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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FF] 가을에 내리는 눈-5

띠띠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31 13:57:34
조회 146 추천 11 댓글 5
														












*[] 안에 있는 멘트들은 일본어로 처리하겠습니다. 작가의 일본어 실력이 미천한점 양해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데 '가을에 내리는 눈'은 '벚꽃의 인사'의 2부작입니다. 즉 1부는 벚꽃의 인사이고 2부는 가을에 내리는 눈입니다. 별개의 작품이 아닌 이어지는 작품이니 이 점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안녕히계세요."









"퇴원하게? 좀 이르지 않아? 심리 치료는?"








 "필요 없어."








 심리치료가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에게 자살을 선고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나를 죄책감에 빠지게 하면서도 평생 잘못을 뉘우치게 해야 할 노란색 공책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식겁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일본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몇개월 전에 져버린 벚꽃잎들처럼 이미 사그러져 사라진 것만 같지만.









 비록, 추억들이 땅속에 샅샅히 묻혀버렸다 하더라도. 그것들을 추억이라 부를 수 있을지언정, 그 전에 우선 나의 죄를 씻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야만 했다. 나의 실수에 대해. 감히 내가 그럴 수 있었을까.









 직접 만나기는, 이제는 일본 어딘가에서 헤메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면 칼로 몸을 마구 베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용기란 없었다. 다시 그녀를 찾아갈 수도, 만나더라도 나의 실수로 인해 어디까지 멀어졌을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 싫었다.








"그 노트가 많이 중요한가봐?"








"응. 많이."








"전화는 다 돌려봤는데.. 음.. 우리 학번 중에 아는 사람은 없더라. 아차. 생각해보니까 채원이.. 김채원.. 어?"








"... 김채원? 잠깐..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왜. 익숙하지? 분명 누군가가 나한테 김채원이라는 이름에 대해 이야기한 것 같은데. 나도 김채원에 대해 얼추 알긴 안다. OT 때 같은 조라 짧은 이야기, 그리고 안면 정도만 있고 그 외에는 거의 모르는 선후배 사이와 다름 없지만  왜 익숙하지?









"그래? 아래 학번 과대야. 이번에 새로 뽑힌 애라 아마 학과 행사 할때 종종 볼거야."







"아. 알았어. 걔도 왔다 갔다고?"









 "어. 연락은 해볼게."









 "..."









 "도현아. 일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보면 안되겠지만.. 적어도. 힘들었던 점이라도 조금이라도 알려야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니야. 그것 때문이 아니야."









 결국 나는 내 자신을 한번 더 놓고, 한번 더 속였다.








*







"흐아아아.. 졸려..."








 채원은 눈을 비비고는 침대에 다시 누웠다. 슬슬 방학이 끝나간다는 무료함과 허무함이 그녀를 요즘에 많이 감싸고 있었다.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재미 있는 일도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훅훅 지나가다니. 그나마 그녀를 행복하게 한 것은 아는 사람들이 다시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는 정도?









웅-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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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아아아!)








(언니 언니! 밤인데 그렇게 크게 말하시면 어떻게요!)





(미안미안. 신이 난걸 어떻게.)








(언니. 그 저번에 말한 뭐지.. 소개팅? 맞선 그건 어떻게 됬어요?)








(항상 똑같아. 까버렸지.)








(언니. 그런데 진짜 맞선을 그렇게 막 보는거에요?)









(부모님은 내가 빨리 결혼하셨으면 좋겠나봐. 어떻게 여자애가 혼자서 살면 그렇게 개판을 치냐고 그러면서. 나는 그런 사람 전혀 아닌데.)









(그러니까요! 언니가 얼마나 깔끔한데!)









(하하하.. 역시 채원이 밖에 없네. 고마워.)









(언니는 그러면 결혼 생각이 아예 없으신거에요?)









(그렇지.. 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보여야 결혼 생각을 하지 집안에서 이렇게 등 떠밀듯이 강요하는건 별로잖아?)








(그렇죠. 언니는 그러면 당분간은 남자랑 만날 일은 거의 없다 봐도 무관하네요.)









(아마도? 아차차. 찾고 있는 사람이 있었지. 채원아. 너 혹시 너네 대학에 김도현이라는 사람 알아?)









(김도현...? 어...)








 채원은 평소 습관대로 입술 위에 손가락을 올린 다음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김도현.. 김도현..








(네네. 알긴 알아요.)








(그래? 다행이구나. 내가 다른게 아니라 김도현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거든. 너네 학교 일어일문학과 맞지?)










(네네.)









(잘 알고 있네. 내가 만날 일이 있어서 그런데 혹시 연락해줄 수 있니? 권은비라는 사람이 찾고 있다고?)









 채원은 여기서 약간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언니. 그런데 알고 계신 분인거에요?)









(응!)









(그러면 직접 연락을 하면 되지 않을까요? 저도 사실 잘 모르고 윗학번 선배라 좀 어려운데..)









(아.. 그래? 사실 내가 연락처를 잃어버렸거든. 일본에서 만난 사이인데 한국 와서 또 만나기로 했거든? 그런데 전화번호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연락이 끊겼어...)








(아아.. 정말요. 그러면 제가 도와드려볼게요. 그런데 쉽지 않을 수도 있어서요.)







(왜?)








 이상하다. 채원은 생각했다. 은비 언니 목소리가 원래 이랬나?








(.. 바쁘시겠죠. 일본에서 온지 얼마 안된 분인데. 그래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알려드릴게요.)









채원은 전화를 끊고 나서 물끄러미 노트를 보았다.








 톡-








 사진을 가볍게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채원은 사진을 보고 큰 한숨을 쉬었다.







'대체.. 뭐지..'








 사진 속의 남녀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채원은, 적어도 이 사진 속의 남자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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