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해병문학] 해병어

ㅇㅇ(49.174) 2023.05.11 23:00:20
조회 4287 추천 103 댓글 23


a65614aa1f06b3679234254958db343a2c50ae84a41f95fd148d66


A군을 쏘아보는 B 교수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이 매서웠다.



한때는 A군의 드센 성격과 고집마저도 자신만의 강단있는 모습, 가끔이지만 자신의 주관과 생각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하다 못해 일말의 오만마저 엿보였음에도 그런 그를 젊은 대학원 생의 치기 어린 맹렬한 학구열이라 생각하고 좋게 보고 평가하던 B 교수였으나 요즘에는 스승을 넘어서다 못해 부정하려는 듯한 모습에 그를 보는 시선이 곱지 못했음은 자명했을 터였다.



"이보게, 자고로 학문이란 언제나 반론의 장이 열려있는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수십년 간의 근거와 연구를 통해 쌓아올린 불변의 진리에 가까운 분야도 있다네. 이를테면 내가 평생을 걸쳐 연구한 이 소수언어 같은 것 말이지. 자만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대학생일 때부터 언어학을 전공하며 나아가서는 교육자의 길에 접어들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연구해 온 이 언어는 여느 사멸어와는 달리 이론을 증명해줄 기록도 산재해있으니 말일세."



B 교수는 안경테 너머로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자신 앞에 서 있는 A군을 바라보며 애써 타이르듯 말했다.



"교수님의 지난 수십년 간의 연구와 성과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제 가설을 펼쳐보이고 싶을 뿐이죠. 저 또한 나름의 자료들과 연구를 통해 저만의 생각을 입증해보이고 싶을 뿐입니다."



무겁게 입을 연 A군의 표정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B 교수는 그런 A군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해병어, A군은 현재 먼 옛날 고대문명들 중 하나인 "대한민국" 이라 불리우는 고대 국가의 소수 언어를 전공하며 이를 주제로 하여 자신의 졸업논문으로 삼으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지도 교수인 B 교수, 자신은 고대 한국어의 권위자였으며 특히 그 중에서도 해병어라 불리우는 고대 한국어의 일파 중 하나에 대한 연구로 학계에서 명망이 높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였으니, 자신의 눈에는 A군의 그러한 터무니 없는 가설과 연구에 대해 애써 학자의 자세로 검토해주고 지도해주려고 하여도 이미 입증이 된 사실들을 가지고 이를 뒤집으려고 하니 터무니 없을 뿐더러 갖은 논문 발표 즉시 갖은 반박과 비난이 예상되었기에 애써 말리려고 하는 것이었다.



"자네의 가설은 이미 내게 몇번 설명해주어 잘 알고 있다네. 내 다시 한번 짚어주도록 하지. 해병어란 일종의 폐쇄된 집단 내지 사회에서만 쓰이던 은어 내지 사투리라고 할 수 있다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시 병영에서만 쓰이던 언어이지. 고대 한국어와는 대체로 비슷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뚜렷히 차별되는 어휘와 문법구조, 그리고 기록에서도 늘 "Po-Hang"이라고 하는 고대 대한민국의 특정 지역이 거듭 언급되는 것으로 보건대 "Po-Hang" 지역에 위치한 병영의 고대 사투리였던게야. 또한 기록에 등장하는 잔혹함과 비현실적이다 못해 기괴한 기록들은 당시 고대 군인들의 처우가 형편없고 열악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지, 자네 말처럼 상상 속의 신화나 종교 경전이 아니란 말일세."



그러자 A군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해병어에서 유독 많이 등장하는 절대적인 존재인 Hwang-Geun-Chul과 두번째로 많이 등장하는 그를 따르는 10인의 무리, 그리고 그 지지자들에 의한 Hwang-Geun-Chul의 몰락과 사소한 비판을 넘어선 고의적인 깎아내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교수님의 이론대로라면 특정 사회나 집단의 인원들 치고는 너무나 적지 않습니까? 고작 열명 남짓한 인원들이 자신들만의 사회를 위해 새로이 자신들만의 언어를 창조하고 이를 썼다는 것은 선뜻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B교수는 귀가 빨개지는 것을 느끼며 부여잡고 있던 펜을 내려두었다.



