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글자수 제한이 있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그러니 다시 한 번 제대로 질문하겠다

중붕이들은 어떤 가족의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보고

부모의 축복 하에서 갓난아기 시절을 보내다 유치원에 들어가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고 사회를 배우다

자신의 부모가 더 이상 청년이라고 부를 수 없을 나이에 다가갈 때 즈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강산이 한 번 변하기 조금 모자란 시간을, 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온전히 쏟아본 적이 있는가?

상상해봐라

서로를 향한 사랑에 불타올랐을 부부는 어느덧 한 명의 믿음직한 사회의 베테랑이자 가장 혹은 주부로서 무르익고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어딘가 다치지 않을까 안절부절하게 만들었던 아기는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입학식에 가고

그렇게 한 가정이 농익는 시간 동안, 누군가는 온라인 게임 하나만 주구장창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중붕이들은, 그런 비참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중붕이는...

앞으로 몇 분 있으면 그런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2015년에 생성한 중붕이의 메이플스토리2 캐릭터가 잠시 뒤면 세는 나이로 여덟 살이 됨으로써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는 것이다.........

연말이고 하니 2021년의 마지막 메이플스토리2를 하기 위해 게임에 접속했다

곧 있음 새해가 된다는 생각에 흥분한 길드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길드원 한 명이 이런 말을 하더라

'이제 이 길드원 놈들 캐릭터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 다 됐다'고

겨울방학 이벤트를 몇 년 전에 삭제한 초보자 직업 데이터 다시 살려놓고 '초보자가 돌아왔어요!' <-이딴 이벤트나 할 정도로 쳐망해버린 게임이다

2015년에 게임이 갓 오픈했을 당시부터 시작한 고인물이 아니면 다 접어버렸고 중붕이네 길드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누군가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될 시간까지 모두 메이플2를 하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단순히 캐릭터를 만든지 8년이 지났다고 한다면 그저 시간의 빠름을 자각하는 데서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중붕이는 그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메이플2를 접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인생에 참 많은 굴곡이 있었다

여러 번의 크고 작은 실패를 겪었고 절치부심해서 실패한만큼의 성취도 이뤄냈다

올 한 해는 작년 말에 발생했던 사건으로 인해 굉장히 불행하게 1년을 시작했고 나름 행복하게 연말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메이플스토리2'가 함께하고 있었다

고갤러들이라면 닉네임만 들어도 발작할 야옹이도 게임을 접고 현생을 살러 갈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국의 저널리스트 멜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한 분야에 만 시간 만큼의 시간을 노력으로써 투자한다면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2000시간을 투자한다면 전문가는 될 수 없겠으나 분명 그 분야에 취미를 두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두각을 드러낼 수는 있을 테다

중붕이는 그런 소중한 시간을 메이플스토리2에 쏟아부었다

모든 캐릭터의 플레이타임을 합쳐보니 분 단위를 생략하고 봐도 2200시간이 넘어갔다

하루에 한 시간씩만 투자했다고 해도 6년을 꽉 채우고도 넘기는 시간이다

다소 비약하자면, 중붕이는 메이플스토리2 캐릭터를 생성한 2015년 11월 2일부터

매일 잠을 자고 일어나 몸을 씻고 밥을 먹는 것과 같이, 마치 자각도 하지 않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메이플스토리2를 했다

그럼으로써... 지금의 중붕이가 완성됐다.........

중붕이들은 어떤 가족의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보고

부모의 축복 하에서 갓난아기 시절을 보내다 유치원에 들어가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고 사회를 배우다

자신의 부모가 더 이상 청년이라고 부를 수 없을 나이에 다가갈 때 즈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강산이 한 번 변하기 조금 모자란 시간을, 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온전히 쏟아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러한 경험이 있으며 그것이 현재진행형이라면,

해당 행위는 중붕에게 불행과 괴로움 그리고 인생 경쟁에서 도태됨 따위의 부정적인 것들보다

더 많은 행복을 안겨주었는가?

중붕이는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깐 그런 것 같아서 지금 다시 메투 켜는 중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행복한 2022년 돼라 ㅅㄱ~~~