 길길이 날뛰며 탈영을 막지 못한 그 날의 초병들을 불러다가 사지를 찢는 것으로 처벌을 대신하였고 후임병들 중 더러는 그 책임을 물게 되어 전우애 인형으로 부대 문앞을 장식하게 된 터였다. 또한 서슬퍼런 근출의 명령에 모칠과 톤정은 얼굴에 만연한 수심을 한가득 안고 쉴새없이 오도봉고의 악셀을 밟으며 밤 늦도록 인근을 수색하고 있었다.


황룡 또한 이토록 장시간 탈영에 성공한 아쎄이가 처음이었기에 그 때만큼은 바깥에서의 소란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 당돌한 아쎄이가 대체 어디로 사라졌길래 이 악마들의 감시망에 들지 않는 것일까. 일찍이 수도 없이 탈영을 감행했던 경험자로서 보건대 놈들의 치밀한 감시망과 초인적인 감각 탓에 부대를 벗어나는 것 자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에 어울리게도 오히려 해병성채의 내부에서 사라지는 것이 더 수월한 편이었다. 이는 예전부터 황룡이 바깥 음식이나 물품들을 놈들의 눈을 피해 보관하고자 몇 번이고 자신만의 공간확보에 혈안이 되어있던 경험에서 비롯된 사실이었다.


즉, 이 아쎄이는 분명 해병성채의 어느 한 곳에 숨어있다라는 것이 황룡의 직감이 내린 판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돌한 아쎄이는 분명 살 길을 찾아 몸을 숨길 곳을 찾다가 궁지에 몰린 일반적인 사람들이 흔히 은신처로 생각할 수 있는 곳, 즉 겉보기에도 허름하고 외진 곳을 찾았을 것이고 그 상식만큼은 운좋게도 세상의 일반적인 상식과 진리와는 궤를 완전히 달리하는 이 해병성채에서도 통용되는 상식이었다. 다만 바깥세상과 차이가 있다라면 이 지옥의 우둔한 악마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갖는 곳만 다니고 찾을 뿐, 정말 그 외의 장소에 대해서는 일절 찾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아쎄이가 갇혀 있었을 수용소에서 가까우면서도 위에서 열거한 은신처의 조건에 부합하는 인근의 장소는 유류창고였다. 그 곳은 한때 황룡이 밖에서 들여온 서적들을 몰래 숨겨두었던 곳으로도 애용하였던 곳이기도 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황룡은 즉시 유류창고로 향했다. 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었고 근출은 사열대에서 고함을 지르며 아쎄이를 빠르게 색출해낼 것을 지시하고 있었다.


'멍청한 새끼들...'


황룡은 조용히 뇌까리며 유류창고로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 中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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