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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서 돌아온 소련제 부메랑

탈레반잡는무자헤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13 01: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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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월 27일에 시작된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개입은 초반에는 서구진영에 대한 하나에 경고장이자, 도전장이며, 새로운 세력을 넓히는 시도였습니다.

 

1953년 동독, 56년 헝가리, 68년 체코슬로바키아 등에 대한 성공적 군사개입은 당시만해도 베일에 휩싸인것이나 다름없었던 구소련의 전투방식이 [매우 효율적이며 신속하고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서구진영은 소련의 이러한 전역 전략적 공세(Theater Strategic Offensive)에 긴장해야 했습니다.

 

처음 소련군이 아프간에 군사개입을 시작할 당시 작전 및 행동개념은 아래와 같습니다.

 

*주 보급로, 주요도시, 공항, 그리고 보급기지를 장악함으로써 아프간을 안정화시킨다.

 

*아프간 정부군의 경계임무를 해제하고, 그들로 하여금 (예상되는)저항군과의 전투에 투입한다.

 

*아프간 정부군에 군수보급, 항공, 포병 및 정보지원을 실시한다.

 

*소련군과 현지 주민과의 접촉은 최소화한다.

 

*소련군 사상자를 최소화한다.

 

*아프간군을 강화하여 저항세력이 패퇴하면 소련군은 철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불과 몇일만에 아프간 수상이던 하피줄라 아민(Hafizullah Amin)이 소련군 스페츠나츠에게 살해당하고 수도가 점령당하면서, 전쟁은 몇개월이면 끝날것처럼 보였습니다만....

 

전쟁은 길어졌고(무려 9년간) 이 기간동안 소련군의 약점이 여과없이 드러났습니다.

 

 

 

첫째,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고, 수뇌부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했습니다.

 

당시 아프간에서의 전쟁은, 아프간을 초토화시켰지만,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엄청난 포화 및 전투행동이 실시된 한국전이나 중동전에 비해서 전세를 결정적으로 종경시킬만한 대규모 군사작전, 군사행동, 외교활동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러는 사이에 전쟁기간은 점점 길어졌고, 원정군의 원정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다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둘째, 군사력 배치의 효율성이 떨어졌습니다.

 

첨부 이미지

"언제 휴식합니까?"

 

"죽고나서."

 

베트남전 당시 미군은 최대 50만의 병력을 동원하면서도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프간은 베트남에 비해 국토면적이 5배가 넘는 것에 반해 소련군의 전투병력은 10만여명 내외였습니다.

 

이는 전투병력이 과도한 엄무과중에 시달리는 요인이 되었고, 곳곳에서 그림자처럼 출몰하는 무자헤딘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기 힘든 한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셋째, 기존의 군사적 교리 및 장비는 아프간의 산악지역에 제대로 맞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전에서 패배한 미군이 정글전 및 시가전, 프로파간다에 대한 대책-전선없는 전쟁에 대한 것-을 새로 검토 및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 월남전에 군사고문을 파견한 소련군에서는 이러한 오류를 자신들도 똑같이 범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준비상태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오류는 전략, 전술 뿐 아니라 장비면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당시 소련 원정군 대부분은 기계화 보병(↓)이어서 산악사단 및 경보병 등 보병병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했고,

첨부 이미지

"우린 싸울때 장갑차 이내 200m에서만 싸운다!"

 

장비중량이 방탄조끼 16kg, 12.7mm 기관총 34kg, AGS 자동유탄발사기 30.4kg, 유탄탄통 1개 14.7kg 등....

이런 엄청난 무게를 보병들이 모두 장비하고 작전을 하다보니 3km이상 전진하면 지쳐서 이미 전투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영화 '제 9중대'에서 왜 병사들이 방탄조끼를 입기 싫어했는지 아시겠죠)

첨부 이미지

 

또한 전투식량은 포장은 둘째치더라도, 반광처리가 안되어 햇빛반사에 취약했습니다.

군장 역시 엉망이어서 소련군이 제일 선호하던 노획품이 서방에서 지원된 침낭 및 전투화였다니....

