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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군밤)위선의 대가

삽질공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23 00:38:04
조회 2689 추천 74 댓글 20
														

하늘은 땅의 모습을 대변하듯 우중충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전쟁 전에 이곳은 푸른 들판으로 유명한 곳이라 들었건만, 발터가 보기에는 그저 포탄으로 엉망이 된 갈색의 무인지대와 참호들. 그리고 피를 토하며 참호에 기대있는 동료들만 보일 뿐이었다.


무엇이 잘못된것이었을까. 분명 전쟁이 시작되었을때는 낭만과 충성심만 보고 입대를 한거같았는데. 훈련때까지만해도 그 낭만은 있었던거 같았지만 전선에 배치되고 우리를 보는 선임들의 눈에서 마치 또다른 머저리들이 들어왔다는 분위기를 읽어낼수 있었다.


그리고 첫 전투에서 선임들이 왜 그런 눈빛으로 쳐다봤는지, 자원 입대를 한게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는지 깨달았다. 이곳에 낭만따위는 없다. 멍청한 지휘관들의 명령에 돌격만 있을 뿐이고 그 다음에는 총탄, 그리고 죽음만이 있는 지옥이다. 사람의 목숨이 도축장의 소들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전쟁터였다.


더욱이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저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우리를 더 효율적으로 죽일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배운듯 매우 냉혹하게 우리를 썰어나갔다. 듣기로는 저들의 무기들은 본디 우리로부터 나온 것들이라 한다. 저 반자동 소총부터해서 기관총, 포, 심지어 가스까지. 그것들을 만들어낸 우리보다 더더욱 자유자재로 써나가는 동양의 군대라니. 우리 유럽은 얼마나 멍청했던걸까.



'쿨럭'



기침한번에 핏덩이가 쏟아져 나온다. 주변을 다시살피자 더이상 기침하는 이들은 없다. 땅이 울려온다. 저들의 장갑열차가 오는 것인가. 아니면 신무기인 전차? 더이상 살 가망은 없어보이지만 그럼에도 생존의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이니 나는 총을 버리고 온 힘을 쏟아 참호에서 나와 두 손을 번쩍 든다.


새까만 방독면 쓰고 새까만 방독 코트를 입은 수많은 군인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본다. 선임들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외워두라고 한, 조선어로 '항복!'이라고 연신 외치지만 저들은 나에게 다가오거나 총을 겨누지도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다 이내 자리를 떠난다. 왜지? 나같은 놈은 필요도 없다는 건가? 제발 살려줘. 너희들은 선의를 외치는 국가잖아. 나같은 병사 한명에게 줄 선의 정도는 있잖아. 제발.


어느샌가 얼굴이 진흙바닥에 쳐박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한번 항복을 외쳐본다. 이번에 나온건 내 폐조각인가, 아니면 위장 조각인가. 핏덩이도 서서히 흐릿하게 보이지만 나는 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본건 무심하게 나를 지나치며 전진하는 쌔까만 군복의 조선군들이었다.


-----------------------


"소크라테스가 말했다고 하던가요? 악법도 법이다!"



파리, 베르사유 궁전. 이번 전쟁에 참전한 열강들이 모인 이곳에 한사람만 빼고 모두 침묵에 빠진 상황이었다. 독일 대사는 자신이 받은 자료가 정말 사실인지 연신 비서에게 물었으며 프랑스와 영국, 미국역시 자신들이 받은 자료가 사실인지 연신 다시 검토했다. 청연방과 일본, 러시아 대사는 그저 조용히 눈을 감은채 침묵에 빠졌고 모든 것을 지켜보며 조소를 날리는 조선의 대사는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이런 말을 안했다고 하더라구요. 영국 대사? 이 말, 영국에서 지어낸거라면서요? 이야, 식민 지배의 정당성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모습. 참 감명깊습니다."


"..."


"그럼 저희 조선이 새로이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위선도 선이다! 자, 이제 독일 대사에게 여쭤보겠습니다. 드디어 위선을 벗겨낸 기분이 어떠하신지요?"



"...동부전선이... 완전히 붕괴라고..?"



독일 대사는 자신의 앞에 놓은 자료를 보고도 믿기지 않다는 듯이 다시한번 자료를 살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동부전선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서부 전선을 겨우 안정화시켜 영프미로부터 겨우 휴전의 말미를 얻어내나 싶었더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완전히 상황이 붕괴되어 버린 것이었다.



"고종대왕님께서 임하신 뒤로, 저희 조선은 교린삼장이든 유학이든 뭐든, 어떠한 논리를 붙여서라도 선의를 추구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의심하고 까내리던 분들이 계셨지요. 그렇지만 고종 대왕님께서는 참고 또 참으셨지만, 승하하시자마자 바로 이렇게 이를 드러내주시니 허참."


"잠깐, 대사. 우리 협상을-"


"고종 대왕님이 그렇게 중재를 하고자했지만 그걸 무시하고 심지어 우리 조선, 청, 일본 함선을 공격한 나라가 어디였지요?"


"그건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일단 진정 하시고-!"


"분명히 전쟁전에 협상을 통해 가스 무기를 사용하지 말자고 했거늘, 먼저 사용한 나라는 어디였나요?"


"관련자들 색출하여 전범재판에 넘기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우리의 모든 노력을 위선이라며 매도하고 무로 돌리려던 국가는 어느 국가였습니까."



짝-



조선 대사-안양대군의 딸-이 조용히 손뼉을 치자 모든 시선이 일제히 조선 대사에게 몰린다.



"축하드립니다. 마침내 우리의 '위선'을 벗겨내셨으니 말입니다. 이제 그 상을 받으셔야겠지요."


"제발..!"


"대조선국 대사로서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부로 독일이란 나라는 없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프랑스, 영국 대사분들. 리슐리외가 꿈꿔왔고 그대의 해군 장관인 처칠 장관이 그렇게 울부짖었던 독일의 멸망이 목전이니 말입니다."



"한 시간뒤, 베를린이 사라질겁니다. 그 뒤 30분 후에는 함부르크가, 그 뒤에는 드레스덴이, 퀴니히스베르크, 뮌헨이 사라질 것입니다."


"다시한번, 저희의 위선을 벗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독일제국 여러분."



그리고 한시간뒤, 베를린이 환한 빛과 함께 사라졌다는 보고가 베르사유 궁전에 당도하게 된다.


-------------------------


나무위키 보니까 악법도 법이다 란 말이 일본에서 나왔다는데 여기에서는 적당히 바꿔서 영국산으로 바꿈


요즘 여러 글들을 보고 있는데 악한 주인공이 유행인거 같더라고. 근데 악한 주인공이랍시고 위선이라면서 가면을 벗으라는 둥의 말을 하는데 진짜 벗고나면 뭐 어쩌라는거지같은 생각이 자주 든단 말이지. 진짜 명분이고 뭐고 집어던지고 싸우면 지가 이길줄 아나. 그래서 걍 써봤음. 귀남옹이라는 마지막 브레이크가 사라진 상태에서 독일제국의 헛발에 진짜 위선 벗어던진 조선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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