"그들이 실존했던 인물인지 아니면 가상의 인물인지는 지금으로서는 나 또한 연구가 더 필요하네만은 내가 생각하기엔 그들은 해병어를 사용하는 화자들이 자신을 투영한 존재들이라고 본다네. 기록 속의 내용으로 보건대, 당시 해병어 사용 사회는 매우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었으며 인간경시 문화가 팽배했었지. 그래서 당시의 지식인들인 기록자들에게도 필경 당시 고위 계급층의 압력이 존재했을게야. 그래서 당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적기 위해 당사자들의 실명을 적기를 꺼려했을 것이고 서술자들 또한 일종의 익명인 "Mal-Ddal-Pill" 이라는 것을 사용했을 것이네."



A군은 잠시 말이 없었으나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단순히 닫힌 사회의 실상을 적고 폭로한다고 하기에는 절대적인 존재인 Hwang-Geun-Chul의 등장이 너무 잦고 또한 그를 따르는 무리의 인명의 언급 또한 너무 잦습니다. 단지 익명을 빌려 기록을 남긴다고 하기에는 등장하고 언급되는 인명이 너무나도 제한적이고 소수인 점이 의심스럽습니다. 차라리 이들의 이야기를 고대 종교 속 신화의 이야기로 치환하여 본다고 하면 설명이 됩니다. 절대신인 Hwang-Geun-Chul의 등장과 군림, 구원, 또한 Hwang-Ryong 이라고 하는 대립자와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끝에는 그의 타락과 따르는 신도들에 의한 몰락과 종말의 구조로 서사시를 만든다면 한 편의 신화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B 교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사실, 이 부분은 그도 늘 한점 의심으로 남겨두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B 교수의 이론대로 당시 고대 사회의 민낯을 기록하고 폭로하기 위해 실존이든 가상이든 뭇 인물들의 이름을 빌려 기록했다라고 하기에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적기도 했거니와 A군의 말대로 차라리 한 편의 영웅 서사시 내지 신화로 대입하여 보면 나름 아주 일리 없는 가설은 아니긴 했으니 말이다.



굳어진 표정의 B교수를 보며 A군은 자신의 가설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싶었는지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말씀하신 "Mal-Ddal-Pill" 이라는 서술자의 위치도 재 고찰해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말씀대로 "Mal-Ddal-Pill" 이라고 하는 지식인 계층들은 과거 고대사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고위 계급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자고로 고위 계급은 지식계층의 보좌와 지식을 필요로 하니까 말이죠. 다만, 그토록 인명경시를 당연시하게 여기는 고위계급층이 이 기록자들이 남긴 기록을 보고도 가만 두었을지를 생각해보면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해병어 사용 사회의 특성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이 기록을 열람하지 못할 이유는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열람했더라면 자신들에 대한 고의적인 비판과 풍자로 가득한 기록을 보고 기록자들을 살려두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생각에는 "Mal-Ddal-Pill" 이라고 하는 서술자는 차라리 해병어 사용 사회의 신화를 기록한 자의 이름이나 필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



A군은 한껏 말을 쏟아낸 후, 잠시 가볍게 한숨을 쉬고는 B 교수를 바라보았다.



B교수는 고개를 수그리고 잠자코 있을 뿐 별다른 말이 없었다. 비록 실증이냐 허구이냐 수준의 자신의 이론과는 완벽히 대립되는 주장이긴 했으나 그의 말에도 일리는 충분했다.


한참 어리디 어린 제자에게 가르침을 받은 듯한 모멸감과 굴욕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 또한 자신이 키워낸 제자였기에 마음 한켠에서는 왜인지 모를 뿌듯함과 기특함 또한 슬몃 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심 더는 연구할 거리가 없겠다라는 타성에 젖어 잠시 식어 있던 마음 또한 다시금 뜨거워지는 듯한 기분마저 드는 것이었다.


어느덧 60대를 바라보는 노년의 마음이 학구열로 다시금 불타오를 일이 있을까 하고 늘 자문해오던 B교수는 빙그레 웃음 지으며 말했다.



"자네 말도 일리가 있구만. 좋네, 자네가 쓴 논문은 내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다 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교수님."



A군도 꾸벅 인사하며 그런 노교수의 칭찬에 답례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네, 해병어 전공자라면 귀에 따갑도록 들어봤을 표현이지."



A군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미 B교수가 무슨 말을 할지 짐작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Saeggi.....Gi-Hap!"