 

 

 

넷째, 병력교체 및 야전에서의 사기관리 및 진작에 소홀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가뜩이나 부족한 병력으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복지는 어떤 상태였느냐....

(부상병의 숫자가 약 47만여명이었는데, 이는 복귀인원의 70%에 달하니 당시 치열함을 알수 있죠)

 

한 마디로 현대화된 군대에선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가득했습니다.

 

약 10년간 아프간에서 복무한 군인 64만 2천여명 가운데 KIA, MIA 합쳐서 약 1만 5천여명 정도로 추산됩니다.(실제론 더 많겠지요)

(*KIA: Killing In Action- 작전중 사망자, *MIA: Missing In Action- 작전중 실종자) 그러나 이들 1만 5천여명의 사인 및 전사일, 전사통보서조차 각 가정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42만에 달하는 환자의 수 입니다.

이 가운데 장티푸스 환자가 3만 1천여명, 간염 환자가 11만 5천여명 등, 기초적 위생상태의 불량을 말해주는 이런 우스운 병들이 창궐하고 있었을 정도로 복지상태는 최악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최전선의 병사들은 딴짓을 할수 없을 정도로 바빴으나, 후방의 병사들은 군용물품을 팔아먹으며 배를 불리며 병사들 상호간의 불신을 키웠으며, 교통통제소에서는 아프간인들의 짐을 검색한다는 명목으로 돈과 물품을 갈취하며 원주민들의 민심을 적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장교들의 사기 역시 엉망이었습니다.

한 장교에게 불가능한 임무가 부여되고, 이를 해내지 못하면 숙청당하는 것을 장교들 스스로가 목격했으며,

장교들 사이에 여비서, PX의 여판매원, 간호원 등 [야전의 꽃]을 두고 서로간에 알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이런 알력이 개인화기, 수류탄을 동원할 정도로 커질 정도였습니다.

 

또한 병사들에 대한 심리적 휴유증에 대한 치료 역시 없었습니다.

병사들은 과도한 업무, 최악의 복지시설 등으로 심신이 지쳐있었고,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이런 불만들은 사회로 여과없이 퍼져나갔습니다.

 

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1983년 말, 한 병사가 아프간에서 제대하고 고국으로 귀환했습니다.

[아프간에서는 단지 아프간인을 탄압하는 미국의 용병들과 싸울뿐]이라는 선전과 달리, 자신들을 전혀 반기지 않는 원주민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했고, 무거운 장비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부상과 질병을 얻으면서도 의무를 다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병사는 더 이상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대조국전쟁의 병사'로써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했습니다.

이미 귀환병들의 사회불만이 사회전반으로 깊숙히 퍼져 나간 상태였으며 어수선한 분위기마저 감돌았습니다.

 

더군다나 뒷소문으로 고위직의 아들래미들이 병역을 회피했느니 하는 소문이 들려왔고, TV뉴스에서조차 무수한 전우들이 죽어나가던 전장의 상황을 한가롭게 바꿔 말하고 있었습니다.

(1983년 당시 제 40군의  전사 6천 2백여명, 부상 1만여명의 피해를 구소련 언론에선 단 6명의 사상자로만 발표했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귀환병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첨부 이미지

"전쟁에서 돌아온 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무사히 돌아와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어제까지 존재했던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기도 하였고,

사회 밑바닥으로 추락한 사람들도 있었다."

-영화 [제 9중대] 중

 

 

이런 귀환병들의 불만은 여과없이 그대로 사회로 돌아와 구소련의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구소련 정치권과 군부가 만들어낸 비효율성 및 악재들로 인해 정작 피해를 본것은 명령을 받는 소련군과 애매하게 전쟁에 말려든 아프간 국민들 뿐이었습니다.

 

이런 아무 의미도, 쓸모도 없는 전쟁의 결과로 구소련은 막대한 재정의 파탄을 입게 되었고, 결국 구수련 붕괴의 결정적인 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자고로, 전쟁은 국가의 중대지사이며 한 국가를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없는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건.... 일반적으론 이해할수 없는 일이죠, 여튼, 이런식으로 소련이 날린 칼은 다시 부메랑이 되어 그들의 목을 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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