추천 비추천

103

고정닉 8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내 돈 투자하고 싶게 만드는 CEO상 스타는? 운영자 26/03/02 - -
공지 해병대 갤러리 이용 안내 [416] 운영자 08.09.24 104063 152
353742 27년 경찰/소방초시생 12개월 ON/OFF 데스캠프(3/16) 해갤러(175.210) 03.05 313 1
353740 남자 체벌경험 [2] 해갤러(106.101) 03.04 291 1
353739 해병 마이너 갤러리의 민낯 [4] 해갤러(106.101) 03.04 277 5
353735 해병 마이너 갤러리로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418 3
353734 여신님 포니테일 닮으신 , 블소 레볼루션 여성 몹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90 4
353733 님들아 나 해병대 해갤러(218.145) 03.03 96 0
353730 ⏩ ㅡ 해병 . 《 마이너 》갤러리 ⏩ ㅡ 로 오세요 ! 해병_마이너_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199 0
353729 . ㅇㅇ(211.36) 03.02 44 0
353728 . ㅇㅇ(211.36) 03.02 30 0
353727 . ㅇㅇ(211.36) 03.02 39 0
353726 _ 新 朝 鲜 + , ㅇㅇ(118.36) 03.02 158 0
353725 . ㅇㅇ(211.36) 03.02 34 0
353724 세계에서 제일 이쁘신 한국 여성 경찰 ㅇㅇ(211.36) 03.02 74 0
353723 . ㅇㅇ(211.36) 03.02 34 0
353722 ♠+ 오락실 여신님들 ♠+ ㅇㅇ(118.36) 03.02 225 0
353721 . ㅇㅇ(211.36) 03.02 37 0
353720 . ㅇㅇ(211.36) 03.02 29 0
353719 남 진국 인들 사고사, ㅡ.2 'ㅡ ㅇㅇ(118.36) 03.02 42 0
353718 . ㅇㅇ(118.36) 03.02 33 0
353717 . ㅇㅇ(118.36) 03.02 30 0
353716 ■■■ 살해한 패션학과 모델 이란 여대생 ■■ ㅇㅇ(118.36) 03.02 332 0
353714 27년 경찰/소방 초시생 13개월 on/off 1:1 데스캠프(3/2) 해갤러(175.210) 02.28 418 0
353711 한궁망 자 모배엇는더 ㅇㅇ(14.39) 02.28 55 0
353710 해병대 화학병지원했는데 이거 가능함? wu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8 113 0
353708 해병 ✅ 마이너 ✅ 갤러리로 = 밈 문학 / ⛔질문 답변 모두 있습니다. [1] 해병_마이너_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354 0
353707 백린으로 바뀔 날이 올꺼다. 辰国 . 해갤러(211.36) 02.27 64 1
353705 긁힌거 보니 알긴 아나보네 해갤러(14.44) 02.26 202 0
353702 요새 개병대 존나 맛탱이 가더니 뒤질려고 용을 쓰네 해갤러(14.44) 02.26 149 0
353693 . ㅇㅇ(118.36) 02.25 244 0
353692 질문 답변들 다 여기있다 해병_마이너_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5 267 2
353691 ., ㅇㅇ(118.36) 02.25 48 0
353690 ., ㅇㅇ(118.36) 02.25 44 0
353689 KAL-858 ㅇㅇ(118.36) 02.25 641 0
353688 三角形 全视眼 Xhoria 墨镜 ㅇㅇ(118.36) 02.25 101 0
353687 후속 국회정치 돈달라는 선행 해양 ㅇㅇ(118.36) 02.25 79 0
353686 후임한테 돈빌려달라는 선임 해병 ㅇㅇ(211.215) 02.25 119 0
353685 크라브마가·시스테마 훈련의 오류 [ 돌머리도 차갑기는 합니다 ] 한파방위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5 76 0
353684 , ㅇㅇ(118.36) 02.25 42 0
353683 三角形 全视眼 Xhoria 墨镜 ㅇㅇ(118.36) 02.25 68 0
353682 맥아더와 트루먼의 한민족에 대한 트롤 ㅇㅇ(118.36) 02.25 41 0
353681 시간 상위차원 운명 ㅇㅇ(118.36) 02.25 58 0
353680 해병대 훈련 질의응답 해병_마이너_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5 126 0
353679 해병대 국민체력100 해갤러(112.155) 02.25 194 0
353677 ⏩ ㅡ 해병 . 《 마이너 》갤러리 ⏩ ㅡ 로 오세요 ! 해병_마이너_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5 165 0
353676 . 해갤러(211.36) 02.25 41 0
353675 . 해갤러(211.36) 02.25 38 0
353674 Tarkkuuskivääri Riihimäki G-sarja - 42 해갤러(118.36) 02.25 64 0
353673 . 해갤러(211.36) 02.25 40 0
353672 . 해갤러(211.36) 02.25 3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